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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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 '뭐 했고, 어쩌고저쩌고, 왔다 갔다'만 늘어 놓는 것도 사실은 아주 좋은 일기 쓰기 방법이에요.

프란츠 카프카는 말했지요.

"일상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다."

대단하고 거창한 '본게임'은 늘 삶의 저만치 어딘가에 자리할 것 같지만, 아니요. 일상이 '본게임'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5분, 무엇을 먹고, 마시고, 생각하는지, 오후에는 누구를 만나 어떤 장소에 머물며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매일의 습관, 태도, 마음. 이게 전부예요.

그러니까 일기 쓰기란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 행동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내게 유익한 다른 대안을 고민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pp.28~33

그냥 노트를 펼쳐놓고 어떤 말도 다 풀어내는 거예요. 뭐니 뭐니 해도 이것이 일기 쓰기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시선을 끄는 첫 문장이나 훈훈한 마무리 문장도 필요 없이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마구 갈기면 된다는 점이요.

내용은 최대한 마음대로. 단, 최소한의 사이클을 만들 것!

일기 쓰기 습관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딱 이 한마디뿐이에요.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 있거든요. 일기장에 담길 내용은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기왕이면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장소에서 그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pp.51~52

일기가 너무 쓰기 싫은 날은 억지로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길 바라요. 유난히 뭔가를 쓰고 싶은 날도 이유가 있듯, 쓰기 싫은 날도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마음이란 게 그렇잖아요. 확실한 언어로 표현되기 보다 언어 밖 경계선 어딘가에서 헤매는 날도 사실 많지요. 저도 그런 날이 있거든요. 너무 쓰기 싫은데, 쓰고 싶은 날이요.

p.57

저는 주로 아침과 저녁에 일기를 쓰는데요. 이 두 차례의 일기 쓰기는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침에는 주로 오늘 하루 어떤 날을 보내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며 누구를 만나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다짐과 의지가 담겨 있어요.

반면 저녁에 쓰는 일기는 또 완전히 다른 온도입니다.

언제나 현실이 얼마나 후지든 상관없이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게 리셋되는 기분이 들어요. 오늘을 망쳐버렸어도 내일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오늘의 마음을 안아주면 내일은 더 따뜻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겠다는 기대와 믿음을 위한 시간.

지금은 물론 알고 있습니다. 삶의 모든 시기에 반드시 '의미'가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바라보며 그냥 숨 쉬고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pp.134~139

'너의 생각을 믿지 마라.'

어쩌면 제가 지난 10년간 수백 권의 심리학, 영성책을 읽으며 배운 한 줄의 깨달음입니다. 내가 '확실하다'고 여긴 생각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만의 착각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게 편하니까 혹은 오랜 시간 품어온 생각이니까 의심 없이 품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죠.

p.149

김애리, <어른의 일기> 중에서

+) 이 책은 일기를 쓰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인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일기 쓰기를 어떤 틀에 맞춰서 형식적으로 하기 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방법으로 되도록 일정한 루틴을 정해서 할 것을 권한다. 일기를 쓰는 방법과 노하우를 각 꼭지 별로 담고 있으며 일기 쓰기와 관련된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같이 실어두었다.

저자의 경우 아침, 저녁 일기를 쓴다고 한다. 아침의 일기에는 주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다짐의 목소리가 들어가고, 저녁의 일기에는 하루를 돌아보고 긍정적인 내일에 대한 기대로 마무리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일기 쓰기와 달리,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서 무엇이든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저자는 일기를 쓰는 행위가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일기를 쓰면서, 그리고 지난 일기를 다시 살펴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자신을 발견하고 미래의 모습을 계획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기를 비롯해, 스스로에 대한 무엇인가를 꾸준히 적는 행위가 얼마나 자신을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는지 깨닫게 되었다. 또한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행위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불어 꾸준하고 일관된 글쓰기처럼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행위의 쓸모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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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박사 마 부장의 장내 미생물 이야기 1 - 마이크로바이옴-균형에 대하여
마상배 지음 / 하움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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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즉 인체 미생물은 인간의 체세포보다 많은 45조 정도라고 합니다. 인간의 체세포보다도 더 많은 수이며 그중 장에 사는 수가 90%입니다. 장의 총면적을 감안할 때 면적당 박테리아 수를 계산하면 장에는 박테리아가 수십 층 쌓여 있는 정도로 어마어마한 박테리아가 사는 셈입니다.

