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맷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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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두 달째 달고 있다. 정말 이렇게 아프기도 하고 안 떨어지는 감기는 처음이다. 아프고 나니 그동안 건강에 자만하고 있었던 몸에 대해서 자신감이 사라지고 몸의 소중함을 떠올려보기도 하며 건강할 때 몸관리를 해야겠다는 때아닌 결심모드로 주먹을 불끈 쥐곤 하지만 감기가 내 몸에 찰싹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프니까 기분도 자꾸 우울해지는 것 같고, 나혼자 센티멘탈과 멜랑꼴리를 오가며 우울과 스트레스 이중주를 연주하며 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고로 육체의 건강은 마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더 반가운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 세계 1천만 독자의 인생을 바꾼 의학계의 혁명적 고전이자 국내에서도 30만 독자가 읽은 자타공인의 건강 매뉴얼이다. 마치 어렸을 때 읽었던 종합 백과사전을 보는 느낌?인데 사진과 설명과 편집은 신세대를 위한 건강백과사전처럼 신선하다. 대부분의 의학서적이 증상에 대한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몸에 관한 설명서이며 기초 의학 상식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다.  책을 들어가기 앞서 ‘당신의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테스트를 거친 후에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정보의 시대,  수많은 의학정보에 능통했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 내 몸에 쓸모있는 정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앞으로 내 몸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어떤 병에 걸릴 것인지 예측하게 함으로써 적절히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기존의 건강법은 질병 하나하나, 혹은 치료법 하나하나의 단편적인 정보만 제시하기 때문에 일러주는 대로 다 실행하여다 보면 상충하기도 하고 우선순위가 바뀌는 일도 생긴다.그러나 이 책은 모든 정보를 일목요연하고 통일성 있게 한 사람 단위로 정리해 그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건강법을 제시한다.

 

 

기존의 [내 몸 사용설명서]와 달라진 점은 '간과 췌장' 챕터를 추가했고, 각 장기별로 최신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록하였으며  젊고 건강한 몸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22가지의 운동법과 추가 근력 운동을 실어놓았으며 Q&A를 통해 독자들의 물음과 의사들의 답을 통해 건강에 관한 공동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 주기도 하며 사실인가? 거짓인가?와 토막상식으로 기존에 알고 있던 통념보다는 의학적으로 매우 정확한 지식정보를 알려주고 있고  에스레이를 찍듯 몸 내부의 장기들을 그림으로 마스터 할 수 있다. 삽화로 세밀하게 그린 장기들은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어 재미있게 숙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체에 대한 신비감이 새록새록 떠올려지기도 하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보다는 건강할 때 조금씩 몸에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예방법인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기 위한 길라잡이로도 좋은 책이며 챕터 별 관심 분야의 부분을 읽어도 좋고 전체적인 의학 기초 상식으로서도, 내 몸의 사용설명서로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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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7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7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소설 조선왕조실록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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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법과 제도, 조선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정도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기까지 정도전이 이룬 업적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그가 남긴 발자취에는 '혁명'의 완성이라는 대업만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그는 혁명을 위해서만 살았다. 그럼 혁명이란 무엇인가? 막심 고리끼는 [어머니]에서 혁명을 이렇게 표현했다.

배부른 자들이 있는 한 민중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것, 진리도 없고 기쁨도  없고 도대체가 아무것도 있을 수 없다는 걸 말야. 죽도록 매질 당한 내 젊음이 그렇게 가여울 수가 없어. 가슴이 저미도록! 하지만 내 삶은 나아지기 시작했어. 차차로 내 자신을 , 진짜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지. (바로 혁명이란 이름으로....)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가 무지를 탈피하고 '지식(앎)'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겪게 되는 경이로움은 혁명 그 자체였다. 내가 지금 알고 있던 세계와  모르고 있던 세계와의 충돌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혁명이라 한다. 그럼 정도전과 정몽주가 말하는 혁명은 무엇이었을까. 원칙과 대의를 중요시 하며 '불사의 충신' 의 상징이었던 포은 정몽주의 혁명이란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든다는 이상은 같았지만 정도전과 정몽주에게 혁명의 이념은 다른 것이었다. 그럼 정도전이 말하는 혁명은 무엇이었을까. 

