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 김화영 평론집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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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싸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파도 같은 격정들이 일렁일 때마다 습관처럼 책에 의지할 때마다 내면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일어난다. 현실을 외면하는 내가 비겁한 것일까 아니면 현실이 팍팍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요즘 부쩍 늘었다. 책을 밥 먹고 자는 일처럼 습관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책을 읽어가는 일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어쩌면 리진에서처럼 전근대적인 여자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 여자가 읽는 것을 배웠을 때, 여자의 문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라는 마리 폰 에브너 에셴바흐의 말처럼 전근대적인 여자 서씨와 리진이  서책을 가까이 하여  그저 보통의 여자가 아닌 삶을 살게 된 여자의 일생은 책이 주는 파장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내가 점점 책읽기가 힘들어지는 이유도 아마 현실에서 느껴지는 부조리로 인해 맘속에 일렁이는 어떤 신념이나 의지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 마구잡이로 나를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육체는 슬프도다, 오호라,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읽었노라.

La chair est triste, helas! et j'ai lu tous les livres.

 

그래도 때론 책을 읽는 것이  노화의 슬픔을 이겨내기도 하고, 현실의 고통을 잠시 모른 척 하게 해주어서 아무래도 좋았다책을 읽는 내 뒤의 시간의 배경이 봄에서 여름, 가을, 이어서 겨울이 오고 지나고 다시 봄이 되어서 시간을 헤아리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었다. 책은 그렇게 내 삶의 새로운 무늬를 짜주고 있었다. 문학이라는 씨실과 인문이라는 날실의 짜임으로 꽉 채운 내 서재. 그 서재안에 문학이 주는 황홀감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기분, 아마도 그 기분은 아이가 처음 태어나서 맛본 모유와 같은 황홀감과 같을 것이다. 저자가 다음 소설은 시간처럼 파도처럼 시간의 밀물처럼 왔다라는 고백을 하듯이 책은 시간처럼 파도처럼 내 삶을 채워갔다. 그 사이 내 곁의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고, 새로운 인연들이 찾아왔고 다시 떠나갔다. 그리고 나는 늘 남겨졌다.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는 내가 지나온 책이라는 숲을 다시 한 번 거닐게 하는 나그네의 우수가 깃들어 있는 감성의 숲이다.  

 

물리학에서 중력의 법칙을 모르면 무식하다 하겠지만 프랑스 문학에서 악의 꽃을 읽지 못한 사람은 무식하다. 루소, 스탕달, 프루스트는 현재의 유명한 비평이론가들의 이름이나 그 개념구조들이 다 잊힌 뒤에도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남을 것이다.”

 

소설의 맨 끝에는 문학평론가의 글이 실려 있다. 이런 문학평론은 난해하거나 어려운 소설을 읽을 때는 상당한 도움을 주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소설에 대한 해석에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범접하지 못할 텍스트의 해석은 경이로움과 함께 더 깊고 넓은 문학의 세계가 저너머에 있음을 느끼게 하였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문학평론가들의 평론집으로 소설 저너머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고 나는 저너머의 세계를 오랫동안 흠모해왔었다. 

 

마침표가 찍히면서 작가의 손을 떠나 독자의 손으로 넘어온 텍스트는 하나의 닫힌 기호체계다.그 텍스트의 의미는 다양한 층위에 걸쳐 그 기호체계의 구성요소들 사이 상관관계로 생산되는 잠재적 의미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텍스트는 폐쇄된 세계다. 그것은 그 자체만의 내적 관계로 충족된다는 인상을 준다. 텍스트는 의미의 잠재적 가능성 그 자체다. 이 체계는 가능성의 세계일 뿐 독자의 의식이 개입하기 전에는 부동의 대상에 불과하다. 

