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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과오는 과오입니다. 나도 변명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과오는 과오로 인정해야 합니다.
권력의 사유화는 권력의 속성이고 이를 막는 것은 정치의 근본 과제입니다. 수신제가라는 말에 대해서는, 왜곡을 피해야 할 것이지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주변 관리는 정치인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털어도 먼지 안 나게 살아야지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시민이 당당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그래야 하는 것입니다.
사법 절차의 결정을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책골을 넣은 사람에 대한 처분은 여러분이 할 것입니다.
p.19 - [사죄의 글로 쓰려고 한다.]
착하게 산다는 것
- 깊이 들어가보니 나만 착하게 산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간접적으로 나쁜 일을 바로 잡는 일.
세상을 바꾸어야 투사 정치인
p.33 - [투사가 되어]
언론은 일단 장사가 되는 이야기이다. 일단 보도는 키우고 볼 일이다. 어떤 관점으로 보도를 할 것인지는 각기 태도를 달리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보도의 크기를 줄인다는 생각은 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p.70
정말 언론은 사회의 공기일까? 정도를 넘으면 흉기가 된다. 카메라도 볼펜도사람도 생각도 흉기가 된다. 그들은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일까?
p.77
정치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과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객관적 사실을 사실로 인정할 줄 알아야 오늘을 바로 해석할 수 있고 내일을 예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p.233
제대로 된 언론이 시민권력으로서 제 자리를 잡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렇지 못한 언론은 시장권력의 대리인이나 정치권력의 대리인으로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도록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제가 바라는 것입니다.
p.239
노무현, <성공과 좌절> 中
+) '지난 이야기를 쓰는 일', 그러니까 이 책에서 작가는 본인이 적는 무엇이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한 권의 회고록으로 기록되길 바랬다. 그래서 나는 순순히 회고록의 기준으로, 정치인의 한 사람이었던 분으로, 그의 책을 보았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작가의 위트로 피식 웃게 했던 부분도 있었으며, 내가 전부터 궁금했던 부분들에 명확히 답을 구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저 회고록이기에 그 정도 선에서 읽었다.
정치인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 정치인과 돈은 떨어지기 쉽지 않은 관계라는 것, 그리고 언론의 무서운 힘에 대한 것.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수동적이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간접적으로라도 나쁜 일을 바꾸려는 자세, 그것이 필요한 삶이 착하게 산다는 것이라는 점을 새롭게 배웠다.
언론은 무서운 힘을 가진 권력자다. 그들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는 만큼 펜의 힘을 시민의 편에 뒷받침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언론이 공정한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단어, 문장, 심지어 마침표 하나에도 달라질 수 있는 법인데. 더군다나 목소리가 아니라 글로 생각을 드러내는 일이란 무수한 오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언론인들은 정신을 차리고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들 역시 판단함에 있어서 치우침이 있어서는 안된다.) 시민들을 현혹하는 글자가 아니라 정보와 지식과 사실을 제공하는 말과 글이 있었으면 좋겠다. 똑같은 사건을 달리 보도하는 언론들. 그것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성숙한 시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한 정치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