나에게 대의(大義)는 오직 백성들의 '밥상의 평화'뿐이다.

 

'밥상의 평화',  정도전이 생각하는 혁명은 이처럼 단순한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활한 인간 정도전 -혁명 1,2》이 책은 그동안 역사책에서 놓치고 있던 '인간 정도전'을 향한 사색과 탐색이라는 점에서 출발점을 달리 하고 있다. 원명 교체기라는 격동의 시기와 맞물려 고려에 불어 온 혁명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한 남자의 고민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조선왕조의 브레인이었음에도 이방원에게 운명을 달리한 비운의 주인공이며 지난 몇 세기 동안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역모’라는 역사의 프레임에 갇힌 채 가치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조선 왕조의 사상적 토대를 만든 인물이며 혁명에 부합하는 ‘새 세상’을 꿈 꾼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이기도 한 정도전은 《광활한 인간 정도전 -혁명 1,2》에서  이성계가 해주에서 낙마하는 순간부터 정몽주가 암살당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공양왕 4년 임신년 3월 무술일, 이성계가 낙마 하여 해주에서 머물게 되고 공양왕과 포은 정몽주는 왕성에 머물 당시 영주에 귀양가 있던 정도전이 정몽주의 암살을 전해듣기까지의 기록들이다. 혁명이라는 거대한 급물살에 휘말린 이들 - 이성계와 이방원, 포은 정몽주와 공양왕, 이숭인, 이색, 이매와 망량-이 정도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혁명의 중심에 있는 대장군 이성계와 혁명을 반대하는 정몽주와의 갈등을 통해 정도전이 혁명에 관한 사상적 토대를 다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정도전의 눈과 귀가 되어 백성과 함께 하는 이매와 망량 역시도 정도전의 혁명의 대업을 이루는 데 중요인물이다. 반대로 사전을 차지한 채 배만 불리고 있는 권문세가들을 향한 비난과 호전적인 성격의 이방원과의 갈등등 정도전의 매우 인간적인 면모들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이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혁명은 혁명이 아니다. 출세욕이며 찬탈이다.

 

순간이 하루가 되고 그 하루하루가 날과 연을 만드는 것처럼, 역사는 거대한 구조의 움직임을 기억한다. 그러나, 소설은 그 움직임의 구체적인 세부를 체감하게 한다. 큰 바다가 역사라면 그 바다를 일렁이게 하는  파란(破瀾)은 인간이듯,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써가는 것도 인간이다. 그동안의 역사가 거시적인 바다의 움직임을 조명하였다면  김탁환이 그리는 <조선왕조실록>은 그 역사를 이루고 있는 인간의 세밀한 '삶'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기존 역사책과는 차별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펼쳐지는 광활한 삶의 주인공 '정도전'은  60권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대단원을 여는 첫 주인공으로서 탁월한 선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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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6 13: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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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6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02-2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궐에서 일하던 사내들이
시골로 가서 여느 아재들과 함께
쟁기와 괭이를 손에 쥐고 땅을 갈면
그대로 혁명이 될 텐데,
예나 이제나 선비나 학자들은
모두 서울에만 머물며 혁명을 꿈꾸지 싶어요.
참말 혁명은 낫과 쟁기에서 오는걸요...