 

작가의 손을 떠난 부동의 텍스트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의식이다. 오래 된 책들이나 고전으로 남겨져 있는 시대정신이 깃들어 있는 거인들의 텍스트들은 독자의 시대환경과 함께 변화하여 새롭게 생성된다. 잠들어 있는 공주를 깨우듯이 독자는 잠들어 있는 텍스트를 깨워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단순한 물건에 불과하던 것이 독자를 만남으로 생명체가 되어 오로지 현재를 부여받은 그 무엇이 된다. 이러한 문학의 텍스트를 새롭게 생성하는 작업은 1, 신경숙의 리진, 조경란의 , 윤대녕의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리진과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혀가 일깨우고 있는 감각의 제국, 윤대녕이 문학에서 표방하고 있는 문학 세계가 한낱 텍스트에 불과하였던 책이 어떻게 역사와 시대를 담아내며 독자적인 의지가 부여 된 문학으로서 새롭게 생성되는지를 볼 수 있다. 2부는 저자 김화영 교수가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선정작업에 참여하면서 특별한 관심과 지지를 보냈던 작품들을 엿볼 수 있는 장이다. ( 박완서, 박범신, 은희경, 하성란, 오정희, 전경린, 김영하, 윤성희, 김연수, 편혜영, 정한아 ) 3부에는 우리의 대부분의 시간들이 텔레비전에 의하여 유괴되고 있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와 시인들의 가난함과 고단함을 담고 있는 시편들과 앞으로의 한국의 시단과 독서계의 일단을 짚어볼 수 있는 글들이 실려 있다. 여기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한 남자 베르나르 피보의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게 읽은 부분인데 15년 동안 5천권을 읽은 이 남자의 별명은 괴물’,‘신간서적의 달인’,‘독서의 마라토나라고 불린다. 이 남자가 많은 소설을 읽을 수 있는 비결은 다름이 아닌 구멍이 많은 기억력 덕택이라고 한다. 

 

 “ 구멍이 많은 기억력을 가졌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이것이 행운이었다- 일주일 동안 쌓인 찌꺼기들이 절로 없어진다. 가끔 나는 내 머릿속에 칠판이 하나 있어서 토요일 아침에 그저 지우개로 쓱 지우기만 하면 깨끗해지는 것이어서 또 새로운 주일의 독서내용을 새로 기록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문학 읽기는 독서 주체인 자아와 텍스트로서의 세계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경험공간으로 세계를 향하여 우리의 자아를 조절하고 동화해 나가는 공간이다. 문학 평론은 그런 시공간과 경험공간을 줌 렌즈로 조작하여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개인의 삶과 역사 사이의 거리를 자유자재로 확대 축소를 반복하여 현실의 안과 밖 사이의 작은 틈새사이로 삶의 珍景진경을 엿보게 한다. 문학 저너머의 경이로움, 소설이라는 실물대의 지형을 찾아가는 모험이라 할 정도로 책읽기의 외연을 넓혀주는 김화영의 평론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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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9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2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ppletreeje 2013-06-3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림님의 이 아름다운 리뷰,를 읽고나니
아주 오래전 말라르메와 보들레에르에 경도되었던 그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게다가 김화영,이라니.. . 책을 읽는 내 뒤의 시간의 배경이..에선 '즐거운 편지'까지.

'텍스트는 의미의 잠재적 가능성 그 자체다.'
'현실의 안과 밖 사이의 작은 틈새사이로 삶의 珍景진경을 엿보게 한다.'-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와 정말 맞춤 맞은
아름다운 리뷰와 서재 배경사진, 그리고 바뀐 프로필사진(미모의 가족사진`^^)으로
오늘도 드림님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갑니다.~^^
드림님! 좋은 주말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7-02 14:05   좋아요 0 | URL
ㅎㅎ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경험을 일깨워주는지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김화영님의 문학평론을 참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평론집으로 다시 읽게 되어 매우 의미깊은 책 같아요.
ㅎㅎㅎ 나무늘보님께서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 글벗이신 것 같아요 ㅎㅎ
늘 정성스런 댓글과 좋은 향기 담긴 말들에 제가 더 감화되는 기분이 ^^

ㅋㅋㅋ 사진은 무슨 용기로 올렸는지는 모르나 저희 캠핑 대문사진을 밤새 만들었거군요 ㅎㅎ
그 기념으로다가 ㅋㅋ
제 사진은 실물과 많이 틀립니다 ㅋㅋ
지금은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와요 ㅋㅋ너무 더워서 머리를 자르고 싶은데 ㅋㅋ
긴 머리에 왜 자꾸 애착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나무늘보님께서도 늘 행복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숲노래 2013-06-3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서,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껏 몰랐던 너른 터전을 살피고
내 마음을 어떻게 가꾸어야 할까를
깨닫겠지요.

