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가 된다 위대한 도시들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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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유기체다. 도시는 새것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는 존재다. 그러나 어떤 새로운 것들이 도시의 일부가 되어 그것이 성장하고 강해지도록 돕는다면, 어떤 것들은 도시를 분열시키고 해를 끼친다.

p.72

"넌 좋은 아이야, 아이슬린. 하지만 시티는 좋은 사람들이 갈 곳이 아니란다. 내가 항상 뭐라고 하더냐?"

아이슬린은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곳에서도 전부 일어나지만 적어도 여기 사람들은 품위를 지키려고 한다고요."

"맞다. 아빠가 또 뭐라고 했지?"

"'네가 행복한 곳에 있으라'고요."

p.137

"도시 전체에 달콤하고 앙증맞은 인간들이 가득해서 전부 다 꼴딱 삼켜 버릴 수 있을 거 같아. 길거리도, 하수구도, 지하철도 전부 다. 그리고 넌 전혀 나이가 많지 않아! 방금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인걸. 하지만 오래 묵은 영혼을 갖고 있어서 매력 공세는 안 통할 거 같네.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게 이거라니까. 너희는 하나같이 똑같이 하찮은데, 각각의 하찮음이 다 제각각이란 말이야. 전부 다 다른 접근법을 사용해야 해! 너무 답답하고 귀찮아."

p.172

"브롱크스는 그냥 브롱크스지. 그리고 브롱크스의 그 모든 면면은 전부 다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야.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만 해도 이 정도란다. 그러니까 내 말은 결정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는 거야. 이 도시가 간직한 모든 전설과 거짓말이 하나하나 다 새로운 세계가 돼. 그리고 그 모든 게 합쳐진 게 뉴욕인 거야. 그러다 마침내, 그 육중한 무게에 짓눌려 모든 게 무너지면...... 완전히 새로운 게 되지. 살아 있는 거."

p.235

"설마요. 인간이 하는 일 중에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뭐든 변하는 법이잖아요. 우리도 변할 수 있답니다. 원하기만 한다면 뭐든지 말이죠. 그저 원하기만 하면 돼요."

p.325

"정말이야. 도시는 이 분기의 우주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야. 한 장소에 충분한 숫자의 인간들이 몰리고, 충분한 다양성이 축적되고, 배양할 토대가 충분히 비옥해지면 너히 종족은 일종의...... 잡종강세를 발전시키게 되지."

"나쁘다는 게 아냐. 그냥 너희의 본질이 그렇다는 거지. 난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아. 하지만 너희가 성장하기 때문에, 너희의 도시가 성장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야. 너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화시켜. 도시랑 사람, 사람이랑 도시, 그러면 도시들은 다중우주를 탄생시키기 시작하지. 그렇게 몇 개의 가지가 만들어지면 존재의 구조 전체가 흔들리게 된단 말이야."

pp.469~470

N. K. 제미신, <우리는 도시가 된다> 中

+) 이 작품은 미국 판타지 소설의 하나로,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유기체로 존재하고 그 생명성을 지키려는 인간 화신들이 활약을 담고 있다. 뉴욕은 몇 개의 자치 구역으로 나뉘고 각 구역 별로 도시를 수호하는 화신들이 존재한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고, 또 일부는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간다. 그리고 또 일부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옳은 방향을 선택하고, 또 다른 일부는 적의 달콤한 말에 속아 그들의 편이 된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도시를 무너뜨리려는 외부의 적도 도시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니, 도시가 살아가는 방식에 비슷하게 대응하며, 기존의 도시를 무너뜨리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도시를 세우려고 한다.

도시의 본질을 비판하면서도 그 특성을 따라 새로운 도시를 건립하려드는 모순된 모습을 보며, 과연 그들이 외부의 적이 맞는가 우리 내부에 잠재된 적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또 도시인들은 개인화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뉴욕 시민들은 그 편견과는 달리 주인공들이 아프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꼭 먼저 손을 내민다. 걱정해주거나, 도와주거나, 거짓말 같은 진실을 믿어준다. 개별화된 도시임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유기체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도시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돕는다.

