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선생님의 부자 수업 - 통장을 스쳐가는 월급을 지켜내고 목돈으로 키우는 재테크 비법!
앤드류 할램 지음, 이광희 옮김, 전영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개념이 전혀 없던 내가 주식에 손을 대고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남편 덕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주식을 하며 상당한 수익률을 올리며 관리하던 통장도 여러 개 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수익이 나던 주식이 반토막 나기 시작하였는데 손 털고 나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진 날이었다. 주식을 안해 본 사람들은 주식과 연평도 사건과의 연관성을 떠올릴 수 없겠지만, 주식을 하는 사람에게 연평도 포격사건은 민감한 사안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북한과 어떤 빌미라도 있으면 바로 발을 빼버리는 외국인 매수자들 때문에 전쟁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일단을 팔고 튀기 때문에 주식은 하한으로 곤두박질친다. 그동안 벌었던 돈은 이미 반토막이 나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자본금이 많지 않았기에 엄밀히 따지면 손해는 아니지만, 주식이 뉴스에 무척 민감하다는 것과 거대 기업들의 장난질에 피해보는 것은 개미밖에 없다는 생각에 주식에 손을 떼었다. 그리고 별로 돈에 대한 집착도 , 주식과 함께 버렸다. 내가 날린 돈은 몇 천이었는데 남편은 쿨 하게도 비싼 수업료내고 배웠다고 생각하라며 돈은 다시 벌면 그만이다하는 말이 전부였다. 

 

이 책 제목 《백만장자 선생님의 부자 수업》은 보는 순간, 부자라는 타이틀이 주는 의미가 참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나보다 다섯 살 정도 어린 직원은 재테크를 위해서 나름의 공부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곤 한다. 그래도 내가 삼십대에는 부동산도 괜찮았고 주식이나 펀드의 수익률도 좋았다. 정기예금의 금리도 지금처럼 한 자리수가 아닌 두 자리수 였기에 당시 직장 다닐 때 목돈 마련을 위해서 저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우린 둘 다 집안에서 물려받을 만한 재산도 없었기에 재테크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러던 중 허름한 연립주택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재건축 아파트로 지정됨에 따라 원가격의 세배 가격을 받고 팔 수 있었다. 이후 브릭스 펀드를 초창기에 투자하여 상당한 수익률을 올린 뒤 적당한 시기에 매도하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기에 재테크를 한다는 것자체가 모험이기에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사는 것을 만족하며 살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평범한 선생님이다.

게다가 30대 백만장자다.

이 선생님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특별히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재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다.

대학에 다닐 때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늘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는 저자는 어떻게 백만장자가 되었을까?

 

 

 

저자 앤드류 할램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여름,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버스 차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백만장자 정비공을 만나게 되면서 백만장자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고등학교 때 수업으로 들었으면 자신의 인생이 틀려졌을 텐데 정비공에게 들은 감동의 이야기들 그대로 자신이 백만장자가 되었듯이 학교에서 배웠어야 했지만, 배우지 못한 아홉 가지 부의 규칙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저자가 말한 아홉가지 부의 규칙은

 

Rule 1.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답게 돈을 써라

Rule 2. 투자에 도움이 되는 지원군들을 활용하라

Rule 3. 가랑비에 옷 젖는다

Rule 4.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라

Rule 5. 책임 있는 포트폴리오로 많은 돈을 축적하라

Rule 6. 인덱스 세계 일주 여행을 시도해보라

Rule 7. 투자 상담사들의 계략을 엿보라

Rule 8. 유혹에 빠지지 마라

Rule 9. 주식 선정에 대한 10퍼센트 해결책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하다가 다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요즘은 개인 사업을 오래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돈에 대한 개념이 많이 흐트러졌을 뿐아니라 예전처럼 꼼꼼하게 돈 관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서 새로이 급여 관리를 하기위해 남편은 며칠 전에 가계부를 선물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무심했던 경제에 새로운 정비를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수입에 비해 지출이 적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몇 년 전 가게를 얻기 위해 소문에 몇 백억 부자라는 상가 주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상가 주인이 타고 온 건 다름 아닌 낡아빠진 자동차였다. 상가가 너무 비싸 임대받진 못했지만 그 상가주인의 검소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져 있다. 저자 역시 젊었을때 검소하게 생활하면 부자가 될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라는 말을 한다.