p.10

역시 한국인 식탁에서 중요한 변수는 정제 탄수화물입니다. 산업 혁명 이후 곡물의 정제가 기계화되고 곡식의 탈피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정체 탄수화물은 빵과 밥의 맛과 식감을 더 좋게 만들었지만, 대신 변의 주재료가 되는 식이섬유를 모두 없애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제 탄수화물 역시 고기와 같이 찌꺼기가 거의 남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에 또다시 변의 양을 줄이게 됩니다.

탄수화물을 먹을 때 그나마 식이섬유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식은 밥과 같은 저항전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식은 밥은 밥이 식는 과정에서 밥알 표면이 저항전분이 형성됩니다. 이 저항전분은 탄수화물이 고분자로 변환되면서 일반적인 전분에 비해 소화가 어렵고 찌꺼기가 되어 식이섬유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식은 밥 말고 저항전분이 많은 식재료로는 귀리, 콩, 감자(식을 때 저항전분 형성), 약간 덜 익은 바나나 등이 있습니다.

pp.25~27

장과 뇌는 또한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 물질을 통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에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은 감정과 감정을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대부분은 장 세포와 거기에 사는 수조 개의 미생물에 의해 생성됩니다. 세로토닌의 많은 부분이 장에서 생성됩니다. 장내 미생물은 또한 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여 두려움과 불안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p.101~102

다양한 콩 발효 식품의 공통점은 바실러스, 낫토균이 증식하면서 치료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내고 이들 생리활성물질은 항암, 항균, 소화정장, 골다공증 예방, 노화 및 비만 방지,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원인인 혈전 용해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p.149

생활습관이 상당히 좋지 않아서, 건강이 썩 좋지 않은 경우에 괜히 몸이 안 좋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서 이 균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대부분 특별한 병증과 직접적인 연결이 없으니 질병이라고 '진단'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좋다고 할 수도 없는, 그냥 "조심하세요." 라고 할 수밖에 없는 약간 어중간한 양아치 균들입니다.

이런 균들은 대개 따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숙주의 문제가 있거나 이벤트가 있을 때 무리 지어 나타납니다.

당연히 방법은 있습니다. 너무나 간단하지만 귀찮은 그런 방법, 바로 땀 흘려 운동하는 것입니다.

pp.160~161

마상배, <똥박사 마 부장의 장내 미생물 이야기> 중에서

+) 이 책은 우리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불리는 장내 미생물은 우리의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 모두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장 내 균형과 조화가 우리 신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먹고 밖으로 내보내는 대변 분석을 통해 의학적인 진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한다. 대변의 형태로 평소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지 예상할 수 있고, 잘못된 식습관을 고쳐 건강한 장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식이섬유의 일종인 저항전분은 프로바이오틱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평소 식습관을 고려해서 필요한 것들을 조언한다.

소위 말하는 뚱보균의 존재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검증이 좀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아직 더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에, 우리 몸 속 뚱보균의 역할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길 권한다.

저자는 장내 미생물의 분석, 즉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건강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엄마와 아이의 식습관 및 장 건강에 대해 다루는 부분이 많다. 엄마들이 갖고 있는 오해를 풀어주면서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식습관과 배변 상태 등을 설명한다. 엄마 자신이 먹어야 할 것부터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하는 행동 등을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해준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사람들의 감정과 기분에 장내 미생물이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또 청국장 등의 콩 식품과 유산규과 프리바이오틱스의 섭취가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생물과학책인데 전혀 어렵지 않고 즐겁게 읽은 듯 하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쓰였기에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여러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기에 신뢰감도 높다. 장 건강이 우리 신체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책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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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일상이다
심규진 지음 / 좋은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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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이 재밌긴 한데 창업 기업에서 일하는 건 매 순간 전쟁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가 책임져주길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랄까. 그게 장점이자 단점 같아요."

