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철학하기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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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무엇인가?

고전적인 의미에서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럼 지혜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적어도 사리분별을 할 정도의 판단과 삶을 이해하는 깊은 사유를 지혜라고 하지 않을까. 요즘 부쩍 철학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고 단순사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철학의 필요성이 출판업계에서부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철학을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의 시작이다. 철학은 놀라움에서 시작된다는 플라톤의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은 '철학적인 탐색'에 의해 생각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 철학의 시작은 언제나 why?  에서부터 비롯된다.

이 책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왜? 로 시작하여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며 철학을 몸소 체험하는 비결을 가르쳐주고 있다.

 

 뭔가 행동할 수 있는 단초, 말의 실마리, 상상의 계기들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철학을 탄생시키는 놀라운 결과들을 실제로 느껴보게 하고, 하나의 의문에서 비롯하는 정신적 혼란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가장 먼저 조용한 방에서 이름을 불러보기를 권한다. 스스로를 타인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나를 타인으로 바라보는 체험을 통해 이름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사유해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체험은 계속된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이름들을 주시하며 반복해서  불러보다보면 이름이 가진 의미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낱말과 사물의 분리’ 놀이는 일상용어에  길들여진 언어일 뿐, 사물의 실체를 바라보게 하는 철학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런 식으로 일상의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그 안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저자는 101가지의 철학을 일상에서 체험해보길 권한다.

 

가벼운 듯 보이지만, 저자가 권하는 철학 체험 몇 가지 적어두고자 한다.

(나중에 실험한뒤 다시 메모할 생각임)

☆나의 죽음을 상상하기

☆의혹과 불안의 불 피우기

☆리듬 타며 글씨 써보기

☆눈을 감고 상상하며 샤워하기

☆어릴 적 장소 찾아가기

☆잃어버린 추억 되찾기

☆밝은 대낮에 영화보고 나오기

 

이 책은 즐거운 책이다. 그리고 발랄하다. 하지만, 나는 읽으면서 묘하게 울적해진다. 요즘 들어 너무 바쁘게 살아서인지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들었는데 문득 판도라상자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것이 그 어떤 것도 아닌 ‘시간’이었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신들이 인간에게 내린 첫 저주의 산물로서 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일상에서 철학하기란 결국 ‘나’를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체험들이기에 앞으로는 무엇보다도 ‘나’에게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샌델은 철학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철학은 모든 사물들이 존재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사회와 정치, 경제 제도들의 구성 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철학은 사물들이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암시합니다. 더 나은 방식으로 말입니다.

 

 

철학하는 것, 그것은 더 나아지기 위한 방식이라는 것을, 우리가 철학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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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애니메이션을 노래하다 [2CD]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연주 / ㈜서울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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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피아노곡에 이렇게 심취해보긴 처음인 듯 합니다. 피아노곡을 들으면 가끔 잠이 오기도 하거든요.

처음 이 음반을 보고 눈이 번쩍 떠졌던 이유가 아무래도 애니매이션에 익숙해서 그런 듯 합니다.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의 애니매이션들은 스테디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이거든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말할 것도 없구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여러 버전으로 리메이크 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죠.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은 정말이지 말이 필요없는 곡들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와 같이 듣고 있는데 들을 때마다 감탄을 한답니다.

저희 집은 텔레비젼이 없는 대신 아이에게 애니매이션을 자주 보여줍니다.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과 보고 싶은 것은 무한반복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저희는 영화매니아이죠.

아이들이 유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해서 미야자키의 작품은 작품당 수십 번씩은 본 것 같네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한 번 보는 것으로는 작품의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주인공들 뒤로 흐르는 배경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영화에 가득 들어차 있는 순수한 결정체들을 발견할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죠. 아이가 유독 미야자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그 안에 담겨있는 무궁무진한 상상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딸아이의 성향에도 잘 맞구요. 딸아이는 언제나 눈동자가 위를 향해 있는데 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아이는 만화에서 주는 상상력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딸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구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서 위험해 빠진 부모를 구하는 모험을 상상하기도 하고요.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서 자연을 지켜주는 토토로의 존재를 믿는답니다.

