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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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건의 살인사건, 단서는 숫자뿐이다. 이 숫자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다음 살인사건의 장소였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자신의 범행장소를 통보하는 경우는 백발백중 두뇌게임이다. 그리고 범인은 다음 살인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닛타 고스케 형사가 호텔리어가 된 이유는 세번째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가리키고 간 범행장소가 바로 호텔이기 때문이다. 혈기왕성하고 다혈질인 닛타 형사는 호텔리어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위장잠입을 하는데 이 닛타 형사를 바라보는 빈틈없이 완벽한 호텔리어 나오미 눈에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것이 형사라는 직업은 써비스정신과는 동떨어진 막가파? 고, 호텔리어는 써.비.스 정신으로 완전무장하지 않으면 힘든 직업이기에 닛타형사에게 호텔업무를 가르쳐주는 나오미는 당연히 불안할 수 밖에.

 

호텔에서 여러날 근무하면서 겪게 되는 손님들과의 좌충우돌 속에서 닛타형사는 호텔에 들리는 무수한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손님들은 가면을 쓰고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은채, 모두 거짓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닛타 형사의 눈에 비친 호텔이라는 장소는  때론 불륜의 현장이 되기도 하고 , 간직하고 싶은 추억의 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호텔이라는 곳이 무궁무진한 삶의 이야기들을 남기는 것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호텔리어라는 생소한 경험으로 닛타는 자신이 형사였을 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게 된다. 나오미를 통해 배운 호텔리어의 정신은 바로 가면을 존중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닛타형사가 과거에 안좋은 인연으로 스쳤던 영어강사를 호텔의 손님으로 만나는데, 과거의 영어강사는 사회에서 자신감을 상실한  뒤 낙향하기 전에 고급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들린 것이었다. 고급호텔에서 닛타를 만나자, 괜히 심술이 난 그는 고의적으로 닛타를 괴롭히는데 닛타형사는 화가 나지만, 정체를 밝힐 수 없어 당하기만 하는데.... 체트 아웃하는 날 자신을 괴롭힌 손님에게 사연을 듣게 된다.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해요.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에게 페르소나가 씌어지는 삶을 살아간다. 누구나. 그래서 거꾸로 성인이 되면 진정한 '나' , 맨얼굴의 '나'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닛타형사가 호텔일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 어린아이처럼 보여졌다. 서투르고 어리숙하고 실수투성이인 사회속의 내 모습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닛타형사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지만, 누구도 타인의 맨얼굴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에 타인의 맨얼굴을 존중한다는 것은 성숙된 모습이다. 살면서 무수하게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지만, 그 여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으로 완성된다는, 이론으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타인의 맨얼굴을 존중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말이다.  부끄럽지만 한번도  타인이 쓰고 있는 가면속의 맨얼굴을 보려고 한 적도 이해하려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지만, 사건의 전개와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게는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맨얼굴 , 당신은 존중해줄 수 있는가? 하며......히가시노 게이고는 언제나 내게 물음표를 남겨주는 작가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몇번째 작품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워낙 다작가라 내가 읽어본 것은 손에 꼽힌다. 이번 ,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다소 임팩트가 부족한 느낌이다. 뭐 다른 작품에 비해서이니까 . 참고하시고..

 

우선 용의자 X의 헌신을 보자. 사람이 순수함에  반해서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다? 

 이 책을 다 읽고 그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진한 여운이 남는다.주인공 이시가미를 통해서 본 사랑이란 모든 정신적인 것은 때론  모든 육체적인 사랑을 초월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이  죽기 바로 직전 바라본 '순수'가 결국 이시가미의 존재의 이유가 되어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누군가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 그런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첫번째 만남이었던 책이라 여전히 순수와 사랑과 욕망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주었던 책이다. 

 

유성의 인연. 이 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유성이 떨어지는 날, 부모님의 잔인한 죽음으로 시작하여 사회에 내던져진 세 남매의 이야기. 그리고 범인과의 사랑, 참 인연이라는 끈과 사랑이라는 두가지 굴레에서 고민하고 있던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던 작품이었다.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인연이 운명처럼 다가왔는데 그 인연은 악연이었다는 것. 삶은 때론 그렇게 잔인한 법이다.