언제나 아름다운 이야기 마음에 담으소서.

드림모노로그 2013-07-02 14:07   좋아요 0 | URL
와 ~ 함께살기님 댓글 감사드려요 ^^
책을 읽으면서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아서인가봐요 ㅎㅎ
이웃들과 함께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해야 되는데...
저희 부족함을 새삼 깨닫기도 하였답니다 ㅎㅎ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앞으로는 이웃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야겠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우리 안의 우주 - 인간 삶의 깊은 곳에 관여하는 물리학의 모든 것
닐 투록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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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에는 예전보다 ‘양자’라는 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양자 기술, 양자물리학, 양자정보학, 양자 역학, 양자 통신, .... 양자가 대센가? 그럼 양자는 무슨 뜻일까? 검색을 해보니 어떤 물리량이 연속값을 취하지 않고 어떤 단위량의 정수배로 나타나는 비연속값을 취할 경우, 그 단위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예를 들어, 광자는 전자기장의 양자이며, 보스-아인슈타인통계에 따르는 소립자가 장(場)의 양자론의 양자라 한다. 라고 한다. 근데 설명이 어렵다. 다시 찾아보니 조금 쉬운 설명이 있다.  

양자(quantum)"의 의미는 "양자화(quantization)"에서 시작된 말로써, "불연속, 이어지지 않은" 의 뜻으로 에너지, 질량 등과같이 연속적으로 값이 변하는 줄 알았던 물리량들이 사실은 '어떤 값'의 정수배로만 값을 갖는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다루는 물리학을 "양자역학"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양자역학적 계산을 통해 하나의 입자가 ‘이곳’ 또는 ‘저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결과가 얻어졌고 그 결과로 우리의 우주는 무한하며 내가 사는 곳의 우주에서는 입자가 ‘이곳’에 있고, 또 다른 우주에서는 입자가 ‘저곳’에 존재한다는 식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의 과학이 밝히고 있는 다중우주이다.

 

 

 

 

 저자 닐 투록의 《우리 안의 우주》는 일반 과학자들의 책과는 달리 과학과 인간의 연결에 초점을 맞추었다. 저자가 가장 존경하는 파인만이 원자폭탄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한 것에 대해 실망을 느꼈던 그는 파인만이라는 과학자가 가졌던 인류애와 물리학에 대한 사랑이 사회와 연결되지 않았던 것에 매우 큰 안타까움을 말한다.  저자는 과학과 사회의 분리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해로운 일이며 과학과 사회의 연결을 이 책을 통해서라도 증명해보이려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저자는 과학은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학을 인간적으로 만들고 사회의 미학적이고 도덕적인 관계는 과학에서 이익을 얻어야한다며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고 한다. 그것은  고대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를 천장처럼 유한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우주는 무한하다고 외치며 최초의 세계지도를 만들었으며 최초의 과학자이기도 한 ‘아낙시만드로스’로 인해 수많은 새 기술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게 되었던 예를 통해 하나의 과학기술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표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대의 아이디어들은 르네상스에 이어져 과학혁명의 직접적인 씨앗으로 뿌려져 수학에서 철학, 예술, 문학, 그리고 민주주의의 번성을 이루게 된 기초가 되었다.