드림모노로그 2014-02-27 12: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 책은 혁명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정도전은 변화가 아닌 혁명을
정몽주는 혁명이 아닌 변화를 꿈꾸었던 것이
이 둘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하는
김탁환 만의 소설인 듯 합니다 ^^
 
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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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교육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 아이들에 와서는 프리해졌다. 집안에서 우리 아이들이 막내이고 위의 오빠들과 언니의 시행착오 이후, 가장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막내의 유치원 졸업이 우리 집안의 마지막 졸업이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집안의 첫째가 유치원 다닐 때가 기억난다. 그러니까 우리 집안의 첫째-지금의 고등학생-이 유치원 다닐 때만 해도 미술과 피아노, 성악, 선행학습으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냐고? 당근 공부와 이별했다.  집안의 기둥이었던 장남이 그렇게 공부와 멀어지자, 집안의 기대는 둘째에게로 기울어졌지만, 둘째마저도 공부와 담 쌓고 지낸다. 이어 공부에 대한 미련은 셋째에게로 향했고 다행이 셋째는 공부를 좋아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공부와 이별한 첫째와 둘째는 어렸을 때부터 극성맞을 정도로 영재교육을 시켰던 케이스고 셋째는 고모가 워낙 바뻐 공부 시킬 여력이 없었던 케이스였다. 공부를 무척 중요시하였던 어머니는 위의 전례로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신 것 같다. 어머니에게는 첫째와 둘째의 실패가 다소 충격으로 남은 듯하다. 나 역시도 아이들에게 공부의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아 프리한 편이고 아이들이 공부를 재미있어 한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교육' 문제에 관하여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책은 저번 달에 읽었던 세계적인 석학 에제키엘 이매뉴얼의 저서《유대인의 형제교육법》으로 꼽고 싶다. 이 책에서 에제키엘은 유대인이면서 자신만이 아니라 형제들 모두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스스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식을 키우면서 내가 느끼는 것도 그와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부모는 아이에게 더 좋은 미래,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성적,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주고 싶은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어떤 미래에서든, 어떤 환경에서든 어떤 성적을 받든 어떤 학교에서든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역에 ‘직방대’ 라는 말이 있다. 자연히, 스스로, 본능적으로 아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삶은 기본적으로 누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 누구나 삶을 위한 준비가 저절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자격》은 무한경쟁체제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닥친 교육현실을 가감 없이 말해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학원 선생이기 이전에 학부모로서 현재의 교육환경을 온 몸으로 느끼며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가치 있는 삶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목표인 대한민국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학부모'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책에서 그리고 있는 사회가 그림에 불과하면 좋겠지만, 엄연한 현실이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행복'의 척도가 바로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밝고 건강한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가정은 부모의  일그러진 욕망으로 인해 어두워져 가고 아이들의 미래를   '돈'과 결부시켜  재능보다는 간판 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가정의 현주소는 부모와 아이 가슴에 피멍만을 남기는 곳이 되었다.  특목고 현상으로  '일반고 붕괴'라는 후폭풍이 불어오고  , 학교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의 얼룩진 학교생활과  '좋은 엄마 콤플렉스'에 빠져 있던 엄마들의 기대와는 달리 어긋나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이, 공부는 잘하지만 꿈은 없는 아이들의 미래를 노크하고 있는 저자의 리얼 스토리는 그저  쓴웃음만 짓게 된다.  저자는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의 욕망'을 내려놓은 것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부모가 해주려 하지만, 자녀가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부모가 될 때, 부모로서 자격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공부가 '성적'이 아닌  삶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사색하며 고민하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부모가 알려주기 시작할 때가 가정의 참된 역할이라 생각한다. 부모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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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최소한의 정치 상식 - 국회 기자들이 들려주는 대한민국 국회 정치의 모든 것
양윤선.이소영 지음 / 시공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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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선거 백일을 앞두고 후보들의 출판 기념회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출판기념회에 가려고 달력에 표시를 하면서 아주 단순하게 ‘요즘 의원들은 책 한 권은 기본인가 봐,’ 하며 흘려 넘겼는데 그게 선거 지역구 관리라는 특정 목적이 있음을 ,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을 목적과 결과물로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세상은 목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과도 같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신의 발자취를 기록한다는 의미의 회고록은 개인에게나 사회에나 무척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용이라는 목적이 주어졌을 때는 이미 책이 가진 진정성은 반감된다. 지역사회 특성상 당내 공천은 당선은 따논당상이기에 당내 인지도와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 너나할 것 없이 열고 있는 출판 기념회는 공천을 앞두고 더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렇게 정치와 관련 된 모든 이야기들이 《나를 위한 최소한의 정치상식》에 담겨져 있다. 책의 공저자들은  무려 15년 동안이나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였고 국회 출입기자로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정치의 면면들을 쉽고 재미있고 간략하게 들려주고 있다. 