<고양이의 보은>을 보면서 고양이 왕자와 결혼을 꿈꾸죠. 저는 애니매이션은 아이를 꿈꾸게 한다고 믿어요 ^&^

이외 <후르츠바스켓> <천공의 성 라퓨타> 등 보물같은 곡들이 정말 많아요.

받자마자 핸드폰에 다운받아서 매일 듣고 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피아노곡으로 시작하니 왠지 삶이 풍요로 가득찬 기분이 들어요.

수록된 곡중에 개인적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변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발랄하고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 악보를 다운 받아 연습해보려 하는데 , 아 ~ 무지 어렵군요 ㅎㅎ

가을 초입에  너무 잘어울리는 피아노 곡이라 만족도 200% 입니다 ~ ^^

이 음반에 실려 있는 영화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인데.

피아노곡으로 들으니 더욱 기쁨이 충만해지는 것 같습니다 ^^

살아가면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아주 찰나인 듯 합니다 .

찰나의 순간에 위로를 받고 평생을 살 수도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피아노곡이 있는 한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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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 고전이 감춰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유광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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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영화는 꼭 본다. '절대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극한 상황의 설정과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의 극대화'가 주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다. 어렸을 때 즐겨 보았던 ‘전설의 고향’ 프로그램은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즐겨 보았던 것 같은데 시간에 맞춰 볼 때마다 무서워서 이불을 둘러싸고 손으로 가리고도 다 보았던 기억이 있다. 여름만 되면 특집으로 방영되는 전설의 고향 애청자이다보니 언제나 단골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외울 지경이 되었는데 전설의 고향 히로인은 당연히 구미호이다. 그 해 구미호 역을 한 여배우는 최고 여배우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전설의 고향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회자되고 사랑받는 캐릭터 또한 구미호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항상 우리 곁을 맴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삶을 성찰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 감성을 자극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간접경험을 하게 해주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책 《가족기담》은 그런 카타르시스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보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이야기책이 아니다. 동화 속 숨겨진 가족의 잔혹함에 대해서, 가부장적 사고에 대해서, 남성중심의 사회가 낳은 비극을 재현하고 있다.

 

<장화홍련전>에서 계모의 모함에 아무 의심 없이 장화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비정한 아버지 배 좌수. 그리고 장화를 따라 죽은 홍련. 장화와 홍련은 원통함에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나 한을 풀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죽는 것은 계모 허씨와 아들 장쇠일 뿐, 아버지 배 좌수는 새 장사를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자,

과년한 딸 둘을 시집보내지도 않고 데리고 있었던 아버지, 저자는 여기서 아버지의 학대가 있었을지도 모를 이야기와 죽은 전처의 재산이 많았다는 것에 기인하여 재산에 욕심을 내는 허씨의 속셈 뒤에 배좌수의 욕심도 읽어낸다. 따라서 허씨의 욕심을 이용하여 결국에는 자신의 실속을 차린 셈이 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는 배좌수의 뜻대로 된 셈이니까.

 

저자는 이렇게 우리가 익히 알고 이야기들을 뒤집고 뒤틀어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족의 위기를 돌아보게 한다. 애지중지 키운 막내딸이 사람이 아닌 구미호였다는 사실을 지나친 편애로 알아보지 못하고 가족을 풍비박산 낸 부모를 통해 편애로 자식을 키우면 모든 것을 파멸시킨다는 교훈과 동시에 과잉된 사랑의 위험성을 말하고, <홍길동전>을 통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준다. 남성의 성욕배설의 도구로 삼았던 길동의 어머니 춘섬의 삶을 통해 당시 ‘아버지’ 중심의 가정이 얼마나 여성들에게 잔인한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춘향전>의 춘향이는 얼마나 현명하고 행운아였는지를..