 

 

 

 

이렇게 물리학의 발전은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뉴턴의 중력법칙과 빛을 통합한 맥스웰 이론이나 기존 물리학자들을 당황시켰던 양자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빅뱅이론의 초기 부분을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이론에서 M이론까지 총망라하여 들려주는 투록의 물리학 이론은 학술적이거나 어려운 용어의 설명 없이 매우 자세하고 쉽게 기술되어 어렵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모든 물리법칙을 통합하는 이론으로 M이론에 근거하여 빅뱅의 특이점을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빅뱅의 특이점은  우주가 실제로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줄 가장 훌륭한 단서가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의 과학이론들이 이런 빅뱅의 특이점을 무시한 채 기반을 두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순환하는 우주모형의 성공이 인플레이션을 전혀 겪지 않고 특이점을 통과하는 우주에서 모두 재현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점이 저자가 인플레이션 이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론을 제안하고 있는 현재 우주론 학자들 중 가장 뛰어난 과학자로 불리고 있는 이유이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여러 방법으로 세상을 해석하려고만 해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되는' to 'be' the channge 것이다.”

 

 

양자기술의 발달은 컴퓨터의 발달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과거의 정치 패러다임들 또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자체가 변하면서  정보(지식)를 기반으로 한 회사(구글,페이스북,아마존)들이 사회를 리드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자기술이 세상에 미칠 영향은 무궁무진하다. 양자기술은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며칠 전 중국이 양자물리학을 이용하여 양자암호기술로 해킹을 차단하였다고 밝혔듯이 양자기술이 밝혀줄 물리적 세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과학과 사회의 융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과학과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상호 영향을 주며 발달해 온 과학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매우 어렵게만 인식되었던 것과는 달리 과학이 우리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볼 때마다 과학이라는 학문의 놀라움을 깨닫게 된다. 학술적이거나 어려운 용어가 전혀 없어 과학과 사회에 대한 기초적인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그만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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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7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를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
중요한 것은 변화'되는' 'to 'be' the channge 것이다.

딱, 이 책을 봤을 때 뭔가 굉장히 어렵고 머리가 지끈거릴거라 생각했는데
드림님의 핵심적이고, 친절한 리뷰를 읽고 나니 비로소 이해가 되고 재미도 있어졌어요.~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과 동시에 과학의 미학(?)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지...ㅋㅋ

오늘도 드림님의 훌륭한 리뷰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리며,
드림님! 편안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6-28 09: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와 ~ 이 책의 핵심만 꼭꼭 찝으시는 나무늘보님 ^^ 쵝오 ㅎㅎ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딱 그것이라 봅니다 ㅎㅎ
과학자들이 이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쓴 책들은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두루뭉실하게 표현하지 않고 모두 적확한 표현을 하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과학자들의 책들은 대개 명료해서 좋아요 ㅎㅎ
사회와 과학을 연결하다보니 사회학자 필이 강하게 ㅋㅋ
나무늘보님의 멋진 말씀에 늘 즐겁게 하루를 시작해서 매우 기쁩니다 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 - 더 행복한 삶을 만드는 용기에 관한 진실 31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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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거 위대한 문명은 외부의 침략이 아닌 내부로부터 붕괴되었다. 이것은 <아포칼립토>라는 영화의 맨 처음에 쓰여 있는 듀랑의 문구이다. 고도로 발달된 마야문명의 몰락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류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오랜 숙제로 남겨져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문명의 몰락이 내부의 ‘두려움’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마야인들의 습격으로 자신들의 생활터전을 잃은 원주민 부족의 이동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숲을 버리고 떠나는 이웃 부족의 얼굴에서 극에 다른 공포와 두려움을 보게 된 이후 표범발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고 그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족장인 아버지역시 아들 표범발 앞에서 마야 부족에게 처형되는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말은 ‘두려워하지 마라’가 전부였다. 사랑한다는 말도 아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죽음 앞에서 초연한 모습을 보인 아버지의 ‘두려워하지 마라’ 는 이후 표범발이 죽을 고비를 넘길 때마다 용기를 북돋아 준다. 오래 전 그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두려움이 인류의 멸망과 비견되어질 정도로 같은 무게일까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마주하는 두려움은 대개가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일상적이고 장기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두려움이 삶 전반에 퍼져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

