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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번던스 - 혁신과 번영의 새로운 문명을 기록한 미래 예측 보고서
피터 다이어맨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세계는 풍요의 시대이지만, 지금도 지구촌의 어느 한 쪽에서는 굶어 죽는 이가 분명히 있다. 인류에 닥친 당면의 문제들은 우리에게 디스토피아를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인류의 미래를 번영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혁신적인 대안들을 제안하고 있다. 과학과 공학, 그리고 이 세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사회적 흐름과 경제 요인들에 주목하여 기존에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풍요의 미래로 전환시킨다.
우선 저자들은 세계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문제를 하고 있는데 저자들은 인터넷 기술의 발달이 세계 경제에 기여한 측면을 살펴보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이 인터넷이 주는 폐해도 있지만, 경제적인 기여도가 높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저자는 많은 사람이 풍요의 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냉소주의나 비관주의의 덫에 걸려 있는 이유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지나친 긍정적 사고와 지나친 부정적 사고는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세상에는 위험과 기회가,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한다.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을 함께 주는 양날의 칼이다. 그래서 낙관주의 한 켠에 방어적 비관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새롭고 변혁적인 기술, 즉 컴퓨터시스템, 네트워크와 센서, 인공 지능, 로봇 공학, 생명 공학, 생물 정보학, 3차원 인쇄, 나노 기술,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의공학의 발전은 머지않아 대다수의 인류에게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특전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할 것이다.
풍요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치스러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가능성의 삶을 제공하는 문제다.-p35

최상층에는 개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두 가지 핵심 전제 조건인 자유과 건강이 들어앉는다.
풍요는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것은 모든 인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이 중요한 존재여야 하며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중요한 존재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점을 고려해 풍요 피라미드는 개인의 가치와 능력을 강화하는 두 가지 개념을 최상층에 포진시킨다.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가설을 통해 풍요에 대한 우리의 불신이 ‘너무 깊어 빠져나올 수 없는 구멍’이라는 가설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을 경우, 우리의 의심을 확인해 주는 정보는 기억되지만 그와 상충하는 데이터는 기록조차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인간의 확증 편향은 풍요에 영향을 주는 많은 편견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의 뇌구조는 미시적으로는 낙관주의자이고 거시적으로는 비관주의자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첫째, 뇌의 필터링구조가 비관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낙관적이기 힘들다.
둘째, 나쁜 소식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이 미디어에 가장 이익이 되기 상대적으로 좋은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셋째, 최근에 과학자들은 이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발견했다. 즉, 이러한 생존 본능은 우리를 ‘구멍이 너무 깊어 빠져나올 수 없다’고 믿게 할 뿐 아니라, 그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욕구마저 제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뇌의 문제이며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현재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직선적인 두뇌의 무능력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18개월마다 직접 회로의 트랜스지터 수가 두 배로 증가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18개월마다 컴퓨터가 같은 가격에 두 배나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975년에 무어는 이 두 배 증가 패턴이 2년마다 실현되는 것으로 공식을 수정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그가 설명하는 것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의 패턴임에는 변함이 없다.-p98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술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는 것과 이런 기술들이 세계의 생활 수준을 개선할 엄청난 잠재력이다. DIY( do-it-yourself)혁신가 시대의 도래, 새로운 부류의 테크노 자선가, 떠오르는 40억 인구의 창의력과 시장 지배력의 확대라는 세 가지 힘은 기하급수 기술에 의해 더욱 강력해진다. 이런 기술은 미래의 DIY혁신의 시대를 가져올 번영의 키워드들이다.
책에서는 생활 개선을 위해 농업 생태적인 원칙, 유전자 변형 작물, 합성 생물학, 다년생 식물의 복작, 수직 농장,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통합 농업, 업그레이된 양식업, 그리고 급속히 발전하는 배양육 사업이 90억 인구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미래의 핵심적인 기술이며 인류의 번영을 위해서는 무한 컴퓨팅, 인공 지능, 유비쿼터스 시스템의 광범위한 적용, 저가 태블릿의 수렴 현상과 함께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거의 무료의 개인 지향적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풍요의 힘이다.
달이 차면 기운다. 자연의 법칙은 곧 진리이다. 천문학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과학 문명속에서 생명공학과 신경공학의 발달과 나노 기술로 개발된 자기 복제 기계 속에서 우리의 미래라는 그림에서 인간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저자들은 이런 과학 문명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는 기본 바탕이 된다는 것을 과학이나 진화심리학으로 고찰하며 인류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현재 문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피라미드의 가장 최상층에 위치하고 있다. 풍요의 최상층에 있는 저자들의 시각은 속된 말로 부르주아의 시각처럼 보여져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질적인 풍요와 정신적인 풍요, 둘 중의 어떤 것이 인류 문명을 위한 진정한 풍요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진화되는 기술의 풍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되는 것이 비관적이든 긍정적이든 우리에게 닥친 미래라는 이름의 현실이다. (이것도 비관주의에 해당되는 걸까?) 일례로 저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복잡해지고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를 인간의 뇌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비관적인 미래를 낳게 했다는 문제의 출발점 자체가 과학에 대한 지나친 맹신으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저자들이 표명하였듯이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지만 희망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필요하다. 90억 인류의 당면한 생활 개선의 문제를 거시적으로 조망하여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어번던스》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매리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