 

정치의 목적은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

 

1부 국회, 대한민국 정치의 시작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가 국회의원의 첫 선서이다. 1부에서는 국회가 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국회의 기네스북, 국회와 정부 기업을 둘러 싼 관계에 대하여, 투표 기준과 인사청문회를 통한 국회의 안을 들여다보며 국정 감사와 장외투쟁과 비대위, 여론조사, 정치펀드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선거를 둘러싼 속설들을 실어놓았다.

 

2부 국회 들여다보기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에서 보다 상세히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국회의원 특권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을 시작으로 하여 국회의원들의 SNS와 패션감각,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들의 구성, 없는 것이 없는 국회의 진풍경과 스타 정치인 폴리테이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용석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도 기자 특유의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으로 들을 수 있다.

 

갑오년 첫 새해부터 국회를 개회해 놓고도 여야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현재의 국회는 어제 오늘 일의 모습이 아니다. 설날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정치 이야기만 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갑자기 싸하게 얼어붙곤 한다. 이때부터 서로 침튀기며 갑론을박이 시작되고  정치의 정자도 머리 아프다고 고개를 젖는 사람도 있고  정치와는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좋다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의 반응들을 보면서 결국 정치의 가장 큰 맹점은 '무관심'이라는 말에 무척 공감하곤 한다.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나를 대신하여 싸우는 용병'으로 국회의원을 뽑아놓고는 싸워야 할 때조차 싸우지도 못하게 우리에 가두어 놓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지방 선거를 치르기 전에 여야간의 입법 합의점을 찾아야 함에도 당내의 이익만을 따지고 있는 의원들을 보더라도 국민의 관심과 정치의 관여가 가장 필요한 때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좋은 정치의 첫 걸음이며 행복한 삶을 만드는 기본 상식이다. 기존 정치에 관해서 편견이라는 높은 벽을 세우고 있었다면,  재미있는 정치, 즐거운 정치로서의 참여를 이끌어줄 수 있는 시금석으로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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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5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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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5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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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정치 이야기, 또 '처녀 총각'한테 시집 장가 가라는 이야기,
또 회사 취직과 얽힌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명절날 모이는 자리에서 나누면
참 분위기가 싸하지요. 그런데 어른들은 자꾸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요.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였어도
'오랜만에 모인 탓'에
수수하고 조그마한 이야기는
즐겁게 나눌 줄 모르거나 잊지 않나 싶기도 해요.

자주 만나는 사이라면
참말 수수하고 조그마한 이야기로
사랑꽃을 피울는지 모르겠어요.

드림모노로그 2014-02-26 13:35   좋아요 0 | URL
정치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이 그만큼 살기 좋아졌다는 뜻이겠죠 ^^ ㅎㅎ

봄비가 오는 가 했더니 날이 개였네요 ^^
함께 살기님도 상쾌한 하루 보내세요 *^^*~
 
퇴적 공간 - 왜 노인들은 그곳에 갇혔는가
오근재 지음 / 민음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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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늙어가는 기분을 말한다면 이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새해를 맞이한 기쁨은 잠시 한 살 더 먹었음을 실감하게 되는 노쇠한 육체, 가령 움직일 때마다 녹슨 철마냥 삐걱거리는 뼈소리나 아침마다 발견하게 되며 놀라워 하는 흰머리, 나이테처럼 깊게 패여가는 주름살과 동시에 툭 튀어나오는 똥배를 이겨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슬픈짐승/모니카 마론)의 표현처럼, 늙어도 우아하게 늙고 싶었던 나로서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노화의 자화상'이다. 너무도 빨리 시간의 화살을 타고 온 '늙음'이 이토록 슬플수가 있냔 말이다. 