 

붉은 손가락. 이 책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첫 관계를 맺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부모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우리 사회에 소통의 단절이 보여주는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이 책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 같다. 요즘 부모들에게 아무래도 경각심을 심어줄만한 교육적인 측면도 있었던 추리소설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던 책이다.

 

백야행은 로맨틱 스릴러로 재미로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한다. '하얀 어둠속을 걷다'라는 부제처럼 언제나 하얀 여자를 따라다니는 어둠 속의 남자 . 묘한 러브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유년기의 비틀어진 운명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재미는 백야행이 최고이고 감동은 붉은 손가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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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재익, 크리에이터 - 소설.영화.방송 삼단합체 크리에이터 이재익의 거의 모든 크리에이티브 이야기
이재익 지음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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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작가의 아버지의 길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은 우리나라 작가도 이런 대하드라마를 쓰면서 간결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작가였다. 국내소설을 잘 읽지 않는 이유가 지나치게 화려한 문체 때문이다. 과한 수식어, 지나치게 미화시킨 표현들, 오히려 외국문학들이 더 간결하고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의외로 이 작가스타일  마음에 들었다. 이후 몇 권의 책을 더 찾아 읽어보았는데, 감동과 간결함, 두가지 만으로도 이재익작가에 매료되었다. 최근에 영화 《원더풀라디오》를 보았는데 이 영화 시나리오도 이재익작가가 쓴 거라고 한다. 도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뭐야?

라디오 작가, 소설가,시나리오 작가,라디오 PD. 참 화려하다.

 

 

책을 본 순간, 이재익이라는 이름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그것도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삶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렸다. ~완전 기대되는 심정으로 책을 펼치자, 역시나 술술~ 읽힌다. 이재익 작가의 화려한 경력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 그리고 그의 크레이티브한 창조능력이 궁금하다면, 호기심 무한 충족이 될 것을 장담한다. 왜냐, 이 책은 이재익만의 방식으로 여전히 현업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1, 크리에이터 되기

영어로 크리에이티브 creative 의 사전적의미는 '창조적'이라는 뜻이다.크리에이터는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마디로 창조자. 작가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에 크리에이티브하는 표현을 한다. 단,여기에서는 상업적인 결과물 위주로 범위를 좁힌 의미이다. 그럼,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근성과 노력이 아이디어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2,나는 크리에이터다

실패, 또는 부족한 결과물은 크리에이터의 자부심에 상처를 준다. 아쉬움 정도의 가벼운 상처일 때도 있고 모욕감 수준의 깊은 상처일 때도 있다. 크고 작은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는 더 강하게 자란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는 말라.

 

1장에서는 노력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고 하였지만, 2장에서는 '습관의 힘'만큼은 아니라고 한다.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크리에이티브 중심적 습관'을 지니는 것이라고  한다. 노력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습관이 몸에 배면 노력없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구나 여러가지 황성한 활동을 하기에 바쁘다고 생각하고 시간에 늘 쫓긴다고 생각하지만, 이재익작가는 소설쓰고 PD일을 하고, 영화도 만들고 가정까지 있고, 놀러도 자주 다니고 하지만, 본인은 항상 시간이 많고 남아돈다는 말을 한다. 여기서 개인적인 말을 하자면,이 말이 십분 이해가 간다. 뭐, 감히 이재익작가와 나를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회사도 다니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 책도 매일 읽는 편이고 리뷰도 읽은 책은 언제나 기록으로 남기는 원칙이자 오랜 습관이다. 엄마로서(우리 딸들은 공부도 잘한다) . 아내역할도  충실하다. 사람들이 가끔 내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물어보지만, 사실 그러고도 시간이 남는다. 무엇이든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듯이 시간 역시 관리하기 나름이다.

 

나만의 시간 관리 원칙 첫번째는 할 일의 리스트보다 안 해도 될 일의 리스트를 먼저 만드는 것이다.

