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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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수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p.21

 

 

 시간은 원칙을 가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그와는 반대로 위선적인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사람이 더 이상 참지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숨겨진 의도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힘은 들지만 소신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

pp.26~27

 

 지금 우리에게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냉철한 현실 인식, 과거에 대한 자기 반성, 현실에 근거한 치밀한 계회, 그리고 구체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실행 능력과 함께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과 열정이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p.36

 

 우리는 결국 자기 인생의 CEO, 즉 최고경영자인 셈이다. 불평은 인생만 낭비하는 일이다.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가치를 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그 치열함은 결국 그 사람의 피 속에 녹아들어 가고 그 사람의 몸 속을 흐르게 되는것이라고. 열심히 산다는 것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p.250

 

 

안철수,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中

 

 

+) 언젠가 안철수가 텔레비전에 나온 걸 본 적이 있다. 그때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무엇보다도 그의 의지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그로 인해 생긴 당당함 때문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을지라도 과감히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건 분명 우리에게 가장 큰 고민이며 선택이 아닐까. 나는 그를 보며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보라, 자신의 선택 하나를 믿고 그는 주변의 모든 것을 물리친 사람이 아닌가.

 

인간에게 욕심은 불안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욕심이 많을 수록 불안도 많아진다. 욕심이 많아서 뭔가를 얻을 수록 그것을 잃을까봐 불안해지고, 욕심이 많음에도 뭔가를 쉽게 얻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서 그것을 얻지 못할까봐 불안해진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불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건 그만의 꿈을 향한, 원하는 것을 향한, 그 나름의 강직함이 불안을 저 뒤편으로 밀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노력하는 사람은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나는 그를 보면서 더 절실히 믿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멋진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그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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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의 시간 - 2009년 제54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하성란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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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의 봉투를 뜯어 본다. 맙소사 이게 뭔가, 커다란 매미의 허물이 들어 있다. 녀석 하고는, 실소가 나왔지만 또 열두 살 호기에겐 더없이 소중한 보물이었을 것이다. 잠깐 부엌으로 내려가 나는 포트와 찻잔을 챙겨 온다. 물이 끓을 때까지, 또 물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말없이 갈라진 허물의 등짝을 바라본다. 죽음도.... 저런 걸까? 행여 삶이란 허물을 벗고,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저 틈을 빠져나온.... 그리고 다시, 오래전에 죽었을 매미의 삶을 나는 떠올려본다.

p.103   -박민규, [근처]

 

터널은 최소연 씨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길고, 더 음습한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의 심장박동 소리와, 숨소리와, 발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우리의 두려움은 사실 터널의 어둠보다도, 그 울림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 모든 것들은 다 우리가 만들어낸 사실입니다.

p.145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

 

당신은 분노를 가라앉히려 하지 않는다. 마치 방금 전에 옆자리 여자와 엄청난 불화에 휘말리기라도 한 듯한 기분도 든다. 하지만 당신이 계속 화를 내고 있는 까닭은, 분노가 가라앉고 나면 부끄러움이 밀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다. 다행히 부끄러움은 그리 크지 않고, 대신 피로와 졸음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온다.

pp.198~199   -최수철, [갓길에서의 짧은 잠]

 

"결혼 얘기가 오갔을 정도면 가깝게 지낸 거 아닌가요?"

"결혼은 계약이잖아. 가깝게 지낸 것하고는 별 상관이 없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자신을 의심하고 따지게 되지."

p.293   -윤대녕, [대설주의보]

 

 

하성란 외, <알파의 시간(2009년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中

 

 

+) 나는 수많은 문학상 중에서 유달리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대한 애착이 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보았는데, 내가 읽은 수많은 수상작품들 중에 가장 '인정할 만한 것'들이 많았다는 점에서이다. 내 스스로 가장 신뢰가 가는 상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꽤 오랜만에 '하성란'의 글을 읽는 것 같다.

 

나는 하성란이 갖고 있는 그녀만의 치밀하고 끈질긴 묘사력이 좋다. 사실적이면서 현장감을 살려주는 적절한 묘사력이 부러운 작가이다. [알파의 시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월계수잎과 된장, 간장, 흑설탕 냄새들이 차례로 코를 훑고 가자 고기 누린내가 달라붙었다. 눈앞에 섬광처럼 반짝이던 선명한 색깔들은 고리 누린내의 탁한 색과 뒤섞였다. 나는 먹지 않아도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먹지 않아도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하성란의 문체는 언제나 이렇게 '오감'을 살릴 줄 아는 여유가 있었다. 그것은 노련한 작가의 기질이겠으나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엮어가는 글들이 한 편의 소설이 되기까지 이 작품의 서사성은 촘촘하게 구성된다. 역시 수상작답다.