 

우리는 실제로 상처를 입을 때보다 단지 겁을 먹을 때가 더 많다. 현실보다는 상상에 의해 고통을 받는다. -세네카

 

 

나 역시도 매 삶을 두려움 가운데 보낸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두려움이 주는 상상이다.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았을 때의 두려움, 내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의 두려움, 누군가에게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었을 때의 두려움의 파장들이 때론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이 모든 것들은 현실보다는 상상에 기인한 두려움이 더 크다. 며칠 전 회사에 보고서를  실수로 제출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안 순간부터 두려움에 잠을 못잘 지경이었다. 밤마다 상상을 하며 실수에 대한 책임에 괴로워하고 있다가 맞닥드린 현실은 내 두려움의 크기와는 달리 작은 책임부분만 남겨졌다. 그때의 경험은 현실보다 내가 혼자 상상한  두려움의 크기가 더 삶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절대 두려움은 현실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두려움이 주는 상상의 크기에 짓눌려 매 순간을 허망하게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늘 두려워하던 것들에서 , 한 걸음 내딛기가 힘겨울 때 겨우 디딘 그 한 걸음은 그동안의 두려움을 잊게 할 수 있는 용기와 맞먹는 희망의 크기와 비례한다.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힘을 주게 하는 것처럼 용기는 희망을 먹고 자란다.

 

 

 

고든 리빙스턴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가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아픔을 치료해주는 심리상담가로 살아왔지만, 정작 본인은 두 아들을 잃은 아픔으로 살아야 했으며 서른 다섯이 되어서야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서른 다섯에야 처음 만난 생물학적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편지를  통해 고든 리빙스턴이 어깨에 메고 걸어왔을 삶의 무게가 느껴져 더 가슴이 찌르르했다.  알베르 카뮈가  ‘삶에 대한 절망 없이는 삶에 대한 희망도 없다’. 라는 말을 남겼듯이  깊은 절망을 마주하였기 때문에 어쩌면 고든 리빙스턴은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이정표를 보여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두려움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우리 모두가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 즉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극복하는 일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한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서는 삶에서 서른한 가지의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한다. 그 서른 한가지 진실가운데 가장 중요한 진실은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는 죽음을 인지하고,  두려움의 실체를 마주하며, 나이 듦을 한탄하기보다는  자신의 생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유머를 즐길 줄 알며,  잘 모르는 것, 막연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삶의 비밀들. 어쩌면 이것은 비밀이 아닌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두려움에 가려져 잘 인지하지 않으려고 했던 진실들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읽었던 강상중의 《살아야 하는 이유》가 떠올랐다. 강상중의 굴곡진 인생과 고든 리빙스턴의 굴곡진 인생이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말하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불행이 있기에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였듯이 고든 리빙스턴 역시도 두려움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삶에서 용기를 찾게 된다고 한다. 두려움이라는 어두운 밤의 베일을 벗고 용기와 희망이라는 새벽의 여명을 만끽하는 삶을 위해 한 번쯤은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사실 두려움은 현실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다시 영화이야기로 가서) 그 무서운 마야족을 상대로 두려움을 이겨낸  표범발이 승리하듯이  결국 두려움이 위대한 문명의 성패를 결정짓게 되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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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에 저자의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을 읽으며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에 대한 좋은 글을 읽었었는데 드림님께서는 오늘 또 두려워하지 마라,에 대한 책을 읽으셨군요. ^^

우리는 두려움이 주는 상상의 크기에 짓눌려 매순간을 허망하게 보내기도 한다.- 정말 맞는 말씀이에요.
문득 보들레르의 '적나라한 마음'의 '의무를 완수하는 습관은 공포를 몰아낸다.'를 20대에 마음에서 꺼내 쓰던 기억이 납니다.
의무를 완수한다,함은 생활을 최선을 다해 행해나간다는 의미같기도 했고 어찌보면 불필요한 두려움의 상상력을 완화시키는 뜻으로 받아들인 듯 해요. 모든 두려움은, 어쩌면 스스로의 삶을 기쁘게 살지 못하는데서 오는 '투명망토'같기도 하네요.