이는 주인공들의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결국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를 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자치구의 화신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선을 긋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판타지적 성향과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성향 모두를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판타지적인 면모보다 오히려 도시와 도시인에 대한 통찰이 더 와닿은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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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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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숙하지만 일단은 부모 입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자식들이여, 그저 걱정만 하는 것이라면 부디 부모를 용서해주시라. 손수건을 들고 노벨상 수상식까지 쫓아갈리는 만무하니까.

걱정하는 마음이 없다면, 갓 태어나 스스로는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아기를 어떻게 무사히 키울 수 있겠는가.

pp.20~21

'죽음에 임하여 동물은 절대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정말 그랬다. 목숨이 다할 날이 다가와도,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원망하지 않고, 죽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런데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으랴. 제아무리 현명한 인간도 흉내 낼 수 없는 삶과 죽음의 방식을 배워, 감사하는 마음만 벅차올랐다.

p.69

레이첼 카슨의 사후 출간작 <센스 오브 원더>에는 '자연이 하는 가장 섬세한 일은 작은 것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 작은 것을 보려고 할 때 찾아오는, 인간의 기준에 따른 사이즈의 틀에서 해방되는 기쁨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자기 존재를 작게 축소하면 축소할수록, 무력해지면 더더욱, 자연이 하는 일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p.80

책은 내용을 읽기 전에 제목만 바라보고 있어도 즐거우니 신기하다. 그래서 서점이 눈에 띄면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고 꼭 들러 책장 사이를 한없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어느 제목과 눈길이 마주치면, 별이 반짝이듯 순간적으로 사랑에 빠져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껴안고 계산대로 향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p.108

최근에 기뻤던 일.

그 첫 번째. 노견 러브를 데리고 간 언덕길을 비틀비틀 산책하고 있자니, 지나가는 할아버지가 "힘 내, 힘 내" 하고 성원해주었다. 진심이 담긴 친절한 성원이었다.

p.169

누구나가 무언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일이나 해서 대체 뭘 하겠어' 하고 무력감에 빠지는 일이라도, 사실은 본인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결실을 가져온다.

잠 못 이루는 밤, 세상의 어딘가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동전을 닦거나 물고기의 숫자를 세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면 나는 내일 또 소설을 쓰자는 다짐을 할 수 있다.

p.206

요가와 요코, <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반려견과 함께 걷고 산책하며 떠올린 사색과 저자의 일상 생활 중 글쓰기, 그리고 여러 책과 관련한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노견이 된 반려견과의 생활에서 깨닫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며, 소설가로서 글쓰기의 고충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평과 감정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저자가 말한 작품 중에 아는 책이 나오면 반가웠고, 저자가 말한 그런 면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했다. 이 책의 일부는 걷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고, 또 일부는 글쓰기, 그리고 책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은 평소에 이런 일상을 보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론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글쓰는 사람들의 일상을 본 듯 싶어서 반가웠다. 만약 이 책에서 언급한 작품들을 좀 더 자세히, 깊이 알았더라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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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시그널 - 내 안의 좋은 운을 깨우는 법
막스 귄터 지음, 양소하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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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성향을 인지하면 그런 식으로 갇히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한다는 뜻이 아니다.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지만)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다.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상황이 운의 지배를 받거나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하면, 사건이 전개될 때 가벼운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여차하면 뛰쳐나갈 준비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하는 많은 일은 어쩌면 계획이 운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가 됐든, 그게 무엇이든 주어진 시간에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인지하는 것이다.

pp.41~42

우리가 따라야 할 두 번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상황의 흐름이 가장 빠른 곳으로 이동하라.'

다양한 사람들과 변화무쌍하게 발생하는 일들로 우리 주변을 에워싸자.

p.59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서 운에 관해 내렸던 정의를 떠올려보자.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사건들이 바로 운이다. 이런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려면 그 사건들이 일어나도록 우리 삶에 '초대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위험을 감수하라는 뜻이다.

p.84

삶에서 몇 가지 위험을 감수하자. 루이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아주 흔한, 모든 위험을 자동으로 회피하는 습관에서 빠져나오자. 위험을 감수하고 정말 그 위험이 자신의 생각만큼 큰지 잘 판단해보자. 만약 정말 큰 위험이라면 그리고 기대되는 보상이 적다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위험은 작고 잠재적인 보상이 크다면, 이를 악물고 도전을 하자.