 

또한 <흥부전>의 흥부를 현대의 시선으로 재조명해본다. 우스개소리로 요즘에는 자식이 많을수록 능력있다는 표현을 하는데, 자식 하나 키우기도 힘든 세상인지라 과거 줄줄이 낳아 키우던 시대와는 다르게 지금은 자식도 능력이 되지 않으면 키우기 힘든 세상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래서 자식이 많다는 것을 한편으로는 자식 키울 능력이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능력은 없이 자식을 줄줄이 낳는다는 것이  예전에는 미덕이었지만, 지금 시대에는  한심하고 죄악시되는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또, 흥부가 과거에는 착하고 욕심많은 형의 피해자로 비춰지던 모습이 이제는 능력없고 한심한 가장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전이 말하는 진실들은 조금은 불편하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모습과 아버지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 두 개를 자른 이야기라든지, 여자가 큰소리를 낸다면 호통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 부모를 잡아먹는 여우의 이야기라든지 하나같이 불편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는 더 비정하다. 며칠 전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에서도 세상의 비정함을 인정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오히려 한가닥의 희망이 차오른다고 하였던 말이 기억이 난다. 과거에는 우리를 위협하는 공포가 늘 도사리고 있었다. 전쟁이라든지, 국가의 폭력이라든지, 전염병이라든지 도처에 펼쳐지는 보이는 잔인함을 보며 긴장을 유지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긴장감으로 늘 안전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모든 외부의 위험이 사라진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확연히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가족 기담》은 현대인이 가족이라는 맹신과도 같은 광기 앞에서 가족 앞에서 조금은 냉정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너무 잔인한 상상일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범죄의 대부분이 가족에서 비롯되는 사건들인데다가 , 유아와 배우자, 또는 가족이 죽는 경우 1차 용의자는 가족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비정함을 인정하고 나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졌던 무차별한 폭력과 폭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잔인할 지 모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비정함을 볼 줄 알아야 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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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악어의 눈물
서지연 / 반디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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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로맨스를 꼽으라고 한다면 <미안하다 사랑하다>를 꼽고 싶다. 한동안 미사페인으로 지낸 적이 있을 정도로 드라마가 준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무척 충격적이고도 아름답게 기억되곤 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더 애절한 법이니까. 세드 엔딩이라 더 슬프고 애잔했던 드라마였고 드라마 OST<눈의 꽃>도 두 주인공의 사랑을 더욱 애절하게 만드는데 한 몫 했던 것 같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표현하는 상처받은 남자역의 소지섭은 완벽하게 동화되었고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만화주인공과 같은 은채역의 임수정은 소지섭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파트너였다.

 

이 책<악어의 눈물>은 두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데다가 비슷한 플롯으로 전개된다.

 

오빠 문이원이 찾으러 오기까지 숨어있으라는 당부로 맨하튼에서  신원을 숨긴채 남장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문해원 앞에 갑자기 나타난 남자 서도원은 다짜고짜 한국으로 문해원을 데리고 온다. 

서도원의 조건은 단 하나, 문해원의 이름을 잊으라는 것. 그 누구에게도 이름을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모든 것을 다 들어주겠다는 서도원.

문해원은 윤해인이란 이름으로 고등학교에 전학생으로 입학하게 되고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게 된다.

 

조금은 까칠하지만, 상처받은 모습을 한 남자아이  차석민, 웃으면 여자보다 더 이뻐서 눈부신 연효준, 그러나 이들과는 친해져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보내는 서도원.

 

태어나서 처음 사귄 친구들인데다가 묘하게 통하는 구석이 있었던지라, 셋은 더 가깝게 지내게 되고   

우연히 차석민 집에 초대받은 해원은 그곳에서 서도원의 자료를 보게 된다. 자료에는 서도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내용과 서도원의 과거행적들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해원에게는 자신을 지옥같은 곳에서 탈출시켜준 은인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서도원이 아무리 악마라해도 미워할 수 없었다.

 

서도원을 향한 차석민의 분노와 복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과거 문해원이라는 여자아이를 찾아다니는 연효준.

둘 사이에서 문해원은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도 없고 친구들을 배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

 

세계적인 마약조직 엠블럼의 보스 서도원과 유신에 속한 연효준과 차석민의 대립은 오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들과 얽혀있는 은원관계의 첫 시작은 오빠 문이원으로부터 시작된다.