오늘도 드림님의 진솔하고 피부에 와닿는 훌륭한 리뷰로, 다시금 저 자신의 생활이나 두려움을 돌아보며 기쁜 용기를 냅니다.^^
드림님! 다시금 감사드리며, 좋은 밤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6-27 12:09   좋아요 0 | URL
전 고든 리빙스턴의 책을 처음 만났어요 !
전작 <서두르다 잃어버린 ~> 그 책도 읽어야 겠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이렇게 단어하나하나 세어가면 읽어본 것이 간만이라 ..
너무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 많아서 , 자기계발서의 바이블 이라 할 정도였어요 ㅋㅋㅋ
(제가 오버가 좀 심하죠 ㅋ)

사실 두려움이란 것이 자기 마음속에 키우는 괴물의 이름이죠.
현실에서는 아무 힘도 없는 것이 말입니다 ㅋㅋ
사람과 사람 사이 역시도 이런 두려움이 많아지고 있는 세상이니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안의 괴물부터 잡아야 할 것 같아요 ㅋㅋ
나무늘보님의 멋진 말씀으로 저도 오늘의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 화이팅 입니다 ~
 
12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신간평가단의 도서를 마무리 한 후, 개인적으로  그동안 읽었던 도서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알라딘에서 페이퍼를 쓸 일이 없을 줄 알았기에 기존에 썼던 페이퍼글을 다 날려버렸는데 ... 흠,

이번 12기에는 일반인들에게도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는 사회 분위기를 타고 출판업계에서도 인문학의 붐을 이루게 되면서 좋은 인문서적들이 유난히 많이 출간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신간평가단에서 선정된 도서가 한 도서당 3표 이상 얻기가 힘들 정도로 신간평가단의 추천도서들도 유난히 좋은 책이 많았다. 

 

그 중 가장 좋았던 책 베스트 5 를 꼽자면,

 

 

 

 

 

 

 

 

 

 

 

 

 

 

여기서 가장 최고의 책은 , 한국 사회의 최고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카이스트 대학교수들의 명강의집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를 꼽는다. 물리학자들이 팔방미인이 많다는 말에 매우 공감한 책이도 하다. 현사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기도 하지만 구글: 인터넷 문화의 선두주자를 정보과학 즉 물리학으로 설명하는 부분에 이채롭다 못해 경이로운 느낌까지 들 정도로 아주 유익한 책이었다. 구글 신의 등장으로 정보역시 이제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다. 이런 정보공유의 확산은  학문이라는 경계를 허물며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정보과학이라는 분야 역시도 이런 경계를 허물고  융합과 통섭으로서의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경제와 사회, 과학, 생명공학등 매우 다채로운 분야를 탐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두번째 좋았던 책은 <문명의 배꼽, 그리스> 박경철 의사의 책들 중에서 박경철의 인문 정신이 가장 빛나는 책이 아니었던가 싶다. 니코스 카찬자스키의 조르바를 연상시키는 자유와 문학의 깊이 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문명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이색적인 체험을 하게 했던 책이다. 앞으로 이 시리즈 역시 기다리게 될 듯. 

 

세번째는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미국의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역사를 살펴보는 책이었는데 어째, 우리나라도 미국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책이었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참여 민주주의로 대중의 참여가 근간을 이루며 시민이 그 주체가 되는 대중민주주의(popular democracy)  대중에서 ‘다운사이징‘ 된 개인 personal 데모크라시(Downsizing Democracy)의 현대 민주주의를 재진단하는 책으로서는 최고의 책이었던 것 같다.

