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장관이 해임되었다.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코를 막으며 얼굴을 찡그리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윤진숙 장관이 여수 앞바다의 기름 유출 사고의 1차 피해자가 GS 칼텍스라고 한 발언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이 안되는 발언이다. 이런 발언이 해양수산부를 관리하는 총 책임자인 장관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주민보다 대기업이 더 우선시되는 사회의 풍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이자 , 국민이 믿고 따르는 정치인들의 도덕성까지도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윤진숙 장관의 상식으로 예를 든다면 밭을 유조차가 덮쳐 작물과 밭을 못쓰게 된 상황에서  1차 피해자는 유조차 주인인 주유소 사장이라는 논리가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따른다면, 주유소 사장은 피해자 이전에 가해자이다.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가해자의 피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법은 대체 어느 나라 법인지 모르겠다. 하..... 피해자들의 적敵은 기름이 유출된 바다가 아니라, 피해자보다도 가해자를 먼저 걱정해주는 나라가 아닌가. 김수영이 그리운 날이다.(2014.2.7) 

 

하…… 그림자가 없다/김수영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적은 커크 더글러스나 리처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

자기들이 양민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선량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회사원이라고도 하고

전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요릿집엘 들어가고

술을 마시고 웃고 잡담하고

동정하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

바쁘다고 서두르면서 일도 하고

원고도 쓰고 치부도 하고

시골에도 있고 해변가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고 산보도 하고

영화관에도 가고

애교도 있다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

 

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우리들의 전선은 당게르크도 노르망디도 연희고지도 아니다

우리들의 전선은 지도책 속에는 없다

그것이 우리들의 집안인 경우도 있고

우리들의 직장인 경우도 있고

우리들의 동리인 경우도 있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의 모습은 초토작전이나

<건 힐의 혈투>모양으로 활발하지도 않고 보기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싸우고 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거리를 걸을 대도 환담할 때도

장사를 할 때도 토목공사를 할 때도

여행을 할 대도 울 때도 웃을 대도

풋나물을 먹을 때도

시장에 가서 비린 생선 냄새를 맡을 대도

배가 부를 때도 목이 마를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졸음이 올 때도 꿈속에서도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수업을 할 때도 퇴근시에도

사이렌소리에 시계를 맞출 때도 구두를 닦을 때도……

우리들의 싸움은 쉬지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있다

민주주의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도 민주주의식로 싸워야 한다 

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 

하…… 그림자가 없다 

 

하…… 그렇다…… 

하…… 그렇지…… 

암암 그렇구 말구…… 그렇지 그래…… 

응응…… 응…… 뭐? 

아 그래……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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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담 아닌 농담입니다만...
대통령 해임은 누가 시킬 수 있을까요 ^^;;;;

드림모노로그 2014-02-07 17:09   좋아요 0 | URL
전 그래도 잘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는데요 ㅎㅎ
장관 해임한 것도 잘 한 것 같구요ㅎㅎㅎ
지금으로서는 믿고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지혜가 아닐까요
세월이 하도 하수선하니 말입니다.. ^^

기억의집 2014-02-07 19:34   좋아요 0 | URL
김용판 무죄 때리고 언론사 장악하고 교학사의 친일교과서 채택안되니깐 교육부가 앞장 서 국정교과서발행 이야기가 오가고 통진당 이석기 간첩으로 조작하고 등등 이게 대통령으로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요? 맙소사.

드림모노로그 2014-02-07 19:55   좋아요 0 | URL
아 ~ 오해는 마십시요.
전 함께살기님의 농담 아닌 농담에 농담처럼 말씀 드린 것 뿐이니까요..
그리고 제게는 대통령 해임의 권한이 없습니다 ^^;;; ㅎㅎㅎ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장관 해임은 잘한 일이었기에 한 말이었을 뿐입니다.....^^
 
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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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을까?