문해원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잔인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진 차석민과 연효준을 위해서

서도원을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배신하려고 하는데...

 

"네가 원한다면 내 심장을 너에게 줄게." 

 

다 읽고 나서 미사커플이 연상되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비슷한 플롯으로 과거와 현재가 오가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속에서 , 악마라고 불리는 서도원이 순정을 다바친 사랑을 배신해야 하는 문해원의 마음이 너무나 슬프게 읽혀진다. 지나친 감정표현 없이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는 더욱 생생한 느낌으로 느껴지고 ,  찰나의 순간으로 인생이 틀어져버린 연효준의 운명과 동생의 복수만을 다짐하며 살아야 했던 차석민의 증오가 얽히고 섥힌 은원관계속에서  <악어의 눈물>은 반전과 스릴, 그리고 세드 로맨스가 잘 어우러져 있는 소설이다. 세드 엔딩...에 멍해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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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 마르크스에서 카스트로까지, 공산주의 승리와 실패의 세계사
로버트 서비스 지음, 김남섭 옮김 / 교양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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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징과 정치를 통해 정치와 상징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를 배웠던 것 같다. 우리는 상징을 만들었지만 그 상징의 지배를 받으며 삶을 영위한다. 그래서 <상징과 정치>의 저자는 인간을 상징적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말은 인간은 지배 받으려하는 본능이 있다는 말이다. <태백산맥>의 주인공들이 이데올로기라는 상징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겪는 그 처절함과 가혹한 운명들을 기억해보라. 그리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둘러싼 인간들의 오랜 분쟁을 떠올려보면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며 절대 함께 하지 못하는 평행선이다. 북한은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공산국가이자 독재국가이다.  김정일 사망이후 붕괴를 예언하며 많은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통일을 점치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모든 나라를 통틀어 3대에 걸쳐 세습을 이어간 나라는 없음에도 김정은의 독재는 여전히 건재해보인다.  북한이 강력한 독재국가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상징화에 따른 정치, 인간 본능에 접근한 상징화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 코뮤니스트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사회주의 사상의 태동

천재적인 과학자이자 사상가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회의 빈민들이 천성적으로 품위가 있고 이타적이라는 관념을 부인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당대의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의 빈민들을 감상적으로 바라본다고 비웃으며, 빈민과 피억압민들을 이상화하는 일을 하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대중에 대해 말할 때마다 모든 잘못과 결점을 지배 계급의 책임으로 설명했으며 계급으로서 프롤레타리아를 찬양했고 자본주의가 프롤레타리아를 진실과 합리의 길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단언한다 완벽한 사회에 대한 갈망이 종교 사상과 같은 개념으로 평등주의와 재화와 권력의 재분배라는 요구로 천년왕국을 꿈꾸게 되며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공산주의이다. 이렇게 탄생한 반자본주의이자 공산주의는 여러가지 사상으로 뿌려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이들을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로 불리었다. 

 

 급진적 반자본주의자 중 과학적 사회주의의 첫 발은 마르크스와 엥겔스부터 시작되는데 마르크스는 부루주아사회를 혐오하였지만 자본주의 산업과 부르주아 사회로부터 혜택을 거부하진 않았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엄청난 저서와 지나치게 풍부한 사상은 수많은 이론가들의 성장을 자극하는 요소가 내재되어 있었고 그의 사상이 미완성이라는 점, 그리고 사회 하층 계급이 불평등을 염원하고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의식을 다루며 종교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이상을 제공하고 독재와 테러를 지지했다. 그러나 , 비판자들은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영원한 독재로 귀결될 것이라며 공격하였으며 미헬스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예측한 국가 없는 인류의 낙원은 헛된 몽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그것은 스탈린이 확인시켜주었다.스탈린이 가진 지나친 폭력성과 독재를 보면 마르크스 사상이 주는 위험성을 알수 있다.) 