 

3장과 4장은 앞에서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하는 이유,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크리에이터가 좋은 점들,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열을 하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결과물이 어떻게 탄생되는지를 살펴보는 장이다. 지루하지 않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노하우를 전수해주기 때문에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벼운 듯 하지만, 통속적이지 않은, 작가 말대로 돈 아깝지 않은 크리에이터 이야기이다. 방송과 작가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익한 책이지 싶다. 일반인인 나 같은 사람으로 배울 점은 이재익 작가의 소신 같은 거? 자신이 무엇을 할 줄 알고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축복이 있게 된 이유는 위에 말한 두가지, 노력과 크리에이티브 중심적 습관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의 떡을 크게 보고 그 사람의 노력은 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성공한 사람들은 그만큼의 피나는 노력과 습관이 배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재익 작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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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엘리엇 부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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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의 말을 인용한 이 책은 무척 독특하다. 고전이라는 키워드와 명언을 수집한 이른바 고전 기록서라고 하지만읽으면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대부분의 책들이  텍스트를 읽고 저자를 읽고 사색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이 책은 저자의 의도가 읽혀지지 않았다. 제목이 워낙 멋있어서 예전부터 눈여겨 보아왔던 책이었는데 고전탐구라는 책소개외에는 딱히 감이 잘 오지 않았던 책이다. 읽다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선 텍스트들은 매력적이다. 왜냐, 시인이나,철학가나 유명한 작가, 한번 쯤 들어봄 직한 이들의 명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가슴을 울리는 명언들이다.그러나,스토리가 전혀 없다.  기존의 인문서나 철학책등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한 편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을 예를 들자면,

 

 

아름다움은 감각의 유일한 야망이자 감각만이 성취할 수 있는 목표이다.비주류라고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날 인정받는 주류들도 모두 비주류에서 시작했다. 당신을 두렵고 슬프게 하는 것들은 무시하라. 그것은 당신을 깍아내려 병들게 하고 죽음으로 이끈다.

  위의 문장자체로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위 문장은  보들레르의 말과 러셀, 루미의 문장이 연결되어진 것이다. 중간 중간 저자의 생각 또한 한문장이다. 읽으면서 이런 책을 낸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읽고 나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들어가는 말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저자의 의도가 조금은 잡혀지는 듯 했다. 저자는 좋은 책은 하나의 독창적인 생각이 있고, 대부분은 한 문장으로 표현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이 만난 책속의 친구들 총 272명과의 문장을 대화로써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독창적인 조합으로서의 또 다른 자신이라 부를 수 있는 책을 탄생시킨 것이다. 저자는 인문학이 아닌 인문공간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인문학을 문학, 사학, 철학이라고 한다면 인문공간은 문예, 역사, 사유를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자신의 인문공간인 문예, 역사, 사유를 담은 책이라 명명할 수 있다.

   

인문공간은 인류 공통의 관심사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인문공간이라는 거창한 사유의 장들은 돈, , 종교, 예술, 정치, 야망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저자의 이야기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272명과의 문장으로 이어진 고전은 물론 가치가 있는 문장들이었다.하지만, 저자가 말한 인문공간을 독자와 나누고 싶다면 그 깊은 내면에 관한 것들을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울림을 전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책의 제목처럼 자살을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커피한잔의 여유를 주는 책이 되어주기에는 물론 충분한 책이라 여겨진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책에 실려 있는 272명과의 대화는 명불허전이다. 엘리엇 부의 독특한 인문공간, 저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고전읽기이다.    

 

책은 문명의 배달부다. 책이 없다면,역사는 침묵하고, 문학은 벙어리가 되며, 과학은 절름발이가 되고, 생각과 사색은 심장박동을 멈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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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의 새빨간 거짓말 - 바닥에서도 살아남는 이기는 투자의 기술
박용제 지음 / 북스토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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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대한민국에 재테크 바람이 불면서 주식과 연계된 펀드도 인기였다. 주식과 펀드의 인기 이전에는 부동산 재테크가 유행이었다. 재건축 아파트에 재테크를 했다가 우리도 주식과 펀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때가 주식이 폭락하여 반토막 된 시기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코스피는 무조건 2,000p는 따논 당상이다. 경제대통령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기대로 이명박정부가 출범했지만, 오히려 코스피는 반토막이 났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펀드도 회복을 기대하며 5년을 은행에 묵혀야했다. 그때 반토막난 코스피는 한편으로는 상승의 가능성이 높아보였고, 몇 년안에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주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딱 맞았다.