p.112

'항상' 운의 지속 시간이 짧을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 절대 그대로 정상까지 달려가려 하지 말자. 자신의 운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p.120

손실을 짧게 끊는 것, 이것이 운 좋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들은 자신이 지닐 운을 선택하는 능력이 있다. 불운에 부딪히면 그들은 상황에서 벗어나 또 다른 모험에서 더 나은 행운을 찾는다.

p.135

운 좋은 사람은 일이 잘 풀릴 때만 바쁜 것이 아니다. 역경 속에서도 여전히 바쁘게 지낸다. 물론 운 좋은 사람들은 다른 살마처럼 기복을 겪는다. 다만 차이점은 운이 좋으면 운이 좋지 않은 시기가 절대 오래가지 않고, 종종 놀랍고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불운기가 끝난다는 점이다.

p.260

막스 권터, <운의 시그널> 中

+) 이 책의 저자는 투자 기술을 습득하여 부를 쌓으면서 '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다. 그는 운과 계획을 구분하여,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운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더라도 우리의 인생은 우리 마음처럼 되지 않곤 한다. 저자는 그럴 때 바로 운의 개입을 언급한다.

계획과 능력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순간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인생에 운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운과 계획을 구분하고, 좋은 운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황의 흐름이 빠른 곳으로 이동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거기서 기회를 포착하라고 한다.

또 영리하게 위험을 감수하되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과감히 운의 흐름을 자르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우리 스스로 운을 선택하려고 애쓰며, 운이 갖고 있는 초자연적인 힘을 인지하여 인생에서 이것저것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현 시점에 안주하지 말고 좋은 운을 끌어들이기 위해 작은 위험부터 감수하며 도전해보라고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저자는 일단 인생에서 운이 존재한다는 것을 먼저 믿고 인지하라고 말한다.

삶에는 언제나 변수가 가득하다. 그 변수 앞에서 우리는 매번 선택을 해야 한다. 바로 그럴 때 저자는 운의 존재를 인식하며 운을 기회로 포착하고, 만약 불운이라고 판단될 때는 그것에서 경험과 깨달음을 얻어 행운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라고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우리가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인생을 살 필요도 있다는 점이다. 인생 한방을 노리는 도박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에서 때로는 작은 위험도 감수하며 기회를 찾고 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능동적인 삶의 자세가 중요하고, 그것이 행운을 가져온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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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될 수 있는 하루 - 내일이 불안한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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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무게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생각의 무게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무겁다.

이런 저런 걱정이나 고민, 슬픔과 분노 등이 생겨 마음이 무거워지고 고통스러울 때면 감정이나 고민을 꺼내 눈앞에 놓아 보자. 눈앞에 꺼내 놓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실체도 없는 것 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pp. 42~43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부족하고 미흡하다.

하지만 괜찮다.

부족하지 않은 사람만 행복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늘은 빛의 흔적이다.

p.54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일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예를 들면 일이 많아 늘 바쁘고 자신을 찾는 사람이 많으면 그 사람을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p.72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시당해도 되는 하찮은 것이 아닙니다. 관심 받을 만한, 관심 받아야 하는 아주 소중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남들이 원하는 일을 잘했을 때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 자체가 사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p.76

오늘의 고단함과 내일의 불안함, 현실의 슬픔으로 인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고난이 짓누를 땐 최소한 손을 뻗으면 닿는 행복만이라도 놓치지 말자.

가고자 하는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 길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지만... 후회하지 않을지 끊임없이 자문해보지만... 기약도 없고, 모호한 일의 성과보다 나 자신이 어떤 목표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p.124

오늘은 오늘 일만 생각하고

한 번에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

이것이 현명한 삶의 방법이다.

p.172

인간을 새롭게 하는 방법에는 시간을 달리 쓰는 것과 사는 곳을 바꾸는 것,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새로움은 익숙한 것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노력에서 나오는 진통의 결과다.

p.175

김유영, <나라서 될 수 있는 하루> 中

+) 이 책은 나 자신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일상을 살면서 사람들은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걱정하며, 때로는 안도한다. 이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자신의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해서도 그렇다. 저자는 흔들리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평온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은 듯 하다.