그랬다. 창업 기업에서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대신, 회사의 운영은 다 함께 책임져야 하는 구조였다.

p.36

내가 생각하는 창업 아이템 발굴 프로세스는 총 3단계다. 나의 관심사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나아가 해당 아이디어의 쟁점을 분석해보면 된다.

개인의 관심사가 창업 아이템(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유행에 현혹되면 안 된다.

둘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에 도전하면(분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정식 출시를 위해서 6개월 정도는 걸린다.

셋째, 피드백은 친구가 아닌 제3자에게 받자.

pp.43~48

정부 지원 사업은 보통 신청 대상 연령, 아이템, 업력 등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며 1차 서면 평가를 통과하면 2차 대면 평가를 통해 신청 대상자가 결정된다.

이러한 지원 사업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중인 K-STARTUP 온라인 포털을 통해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업화 자금 > R&D 자금 > 기타 교육 및 멘토링 등 이러한 순서의 비율로 자금을 지원한다.

p.54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꿈이 있었고, 도전할 용기도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고 경험은 부족할지언정 세상을 바라보는 측정 불가능한 여유로움과 반듯한 진지함이 있었다.

p.109

신용혁 대표 : 저는 예비, 초기 창업자에게 지원금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p.135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 구상

(창업 문화 확산) 첫째, 창업 관심자를 위한 온,오프라인 상담 창구가 365일 운영되어야 한다.

(인재 확보) 둘째, 지역별 인재 매칭 서비스를 실시해야 한다.

(네트워크 및 트렌드) 셋째, 정기적으로 포럼을 운영해야 한다.

pp.201~205

심규진, <창업은 일상이다> 中

+) 이 책은 창업 관련 기본 지식과 창업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담고 있다. 창업 아이템을 내 주변과 내 관심사에서부터 찾고, 그것을 창업으로 이어가기 위해 신중히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무작정 창업부터 할 것이 아니라 꼼꼼한 준비 단계와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질 것부터 권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창업은 일상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일상생활과 창업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저자가 몸담고 있는 김해창업카페의 창업 동기와, 현황, 앞으로 만나게 될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몸소 저자가 어떤 과정으로 창업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또 창업하여 현재 유지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의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다. 창업 동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팀을 구성하고 함께할 동료를 구하는지, 자금 확보는 어떻게 했는지 등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변을 정리해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업은 신중하게 시작해야 하고, 시작하기 전에 먼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부 혹은 지자체 지원 사업들을 찾아 자금 확보 및 운영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접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작은 책자라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보다 창업의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잡아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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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 - 주 100시간 노동하는 부자가 아니라 주 10시간만 일해도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김승현 지음 / 앤페이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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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찌 된 일인지 진짜 써야 할 곳에는 돈을 쓰지 않고, 쓰지 말아야 할 곳에 돈을 쓴다. 목이 좋은 자리, 인테리어, 홍보 등이 바로 그렇다. 직원에 대한 투자는 얼마를 써도 아깝지 않다.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사람은 사장이 아니라 직원이다.

성공한 사업가는 훌륭한 교육자라는 말이 있다. 핵심 인력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 능력을 갖춘 관리자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교육을 시켜야 한다.

p.24

예를 들어 집 앞에 작은 분식집이 하나 있다고 하자. 그곳의 예상 월 매출은 얼마일까, 하루 객수는 몇 명일까, 재료비는 어느 정도 들까, 매출 대비 월세는 적절한가, 그 정도의 규모와 매출이라면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은 몇 명을 써야 할까, 음식 대비 가격은 적절한가, 내가 이 가게 사장이라면 고객에게 무엇을 돌려줄 수 있을까 등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각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보라. 그렇게 분식집 분석이 끝나면 옆에 있는 파스타 전문점, 갈빗집, 베이커리, 약국, 미용실 등에도 똑같은 질문을 적용해 보라.