 

처음 손 댄 주식이 급등주가 되면서 연일 상한을 맞는 기분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것 참, 손절매 타이밍에 대한 감을 전혀 못잡겠는데다가, 애초 투자한 금액의 열 배가 되고 보니 겁이 덜컥 나기에 그냥 팔아버렸는데, 이후 열 번은 더 상한을 가는게 아닌가. 그런데 그 이후가 더 기가 막혔다. 어느 순간부터 하한을 때리기 시작하는데, 그걸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그래서 주식은 욕심 부렸다간 다 털릴 뻔 했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때야 처음이니 뭐가뭔지 몰랐기에 망정이지. 나중에 알고보니 작전주였던 주식이였다. 이후 주식을 계속 하였지만, 딱히 재미도 못보고, 처음 벌었던 돈도 나 날리고 , 계속 하한 맞다가 결국 하나의 진리를 깨달았는데 “나같은 개미들은 주식하면 안돼”. 라는 것이다. 이후 주식으로 떼돈 번 몇 억 부자들의 주식광고를 보면 솔직히 때려주고 싶다.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건, 애초에 없다는 사실을 나는 뼈저리게 알았으니까. 이 책 《수익률의 새빨간 거짓말》 처럼 그런 주식부자들은 뻥쟁이들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주식에 대해 상투적인 이야기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나 장황하게 늘어놓았다면, 화날 뻔 했다. 우선 굉장히 쉽다. 그리고 주식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정말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저자가 하는데로 주식투자를 하면 안전할 것 같다. 저자는 우선 주식을 해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를 정리하자면,

 

첫째, 숙련된 노동력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 생산 주체인 베이비부머가 은퇴하니 세금 낼 사람들이 줄어들어 정부의 재정악화가 예상된다.

셋째. 소비를 주도하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전반적인 내수경제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넷째. 은퇴이후 부동산 처분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다섯째,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노인 구직자들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너도나도 재테크를 떠들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앞으로는 가치보존의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집값하락, 정기예금 금리하락, 계속 등장하는 금융위기 등 예금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금리이고, 부동산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주식에 투자하니 가끔씩 터지는 금융위기로 계속된 하락장에 불안하기에 앞으로는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만 해도 성공하는 ‘가치보존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이제 단순한 재테크를 벗어나 좀 더 길게 보고, 더 넓게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총 4장에 걸쳐 개인투자자들이 잘 빠지는 함정인 수익률과 기관, 외국인의 함정에 대한 조언들이 1장이고, 재테크의 허와실, 금융상품의 함정을 다룬 것이 2장, 이어 3장에서는 본격적인 트레이딩 장으로 보면 될 것 같다. 3장 수익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투자법은 시장을 읽는 방법과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 환율과 주식의 연계등 , 주식을 할 때 잘 몰랐던 사항들을 세밀하게 짚어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업종 선택에 대한 노하우,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차이와 설명되어지는 주식 추세 분석은 무척 좋은 정보이자, 공부가 되는 장이었다. 책의 마지막에 성공을 위한 첨언은 귀에 새겨 들을 만 하다. 내가 주식을 하다 멈춘 이유가 저자가 말한 1번에 있기 때문이다.

 

1,재테크로 부자가 되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업을 통해서 부를 축적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2,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잘 통제하는 것이다. 

 

첨언은 10가지가 넘지만 나는 위의 딱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주식으로 몇 억 부자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가끔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순간의 모습일 뿐이다. 주식을 하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거나, 하락세를 지속하면 자살하는 사람이 반드시 언제나, 있다는 사실이다. 불빛에 모여드는 불나방처럼 , 부자를 향한 욕망의 집어등을 향해 가다보면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인 현실을 남기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도 평균 수익률이 20퍼센트라고 하는 거 보면 , 주식은 대박인생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한 애널리스트도 펀드매니저도 아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의 장기간 투자에 연평균 20퍼센트 꾸준한 수익을 내온 투자자로서 실질적인 주식노하우가 담겨져 있어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저술되어 있어 유익했다. 주식에 관심이 있고, 처음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분이라면 많은 도움을 줄 책이라 강력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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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야 사람이다 - 고전으로부터 배운다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4
윤천근 지음,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 글항아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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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나 스스로 부끄러움을 말하는 것이 사실 부끄럽다. 과거 선인들에 비해서 우리가 아무리 인격수양을 하고 고전을 읽는다 한들, 선인들이 닦던 인격수양에 따라가려면 아마 발톱의 때에도 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한편으로는 너무 착한 것에서 오는 부끄러움은 피하고 싶다. 지금은 너무 착한 것도 죄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는 부끄러움이 미덕이 아닌 심지어는 죄악처럼 인식되기 시작했을까? 아마도 일일 시스템이 자본()또는 물질()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부터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자본의 무제한적인 이윤 추구를 방치한 결과이다. 맹자가 "온 나라가 이를 추구하면 그 이 때문에 산산조각이 날 것이요, 온 집안이 이를 추구하면 그 이 때문에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내팽개칠 것이다.‘ 라고 한 것처럼, 우리 사회는 인정하기 싫지만, 맹자가 경고하였던 사회의 그 모습 그대로이다.

