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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같은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 북하우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는 내게 이상적인 사랑 이야기들을 주입해놓았어. 이상을 품고 산다는 것은 무거운 핸디캡이지."
"어째서?"
"기준선을 너무 높이 두니까."
"상대에게?"
"아니, 나 자신에게."
p.113
"행복이 자기 발밑으로 굴러들었을 때 그것을 알아보는 것, 그것을 두 팔로 안으려고 몸을 굽히는 용기와 결단력을 갖는 것. 그리고..... 그걸 지키는 것. 이건 마음의 지혜야. 지혜가 없는 마음은 그저 논리에 불과하고 대단찮은 것이지."
p.114
살아가는 기술의 한 부분은 우리의 무력함을 이기는 능력에 달렸어. 힘든 일이야. 무력함은 종종 두려움을 자아내거든. 무력함은 우리의 대처 능력, 지능, 상식 따위를 꺽어버리고 나약함에게 문을 열어주지. 너도 많은 두려움을 알게 되겠지. 그것에 맞서 싸우거라. 망설여서는 안 돼.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해! 회의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가지 못하면 어느 구석에선가 삶에 대한 혐오가 생겨나는 거야. 모든 문제가 도박이 될 수도 있어. 모든 결단이 너 자신을 알고 이해하는 데 교훈이 될 거야.
p.189
불가능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우리 정신이 스스로 상상의 한계를 규정하지. 새로운 추론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간혹 여러 가지 방정식을 풀어볼 필요가 있단다. 그건 시간의 문제이며 또 우리 뇌의 한계들의 문제란다.
p.253
마르크 레비, <천국같은> 中
+)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응급실의 간호사였던 '로렌'이 어느날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그녀의 영혼은 몇 년동안 떠돌아다니다가 '아더'를 만나게 된다. 누구도 그녀를 보지 못하는데 유일하게 그녀를 보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아더'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같은 이 이야기는 읽을수록 깊이 빠져들게 된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정말 로렌의 육체가 병원에 누워있는 것을 확인한 아더는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녀를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된 일이었는데 차차 아더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로렌은 깨어나게 되지만 그를 기억하지 못한 채 소설은 마무리 된다. 로렌의 말을 아더가 믿어주었듯이 아더의 말을 로렌이 믿어주지 않을까.
마르크 레비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습관을 소설쓰기로 바꾸면서 몇 편의 소설을 창작했다. 그 작품들은 대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상당히 대중적인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읽기에 부담없는 이 소설은 여느 프랑스 소설과 달리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결론을 조급하게 낸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