동네 상권 분석이 끝났으면 이제 창업을 희망으로 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겨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몇 주, 아니 몇 달이 걸려도 좋다. 이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고 전 재산을 건다는 건 자기 인생을 가지고 도박하는 것과 같다.

p.44

'내가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객이라면 이 가게를 다시 오고 싶을까'를 생각한다. 사장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또 오고 싶은 가게'로 만드는 게 장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p.54

결론적으로 매출이 아니라 객수를 늘려 볼륨을 키우는 게 먼저다. 돈은 그 다음에 버는 것이다. 선(先) 사람 후(後) 이윤, 즉 '사람을 모으고 돈은 그 다음에 번다'라는 철칙만 기억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p.60

가장 먼저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여러 명의 사장이 있다. 손님이 관리자에게 "혹시 사장님이시냐"라고 물을 정도로 사장과 직원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사장과 직원이 똘똘 뭉쳐 한 방향으로 나가는데 장사가 안될 수가 없다. 두 번째,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디테일이 있다. 이런 곳은 포장 용기부터 다르다. 컴플레인 매뉴얼도 확실해 문제가 발생해도 수월하게 처리한다. 세 번째,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정체성이 있다. 메뉴판 하나만 봐도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고객이 별다른 고민 없이 자신들의 음식을 믿고 선택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변화의 의지가 있다. 이들은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늘 연구하고 새로운 걸 시도한다.

p.124

"내가 빠지면 장사는 누가 해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사장이 자리를 비워도 돌아가는 가게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내가 무조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고집은 스스로를 평생 일의 노예로 만들 뿐이다.

나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반드시 이 사람이어야만 한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누구든지' '누구라도' 언제든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음을 한다. 관점이 변한 것이다.

p.140

무엇이든 꾸준히만 하면 저절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가 생긴다. 예를 들어 365일 영어 단어 하나를 외우는 꾸준함을 가지면, 일 년 후 다른 사람보다 365개의 단어를 더 아는 사람이 된다.

이처럼 스스로 체득한 경험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된다. 중요한 순간 큰 격차를 벌이는 결정적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꾸준함이 실력이고 가장 큰 경쟁력이다.

pp.183~184

김승현, <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 中

+) 저자의 말을 빌리지면, 이 책은 '장사로 성공을 담아낼 그릇'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을 담아낼 6가지 방법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것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사람'과 '진심'이다.

저자는 옷장사를 할 때도, 음식 장사를 할 때도 항상 사람이 우선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와 적극적인 태도가 먼저였다. 물론 처음부터 저자가 그 모든 것을 알고 실천한 것은 아니었다. 저자도 하나씩 하나씩 겪으며 배우고 깨달은 것이다. 여기서 사람은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도 하고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이기도 하다.

저자는 함께 일하는 동료와 손님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의미있고 소중한 존재로 여기며 대우한다. 그 진정성 있는 대우가 빛을 발하는 순간 저자의 사업은 번창한다. 단순히 돈만 벌고자 하는 사람이기보다 우선 상대방도 만족하고 나도 만족하는 방식으로 장사를 하는 사업가의 모습에서 진정성과 현명함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사장님'이라는 호칭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무엇이든 항상 최초부터 최후까지 필요한 사람은 사장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장사를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어라? 뭐지?

저자의 장사 일대기 중 맨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부터 시작되기에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책을 구성했는지 이해할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할 때 돈그릇을 키우는 방법 중에서 첫 번째로 홀로서기하는 방법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며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고객을 창출하고 소비 심리를 이해하며,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며 성공해도 늘 절제해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손쉽게 얻는 이익 즉 돈은 믿지 않는다.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만큼 얻는 것이 돈그릇이라고 생각하기에, 매일매일 남들과 다릇이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할 것을 권한다.

장사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을 비롯하여, 홀로서기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꾸준히 무언가 노력하는 것의 의미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진심으로, 그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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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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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아 그게, 아시다시피 버스가 다 자율주행이잖아요. 기사분이 안계셔서."

"그 시간이면 버스 안에 다른 사람들이 있었을 거 아닙니까."

