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 열기 고3 예비과정 언어영역 - 2011
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EBS(한국교육방송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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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특강 시작전에 먼저 풀어보면 좋은 교재, 종합편을 얇게 압축해놓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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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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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시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돌아 앉아 울고 있지만 말고 그대를 목조르는 현실부터 먼저 목졸라 죽여 버리도록 하라. 어느 시대건 그 시대의 현실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예술을 살해하고 문학을 암장한다.

p.37

 

파리가 먼지에게 물었다. 넌 날개도 없는데 어쩜 힘 하나 안들이고 그토록 우아하게 날 수가 있니. 먼지가 대답했다. 다 버리고 점 하나로 남으면 돼.

p.43

 

믿음은 마음에서만 들어지고 오해는 머리에서만 들어진다.

p.62

 

 

이외수, <아불류 시불류> 中

 

 

+) 이 책은 시집도 소설도 아니다. 그저 이외수라는 작가가 떠오르는 글귀를 적은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써내려간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은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써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짧은 글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읽을 수록 흐뭇해진다. 삶을 이렇게 유쾌하고 진중하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이외수라는 작가에게 부러운 것은 이런 여유로움이다.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여유로움. 이것은 어렵고 힘든 노력 때문이다. 견디고 견뎌서 얻어낸 노력 때문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글에는 진심이 있고 진실이 있다. 나는 그것이 수많은 문장에서 얻어 낼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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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 창비시선 316
이기인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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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위로 떨어지는 사소한 편지'

 

 

균형을 잃어버리고 있는 내가 당신의 어깨를 본다
내일은 소리 없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나는 초조를 잃어버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더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
첫눈이 쌓여서 가는 길이 환하고 넓어질 것 같다
소처럼 미안하게 걸어 다니는 일이 이어지지만 끝까지 정든 집으로 몸을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닮아가는 구두 짝을 우스꽝스럽게 벗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밤늦게 지붕을 걸어 다니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가만히 껴안아 줄 수 있을 것 같다
벽에 걸어놓은 옷에서 흘러내리는 주름 같은 말을 알아듣고
벗어놓은 양말에 뭉쳐진 검정 언어를 잘 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매트리스에서 튀어나오지 않은 삐걱삐걱 고백을 오늘밤에는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요구하지 않았지만 당신의 어깨는 초라한 편지를 쓰는 불빛을 걱정하다가
아득한 절벽에 놓인 방의 열쇠를 나에게 주었다
자기 중심을 잃어버린 별들이 옥상 위로 떨어지는 것을 본다
뒤척이는 불빛이 나비처럼 긴 밤을 간다


 

이기인, <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 中

 

 

+) 사소한 풍경들에 시인의 시선이 닿으면 그건 사소한 것이 아닌게 된다. "오랜만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당신을 만났지요" 라고 고백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시집 전체에 울린다. "혼자서, 납작하게 살아온 어떻게 들어줄까요."([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부분)라고 말하지만 사실 시인은 이미 마음의 귀를 열고 있었다. 다만 그 낮은 것들의 숭고함을 혼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일은 나간 이가 돌아올 때까지 가늘게 흔들리겠으나 주저 않기 싫다는 토란 줄기의 약속!"([줄기가 자라는 시간] 부분)은 그의 눈에 비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다짐이다. 시인은 그 다짐에 동조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모습에 시선을 집중한다. 진중하게 그들을 받아들인다. 그건 현실에서 철저하게 아래로, 아래로 밀리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연민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이들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다.

 

"비 맞은 현대식 건물에서 정규직이 아닌 이들이 와르르 어데로 가라고 빗물처럼 쓸려나온다. / 이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아니었는데 빗소리가 이상하게 내 집 지붕위로도 떨어진다."([생의 한 가운데로 떨어지는 빗소리] 부분) 시인이 바라보는 그들은 더이상 그들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시인은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낮고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시인은 작고 희미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에게 전하기 위해 더 나은 내일을 노래한다. "내일은 소리 없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어깨 위로 떨어지는 사소한 편지] 부분) 우리에게서 피어오르는 희망의 빛이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은 혁명이 되리란 걸 보여주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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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섹시하기 - 인생을 보다 맛있게 요리하는 25가지 레시피 노하우
김희재 지음 / 시공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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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향해 계속 기대하며 바라보아야 합니다.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기대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아기의 그것처럼 수십 년의 미래가 아닐지라도, 단 하루뿐인 미래라 할지라도 내가 살아갈 세상, 내가 만들어갈 이야기에 대해 누군가의 기대가 되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 내가 머물러야 합니다.