 

네번째는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개인적으로 진중권을 좋아하였는데 논객이 아닌 미학자인 진중권을 더 존경하고 좋아한다. 한때 트윗을 안하신다고 선언하셨는데도 잊을만 하면 독설을 날리시는 것 보고는 언제나 여전하시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양미술사는 기존의 미술사와는 다른 미술사개론을 선보이고 있는데 역시 진중권 특유의 논조가 잘 드러난다. 다른 편도 시간나는데로 읽어볼 생각이다. 그게 언제가 될는지는 ...

 

다섯 번째 책은 <플라톤의 국가>.  40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그리스 라틴 문학을 연구해 온 천병희 교수의 원전으로 읽는 플라톤의 국가는 기존의 어렵기만 한 《국가》가 아닌 쉬우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의  소크라테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 많은 독자에게 국가를 소개하기 위해 난해한 직역과 지나친 의역을 피하고, 원전의 의미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의 산실이다. 그래서인지 2천년이라는 오랜 시차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전 같지 않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쉽고도 깊이있는 '국가'를 읽고 싶다면 이 책 만한 국가가 없을 것 같다.

 

이상으로 12기 신간평가단을 마무리한다. 모두 최고의 책들로 기억 되어지고 신간평가단의 추천으로 이 책들을 읽을 수 있었음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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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나무 2013-06-2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림님의 신간평가단 정리글을 보니 저도 정리가되고 괜히 뿌듯? 하고 그러네요.ㅎㅎ 진솔한글..좋아요.추천하신 모든책이 다 좋죠.

드림모노로그 2013-06-26 16:53   좋아요 0 | URL
불꽃나무님도 신간평가단 바이바이 글 .. 쓰셔야죠 ㅎㅎㅎ
저도 정리하고 뿌듯 하였습니다 하하 ~
제가 진솔 빼면 시체? 잖아요 ㅋㅋ

아이들 시험기간이라 눈코뜰새 없이 지내는 요즘입니다 ㅎㅎ
잘 지내죠 친구님 *^^* 즐거운 하루 보내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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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DNA에서 양자 컴퓨터까지 미래 정보학의 최전선 카이스트 명강 1
정하웅.김동섭.이해웅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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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만든 지식인들의 모임을 엣지 재단이라 한다. 엣지재단의 멤버들은 공학계와 과학계의 중심으로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엣지의 궁극적이 목표는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 것이다.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다는 맥락에서 이 책은 세계적인 엣지 재단과 같다.  KAIST 출판부(KAIST PRESS)()사이언스북스가 함께 기획한 첫 프로젝트로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한 분야의 최전선에 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카이스트 교수들의 명강의를 담은 책이다.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정하웅 교수(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의 강의로 네트워크와 데이터 과학의 이야기를 , 2부 김동섭(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생물 정보학의 최전선으로서 생명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3부 이해웅(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에게서는 양자암호와 양자 정보학에 대하여 마치 저자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강연에 참여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쓰여진 정보과학책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강연은 정하웅 교수의 복잡계 네트워크였다. 인간의 사회적 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사회적 관계망 즉, 네트워크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사회적 관계망을 이루고 있는 네트워크에서 벗어난 삶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활용을 잘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장하응 교수는  복잡계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복잡계라고 하는 네모난 상자를 엑스선 사진을 찍으면 나타나는 뼈대를 네트워크라고 한다. 그럼 이런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점과 선이다내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으로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페이스북,블로그 이웃들을 점으로 나타낸 후 이 점을 선으로 연결하면 나의 소셜 네트워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점과 선을 연결하고 난 후의 네트워크를 보면 이런 답이 나온다 세상에는 네트워크가 많은데 항공망처럼 생겼다.’