노인이 된다는 것. 필연적인 일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 일. 나이가 들고 신체가 노쇠해지면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변화를 감지하게 되는 일. 자신이 더 이상 현역이 아니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지난하게 이어지는 인생을 살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일. 그리고 고독과 친해지는 일.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고독의 시간이 결국 내 몫이며 내가 겪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p7

상품가치가 떨어진 제품들은 쓰레기로 분리수거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똑같이 물화되고 상품화 된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면 인간 역시도 시장경제의 중심에서 시장 변두리로 분리 수거 된다. 여기서 등장하게 되는 공간개념이 '퇴적 공간'이다. 강 하구 부근에 모래와 자갈이 쌓여 하나의 지층을 이루며 모래톱을 만들어내듯이, 고령화로 인하여 경제의 중심에서 변두리라는 특정 공간에 모여 층위를 이룬 공간을 이르는 말로 저자의 표현이다. 《퇴적 공간》은 저자의 생생한 르포형식의 인문학으로써  한국사회의 '고령화 현주소'를 탐사한 책이다. 철학과 역사, 예술, 종교에서 삶과 죽음에 천착하여 얻어내는 인간 존재에 대한 가치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차원 높은 인문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안에 삶과 죽음이라는 숙명의 테두리에 대한 사유와  이 시대에 '노인'이 떠안은 구조적인 불행을 심도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인간은 동식물이나 사물과는 달리 주체와 객체가 항상 명확하게 분리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임산부가 될 수 있고,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도 있으며, 시간이 흘러 자본주의 시장의 중심으로부터 벗어나 교환 가치가 떨어진 노인이 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두가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존재라는 것이다.

 

 UN이 규정하는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퍼센트를 넘는 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인 한국에서 노인 문제는 더 이상 감추기 어려운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작년 한국과 일본의 노인 복지 정책 예산안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이 노인복지에 투자하는 비용의 십분의 1정도가 우리나라 노인 복지 정책 예산이라는 부분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게다가 노인에 대한 젊은이들과의 세대 불신은 점점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세대간의 격차를 부추기고 있는 또 다른 하나가 현행하고 있는 '맞춤형 복지'의 구조적 문제이다. 이 맞춤형 복지 슬로건 이면에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한  '상품화'로서의 인간이라는 무서운 함의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노인들이 비록 시장의 중심에서 벗어나 잉여라는 군집을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존엄성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노인이라는 사유의 회복이 먼저이며 고독과 소외라는 사각지대에 선 노인들을 위하는 복지 개선은 노인에 대한 구조적 인식에 대한 차이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설파한다.  저자의 '늙음'에 대한 천착은 시장경제의 중심에 있다가 변두리에 물러나게 된 저자의 경험담이 녹아 있어 더욱 실감나고 생생하게 다가오는 사유들이다. 잉여와 소외된 집단으로서 사회에서 한 층위를 이루고 있는 노인들의 퇴적 공간을 통해 '죽음 의식을 지니고 있는 개인의 삶은 언제나 가치 있다'는 보르헤적인 관점으로서의 삶을 재정비해주는 안내서이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 결코 비켜나갈 수 없는 '늙음'을 이해하는 방법이 바로 이 책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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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0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늙은 사람이 되기 앞서 모두 젊은 사람이었고,
젊은 나날 이들이 일하면서 아이와 '예전 늙은 사람'을 살찌웠겠지요.
그런데 오늘날 젊은 사람이 아이와 '늙은 사람'을 돌보려 하지 않으면,
오늘날 젊은 사람이 앞으로 '늙은 사람'이 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이궁.

드림모노로그 2014-02-25 09:47   좋아요 0 | URL
우리 세대가 가장 힘든 시절이지 않을까요.
고령화 진입의 첫 세대니까요.
백세 시대라고 하는데,,,
앞으로 어떤 '老'의 시대가 올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이궁 .. ~

2014-02-2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5 09: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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