 

 

  이 책 부끄러워야 사람이다는 한국국학진흥원이 펴내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시리즈로 제4권에 해당한다. 사실 부끄러움이란 아주 오래된 미덕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부끄러움이란 저 멀리 던져야 하는 것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부끄러움을 불러일으키는 잣대는 도덕적인 것이며 도덕이야말로 인간의 양식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에 거리낌이 없을 때 인간의 행복감이 크게 향유될 수 있다고 한다.

 

부끄러움이란 이상의 눈을 가지고 현실의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자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는 감정이다. 이 감정을 갖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의 현실에 만족하고 있거나 혹은 내 기적을 만들어가기에 아무 관심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책의 구성은 3부로 나누어져있고, 1부는 부끄러움에 관한 저자의 인문학적인 철학적 사색을 들을 수 있으며, 2부에서는 논어』 『맹자』 『대학·중용부터 근사록주자어류, 삼국사기삼국유사, 등 원전과 함께 밝히는 부끄러움을 통한 자아 성찰의 시간을, 3부에는 원전을 실어놓았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구한다. -논어 6-

 

이상하게 사람이라는 종자는 를 볼 수 없고 남을 보게 되어 있나보다.하루의 반 이상이 남을 비난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다가 실망하면 남탓만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구절 하나로 진정한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기분이다. 모름지기 치열한 자기 성찰이란 자기 자신을 고민하고, 자기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며 타인을 가르침을 주는 존재로, 부끄러움을 촉발시키는 존재로, 간접적인 작용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임에도 남이 잘못으로 치부하곤 한다. 위 구절에서처럼  군자는 부끄러워하는 것도 자기의 존재성의 어떤 부분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도 자기 존재 속에서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임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자가 말했다. “현자를 보면 바르게 할 일을 걱정하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안으로 스스로를 반성한다.” -논어 1-

 

 

타인의 시선에 기대서 위안을 찾고, 진실한 자아는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저자는 군자가 타인의 시선 앞에 자신을 놓고 있다면 그는 진실한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며, 가장과 허위로 자신을 꾸며서 보여주고 있다면, 그에게 도덕의 길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라 한다. 군자는 타인에게서 부끄러운 것을 찾아서 그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돌아가고, 타인에게서 자랑스러운 것을 찾아서 그 자신의 자랑스러운 것으로 환원시켜내며 진실한 자기 자신과 대면하면서 스스로의 이상을 목적지로 삼아나가는 사람에게는 '부끄러움'이 언제나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한다.

 

부끄러움()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고, 시비를 따지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가끔 흔들릴 때가 있다. 그것은 밥벌이의 지겨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그러고 싶을 때가 찾아 올 때면 고전이 주는 말들이 이  흔들림을 잡아줄 때가 있다. 고전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내면의 자아를 투명하게 반추하여 준다. 모든 문제는 결국 '나'로서 비롯된다. 고전은 타인을 이해하게 해주고 사람의 본성에 대한 깨달음을 주지만 . 그 모든 것은 바로 ‘가르키고 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이 스스로를 닦기 위해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게 아닐까?  대학의 모든 가르침의 기본은 수신修身이다.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수신(자신의 몸을 닦는 일)이 먼저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이주현목사의 대학중용 읽기>에서는 수신이라는 기둥에 격물,치지,성의,정심이라는 뿌리가 있고 그 위에 제가 , 치국, 평천하라는 가지와 열매가 대학이라는 나무라고 하였다. 나무의 깊은 중심이 수신인 것처럼 모든 것은  중심인 '나'의 문제이다. 결국 오늘 남으로 인해 흔들리던 나를 다잡으며, 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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