 

“모든 것은 준비에서 나옵니다. 노아는 비가 내릴 때 방주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워렌버핏-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하는 백만장자가 되는 지름길은 인덱스펀드를 통한 재테크라고 한다. 주가 지수에 영향력이 큰 종목들, 쉽게 말해 우량주들 위주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주식할 때도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면서 변동에 큰 폭이 없는 우량주는 안전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과거 위험성이 높았던 뮤츄얼펀드나 헤지펀드보다는 인덱스펀드가 안정성 면에서는 가장 탁월한 투자이긴 하다. 저자는 자신이 백만장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 인덱스 펀드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지 비교적 세밀하게 분석하여 여러가지 자료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과거 펀드와 주식으로 재미를 못 보며 다시는 펀드와 주식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저자의 말을 들으며 다시 귀가 팔랑거리고 있다. 인덱스펀드가 오락가락 예측불허의 주식 시장에 얽매여있지 않고 적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금융위기 중에도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재테크 법이란 결론을 보며 어쨌든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있는 자기계발서보다는 자신의 경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신뢰감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 팔랑팔랑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한빙 경제대이동 - 우리는 경제 대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스한빙 지음, 차혜정 옮김, 권성용 감수 / 청림출판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한때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펀드는 묻지마펀드라고 불릴 정도로 투자만 했다하면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와 같았다. 이것은 곧 브릭스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말과 같으며 이 기대는 바로 수익률로 이어졌었다. 성장에 대한 꿈이 있으면 돈이 몰리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에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한때 브릭스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고, 한국에서도 2007~2008년 브릭스펀드로 많은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2008년이후 브릭스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거의 쪽박신세가 되어 마이너스수익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왜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초고속 성장을 하다가 잠시 멈춘 이유를 최근 읽은 『볼륨 존 전략』에서는 유로 위기에서 비롯된 수출 둔화가 심화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들에 경기부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 또한 경기부양책을 자칫 유동성 과잉으로 이어져 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반대로 경기부양시기를 놓치게 되면 부동산과 신용대출로 야기된 경제버블이 순식간에 서슬 퍼런 칼날이 되어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스한빙은 이 책의 본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동안 고도성장을 달려오며 그동안 두 자리 수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이 7퍼센트 이하의 경제성장기에 어떻게 적응하는가는 중국경제에 당면한 문제이다. 중국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8% 안팎이면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값싼 중국의 종말》에서는 생활이 윤택하게 됨에 따라 국민들의 민주적 자각 의식이 높아지게 될수록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국민이 많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었도 식품에 대한 불안감과 화학비료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농토의 오염으로 환경에 심각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

중국은 심각한 빈부격차와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불균형 경제 국가’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힐렐 틱틴은 오늘날 대량의 과잉자본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산 가격 팽창과 각종 금융 거품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자본주의는 이미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스한빙의 경제대이동》의 저자 스한빙은 중국에 당면한 이런 문제들을 심도 있게 접근하고 있으며 날카로운 분석과 다각적 접근을 통하여 설득력 있게 중국에 닥친 경제난을 타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가장 큰 문제점을 스한빙은 ‘과잉 통화’ 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과잉 통화는 주로 부동산과 증시로 흡수되는데 그동안 과잉 통화를 조율해주던 역할을 담당했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침체로 ‘물가상승’만 초래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가상승은 화폐를 지나치게 발행한 결과이며,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는 신호이다. 돈이 넘쳐나면서 부는 갈수록 잠식되고 결국에는 돈의 홍수에 잠기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에 결국 화폐의 공급량이 커질수록 부동산의 가격 상승 속도는 빨라지고 그 폭도 커진다. 스한빙은 중국 정부가 발행초과된 화폐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흐름을 찾아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스한빙은 미국을 상대로 펼치는 과잉 화폐에 대한 경제 전략을 분석하고 있는데 미국은 부채 위기의 조짐이 보이면 고유의 전략을 발동한다. 즉 다른나라, 특히 경쟁력을 갖춘 경제 주체의 문제를 충분히 폭로하고 미국의 상대적 우위를 부각하여 부채를 계속 발행하고 정상적인 강국 경제를 운행한다. 그 결과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화폐를 발행초과하고 거품이 축적된다. 중국의 제도적 결함은 단기 내에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중국은 사실상 이미 미국의 목표로 정해진 셈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경제를 저격하여 경쟁력이 있는 상대의 약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미국의 상대적 우위를 부각시킨다. 이로써 미국은 부채 발행 행위를 계속 유지하여 자국의 정상적인 운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화폐의 발행초과, 거품 축적, 제도의 문제 등 결함을 단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미국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결국 스한빙이 말하고자 하는 골자가 이다. 이렇게 저자는 미국을 견제하며 과거 미국에게 닥친 서프프라임위기를 같은 방식으로 벗어났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는데 미국에 닥친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유럽에 닥친 위기와 두바이의 위기, 그리스의 재정 위기와 맞물리게 되면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였던 자료들을 제시하며 결국 양적완화 정책으로 미국에 더 큰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과잉통화는 미국의 경제 전략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석유전쟁의 승패를 보는 시각도 탁월하다. 《중국과 이란》에서 보았듯이 중국과의 오랜 협력관계에 있는 이란을 미국이 자신들의 가치관에 반한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까지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성패를 러시아에게 달렸다고 보는 동시에 미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지정학적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는 전망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적확하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가 서방세계와 융합하면 중국을 압박할 것이고, 중국이 서방과 융합하면 러시아를 압박할 것이라는 견해이다.