 

최근에 창세기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문명과 수학》에서 세상이 '수'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창세기에 숫자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후, 아담을 지으시고 아브라함부터 야곱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족보는 모두 숫자로 표기되어 있었다. 놀라운 발견이었다. 창세기는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몇 년을 살았는지를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숫자가 중요한 이유이다. 달리 말해 숫자는 창조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세기는 그 자체로 놀라운 책이다. 그러나, 창세기는 각설하고, 지금은 '숫자'에 대한 이야기만 .)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끝없이 근원을 그리워한다.

나와 당신은 이제 막 과거로 들어서는 입구에 섰다,

세계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한 자들이 쌓아 올린 계단의 끝.

우리는 그 '비밀을 알고 싶어 한 자'들을 만나고

열정에 불타던 시대를 만날 것이다.

 

문명과 수학은  EBS교육방송에서  5부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던 다큐프라임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문명의 탄생과 궤를 같이한 수학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중의 하나인 이집트로 수학의 세계가 시작된다.  인류 문명의 시작점이자 수많은 지혜와 지적 유산을 전파하고 발전시켰으나, 서구 문명의 영향으로 이슬람  문명이 왜곡되어 비춰져서 그렇지만 이집트는 인류 문명의 출발지이자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의 고향이며 수학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는 문명이다. 람세스 2세의 무덤에서 발견 된 파피루스 한 장에 담긴 '기수법과 셈법', '대수학'. '기하학'은 그 어떤 문명의 수학발달보다 앞선 것이었다. 아랍 수학의 우수성으로 문명의 발달이 곧 수학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흥미로운 장은  수학 능력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는 문제이기도 한 피타고라스 정리에 얽혀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세 변의 관계를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도 발견한 것임에도 피타고라스의 이름이 붙여진 것은 피타고라스가 음악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것의 비밀'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음악 속에 숨겨진 감동의 비밀인 수의 비율을 발견하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러한 '정수의 비'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밝힌다. 이러한 발견은 세상을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수의 세계 즉,  '정신'의 세계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이 문명사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세 변의 관계, 우리가 '피타고라스 정리'라고 부르는 원리는 바다와 땅,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직각 삼각형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법칙에 따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피타고라스 정리는 그리스에서 르네상스가 꽃피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수학의 발달은 문명의 정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예술과 철학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예술에서 흔히 말하는 황금비율의 발견 또한 고대 그리스문명에 의해 탄생했다. 

 

문명의 발달은 수학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 중세 이후의 수학은 미적분으로 통칭되는데 미적분은 라이프니츠에 의해서 발견되지만, 그에 앞서 미적분을 알았던 수학자가 있다. 그가 바로 뉴턴.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미적분을 둘러싸고 누가 먼저 발견하였는지를 소송하기까지 하였는데 미적분에 대한 생각에서 조금씩 차이점을 보인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관성의 법칙, 행성의 타원 궤도에는 미적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몇 년 후 이 법칙에 대한 설명은 라이프니츠에 의해 완성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미적분은 라이프니츠와 뉴턴에 의해서 완성을 이루었고 중세이후의 수학은 미적분으로 통칭된다. 미적분의 탄생이 수학에 선사한 공로는 뉴턴과 라이프니츠로 인해  움직이는 것들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흐르는 액체의 부피, 가격의 순간 변화,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압에 대한 비밀, 움직이는 공의 속력과 같은 것들을  만유인력의 법칙, 관성의 법칙, 행성의 타원 궤도 모두 미적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3부 신의 숫자 '0'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는 장이다. 숫자'0'이 받아들여지고 사용된 건 이제 겨우 500년 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유럽에서 0이라는 없음無의 개념을 주장하려면 신성모독으로 화형당할 각오를 해야 했다고 한다. 

