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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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의 너는 힘들고 외롭겠지만,

지금의 그 고통들이 너를 자라게 해서

다른 사람을 감격시킬 거야.

 

네 미래를 기대해.......

p.11

 

과거를 재생해보면 현재의 불투명한 삶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

p.19

 

'앞과 뒤'

 

행복이란, / 얻기 힘든 것을 얻게 될 때 //

얻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 얻고 난 이후 익숙해지기까지의 / 한시적 감정이다. //

슬픔이란, / 힘들게 얻었던 소중한 것을 갑작스럽게 잃게 되거나 / 잃게 될 것을 알게 될 때부터 //

잃은 순간 이후 / 그 소중한 것을 대체할 수 있거나 / 소중했다는 기억이 옅어질 때까지의 / 한시적 감정이다. //

앞과 뒤, / 어느 쪽이든 단지 한시적인 표면일 뿐이다.

p.35

 

즐길 수 없는 일을 하기엔,

즐길 수 있는 일만 하기엔,

어차피 인생은 짧다는 것이다.

p.101

 

잊지마, 언제든 시작하는 법을 잊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걸

p.104

 

여행이 가진 큰 묘미는,

나와는 전혀 다른 온갖 군상들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고,

더 큰 묘미는 그와 내가 절대적으로 타인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p.138

 

삶은 무엇을 이루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거야.

p.192

 

 

장은석, 목영교, 마이큐, <잘 지내나요, 청춘> 中

 

 

+) 이 책은 사진과 그림,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세 청년의 도쿄 여행기이다. 여행기라기 보다 사진과 단상이 어우러진 수첩 같은 책이라고 할까. 나도 여행을 하는 사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도쿄가 궁금하다기 보다, 바쁜 현대의 삶에서 잠시라도 스스로를 돌아보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들이 몇 살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경우에서도, 어떤 나이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원한다면 떠날 수 있고, 우리가 원할 때 돌아올 수 있다. 여행은 떠나기 위함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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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문학과지성 시인선 37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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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날개'

 

산에 올라 두리번거렸다

나무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걷고 걸어 나무 하나를 찾았다

나무를 찾고 산의 마음에 표시를 하였다

반을 얻었다

 

다시 나무 하나를 찾았다

하지만 아직은 서쪽으로 더 자랄 일이 있는 나무여서

나무에 돌을 매달고 다시 산의 마음에 표시를 하였다

 

일 년쯤을 기다려 두 나무에서 큰 가지 하나씩을 베었다

사개를 맞대고 질빵을 걸으니

반은 절반을 마주 보며 어깨가 되었다

어깨 위에 또 하나의 어깨를 메고

그 위에 세상을 얹고 걸어나갔다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세계를 지났다

 

한번 얻은 지게는 버릴 것이 못 되었다

어깨를 자른대도 지게는 나를 따라왔다

내 살을 지고 내 터를 지고 풍경마저 한몸처럼 옮겼다

 

누구나 죄진 사람같이 지게로 태어나

죄처럼 업혔던 시절이 있었다

 

업힌 것이 날개인 줄 알고

퍼드득퍼드득 살려고도 하였다

 

 

이병률, <찬란> 中

 

 

+) 이 시집 속의 화자에게 세상이란 어떤 존재일까. 아니, 그에게 세상 속의 자신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것은 안과 밖의 경계지음이 아니다. 화자는 세상에 있는 동시에 세상이 되는 것이다. 곧 화자가 곧 세상이 되는 곳에서 그는 존재한다. "나는 여기에 있으며 안에 있다 / 안쪽이며 여기인 세계에 붙들려 있다 / 나는 지금 여기 숱한 풍경들을 스치느라 / 저 바깥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 여기 있으냐 묻는다 // 삶이 여기에 있으라 했다" ([이 안] 부분)

 

"세상을 끊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또 태어나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기억의 집] 부분) 화자가 세상과 멀어지는 일에 대해 생각한 순간 그것은 곧 새로 태어나야 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화자가 세계를 자신과 동일시할수록 모든 것들은 견고해진다. 그 견고함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을 응시하는 자신의 심리로 표현된다. 화자는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 광장에서 멀어지리"라고 짐작한다. ([찬란] 부분)

 

"상처가 상처를 지배"하고, "미래를 가만히 듣는" 생각을 통해 ([창문의 완성] 부분) 창문이 완성되는 세상, "삶을 줄이기 위해 다리의 힘을" 쓰는 세상 ([다리] 부분), "검은 봉지를 형제 삼아 지네온 고양이"의 울음을 통해 그가 "살아온 날들"에 자신의 삶을 투영해 보기도 한다. ([고양이가 울었다] 부분) 세상 속의 존재들을 응시하는 눈, 그 눈을 따라 내면으로 들어가면 사람의 마음이 있다. 안타깝고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철저하게 감정을 절제하는 태도가 보인다.

 

이병률의 시집 <찬란>은 그렇게 화자와 동일시 되는 세상과, 그 존재들에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화자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집 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것 같다. 어쩌면 시적 대상과의 거리가 멀어진 것도 같다. 그 거리는 연결점이 촘촘히 이어진 사실적 구성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감이라고나 할까. 대상에 거리를 두고 시인의 생각을 불어넣고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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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지나 바디 에멀젼 - 310ml
존슨앤드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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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선물받았는데 향이 은은하고, 끈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보습도 잘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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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본품2개]★니베아립케어★체리/스트로베리/에센셜/모이스춰/매드프로텍션/택2 - 체리+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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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베아 립케어는 끈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향도 은은한 편이구. 입술이 촉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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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빨강
편혜영 지음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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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대한 경고는 언제나 실제로 닥쳐오는 위험보다 많지만 항상 위험이 닥칠 때는 어떤 경고도 없는 법이었다. 그가 공항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검역 안내문과 전염볌 예방수칙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넘긴 것은 그 때문이었다. 경고가 많은 걸 보면 위험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p.8

 

모든 비관은 결국 예상된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었다.

p.41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일까지 미리 염려하기에 미래는 너무나도 까마득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과거의 시간이었다. 현재는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미래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방대해서 멀고도 멀었다. 어차피 그가 미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것이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뿐이었다. 석유처럼 검은 하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언제나 제 할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시간은 진창 속에 빠져 있기도 하고 오물과 섞이느라 더디 흐르기도 한다. 그러니 미래는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p.167

 

 

편혜영, <재와 빨강> 中

 

 

+) 편혜영의 소설을 생각하면 난 종종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첫 장편 소설인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쥐를 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파견근무를 가게 된 C국에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쫓기다, 쥐를 잡는 임시방역원으로 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과 인간성 상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회사 동료와도 소통의 부재로 고독을 경험하게 되는 현대인의 슬픈 단면을 제시한다. 

 

비현실적인 면모가 더 많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가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쓰레기에 파묻힌 인간, 거대한 쥐, 그 쥐들을 잡기 위해 인간에게 좋지 않은 약품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읽을수록 지저분하고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는 작품이다. 그것은 그만큼 작가가 리얼하게 상황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존의 단편들과 달리 인물의 내면 심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모습은 놀라웠다. 

 

편혜영의 소설에서 발견하는 치밀한 배경 묘사가 참혹한 형상을 그대로 드러내서 읽기 싫을 정도였는데, 이번 소설에서는 배경에 치중하기 보다 인물과 배경, 즉 상황과의 적절한 조화가 돋보인다.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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