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지나 바디 에멀젼 - 310ml
존슨앤드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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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친구에게 선물받았는데 향이 은은하고, 끈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보습도 잘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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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본품2개]★니베아립케어★체리/스트로베리/에센셜/모이스춰/매드프로텍션/택2 - 체리+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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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니베아 립케어는 끈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향도 은은한 편이구. 입술이 촉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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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빨강
편혜영 지음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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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위험에 대한 경고는 언제나 실제로 닥쳐오는 위험보다 많지만 항상 위험이 닥칠 때는 어떤 경고도 없는 법이었다. 그가 공항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검역 안내문과 전염볌 예방수칙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넘긴 것은 그 때문이었다. 경고가 많은 걸 보면 위험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p.8

 

모든 비관은 결국 예상된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었다.

p.41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일까지 미리 염려하기에 미래는 너무나도 까마득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과거의 시간이었다. 현재는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미래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방대해서 멀고도 멀었다. 어차피 그가 미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것이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뿐이었다. 석유처럼 검은 하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언제나 제 할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시간은 진창 속에 빠져 있기도 하고 오물과 섞이느라 더디 흐르기도 한다. 그러니 미래는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p.167

 

 

편혜영, <재와 빨강> 中

 

 

+) 편혜영의 소설을 생각하면 난 종종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첫 장편 소설인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쥐를 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파견근무를 가게 된 C국에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쫓기다, 쥐를 잡는 임시방역원으로 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과 인간성 상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회사 동료와도 소통의 부재로 고독을 경험하게 되는 현대인의 슬픈 단면을 제시한다. 

 

비현실적인 면모가 더 많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가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쓰레기에 파묻힌 인간, 거대한 쥐, 그 쥐들을 잡기 위해 인간에게 좋지 않은 약품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읽을수록 지저분하고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는 작품이다. 그것은 그만큼 작가가 리얼하게 상황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존의 단편들과 달리 인물의 내면 심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모습은 놀라웠다. 

 

편혜영의 소설에서 발견하는 치밀한 배경 묘사가 참혹한 형상을 그대로 드러내서 읽기 싫을 정도였는데, 이번 소설에서는 배경에 치중하기 보다 인물과 배경, 즉 상황과의 적절한 조화가 돋보인다.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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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제왕
이장욱 지음 / 창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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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유끼 역시 서울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끼는 그 도시의 어떤 땀냄새 같은 것 ....... 커다란 목소리들 ....... 잠시 상념에 잠겼다가 깨어나면 어디서든 밀려드는 소음 ........ 희박하고 후덥지근한 공기 ....... 전단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밤거리 ...... 그런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모든 것이 불규칙하고 모든 것이 예측불가능한 게 매력이라고 하더군요. 도시 자체가 생물처럼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도시를 좋아하는 유끼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내가 보기에 그 도시의 삶이란, 그저 맹목적으로 들끓는다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었으니까요. 미친 듯이 서로에게 욕을 해대고, 미친 듯이 사랑을 하고, 또 미친 듯이 자신이 올핟고 주장해야 하는 도시 ...... 어지럽게 변하고, 어지럽게 무너지고, 어지럽게 거대해지는 ........ 그런 도시 말입니다. 계획도 아량도 없는 공간, 내게는 그게 서울이었습니다.

p.26  [동경소년]

 

죽음에게는 죽음만이 관심이 있는 게 아닐까. 죽음은 삶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는 건 아닐까. 죽음은 죽음 자체를 밀고 나가는 힘으로만 충만한 것은 아닐까. 이상하게도 이 의문은 고희성의 머리에 접착제처럼 달라붙어 떠나지 않았다. 고희성은 중얼거렸다. 죽음에게만 관심이 있는 죽음이라니. 죽음으로만 충만한 죽음이라니.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 쓴다는 건 허망한 일이 아닌가. 삶으로 회귀하지 않는 죽음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고희성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p.186  [곡란]

 

 

이장욱, <고백의 제왕> 中

 

 

+) 소설가 이장욱 보다 평론가 이장욱, 시인 이장욱을 생각하게 된다. 시와 소설, 평론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는 재주꾼인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갖고 있는 특유의 자신감 같은 것이 작품에서 녹아나는 것을 느꼈다. 짧지만 현장감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기발한 내용을 힘있게 뒷받침했다. (특히 [변희봉] 같은 작품은 깔깔거리면서 그 씁쓸함으로 눈물짓게 만드는 소설이었는데 기발한만큼 그 능청스러운 어조가 인상깊었다.)

 

[동경소년]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는데, 시종일관 안개 같이 탁한 분위기가 그런 생각을 더하게 만들었다. [고백의 제왕]은 예전에 어떤 소설집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참 재미있고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이장욱의 소설이었다. 고백의 제왕으로 불리는 사내가 고백을 하면 할 수록 사람들은 그를 더 멀리하게 되는 소설인데, 무엇이 진짜 진실이고 허구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아니, 진실과 허구를 분리하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할까.

 

어쩌면 거짓과 진실 사이의 경계에서 작가는 양쪽 모두를 둘러보며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소설에서 이쪽 혹은 저쪽으로 가른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던져주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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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사람 -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아름다운 시절'
신정일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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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씨가 본인의 삶을 돌아본 책이다. 유년시절의 아픔을 책을 통해서 극복했고, 방황의 시절을 여행의 진리로 극복했으며, 책을 읽고 기억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지금까지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 어찌보면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다. 편안한 삶이란 자신이 꿈꾸는 삶을 실행에 옮기며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물론 네가 큰마음 먹고 찾아와 두어 달 동안을 머문 이곳에도 길이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나 생김생김이 제각각 다르듯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단다. 네가 건너가야 할 수많은 길이나 강은 여기에 있는게 아니고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네가 나가서 마주칠 모든 순간, 모든 사람에게도 저마다 다른 길이 있단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가는 그 모든 것이 다 길이지만 너만을 위한 길이 세상에는 예비되어 있단다. 그리고 세상에선 누구나 혼자란다. 그 혼자의 길을 가거라. 가서 세상의 바다를 헤엄쳐 보아라."

p.121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들은 운명론자가 된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들은 모두 '운명'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다만 '운명'이 발행한 어음의 권리를 양도받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 그리스의 희곡작가인 메난드로서의 말을 되새기다 보면 글은 내 운명이었고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산 것 또한 운명이었다.

p.164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과의 만남이다. 나는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외로움 속에 전사처럼 전투적으로 수많은 책을 읽었다. 그렇게 밥보다, 어쩌면 연애보다도 더 좋아했던 책을 지금껏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며 읽고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으로 글을 써서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나는 길 위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배웠다. 산천을 유람하며 동시에 좋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 또한 다행스러보 행복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p.272

 

 

신정일, <느리게 걷는 사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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