 

5부까지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내용을 다채롭게 보강하였고 6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푸앵카레의 추측과 같은 세기의 난제들을 향한 천재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또한 수학적인 이해를 돕는 부록 부분을 첨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움직이고 있는 수의 향연이 펼쳐진다.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던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문명이 탄생하면서 살펴보는 수학의 발전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왔음에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며 지나치는 역사 가운데 하나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 까지 우리와 함께 하는 또 하나의 동행자가 있다. 바로 숫자이다.  도어락의 잠김소리를 시작으로 똑딱똑딱 시계소리, 자판 두드리는 소리,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순간조차  보이지 않지만  수의 규칙으로 움직이는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극히 작은 일부인 것이다.

 

현재는 항상 미래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를 고대 이집트에서 그리스와 인도를 거쳐 이곳 유럽까지 오게 한 것도 바로 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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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 이라는 학문을 하는 마음을
곰곰이 새롭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드림모노로그 2014-02-07 13:10   좋아요 0 | URL
유튜브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멋진 책입니다. 수학이 얼마나 친근한 학문인지, 새삼 확인하게 되기도 하구요.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섹스(성)는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성은 내 나이 중년이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마주할 필요가 있는 무의식의 욕망(이드)인 것 같다. 이 성적욕망은 생래적이면서도 본능적으로 타고나는 에너지이기에 성에 대하여 얼마나 자유로운지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기준이 된다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성의 자유라는 것이 잘못 받아들이면 방종과 방탕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사실 '섹스는 인간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말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남자와 살아가면서 남자를 가끔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정도로 생각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살아가면서 새록새록 남자와 다른 점을 확인하고는 하기에 남자의 다른 면모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여자친구보다는 남자친구가 많고, 여자들과 대화하는 것보다는 남자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남편이라는 종을 이해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그것이 어디 성 문제만 그러겠냐만은 이 책《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에서는 남녀의 성에 대한 차이점을 다루고 있다. 

수천만 남자와 여자가 가진 내밀한 욕망을 분석하고, 그러한 욕망이 생기는 기제를 설명함으로써 칠흑 같은 성과학 분야에 한 줄기 빛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이다.

 

오기 오가스와 사이 가담이라는 두 명의 인지신경과학자가 남녀의 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실험을 하였다. 인간의 욕구가 가진 진정한 패턴을 밝히려는 노력은 섹스를 금기시하는 제도권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중단되거나 흐지부지해지곤 하여 사실상 실험불가능한 분야였지만,  인터넷의 범람으로 과거 측정 불가능하였던 섹스가 인터넷 데이터와 신경과학과 성연구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전세계 50만명의 남녀가 검색한 10억건의 웹 검색 내용과 수십만권의 에로 소설, 500만 건의 성인용 구인 광고, 수천 편의 디지털 로맨스 소설과 포르노 동양상, 4만 개 이상의 성인 웹사이트를 과학적, 통계적으로 분석해  남녀의 내밀한 성적 욕망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 성과학(Sexlogy)'의 일부분인 셈이다.

 

남자의 뇌는 여자의 뇌보다 성적 자극에 더 시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남자의 성욕은 피질 하부에 있는 두 가지 구조, 즉 편도체와 시상하부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니까 남자의 두뇌는 여자의 몸을 대상화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책에는 ‘젯다이 료이키’라는 궁극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미니스커트와 허벅지까지 오는 스타킹 사이에 보이는 피부를 말하는데 야한 영화의 여배우들이 주로 신고 나오는 스타킹일종이다. 이 스타킹 사이로 보이는 허벅지 부분을 보고도 남성들은 시각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데 궁금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남자들은 대부분 이 말에 공감한다고 한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반응하는  남자들의 뇌구조 실험은 듀크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마이클 플랫이 이끄는 연구진들의 실험으로도 증명되기도 한다.

