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한민국 모바일, 위기와 기회의 징후들
문재승.이석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바일 기기 하면 자연적으로 스마트폰이 떠오른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때만 해도 똑딱이 핸드폰을 고수하던 사람들조차 이제는 거의 스마트폰으로 바꾸었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이 불과 몇 개월 사이의 변화라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제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고 현대는 몇 개월 사이에 강산을 변하게 할 정도로 빛의 속도 속에 살고 있음을 깨닫고는 한다. 이런 변화의 속도로 인해 가끔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2년간의 IT업계는 실로 놀라운 성장을 하였다. 십년 전 실리콘밸리이후 세계는 다시 한 번 모바일 시장에 주목하게 되었다. 사용자 수의 급증과 더불어 사용자를 유혹하는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끊임없이 쏟아지고 바로 이 책 《2012년 대한민국 모바일, 위기와 기회의 징후들》에서는 모바일 시장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하는 동시에 거대한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모바일 시장이 이미 거물급 기업들이 총출동한 ‘별들의 전쟁’구도로 재편되었으며, 중소기업들과 스타트업들(신생벤처기업) 또한, 쏟아지고 있으며, 공룡기업들 또한 모바일 시장의 승부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앞으로의 시장구도가 모바일에서의 승패로 가름될 수 있음을 시사 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바일에서 밀리면 모든 게 끝이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으며 모바일 시장을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과열현상이 과거 닷컴 버블시대와 같은 과열현상이며, 이 과열현상을 등에 업고 비정상적인 고공행진을 하던 나스닥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나스닥의 전체 시가총액의 3/2가량이 공중으로 증발해버렸으며 그 여파로 미국의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한국의 수많은 벤처기업들 또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우리나라 역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저자는 현재 모바일시장 또한 ‘지나치게 과열된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바로 과거 닷컴과 같은 길을 가지 않으려면 현 모바일 시장을 분석하고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1장 <위험의 징후들>부터 살펴보면 현재 스마트 시장의 강자는 애플과 구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사업 분야의 다각화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이 가지고 있는 공급자 위주의 정책은 모바일 시장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저자는 과거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였던 거대한 공룡들이 쓰러져 가는 이유는 바로 모바일 시장의 구조가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공급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거나 혹은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형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모바일 서비스는 스스로 강점을 가져야하며, 환경이 변하더라도 유동적으로 적응하고 받아들여야 할 수 있어야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모바일과 온라인 광고 간 시너지 효과,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과 PC운영체제 간의 연동에 초점을 맞추며, 애플은 선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고 앱스토어 생태계에서 진입 장벽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애플이 열어놓은 애플식 모바일 플랫폼의 구조에서 한 벌 더 나아가야 할 때이며 동시에 벤처기업들은 멀티 플랫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존방법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한다.

 

 

2장 모바일 생태계 분석에서는 저자는 모바일의 생태계는 생태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자연의 생태계와 닮은 점이 무척 많다고 한다. 자연의 생태계가 환경에 잘 적응하여 잘 번식하는 생물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법칙과 승자독식의 생태계 인 것처럼 모바일 또한 자연의 생태계와 닮았다. 저자는 현재 IT업계의 위기는 IT승자 독식 현상과 모바일 시장의 과잉 경쟁을 통한 버블 현상 때문이며 이로 인한 무분별한 인수합병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았다. 이에 기업의 경쟁력 퇴보는 곧 시장에서 퇴출을 의미하는 것이며 자본과 아이디어 그리고 실행능력과 같은 요소들을 섭취하며 기업은 성장을 거듭한다고 한다. 지금의 모바일 시장은 바로 그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곳이다. 게다가  모바일 시장의 패권은 항상 바뀌어왔다. 현재 모바일 사용자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트위터에서 카카오톡, 이어 페이스북의 인기에서 현재 카카오스토리로 인해 페이스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고객을 얻게 된다는 모바일 시장의 생리를 잘 말해 주는 듯하다.