 

히틀러가 모험을 무릅쓰고 소련을 공격하는 주요 원인이 뜻밖에도 석유였던 것이다.게다가 히틀러가 소련 정복에 실패한 결정적 이유도 석유였다. 석유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석유전쟁이 중국으로서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상 중국은 이미 목표가 되었다.

 

 

오늘날 보편화된 ‘경제 글로벌화’라는 개념은 미국의 경제학자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이 1985년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는 국경을 초월한 상품 및 서비스 무역과 국제 자본의 이동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경제가 점차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오도르 레빗의 예견대로 글로벌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스한빙 경제대이동》은 그런 각국의 경쟁 구도를 하나의 체스판으로 비유하며 서로의 패를 읽으면서 속내를 숨기는 전략은 아마도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한빙은 중국의 경제대국 2위로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미국의 패를 속속들이 펼쳐 보인다. 누구를 위해서? 다른 누구도 아닌 중국인,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서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놀라우리만치 무섭다. 싸움을 할 때 가장 무서운 적은 힘센 사람이 아니다. 나의 모든 패를 읽어내는 적이 가장 무서운 적이다. 미국에 닥쳤던 위기를 분석하고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이 정책 노선에서 가장 중시하였던 부의 내생성과 지속가능성, 경제의 선순환회복을 추구하는 미국을 상대로 스한빙은 중국경제에 걸린 리스크를 해결할 탁월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40퍼센트 이상을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중국이 과거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였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세계의 소비를 담당하고 있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 시대에 스한빙의 경제대이동은 무척이나 시의적절하면서도 '글로벌 경제전쟁'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나게 해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 내가 나를 쓴 최초의 철학자 몽테뉴의 12가지 고민들
솔 프램튼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평온한 삶을 이어가다보면 타인의 슬픔에 무감각해진다. 그 무감각을 깨운 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고통이다. 오늘과 다를 바 없는 내일이 온다할 지라도 희망을 품으라는 말은 바보 같은 말이다. 작년 무감각했던 나를 깨웠던 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고통이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 친구에게 닥친 불행의 그림자는 너무도 깊고 암울하여 내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방어막 너머로 친구를 바라보며  타인의 불행이 때로는 무감각하였던 나의 모든 감각들을 깨워주는 일침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친구의 고통으로 나는 처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고 삶의 의미를 무던히도 찾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가끔은 타인의 고통이 무뎌진 감각을 깨워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몽테뉴의 저서 수상록 또는 에세는 몽테뉴의 개인적인 사색과 성찰이 담겨져 있는 성찰집이다. 오래 전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세익스피어의 <세상을 보는 지혜>는 젊었을 때 내 삶을 지탱해주던 철학서이자 인생지침서였다. 지금은 자기계발서들이 잘 사는 것이 성공이라는 관점이지만 과거 철학자들이 말하는 인생에서의 성공은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가 먼저였다. 아마도 이것이  요즘의 자기계발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몽테뉴의 수상집이 나오게 된 배경을 추적하며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대한 철학자이자 세계적인 저작 <에세>가 나오게 몽테뉴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하는 호기심과 같은 책인데 아마도 멋진 책을 만났을 때 그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과 같지 않을까? 이런 관심으로 탄생하게 된 책이 바로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이다.