 

여자들의 두뇌 구조를 저자들은 ‘미스 마플 탐정 사무소’라고 하는데 여자들의 성적인 욕망과  몸이 따로 분리되는 것은 바로 이 미스 마플 탐정사무소의 활동때문이라고 한다.(재미있는 표현이다)  여자들의 의식적인 마음속에 사는 이 미스 마플은 몸에 들어오는 신호들을 도중에 낚아 체어  의식적이고 심리적인 흥분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한다. 남자의 두뇌는 단번에 작용하는 몇 가지의 효과적인 시각적 신호만으로 충분하지만 여자의 두뇌에는 미스 마풀이 끊임없이 탐정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쉽게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에 시각적인 것보다는 이야기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포르노를 보는 남자, 로맨스를 읽는 여자이다. 제목과 일관성있는 결론이기도 하고, 성의 과학적 연구성과라 말랑말랑한 책은 아니었다. ^^킨제이보고서나 찾아봐야겠다.

남자는 ‘OR’, 여자는 ‘AND’로 움직인다 

 

하지만 미스 마플은 좀 더 까칠하다. 남자들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신호 목록이 만족된 후에야 탐정 사무소에서 심리적 흥분을 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진다. 미래 연인으로 점찍은 사람은 반드시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잘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감도 있어야 한다. 또 여자 자신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성적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몸도 건강해야 한다. 다수의 신호가 만족되어야 하는 이 체계에는 '그리고 and' 연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자의 성욕을 통제하는 두뇌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공학도들이 말하는 'AND 게이트'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신호 하나만으로는 흥분이 일어나지 않고, 여러 개의 신호가 반드시 동시에 만족되어야 한다.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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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로트레크 - 세기말 파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초상 시공아트 61
버나드 덴버 지음, 이윤희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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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의 궤적은 어떤 연관성을 지닐까? 예술가들의 기행적인 부분은 때론 문학이라는 옷을 입고 예술로 비춰지기도 한다. 예술가들의 비극적 삶은 그 자체로 예술의 한 귀퉁이가 되어 박제된 채 기억되곤 한다. 그래서일까.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에서 기행과 괴짜 기질은 한편으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여겨지기 까지 한다. 이러한 전통은 파격과 기행의 대명사인 앤디 워홀, 길버트, 조지, 요제프 보이스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이렇게 유명한 삶의 궤적으로 인해 신화로 불려지는 인물로서는 단연코 고흐가 떠오르는데 그와 쌍벽을 이루는 예술가가 있다면, 단연코 툴루즈로트레크이다.

 

 

로트레크는 어쩌다가 우리 시대에 신화가 되어 버렸다. 그의 생애는 영화를 통해 ‘불멸’이 되었고, 그의 작품은 사적,공적 공간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의 화풍은 삽화가와 광고화가들이 모방하면서 양산되었다. 그 결과 온갖 형태들로 왜곡되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일종의 시각적 클리셰가 되었다. 이러한 신화화神話化는 한 작가의 내적, 외적 생애라는 별도의 고유 가치들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를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근친 결혼을 선호하는 귀족가문에서 선청성 장애를 안고 태어난 로트레크. 그의 삶은 고흐의 삶의 궤적과 같이 한다. 알코올 중독과 창녀들과 함께 방탕한 삶을 살다가 젊은 나이에 요절하기까지 비극과 불행으로 점철된 그의 삶은 문학으로서 미화되지만, 그의 예술가적인 삶은 생애처럼 뚜렷한 가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로트레트에 씌워진 신화를 거두고 예술가라는 민낯의 로트레크의 삶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고흐의 삶이 문학과 함께 흡수되며 신화로 박제되었듯이 로트레크의 삶의 궤적 또한 비운의 천재 예술가의 삶의 필수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난장이처럼 작은 키에 큰 머리, 선천성 기형을 타고 났지만  사업가 기질을 타고 났던 로트레크는 당시 프랑스 사회에 회화로서 미술시장을 뚫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그래픽 작업을 시도하였다. 그의 그래픽 시도는 무척이나 시의적절한 것으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뚜렷한 족적을 남기게 된다. 당시 로트레크의 판화는 혁신적이고 모험적이며 유럽 미술에서 회화가 갖지 못한 미래의 발전을 남겼다는 평을 받았다.  