짧은 시처럼 느껴지는 단상과 어떤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적은 듯한 에세이로 구성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는 자신을 보듬으며 오늘 하루의 소중함과, 지금 자기 주변의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 묻어나는 책이다. 사람들이 불안과 걱정에 빠지지 말고 현재의 자신에 집중하여, 그 자체의 가치를 찾길 원하는 저자의 생각이 느껴진 책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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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어느 직장인의 젖은 낙엽 껌딱지 존버 에세이
권수호 지음 / 드림셀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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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의 대부분을 걱정으로 채운다. 아무리 두려움과 공포가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지만 현대인은 지나치게 지나간 일을 신경 쓰고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려워한다. 적당히 계획하고 준비하는 단계를 넘어 과거와 미래를 몽땅 현재로 가져와 버리는 셈이다. 당장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일 텐데. 어쩌면 월요병의 본질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윌리엄 오슬러가 말했다. 인생의 단계마다 과거와 미래를 향해 열린 통로를 철문으로 굳게 닫아버려야 한다고. 그래야만 우리의 '오늘'이 안전해질 수 있다고.

p.26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문제는 가만히 두는 게 더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괜스레 건드려 더 큰 문제로 만들지 말아야겠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그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아닐까.

별것도 아닌 일에 죽자고 달려들지 말자.

p.42

애매함의 경계에 서 있으니 오히려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 않겠냐는 그의 말은 분명 내게도 해당할 테니까. 여전히 애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최진석 교수가 말한다. 우리는 늘 경계에 서야 한다고. 자신의 경계에 서서 그것을 깨부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이다.

pp.54~55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나 자신을 '일'과 동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1'이 아니라 '1=나'였기 때문이다.

오탈자 하나에 오발탄 같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기분이 들어도, 얼른 거기에서 빠져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나는 나고 일은 일이다. 나는 나고 회사는 회사다.

1=1. 일은 일이다.

내가 아니다.

pp.68~69

나쁜 일이 생겨도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더 많다는 사실, 나쁜 일을 겪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 이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보자.

제임스 앨런이 말한대로다.

'우리는 나쁜 일로부터 배운다. 그러면 나쁜 일은 더 이상 나쁜 일이 아니다.'

p.87

내 마음속에도 손톱 같은 것들이 있다. 가만히 두면 어느새 자라나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간 삶에 그다지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게으름과 욕심, 그리고 질투와 시기 같은 감정이다. 길어진 손톱을 보듯 명료하게 바라보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p.148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레슬리 가너

p.212

권수호, <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中

+) 이 책은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버티며 사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의 업무나 부당함에 대해 토로하는 책은 아니다. 그저 회사원인 저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넘쳐나도 버티고 또 버티면서 사는 삶을 에세이로 엮은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월요병에 시달리고, 금요일에 잘못 올린 보고서가 떠올라 주말 내내 불쾌하게 보내며 걱정하고, 그런 시간들이 싫으면서도 가족과 생계를 위해 또 회사에 나가는 삶. 그렇게 버티면서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마음을 저자는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맞벌이 부부의 생활 모습과, 한 아이의 아빠로 아이와 더불어 성장하는 아빠의 면모와, 그만두고 싶어도 버티는 회사원의 심리와 까칠했던 과거의 성격에서 벗어나 무던하고 둥글둥글하게 변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음 브런치에 에세이를 꾸준히 올리는 저자가 책으로 엮은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 앞의 모든 이들이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그만두고 싶어도 각자 나름대로 수많은 이유들이 떠올라 최대한 버티는 삶. 그게 먹고 사는 문제 앞에 서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어차피 버티고 견뎌야 한다면 괴로워하며 힘들게 살기 보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그만둘 수 없다면 이왕이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 더 낫다.

저자의 말처럼 주기적으로 마음에서 자라나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은 마음의 손톱깎기를 이용해서 종종 깔끔하게 정리해주면 된다. 그러면서 또 오늘 하루를 잘 살면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혼돈의 감정과 시기를 글로 풀어내며 정리하고 또 정리해가는 저자의 이야기인 듯 하다. 그리고 평범한 직장인 모두의 이야기인 듯 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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