 

몽테뉴의 수상집이 위대한 이유를 저자는 서양 문학사 최초로 인간의 의식을 일관된 관점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몽테뉴는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얻은 경험을 통하여 살아가는 이유를 찾았던 최초의 철학자이였던 것이다. 금욕과 절제가 미덕이었던 시대에 인생의 참된 의미와 삶 그 자체의 체험을 일상에서 찾으며 주위의 모든 것이 인생의 의미가 되었다. 그러나, 몽테뉴가 처음부터 일상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철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태어나기도 부유하게 태어났고 이후 법관직을 하면서 상류층 사회에 익숙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닥친 불행의 그림자는 몽테뉴에게 인생을 다시 보는 눈을 선사하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완전한 사랑을 나눈 사람이라고 말했던 친구 라 보에시의 죽음에 잇달은 아버지와 네 딸들의 죽음을 통해 몽테뉴는 삶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전에 더 오래 살아봤자 새롭게 얻을 낙은 없다했던 그가 일상의 모든 것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후 몽테뉴의 <에세> 후대 문학가와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이 책은 몽테뉴의 정신세계를 12가지(우정,죽음,회의,전쟁,여행,고통,섹스,관계,친구,자아)라는프레임으로 추적하고 있다. 몽테뉴를 추적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12가지의 프레임을 일상으로 끌어와 삶에 적용하려는 무던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몽테뉴는 귀의 고통에서조차 또는 여행하는 동안 만나는 모든 것들, 고양이를 통해서조차  인생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이해는 다시 인간을 새로운 측면에서 다시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으로 변모하고 있다. 마치 동물을 보고 한 인간과 다른 인간의 차이가 동물과 인간의 차이보다 더 큰 것처럼,” 인간 사회가 여러 파벌로 분열되어 있지만 이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작업으로 인생을 이해하려 하는 것이다.

 

몽테뉴는 훌륭한 지성인이란 마음을 활짝 열고 모든 것을 수용할 태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지성인의 면모라는 것을 몽테뉴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몽테뉴의 이런 면모는 데카르트가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타인과 분리시키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가 인간의 보편적인 유형으로 들어가는 관문을 열어주고 결과적으로는 사회 전체로 이어준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최근에 읽은 부뤼노 나르노의 <과학인문학 편지>에서 말하는 코기카무스의 사고와 같다. 이런 자아 인식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 인도하지만, 나아가 타인들에게도 인도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몽테뉴는 생각하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므로 나는 생각한다 " 라고 한다. 일상의 모든 체험에서 '인간'을 이해하려고 치열하게 사색하는 과정의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는  어려운 철학이 아닌 일상의 철학을 담고 있다. 때론 불행이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가져오는 기회를 제공하듯이 불행을 통해 인간과 삶에 깊숙이 다가간 몽테뉴의 철학을 만난다는 것은 다시한번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 존재하기에 생각한다.. 너무 멋진 말 아닌가..

 

 

 

서로 공감하고 잘 어울리는 친구로부터 얻는 달콤함은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오 친구여 !

 

우리의 삶을 올바르게 즐기는 법을 아는 것, 그것이 절대적으로 완벽하고 실질적으로 완벽하고 실질적으로 신성한 삶의 경지이다. 자기 자신의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다른 환경을 찾아 헤매고, 자신의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자아 밖에서 떠도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우화 - 나무에게 길을 묻다
장성 지음, 장가영 그림 / 인간사랑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무척이나 사랑했습니다. 나무는 소년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었고, 소년이 청년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나무는 여전히 그곳에서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습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야기>입니다. 시골에 처음 내려왔을 때, 이 동화를 다시 읽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동안 간절히 바라며 상상해왔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소 아낌없이 준다는 것이 자식을 키우는 것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식물우화》를 본 순간 , 오래 전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올랐습니다. 때론 삶에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을 우화나 동화에서 발견하게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삶에서 지나쳤던 것을 다시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서로의 가시를 보지도 못하고 껴안았다가 찔려버린 선인장들은 서로의 가시를 탓하며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가끔 자신에게 나 있는 가시는 못 보고 이웃의 가시만을 탓 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자신을 보호하는 가시가 있다구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어쩌면 그 가시를 껴안을 수 있어야 가능한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살아가는 일이 때론 그렇더라구요. 내가 상처투성이가 될 지라도 껴안아야 할 때가요. 그러고보면 전 아직도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임 이야기도 참 재미있습니다. 식물학자가 향나무를 데려가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꼬여 냅니다. 그러나, 향나무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그래요. 지금은 당신이 날 보살펴 주겠죠. 그렇지만 난 3천년을 살아요. 당신이 그만큼 살면서 날 보살필 수 있으면 데려가세요.”

