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즐겁게 살 수만 있다면 가난 따위는 두렵지 않은 법이란다."

p.57

 

"춘성 살아 있어야 해요."

춘성은 고개를 끄덕였고, 자전은 안에서 울면서 말했다네.

"우리한테 목숨 하나 빚졌으니까, 당신 목숨으로 갚으라구요."

 

 

위화, <인생> 中

 

 

+)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이 작품은 잔잔한 화면들 틈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인간의 일생이 이렇게 가혹하다는 것은 어쩌면 본인이 만든 상황이지 않을까.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푸구이가 여자와 노름에 빠지면서 집안이 망하고, 그로 인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그의 험난한 인생은 시작된다.

 

아내마저 구루병에 걸리고 아들과 딸은 고생을 하다 결국 죽게 된다. 그 모든 과정을 푸구이는 겪으며 삶을 산다. 푸구이가 전쟁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되었을 때 나는 이 사람은 참 혹독하게 벌을 받는구나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서 고통받고 죽게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푸구이는 나이가 들었다. 그렇게 늙은 푸구이는 늙은 소와 함께 일하면서 인생이 무엇인가 되돌아 보게 된다.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푸구이의 인생은 참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 삶이다. 그가 아버지의 재산을 지켰더라면, 부모님이 살아계셨더라면, 그랬다면 달라졌을까.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더라도 아마 푸구이는 운명처럼 찾아온 불행들과 맞서야 했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도 - 내려놓기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붓다의 가르침은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이렇게 살면 안 된다, 저렇게 살면 안 된다 하는 식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이런 결과가 나고, 저렇게 하면 저런 결과가 난다’라는 걸 알게 해주는 가르침입니다.

 

마음이 수그러들면 몸이 낮아지게 되고, 몸이 낮아지면 마음도 따라서 수그러집니다. 참회의 근본은 마음입니다.

p.34

 

수행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p.46

 

일어나는 사건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일어나는 사건일 뿐입니다. 교통사고가 일어났다고, 회사에서 잘렸다고, 시험에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고만 볼 수도 없습니다. 그건 지금의 내 생각이고, 그런 일은 그저 하나의 현상일 뿐입니다. 그건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수행을 안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때마다 ‘좋다, 나쁘다’에 항상 끌려 다니면서 괴로워합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사물을 '좋다, 나쁘다'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봅니다.

p.57

 

부처님 감사합니다. 모든 일이 다 잘 되고 있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저는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p.62

 

해가 지면 해가 지나 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나 보다, 이렇게 날씨를 시비하고 미워하지 않듯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괴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걸 일찍 들어오라든지, 술 먹지 말라든지, 담배 피우지 말라든지, 나만 쳐다보라든지, 그렇게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괴로워서 못 살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잘못된 관점, 괴로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편을 고치려고 부처님께 빕니다. 그러고는 부처님이 자기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합니다. 이건 부처님이나 하느님한테 달린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자기의 어리석음에 있습니다.


 

 

법륜, <기도 - 내려놓기> 中

 

 

+)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인의 자세로서 올리는 기도 뿐만이 아니라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사람으로서 올리는 기도가 어떤 의미가 될지 배우게 되었다. 항상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주세요'라고 비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생기는 결과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는 기쁘겠으나 그로 인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건 자신이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게 좋은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님의 말씀대로 그건 누가 이뤄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선택하며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다. 무언가 바라는 것이 집착이고 욕심이며 그것은 괴로움을 가져온다. 차라리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내려 놓는 것이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큰 길인 것이다. 서점에 서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는데 깊이 감동했다. 종교를 떠나서 읽어도 좋은 책이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그 욕망을 내려 놓는 일이다. 자신을 낮추고, 낮추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기도를 올리는 것이 우리 스스로를 수행하는 방법이다. 마가 끼어들어 좋지 않은 생각이 날 때에도 그것은 생각일 뿐이며 나쁜 생각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인지하는 것부터 행복한 길을 걷는 첫 걸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p.10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 디킨슨

p.74

 

 꿈을 가져라. 네가 갖고 있는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설사 1% 뿐이라고 해도 꿈을 가져라. "불가능을 꿈꾸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는 괴테의 말을 되새겨라. 결국 우리네 모두의 삶은 이리저리 얽혀 있어서, 공존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때에야 너의 삶이 더욱 빛나고 의미 있다는 진리도 가슴에 품어라.

 

 그리고 삶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될 때, 나는 고통 속에서도 투혼을 가지고 인내하는 용기,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과 재능을 발휘해 포기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너의 삶의 방식을 믿는다. 절망으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걸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어려움이 닥치고 모든 일이 어긋난다고 느낄 때, 이제 1분도 더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 바로 그때, 바로 그곳에서 다시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p.156

 

 

장영희, <문학의 숲을 거닐다> 中

 

 

+) 이 책은 장영희 선생님이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내용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작품 소개가 아니라 신문사에서 요구했던 것처럼, 선생의 글을 읽고 정말 저 책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원고를 집필했다. 책에 실린 것들은 주제와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문학작품들의 장점을 콕콕, 집어서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작품들에서 이런 교훈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동받았다. 이 책은 수필이다. 나는 한 편의 수필이 소설이나 시만큼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와 깊은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 수필이니까.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믿음이 생기는 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수필집의 아주 좋은 얘가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 남자를 두고 세 명의 여자가 동시에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여자들 셋이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공유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관계가 현실에서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가능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주이공 '나'가 키스를 잘하는 그와 진지지한 만남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와 연관된 여자들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여느 여자들처럼 질투와 배신으로 가득찼지만, 곧 주인공은 '그'와의 만남은 물론 '그녀'들과의 만남에도 익숙해진다. 천천히 '그녀'들과 인연을 맺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들은 하나의 그룹처럼 연관성을 가진다. '그'를 중심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는 걸프렌즈를 만들게 되는 매개물일 뿐이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생각으로 그녀들과의 만남을 갖는지, 아니, 주인공과의 만남을 갖는지 드러내지 않는다. 작가가 걸프렌즈의 매개체가 되는 그의 목소리를 줄여 버린 것은 왜일까. 애초에 작가의 생각에는 연인 혹은 남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묘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그 '관계'에 주목하면서 이 소설은 쓰여진 것이 아닐까. 조금은 황당한 이 이야기는 <아내가 결혼했다>처럼 신선하지만, 그 책과 달리 구조상의 밀도감이 좀 떨어지지 않나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브론 큐텍스 헤어 리페어링 밤(심한 손상모발용 고농축에센스) - 120ml
나드리
평점 :
단종


머리 끝에 바르면 부드러움과 윤기가 유지되요.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해서 더 써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