"음, 어제 한일전 축구 경기가 있었잖아요. 버스 안에 승객이 정확히 12명 있었는데, 모두 VR 헤드셋 쓰고 월드컵 경기를 봤더라고요. CCTV를 보니 다 그랬습니다. 아내분이 사고당한 시간이 정확히 후반전에 동점골 터졌을 때라 사람들이 뭐 버스 안에 앉아 있었다뿐이지, 강도 사건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네요."

p.12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좀 찜찜하신가 본데, 김상균 교수라고 아시죠? 메타버스 연구하는 분이요."

"아 네."

"어떤 상황에서 인간이 가장 괴로워하는지, 그 교수님에게 자문 받아서 만든 시스템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김상균 교수라는 사람이 이런 잔인한 연구를 했나 보군요."

"하하. 그런 건 아니고요. 오히려 그 반대죠. 그 교수님은 원래 사람이 언제 몰입하는지, 무엇을 즐거워하는지 등을 연구한 분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저희는 그분이 제시하는 반대의 상황을 범죄자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겁니다."

p.18 [올드보이의 악몽]

내가 언아더월드에 들어온 후로,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기억과 의식을 복제하여 게임 속 메타버스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살아있던 이의 기억과 의식을 복제하는 것에 대해 법은 어떠한 금지나 통제, 제재도 하지 않았다.

개인적 판단, 자율의 영역으로 놓아둔 셈이었다.

p.72 [언아더월드]

지하에 숨은 인간을 대신해서 각자가 조종하는 아바타들이 지상의 삶을 대신 사는 세상. 다은이 만났던 핑크빛의 다섯은 모두 누군가의 아바타들이었다.

"차별 없는 세상, 완전히 평등한 세상을 위해 아바타를 그렇게 만들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꽤 오래전의 일이죠. 성별, 인종, 나이를 알 수 없도록 모두 핑크빛 피부에 똑같은 키,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언어도 그렇습니다."

pp.102~103 [핑크빛 평등]

김상균, <브레인투어> 中

+) 이 책에 담긴 단편 소설들을 읽으면서 가끔은 SF 과학 소설을 보는 것 같다가 또 가끔은 미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리얼리티 소설을 접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순수 서정 소설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메타버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공톰점이 있다. 메타버스가 일반화된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회의 여러 모습을 묘사한다. 메타버스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모두 예상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상당히 리얼하게 그런 모습들을 그려낸 듯 하다.

[아무도 없었다]의 경우 증강현실 창문을 설치한 집들이 즐비하고 VR 헤드셋이 대중화되면서,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일부러 사람들이 그러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파편화, 개인화된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 굉장히 몰입도가 높았던 소설이다. 그리고 내가 만약 증강현실 창문을 설치한 집에서 산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았다. 아마 처음에는 신기해서 그 창으로 바다와 숲과 자연의 모습을 비추겠지만, 점점 비슷하고 인위적인 풍경보다 매일매일이 다른 현실 풍경을 보지 않을까 싶다.

[[브레인투어]와 [나 혼자 안산다], [증강현실 콩깍지] 등의 작품 역시 다른 사람의 숨은 일상과 생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속성과,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상대를 보고 싶은 욕망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유령도시]와 [연애인]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생각하게 만든 소설들이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대부분 짧은 편이다. 그러나 각 소설마다 메타버스 시대라면 실현가능한 일들을 담고 있어서 놀라운만큼 신기했고 쓸쓸하지만 재미있었다. 작품 별 몰입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소설들이 현 시점에서 메타버스 시대를 상상할 때 막연한 모습이 아닌 실현가능한 모습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제게 있어 메타버스는 인간의 마음을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그 세상은 제게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와 두려움을 이야기 속 김상균에게 투영했습니다.", "제가 실명으로 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학술논문도 일부 인용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스토리가 그저 헛된 망상이 아님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자의 말이 그대로 잘 녹아있는 단편 소설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메타버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시대의 양면적인 모습 중에서 이왕이면 좀 더 밝고 따뜻한 세상을 이끌어갔으면 한다. 메타버스 시대의 모습이 궁금하다거나, 메타버스를 잘 몰라서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읽어도 흥미로운 책일 듯 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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