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너와 나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소한의 삶의 덕목
엄성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6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어른'이란 단순히 나이를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란 가치를 담는 그릇이지 그 가치 자체는 아니니까요. 나이는 성숙함의 정도가 아닌 성숙할 수 있었던 기회의 수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기회는 머물다 갈 뿐 누적되지 않지요. 살아온 세월에 걸맞게 성숙한 사람을 우리는 진짜 어른이라고 합니다.
p.5
겸손이란 자신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 C. S. 루이스
p.33
겸손한 사람은 자존감의 근거를 '나음(better)'이 아니라 '좋음(good)'의 추구와 실현에 둔다!
고민 끝에 겸손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자존감의 크기가 아니라 자존감의 근거에 달려 있다고 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충만한 사람은 남보다 나은지 잘 할 수 있는지 불안해하며 묻지 않습니다. 담담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뿐이지요. 오히려 높은 자존감이라는 강력한 방패가 있는 사람은 자세 낮추기를 꺼리지 않습니다. 남을 존중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으면서도 자세를 낮추는 것이 자신을 비하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pp.49~50
감사는 하는 사람에게나 받는 사람에게나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게 감사할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은 그들의 감사하는 태도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감사를 하면 좋은 또 한 가지 이유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남들이 놓치기 쉬운 감사의 순간을 찾아내게 된다는 점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힘든 일을 겪을 때에도 감사할 만한 대상을 찾아내고, 결국 불행 중 다행인 일을 많이 발굴하여 밝은 면을 누릴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pp.79~80
자녀가 효라는 덕목을 갖추기를 희망할 수는 있어도 요구할 수는 없다.
- P. J. 아이반호
저는 효를 관계적 덕목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적 덕목'이란 친밀한 관계에서 바람직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계적 덕목으로서의 효는 '부모의 부모다움에 대한 마땅한 반응으로서 요구되는 자식의 자식다움'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pp.142~144
신뢰성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우선 개방성과 친밀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마음을 닫아두지 않았다는 점을 많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뢰성을 기르려면 먼저 일관성을 길러야 합니다. 일관되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p.234
진실을 말하면 아무것도 기억할 필요가 없다.
- 마크 트웨인
p.251
간단히 말해 정직은 속이지 않는 것이고 솔직은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정직이 '하지 말 것'에 대한 이야기라면, 솔직은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54
자기기만은 모두에게 찾아올 수 있는 심리적 함정입니다. 이런 자기기만의 습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잘못과 결점을 직시할 수 있는 건강한 자존감과 용기를 지녀야 합니다. 자기기만은 모래 위의 성 같은 나약한 자아를 짓는 길입니다. 결국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탄탄하고 계속해서 나아지는 자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p.288
엄성우,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中
+) 이 책은 우리가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간직해야 할 덕목인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 다섯 가지 윤리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우선 겸손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예의 혹은 친절함과 어떻게 다른지, 자기 비하와 오만함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설명한다.
감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감사의 가치와 기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또 현대의 효는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며 관계적 덕목으로서의 효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제시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끝으로 정직이란 무엇인지, 솔직과 정직을 비교해 설명하며 AI 시대에서의 정직함이란 어떤 의미인지 조언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윤리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며 그 덕목이 우리가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나다움과 인간다움을 이어주는 다리가 윤리라고 언급하는데, 그 다리 너머에 닮고 싶은 어른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덕목을 우리가 어떻게 길러야 할지, 왜 길러야 하는지, 그리고 그 덕목이 어떤 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지 명확히 제시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윤리는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막연한 개념이 아니다. 비슷하게 언급하는 다른 개념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비교하기 있기에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왜 이런 윤리 사상이 필요한지 제시하고 있기에, 최소한의 덕목이라는 말이 저자의 겸손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했다.
최소한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꼭 갖춰야 할,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인간다운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청소년이나 청년, 그리고 어른인데도 진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은 이들이 읽어도 좋겠다.
이 책은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에 대한 편견을 깬 틀이 되었으며, 윤리 개념을 재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윤리와 도덕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은 강연 듣듯이 술술 읽힌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