 

 

 

 <컨버저노믹스>의 저자 이상문박사는 우리가 현재  제 4의 물결, 즉 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속에 있다고 했다.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 다양한 개념들이 섞인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것에서부터 모바일 웹과 앱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앱 개념까지 등장했다. 저자는 대한민국 모바일 시장이 하드웨어의 영역에서는 전 세계 모바일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 2012년 대한민국 모바일, 위기와 기회의 징후들》에서는 모바일 시장의 흐름을 설명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어 모바일 업계나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성공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며 일반인들에게도 모바일 시장에 대한 입문서로 탁월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드 조커 2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1권에서는 한네의 과로로 인하여 심리에 대한 부담감이 극에 달한 상태였고 연인 세실리가 죽어가는 소식과 더불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할보르스루드검사는 조건부석방으로 풀려난다. 쉬어야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미궁에 빠져있는 사건으로 인해 한네는 더욱 궁지에 몰리고  결국 휴직은 하지 못하고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속에서 한네는 더욱 지쳐간다. 1권에서 명확하지 않았던 사건들은 역시나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모든 사건의 정황은 할보르스루드 검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첫째, 지하실 약상자에 가득한 돈뭉치

둘째, 수사 중지로 마무리된 네 사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긴 디스켓

셋째, 희생자 컴퓨터에 설치된 새 하드디스크

 

 

이 모든 증거들은 할보르스루드 검사가 살해범으로 지목한 살베센이 아니라 할보르스루드에게 불리하게 증언하고 있었고, 살베센이 강가에서  물에 쩔은 시체로 떠오른다. 이어 사회부 기자인 에발브로모의 뒤를 봐주는 카이라는 제 3의 존재가 등장하고 카이는 에발의 소아성애를 도와주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살베센이 시체로 발견되자, 할보르스루드는 다시 경찰서에 구금당하게 되고  보그츠 거리 14번지에서 목이 잘린 시체가 건물 관리인인 칼센에 의해 발견된다. 한네는 보그츠 거리에 우연히 들렸다가 어렸을 적 끔찍한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에이빈과 우연히 조우하게 되는데  에이빈에게서 여러 가지 단서를 제공받는다.  에이빈은  어릴 적 아버지에 성폭행 당한 깊은 상처로 여전히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며, 자신처럼  학대와 폭행으로 고통받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아동성폭행대상범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비밀스런 조직을 만들었다. 이들 조직을 '수호천사'로 부르는데 조직 명단목록에 에발이 있다는 비밀을 한네에게 가르쳐준다.  한네는 할보르스루드 검사 또한 소아성애자인지 의심하는데 이로써 사건은 소아성애자에 초점이 맞추어지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그러나, 건물관리인 칼센의 지하창고에서 발견된 컴퓨터와 건물관리인 칼센에게서 죽은 살베센이 할보르스루드 검사에게 십년 전 경제범죄로 에발과 할보르스루드와의 연관성이 밝여지고 살베센의 법에 대한 증오심을 알게 되면서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는 듯 하지만....

 

사회는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범죄역시 따라서 복잡하고 미궁에 빠지는 사건들이 많아지고 있다. 남의 나라 불구경하듯 범죄에 대한 불감증 또한 현재에  우리 사회가 치유해야 할 또 하나의 사회적 질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물게 접하던 강력범죄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연달아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듯이 우리나라 역시 복잡하고 지능적인 범죄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북유럽소설이 1권 리뷰에서 이야기했듯이 박진감 넘치거나 스케일이 장대하거나 화려한 액션은 없다. 하지만 북유럽소설의 대표적인 소설 <밀레니엄>에서처럼  사회고발적인 성향이 강하며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는 무척 건조하고 냉정하다. 그래서 하드보일드 장르로도 볼 수 있을 듯 하다. <데드 조커>의 주인공 한네 빌헬름 반장 역시 건조하고 냉정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기에 더한 심리적 갈등을 겪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루에도 수십번씩 터지는 사건사고들로 인해 냉정하다 못해 시니컬하고 예민한 모습이다. 사건과 일에 집착하였던 모습에서  연인 세실리의 죽음으로 한네는  내면적 갈등에 시달리게 되고  마지막에 이르러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은 진한 인간미와 애정을 느끼게 한다. 