 

그들의 진정한 관심은 현재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프롤레타리아의 생활 조건과 노동 조건을 점차 개선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실제로는 폭력혁명과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관해 고정된 견해를 갖고 있지 않았다. 대신 폭력에 관해 자주 글을 썼으며 프롤레타리아 독재같은 어구가 자주 쓰였다. 레닌은 이들의 글에서 폭력과 독재를 최대한 살려 부르주아 국가가 산산이 부서져야 한다고 주장하였고,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정당과 사상을 정치적 좌파와 구분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위에 말한 마르크스의 논쟁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혁명이 볼셰비키 10월 혁명이다.

 

 

다른 사람들은 사회주의 혁명에 대해 떠들었지만 볼셰비키는 사회주의 혁명을 수행할 것이다.

볼셰비키는 언제나 엄격한 중앙집중주의와 규율을 확신했고 혁명적 전투성을 지닌 전지全知 전위로서 자신들을 믿었다.

 

2, 최초의 공산국가 탄생  

이렇게 탄생한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의 공산주의자들은 이후 70년 동안 소비에트 통치의 기반을 제공한 국가 질서를 고안해냈다. 마르크스주의의의 레닌 적 해석과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론으로 실용적인 해석을 유럽의 혁명에 적용시키기 시작하면서 유럽 전역에 소비에트 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당에 분열의 위험을 느낀 레닌은 트로츠키와 스탈린의 경쟁구도에서 스탈린을 제거하려 하였지만, 사망하고 이후 국가 폭력을 사용하여 스탈린이 집권하게 된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항상 먼 미래의 낙원을 예언하고 종교집단은 인민위원의 탄압을 받아야했으며 종교의 자리를 서서히 국가가 차지하기 시작했다. 국가는 모든 것을 의미했고 개인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 것이다.

 

★리처드라이트가 공산당을 떠난 후 회고한 글

한시간 동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새로운 사상, 새로운 감정, 새로운 태도, 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암시 등을 적대시하는 광적인 정신적 불관용 상태가 엿보였다. 그들은 결코 읽어보지도 않은 책,결코 알지도 못했던 사람들,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사상들, 결코 분명히 말할 수 없었던 교리들을 비난헀다. 공산주의는 ……공산주의를 접하기 전에 그들이 지녔던 무지 상태보다 훨씬 저급한 무지 상태에 그들을 얼어붙게 했다.

 

1917년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을 거둔 이래 많은 나라들이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의 붕괴로 이제 마르크스의 사상을 몰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그리고 더 이상 사회주의 혁명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마르크스사상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의 강에서 사회주의의 강 사이에 서 있다. 저자는 마지막에 세계 경제의 불안은 공산주의 운동 같은 막강한 외부의 적이 사라진 자본주의 체제가 내부의 모순으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현재 불완전한 자본부의 체제의 대안 모색으로서 공산주의, 즉 사회주의를 살펴보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경제학자나 철학자, 사회주의자들 또한 공산주의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무척이나 시기적절하다. 코뮤니스트》는 사회주의의 사상과 정치이념들과  얽혀있는 국제정세, 더불어 사회주의의 전반적인 흐름까지 매우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어 엄청나게 방대한 자료들이다. 그러나,사회주의의 개괄적인 흐름을 살펴볼 때  마르크스의 이론은 사상으로 남아있지만 그것을 레닌이 실재화시키는 과정에서 변질되는 모습은 정치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공산주의사회를 통해 상징화에 동화된 사회는 인간을 무지 상태에 얼어붙게 한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북한 지배체제의 불안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당면한 문제인 통일이라는 현실상 무척 의미 깊은 책이었다. 어쩌면 사회주의의 진정한 문제의 시작은 그것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지게 되는 절대적인 믿음에서 기인한 헤프닝이 아닐까? 그저 이상일 수 밖에 없었던 사상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한 몸부림같은 , 사회주의는 천년왕국(지상의 천국)이라는 옷을 입은 신기루인지도....

 

그들에게는 일반 범죄자보다, 반혁명분자가 더욱 중요한 악인이 된다. 믿음을 잃은 것이 바로 죄다. 그렇게 어리석은 믿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자신의 믿음, 이상만이 절대 진리라고 믿고 강요하는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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