 

 

너무도 아름다운 장미의 향기에 취해서 어린 선비는

아름답기 때문에 맛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장미를 먹습니다.

당연히 맛이 없죠. 선비는 장미에게 맛이 없다고 화를 냅니다.

화를 내는 선비에게 장미도 할 말이 있습니다.

“속인 쪽은 내가 아니라 당신입니다. 당신 자신이 스스로 속인 것입니다.

나는 향기와 붉은 꽃잎만 가졌지,  먹어서 맛있다고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그 이상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맺어지게 되는 ‘관계’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관계가 어그러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이기적인 요구와 판단으로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가끔 일어나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이 멋대로 판단하고 나중에 꽃에게 따지는 선비를 보며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으면 당신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다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당신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돼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돼야 하며,

무리함으로부터 교화돼야 하고,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 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선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당신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당신이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당신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셈 레벤슨-

 

이 시는 오드리 햅번이 크리스마스날 아이들에게 읽어준 시로 더 유명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이 시를 다시한번 읽어보았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길 바라기보다는 먼저 내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진리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읽어왔지만, 책이 때론 아무 의미없이 느껴질 때 있습니다. 그러나.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공기와 같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책이 주는 의미가 보여지지 않고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 세월의 흐름과 함께  퇴적되어 지층을 이루어 화석처럼 견고하게  굳어져있는 '나'를 만나게 되는 일이 책을 읽는 참된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은 화석을 만드는 일처럼 매우 오랜 시간과 함께 풍화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지요. 가끔 책과 함께 풍화되어 고스란히 세월에 남겨져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곤 합니다.  <식물우화>를 읽는 일은 그렇게 나만의 지층을 한층위 더 쌓는 일이었습니다. 식물우화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살며 사랑하는 일을 생각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이란 무엇인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항상 죽음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듯 그런 죽음이 아니다. 내게는 죽음이 그닥 끔찍하게 느껴지지도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다. 어쩌면 아직 죽음을 진지하게 사유할 정도로 죽음을 통한 상실을 맛보지 못한 탓도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인들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삶에 더욱 초연해졌다고도 말 못한다. 그러나, 죽음이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이 책은 셸리 케이건 교수가 1995년부터 예일대에서 진행해온 교양철학 정규강좌 ‘DEATH’를 새롭게 구성한 것으로, ‘죽음의 본질과 의 의미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을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데스티네이션을 보면 '죽을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는 법칙 하에 살고자 발버둥치지만 무슨 수를 써서든 죽이고 마는 운명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느끼게 된다. 가혹하고도 잔인한 이 운명의 힘 앞에서 사람들은 모두 가혹하고도 잔인하게 죽음을 맞는다. 나는 그 영화가 처음에는 지나치게 공포감을 조성한다고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이후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보며 현실이 오히려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죽음이란 것은 어쩔 수 없는 힘, 바로 불가항력적인 힘인 것이다.

 

 

 

 

책의 전반부는 영혼, 죽음의 본질, 영생의 가능성에 관한 질문들을 그리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서는 죽음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작업이다. 저자는 죽음의 본질을 논하기 전에 더 우선적인 질문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이 질문에 답은 단순히 인간은 피와 물과 뼈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의 질문은 이런 육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진 근본적인 관념으로서의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정신이란 육체와는 다른 비물질적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비물질적 존재를 우리는 영혼이라고 한다

 

인간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하여 두 가지 관점을 말하고 있는데 첫 번째 관점이 이원론[ Dualism , 二元論 ] 이다. 인간이 육체와 영혼이라고 하는 두 가지 기본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영혼은 물질적인 존재인 육체와 정반대편에 서 있는 비물질적 존재로서 이원론적 관점의 핵심적인 개념이다.