 

이 책은 로트레크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소개하며  예술가로서의 '로트레크'를 재조명하고 있다. 때론 예술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의 궤적들로 '예술가'로서의 가치보다는 문학적 미화와 왜곡으로 예술가 자체로서의 위대함이 반감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레이븐스본 미술 디자인 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툴루즈 로트레크가 그러한 경우라고 한다.  고흐만큼이나 비극적이었고 고흐만큼이나 기행적인 로트레크의 예술가적 가치는 로트레크가  죽고 한 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광고, 만화, 채색만화, 공상과학소설 삽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위대함을 알 수 있다. 가장 뛰어난 평을 받고 있는 그래픽 작품들의 기초가 되는 회화와 드로잉의 탄탄한 기초를 보여주는 총 169편의 도판과 사진자료들은 예술가로서의 툴루즈로트레크의 삶을 더욱 생동감있게 조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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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124로 이름을 바꾸셨군요~
새 이름과 함께
새해(진짜 새해는 설 뒤이니까요)에도 즐겁게 책빛 가득 누리시기를 빌어요~

드림모노로그 2014-02-05 10:30   좋아요 0 | URL
음하하하 ~깜짝 놀라셨죠 ㅋㅋㅋ
124, 저희 집에 달려 있는 문패인데 직접 만들었어요 ~
잘 만들었죠 ㅎㅎㅎ
서방님이 124로 닉도 바꾼다고 하니 저작료 달라고 @@
이래뵈도 비싼 닉이랍니다 ㅋㅋㅋ
새해에는 함께살기님도 즐겁게 책빛 누리세요 *^^*
 

어제 퇴근 하면서 마법천자문을 구입하였는데 벌써 도착하였다.

게다가 최저가 보상이라면서 추가 마일리지를 덤으로 주네..알라딘에서 이런 거 처음 받아본다.

 마일리지 보상이라는 것도 있었구나 ~!! 하 ~

배송이 빨라 놀랐고, 보상 확실하여 놀랐고 ㅋ~

 

출고완료 2월 3일 기준
최저가격 대상 상품 알라딘 판매가/
마일리지/최종가
타서점 판매가/
마일리지/최종가
차액
마법천자문 19 7,350원
80원
7,270원
6,560원
0원
6,560원
710원
마법천자문 20 6,860원
70원
6,790원
6,760원
70원
6,690원
100원
마법천자문 21 7,350원
80원
7,270원
6,860원
70원
6,790원
480원
마법천자문 22 6,860원
70원
6,790원
6,860원
70원
6,790원
0원
마법천자문 23 8,820원
890원
7,930원
8,820원
890원
7,930원
0원
마법천자문 25 8,820원
890원
7,930원
8,820원
890원
7,930원
0원
예상 보상 마일리지 : 1,290원

 

큰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때 한자 5급자격증을 땄는데 그때 1급까지 쭉 따서 성균관대 무혈입성하자 ~ 하며 농담따먹기 하였던 기억이 나는데, 5급 따고는 한자와 멀어짐.

그 뒤 그렇게 좋아하던 마법천자문도 안보길래

출간 소식에도 안 사주고 버티고 있었다.

작은 아이는 공부를 하도 좋아하지 않아서 ㅋ~ 그냥 때 되면 하겠지 했는데

요놈이 요즘 마법천자문에 푹 빠져서 , 재미있다며 없는 권수와 추가된 신간을 사달라고 졸라대서 구매를 하였더니 십만원에서 천원이 빠진다 ㅠㅠ (계산해보니 세트 구매보다 더 비싸다ㅠ)

22일에는 작은 놈 .6급 한자자경증 시험을 보는데...

언니는 5급을 땄는데 6급은 무리 없겠지? 하지만....ㅎㅎ

시원아 이번에 너희 실력을 보여줘 ~~~~ !! 하며 격려할 뿐 ㅋ ~

(근데 마법천자문 보면 한자 자격증시험도 잘 보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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