p.28

 

이제 누가 만들어주는 '입을 일'이 없을지라도 일주일에 한 번 입을 일을 스스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햇살이 좋으니까, 바람이 부니까, 꽃이 피었으니, 나와 같은 나이의 영화감독이 또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상을 받았다고 하니 정장을 입는 겁니다.

p.38

 

나를 바라보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욕망, 그 기대를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오래된 관계를 날마다 더 깊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p.51

 

스스로를 위한 '설정'은 지루함을 몰아내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설정이 결정되면 이 설정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소품들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첼로를 좋아하면 첼로 연주 음악을, 샹송을 좋아한다면 샹송을 찾습니다.

빠질 수 없는 것이 한 잔의 차입니다.

p.64

 

긍정의 예언은 틀리지 않습니다. 단지 그 성취가 조금 뒤로 미뤄지는 것뿐입니다. 또 실패하면 또 예언하는 것입니다. 진심을 모두어, 세월의 지혜를 담아, 인생의 요령을 슬쩍 끼워넣어 더 그럴 듯하게 예언하는 것입니다.

p.93

 

기록은 스스로를 현재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이 있습니다. 너무 슬프고, 기운 빠지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것을 그저 차분히 적으면, 그 동안에 그것이 생각보다 사소한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는 지나갈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p.143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행복해지도록

그래서 결국 내가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죽을 때까지 섹시하기'입니다.

p.230

 

 

김희재, <죽을 때까지 섹시하기> 中

 

 

+) 이 책은 인생을 보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비교적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믿음이 간다. 여자,라는 성별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더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아름답고 열정적인 삶을 위해서, 작가의 말을 빌려 좀 더 섹시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끝없이 스스로를 돌보아야 한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정장을 입기도 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어 인간 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고, 자신은 물론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없이 궁금해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작가가 제시한 방법들에 깊이 공감했는데, 쉬운 듯 하나 사실 쉬운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중요한 건 그것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끝없이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작은 일이라도 생각하고, 행동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아름답고 열정적인 삶을 위해 얼마나 자신을 매력적인 인간으로 가꾸어야 하는지 배웠다. 언제, 어디서나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는 것은 인생을 열정적으로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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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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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로타워. 도시 공간에서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는 대형 건물들은 모두 자신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장식을 사용한다. 한국 자본주의의 대표주자 삼성을 상징하는 이 건물은 공간을 '낭비'함으로써 역설적인 장식성을 표현하고있다. 이 건물은 그 자체로 '낭비'와 귀족적 소비가 동일시되는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물이다.

p.96

 

길을 새로 내거나 어떤 구조물을 새로 짓거나 하는 일은 결국 그 안에 살고 그 안에서 왕래하는 사람들의 사고와 태도를 지배하는 효과를 낳는다. '민감한 권력'은 이 효과를 간과하지 않는다.

 

도시 공간은 그 위에서 살아가는 주민과 권력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고, 권력이 주민을 통제하고자 하는 방향을 나타내준다.

p.194

 

 

전우용, <서울은 깊다> 中

 

 

+) 이 책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대한 다양하고 종합적인 해설과 해석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서울이라는 명칭에 대한 해석으로부터 서울의 시공간을 통시적, 공시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서울의 세태와 풍속은 물론 문화와 언어, 역사를 이야기한다. 각각의 주제 혹은 소재를 선정하여 서울이 그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서울에 대한 새로운 생각은 물론이거니와 공간과 권력, 공간과 시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짧게 단편 형식으로 테마를 정해 쓴 것 같지만 읽고 나면 꽤 다양한 생각을 깊이 있게 읽은 것 같아서 마음이 풍족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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