 

두 번째 관점이 일원론 [ monism , 一元論 ] 이다. 이는 인간은 한 가지 기본 요소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두 번째 관점을 책에서는 물리주의 [ physicalism , 物理主義 ] 라고 부른다. 인간은 육체에 불과하며, 특정한 형태의 물질적존재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영혼은 존재하는가?

우선 저자는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이원론자들의 주장들 -1)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2)결정론에 지배받는 존재는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다3)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는 결정론의 지배를 받는다4)그러므로 인간은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물리주의자들의 주장이 더 설득력있다고 여러 가지 가설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데카르트가 주장한 철학의 핵심이 육체와 정신이 서로 다른 존재라고 주장하며 정신은 육체와 다른, 육체를 초월한 존재라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 반박한다. 저자는 이제까지 영혼의 존재를 받아들일 만한 마땅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원론을 거부하고 물리주의를 선택한다. 가장 대표적인 논증은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플라톤은 물질적이고 감각적이며 개별적인 세계와 대비되는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이며 보편적인 실재, 이데아(idea)’를 제시했다. 플라톤에 따르면 영원하고 완벽하며 결코 변하지 않는 실체, 예컨대 절대적인 정의나 선, 아름다움 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닌 이데아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들을 현상계의 물질적 대상으로부터 인식한다. 비물질적이고 영원한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비물질적이고 영원한 존재여야 한다. 우리는 이성을 통해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으므로 이성은 비물질적이고 영원한 존재다. 이성이 비물질적이라는 것은 곧 영혼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영혼은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이 플라톤의 영혼불멸 논증 중 형상의 본질에 관한 주장이다. 이 논증은 영혼은 파괴되지 않는 순수하고 단순한 존재이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는다영혼의 단순성주장으로 이어지는데, 저자는 플라톤의 이데아에서  또한 치명적 오류를 찾아내며 영혼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러나, 나는 저자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보편적인 사람측에 속한다. 저자는 영혼이 없기에 죽음만이 진정한 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틀렸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며 그 존재의 증명은 우리에게 '마음'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중명되지 않을까?

 

죽음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죽고 나면 삶이 가져다주는 모든 축복을 더 이상 누릴 수 없어서이며  살아있을 때 삶이 가져다주는 선물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죽음이 나쁜 것‘(박탈 이론deprivation account)’으로 느껴지지만, 오히려  10장에서는 영생이 결코 우리가 갈망할 가치 있는 삶이 아니며 결국은 악몽으로 끝날 것이기에 오히려 죽음이 있어 인간의 운명이 영생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탈출구와 같은 것이기에 좋은 것으로 규정한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 철학 이론인 쾌락주의(hedonism)’의 입장을 소개한 뒤,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의 사고 실험인 경험 기계(experience machine)’를 예로 들어 쾌락이 본질적인 행복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삶의 가치는 삶 그 자체가 아니라 삶 속에 채워지는 내용물(contents)’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면서 삶은 그릇(container)’이며 그 속에 채워지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총합을 통해 삶의 가치를 평가하는 그릇 이론(container theory)’에 관해 살피며 삶의 유한성을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저자는 삶의 유한함으로 인해 지금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더 잘살아야한다고 한다. 우리가 죽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저자가 가지고 있는 관점이 지나치게 논리적일 뿐 영혼이 없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 기분이다. 그리고 이원론과 일원론에 대한 관점도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며, 이원론과 일원론을 말함에 있어 데카르트와 물리주의의 비교는 잘못된 비교가 아닌가 한다. 관념의 차이인데 차라리 일원론의 스피노자의 철학과 비교대상을 삼았더라면 더 이해하기 쉬었을 터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원론과 물리주의와 연관성이 전혀 없어 읽으면서 자꾸 혼동이 왔다. 물리주의와 일원론은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라 일원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원론의 관점을 영혼의 유무로  규정하여 논의한다는 것이 잘못 끼워진 단추를 채워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삶에 치중하였던 것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죽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테리 이글턴이 말하였듯이 죽음을 염두에 두는 한  현실을 긍정할 수 있는 삶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자세이다.  죽음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겸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