 

그 외에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기호의 <김박사는 누구인가>는 한 사람의 비밀을 김박사에게 털어놓고 끝없이 상담받다가 결국 '김박사'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이다. 사실 질문자와 김박사는 누가 될 수 있겠느냐,고 물어야 옳지 않을까 싶다. 이기호의 소설은 이렇게 맛깔스러운 전개력이 장점이다. 이장욱의 <고백의 제왕>은 소설의 결미가 좀 시원섭섭했으나 '고백'이 진심이든 거짓이든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생각할만한 꺼리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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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녀의 일기장
전아리 지음 / 현문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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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면 저런 애처가로의 위장술쯤은 문제도 아닐 텐데. 어째서 엄마에게 살가운 거짓말을 해 주지 않는 것일까. 약간의 거짓말로 삶이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아빠도 알고 있는 사실일 텐데 말이다.

p.27

 

그러고 보면 거짓말조차 필요 없는 관계란 꽤 슬픈 것 같기도 하다. 민정이의 말대로, 선과 선이 한 번 맞물리고 나면 그 뒤로는 계속 멀어지기만 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둘 중 한 개의 선이 몸을 구부려 곡선이 되기만 하면 다시 만나는 것쯤은 별거 아닐 텐데.

p.33

 

타인의 죽음이 너무 허무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우리더러 삶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며 살라는 세상의 암시가 아닐까. '끝은 이렇게 간단하고 순식간이야. 그런데도 너 계속 그렇게 미적거리며 우울하게 살래?'라는 투로 말이다.

pp.118~119

 

끝과 시작은 늘 사이좋은 친구처럼 같은 자리에 붙어 앉아 나를 기다린다.

p.259

 

 

전아리, <직녀의 일기장> 中

 

 

+) 제 2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었던 이 작품은 '직녀'라는 아이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항상 다른 여자를 만나는 아빠와 오빠만 아는 엄마, 늘 문제를 일으킨 것보다 더 많이 '문제아' 취급을 받는 직녀의 이야기이다. 직녀의 시선에서 아빠와 엄마 그리고 오빠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데, 흥미롭게도 그 객관성이 독자인 나에게 더 철저하게 인간적인 연민을 만들어 냈다. 청소년기는 이렇게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보다 타인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라고 강요받으면서 말이다.

 

가족 안에서 홀대 받는 아이는 한 줄 짜리 일기장을 쓰기 시작하는데, 아이는 친구에게 뒷통수도 맞아보고, 고모를 만나 자신도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기도 하며 성장한다. 그 정신적인 성장이 아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아이의 삶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들이 깊고 많은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정작 많은 생각을 '너무도 많이' 하는 어른들의 판단이 더 미성숙한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아이를 동생으로 두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대화,가 있었다면 직녀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사람을 믿는 법은 가족에게서 배우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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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문학 (상) 교과서 평가집
김종철 외 지음 / 디딤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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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과정에서 문학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수능의 기본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런데 출판사 별로 자습서가 출판되는 것이 아니라 안타깝다.  

그런 상황에서 디딤돌 출판사의 문학(상), (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재이다. 

부담없이 내용을 해설해주고, 중요한 어구와 어절 설명은 물론 핵심단어의 의미까지 설명한다. 

그리고 각 단원별로 문제를 실어 놓아 내용 정리와 문제 풀이 모두 할 수 있어서 좋다.  

꼼꼼하게 자습하기에 편리하고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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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2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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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마치 발 없는 나무토막 같아. 네 발로 걷는 게 아니라 그저 물결에 떠내려가는 것 같아."

민화는 무심히 그런 말을 했을 테지만 운형은 깊이 은폐해 온 비밀을 간파당한 것 같아 가슴이 썰렁했다. 그때 민화는 이미 운형의 여러 기질들, 무심함이거나 허무함, 무기력한 기질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저 인생의 봄날에 느끼는 춘곤증과 같은 나른함이라 생각했던 태도가 실은 우유부단함이거나 비겁함이었다는 사실을 운형은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 1권 p.23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선택을 한다 해도 인생은 별반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 그게 가장 큰 원인일 겁니다.

- 1권 p.36

 

이제부터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만 하세요. 자신의 내부에 있는 악의나 파행성을 인정하세요. 정신적인 수행과 병행되지 않은 금욕은 본성을 갉아먹고 기어이 광기로 폭발하고 맙니다. 우선 사직서를 제출하세요.

- 1권 p.37

 

"난 어렸을 때, 어른이 되면 이름을 바꾸는 줄 알았어. 어른들 이름은 다 어른스럽고 우리 친구들 이름은 다 애들 이름 같았거든. 또 태어난 날이 저마다 다르듯 친구들의 띠라는 것도 다 다른 줄 알았어.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내 친구들이 모두 용띠라는 걸 알았을 때 이상한 실망 같은 걸 느꼈었어. 뭐랄까.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거구나. 재미가 없겠구나..... 열 살 무렵이었을 거야. 건방졌지."

- 2권 pp.99~100

 

 

김형경,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 2권> 中

 

 

+) 이 두 권의 소설은 청춘의 아련한 기억을 어렴풋이 되살린 작품 같았다. 비겁하게 보일 정도로 감정 표현을 자제한 운형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아픔을 간직한 채 사는 은혜, 억울하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자했으나 실패한 민화, 그리고 민화의 죽음을 도울 수 밖에 없었던 형조, 세상의 모든 인연을 가볍게 만드는 시현까지,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젊은 영혼들의 이야기이다.

 

정의를 위해서 열정적으로 살았던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 부당함과 비겁함을 경험하며 때로는 아파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때로는 침묵한 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면 한 갑은 거뜬히 피웠겠구나 싶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거렸다. 소설 속의 상황이 지금과 뭐가 다르겠는가.

 

정의와 진실이 통하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하나씩 하나씩 좀 더 발전하고 나아가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중 인물들처럼 사회와 시대에 관심을 갖고 내 일처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나부터도 많은 반성이 요구된다. 바쁘게 사는 삶이지만 모처럼 민중을 위한, 작품을 맛보았다는 생각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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