 

혼자 있으면 산산이 조각난 모든 것들이 떠올라 . 우정,사랑,인생,모든 것...p224

 

이 책은 한네 빌헬름센 형사시리즈이다. 전작과 후편을 읽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으나, <데드 조커>에서 다뤄지는 여형사이미지로 한네는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으로 유명한 독일소설 넬레 노이하우스의 주인공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이 연상되어지기도 하는데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다.  북유럽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지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플롯. 매력적인 수사반장, 한네의 다음 시리즈도 기대하게 될 것 같다. 

 

오타요 ~ 70p 11번째 줄 왔읕때 ☞ 왔을 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드 조커 1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북유럽소설이 인기다. 북유럽소설의 붐은 아마도 <밀레니엄> 시리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던 나조차도 밀레니엄 시리즈로 밤을 새워야 했으니 말이다. 북유럽소설은 기존 영미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북유럽소설 전체에 깔리는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와 눈 덮인 자연과 어우러진 황량함은 전체적으로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듯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손에 잡으면 절대 덮지 못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매력이 있다. 새로 펴낸 문고본 브랜드 '펄프'의 신간 <데드 조커>에서도  북유럽소설의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데드 조커>의  저자 안네 홀트는 노르웨이 전직 법무부장관이었고 기자, 변호사를 거친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안네 홀트를 두고 '노르웨이의 애거사 크리스티'라고 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등장인물> 

 

잔인하게 살해된 부인 앞에서 한 시간 반을 부인의 피세례를 받은 채 넋을 잃고 앉아있던 남편 고등검사 할보르스루드.

부인의 목을 자르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여지는 사무라이 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한네 빌헬름센 반장.

 

살해현장에 있었던 남편 할보르스루드 검사의 증언에 의해 지목된 살해 용의자 살베센.그러나, 데드 조커로 지목된 살베센은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 것으로 증거들이 나타나고

 

이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등장하는 소아성애자이며 사회부 기자 에발 브로모.

그리고 이들과 전혀 상관없지만, 왠지 연관성이 있어보이는 추리소설가 에이빈 토르스비크.

 

 

1,

한네 빌헬름센 반장은 근래들어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 소설 전반에 한네의 감정선은 지나치게 예민하고 내내 우울해보인다. ( 이 소설은 한네 빌헬름센이 등장하는 시리즈중의 다섯 번째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감정선에 공감이 잘 안되는 면도 있지만 영화 '하울링'의 여형사와 같은 고독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까닭없이 흐르는 눈물의 정체도 그녀의 우울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인 세실리와 늘 겉도는 대화와  애정 없는 나날을 보내던 중, 사건이 터지고 한네의 우울증은 극이 달하는데  세실리는 암에 걸렸다고 하고, 살해용의자로 지목된 살베센은 강에 뛰어들어 자살했다.결국 한네는 휴직을 신청한다.

 

2,

평소 유순하고 모범적인 가장 에발 브로모는 점점 초조해지고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에 사로잡혀 폭력적으로 변해가는데 그를 초조하게 만든 시발점은 몇 달 전에 받은 메일 두통이다.

 

3,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성적학대를 당해왔던 에이빈은 어느 날 자신의 두 귀를 잘라 선생님께 보낸다. 그것은 자신을 구원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아버지를 떼어놓는데 성공하였음에도 잔인하게 복수를 하고 감옥에 간다.  뛰어난 미소년이자, 천재적 두뇌인지, 독특한 사고덕인지 감옥에서 집필한 추리소설은 불티나게 팔리고 그를 부유하게 만들어준다.