 

 

이렇게 전체 네트워크를 알게 되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어떠한 시뮬레이션이든 가능해진다.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섹스 네트워크처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구조를 알게 되면 성병을 포함한 전염병의 확산과정을 컴퓨터로 통해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여 정확한 데이터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장하응 교수는 구글의 성공 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알아 채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제목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서 느낄 수 있듯이 구글은 검색 엔진뿐만 아니라 네이처에 독감 환자가 몇 명 있는지를 예측하는 논문까지 발표하였다. 구글의 뛰어난 검색엔진으로  실시간 독감 환자의 정보를 가장 쉽고 빠르게 수집하여 독감이 빠르게 퍼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정보 (빅데이터)는 얼마나 잘 쓰느냐에 기업의 기여도는 달라지게 되는데  그 가운데  구글이 가장 잘한 점은 이러한 링크, 연결선의 가치를 알아챈 사실이다. 구글의 네트워크의 가치는 더 무궁무진하다. 구글의 웹페이지 검색숫자와 득표수가 정확하게 비례한 사실과 시장 후보 선거의 검색숫자와 득표수가 선거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도 매우 놀라웠지만, 오바마가 대통령 경선에 나가기도 전에 가장 많은 구글 검색 후보자였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정보와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단순히 정보만을 살펴보는 것보다 더 유용한 정보를 주지만, 그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점과 선의 내용까지 상세히 고려해야 정말로 쓸모 있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보와 네트워크 이 두 키워드가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줄 겁니다 

 

2부. 생명의 본질은 정보이다.

 정보는 우리 몸속 DNA에 담겨 있으며 이런 생명 정보를 얻고 해석하고 이용하고 만드는지를 생물 정보학의 최전선에 있는 김동섭 교수에게 들을 수 있다. 우리 몸 속에서 복잡한 생체 네트워크를 거쳐 흘러가는 정보의 흐름을 이해하려는 학문은 네트워크 생물학, 시스템 생물학, 이런 정보의 흐름을 이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려는 합성 생물학으로 구분되어 진다. 최근에는 과학자들이 우리 몸속에 있는 유전체 검사 상품을 네트워크 서비스와 연결하기 시작했다. 모든 일상의 기록, 자신의 근황을 DNA와 연결해서  삶 전체에 대한 데이터를 유전체와 연결하는 것인데 이러한 유전 정보를 통해서 병에 걸릴 확률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직교수인 김지현 교수가 말한 사물들이 실시간으로 접속(on)되어 사람을 피드백하는 세상, IoT(Internet of Things)의 시대는 이미 어떠한 형태로든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3부 양자 역학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 <정담>부문에 실려 있는 이해웅교수의 쉽고 간결한 설명을 첨부한다.

갑돌이가 을순이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면 그것이 양자 정보이든 고전 정보이든 똑같은 메시지입니다. 받는 사람도 똑같은 메시지를 받습니다. 메시지에는 차이가 없는데 단지 그 정보를 어떻게 암호화하느냐.’,‘어떻게 전달하느냐.’ 만이 다릅니다. 매개체가 광자이니까 양자 역학을 써야 합니다. 정보 광자 신호로 보내니까 광자 송신기와 수신기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법은 달라지지만, 보내는 사람의 마음, 메시지에는 실질적으로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인터넷 세상의 지배자 구글 신구글 계정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계정이 없으면 인터넷 사용이 불가하다.  재작년 스마트폰 세상에 입문하면서 나역시도 구글 계정을 필수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구글 계정과 스마트폰의 연동은  구글이 자연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 신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새로운 테크널리지의의 세계는 문화충격과 더불어 인터넷 사용자들을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게 한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넘쳐나고 있는 지식과 정보는 지식뿐만이 아닌 거짓과 괴담에 이르는 쓰레기로 분리될 수 있는 정보들의 양 또한 어마어마하다. 인터넷의 지배력이 점점 삶의 근간을 흔들고 있고 사회가 인터넷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그에 따른 변별력이 필요하다. 거짓 정보와 참 정보를 식별하는 몫은 소셜 네트워크가 삶과 더욱 긴밀해질수록 고스란히 인터넷 사용자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정하웅 교수의 네트워크 과학이나 김동섭 교수의 생물 정보학, 이해웅 교수의 양자 정보학을 통칭한 '정보 과학' 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아주 재미있는 카이스트 교수들의 명강의, 이 책에는 우리의 미래로 가는 길이 열려져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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