 

한네와 에발과 에이빈, 이렇게 세 주인공을 축으로 이야기는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1권은 마무리되는데  1권의 끝에서조차 범인에 대한 윤곽은 전혀 잡히지 않은채 끝난다. 처음에 한네 수사반장을 남자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녀’라는 호칭이 잘못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네는 레즈비언이다. 유능하고 예리한 감각을 지녀서인지 경찰서내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캐릭터이다. 한네와 친하면서 순박한 빌리 티형사와 호콘은  오랜 동료이지만  한네를 짝사랑한다. 그러나, 세실리가 아프면서 이들의 오랜 우정에 하나의 작은 틈이 생기고 한네는 기분전환을 위해 휴직하는 것으로 1권은 마친다. 《데드 조커》는 영미소설처럼 스케일이 장대하거나 스펙터클한 느낌은 없다. 그러나 북유럽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지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플롯을 지니고 있다. 범죄와 관련되어 속속들이 밝혀지는 검사의 비리연관성과 더불어 사회 고발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도 하지만, 자세한 것은 2권을 다 읽은 후에 평을 해야 할 것 같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재미있다는 것? ^^  <2권에 계속>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현주 목사의 대학 중용 읽기
이현주 지음 / 삼인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철학을 지배하는 사유방식은 유기체적 자연관’이.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서양의 기계론적 자연관은 서양에 과학혁명을 일으키게 하는 사상이 되었지만, 서양의 사유체계는 이미 인간이 아닌 과학에 의존하는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의 사상은 여전이 인간이 중심이다. 유기체라는 말자체가 어느 한 부분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낳을 수 있고 , 전체의 변화가 모든 부분의 변화를 낳을 수 있기에 동양의 철학은 모두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 <이현주 목사의 대학중용읽기> 이 책에서도 그런 동양의 유기체적 자연관을 바탕으로 노자,공자,예수의 사상이 유기적임을 말하고 있다. <대학><중용><논어><맹자>를 사서로 칭하여 유교적 근본사상으로 송나라 때에는 무조건 읽어야했다. 대부분의 대학,중용,논어,맹자에 대한 책들은 주석으로 한자원문과 저자의 해석을 실어놓는 구성이지만, 이 책은 목사인 저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동양철학과 접목시켜 중심인 예수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중심에서는 모든 것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고 나의 예수는 그 중심에 계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大學之道대학지도는 在明明德재명명덕이라.” 대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를 투명하게 비워 빛 가운데 빛으로 존재토록 하는 데 있다는 말이. 저자는 명명덕을 천하에다 하면 평천하자기 나라에다 하면 치국자기 집안에 하면 수신이라 말하는데 결국 모든 것의 중심은 수신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나를 투명하게 비우는 것, 이것이 대학의 바탕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주 현상은 헤아릴 수 없이 복잡다단하지만 그 모든 것을 그렇게 존재하는 원리는 단순 소박한데 오직 한가지 중심으로 들어가보면 세상은 단 하나의 원리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대학의 모든 가르침의 기본은 수신修身이다.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수신(자신의 몸을 닦는 일)이 먼저이다. 수신이라는 기둥에 격물,치지,성의,정심이라는 뿌리가 있고 그 위에 제가 , 치국, 평천하라는 가지와 열매가 대학이라는 나무인 것이다.

 

 

모든 물이 현상에서는 각양각색으로 복잡다단하지만 중심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단순 소박해지다가 마침내 핵에 이르면 단 하나의 원리로 수렴된다. 예수는 그 원리를 일러 사랑의 원리라고 한다. 사랑에서 만물이 생겨나고 사랑으로 만물이 돌아간다. 요한은 그 사랑을 하느님이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대학 5장의 격물치지格物致知 는 공자의 일이관지와 一以貫之 유기적으로 연결됨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중용과도 맞닿아있는 사상이기도 하다. 여기서 나는 동양철학을 유기체적 자연관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확실히 느끼게 되었는데 모든 앎이라는 것은 같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이 문심을 알고 혜두가 열려야 진정한 공부라고 하였듯이 슬기 구멍이 열리는 것을 이라고 표현한다면, 학문을 함에 있어서 앎이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스스로 아는 사람이 있고, 배워서 아는 사람이 있고 많은 고생 끝에 아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앎을 이루고 보면 그 셋이 모든 같다는 것이 공자의 말이자, 격물치지이다.

 

()이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으며, 지나침도 미치지 못함도 없는 것(不偏不倚無過不及)을 일컫는 것이고, ()이란 떳떳함平常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희는 설명하였고, 정자(程子)는 기울어지지 않는 것不偏을 중이라 하고 바꾸어지지 않는 것不易을 용이라 하였다. 저자는 을 알고 용을 알면 이 책을 다 읽은 셈이라고 한다. 하지만 , 늘 생각하건데 중용이 가장 어렵다.   어울리면서 휩쓸리지 않는다. (화이불류)라는 말처럼 어울리되 한통속이 되지 않고 소인은 그와 반대로 한통속이면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 어지러운 정치판을 보며 정치인들이 중용의 의미를 떠올려봤으면 싶다. 군자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 살면서도 각자 개성을 유지하고 중심에 서서 어디에도 기울지 않는다( 中立而不倚)고 하였다. 정당은 서로 헐뜯고 같은 정강정책아래 당원이면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을 감출 길이 없다.

 

대학편은 다소 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 쉬이 읽혀지지 않지만, 중용편에 들어서는 깊이가 더 한 느낌이다. 대학보다는 아무래도 중용편이 더 수신에 가까워서인지도 모르겠다. 수신, 자신의 몸을 닦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혼란한 정치, 사회를 바라보며 개인적으로는 모두 수신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신을 하다보면 중심이 생기고 그 중심으로 가지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다시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다가오는 것들을

다가오는 그대로 맞아들이기

 

떠나가는 것들을

떠나가는 그대로 떠나보내기

 

얼마나 쉬운 일인가?

,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 읽기 좋은 날 - 그날, 그 詩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김경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해로 휴가가면서 챙겨간 시집인데, 휴가 내내 시를 읽으며, 이 시집을 가져오길 잘 했다고 몇번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고요한 바다, 하늘에 뜬 조각달, 한편의 아름다운 시, 행복이 가슴을 두드린다. 예전에는 시도 외우고 다니고 그랬는데 팍팍한 세상살이에 시를 잊은지가 하도 오래되서 시가 읽고 싶다는 넋두리에 두말없이 선물해준 친구에게도 고맙고,시들이 모두 이쁘고 또 이뻐서 더 고마웠다. <시 읽기 좋은 날>의 시들은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시들이다.  오랜만에 시집을 읽으니 학교다닐때 추억이 떠오른다. 우리때만해도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시 암송하는 숙제를 내주시곤 하셨는데 외우지 못하면 손바닥을 자로 때리는 벌을 주셨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를 암송하는게 그땐 그렇게 가슴이 떨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날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미소짓는 날이 될줄은 몰랐다. 시를 외우고 낭송하는 것이 싫었던 어릴적 치기가 살며시 부끄러워지는 날이다.

 

 

시 교육을 공부하고, 국어교사를 지낸 저자의 시에 대한 남다른 해석은 재미와 깊은 묘미를 느끼게 한다.  실제로 교과서에 담긴 주옥같은 시들과 곁들인 저자의 이야기들은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혜안을 읽을 수 있도록하는 안내서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책은 세가지의 테마로 <너를 향한 눈빛>, <나를 향한 응시>,<세상을 향한 목소리> 로 나누어져 있는데, 마르틴 루버의 "태초에 관계가 있었다."라는 말처럼 태어나자마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우리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존재를 말하고 있는데 김춘수의 꽃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꽃'이 되기 위한 존재를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 다음의 여정은  누군가의 눈동자에 비친 '나'를 냉정하고 객관적인 마음으로 관찰 해야 한다. 진정한 내면 들여다보기를 할 수 있고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두번째 장이다.  타인과 나, 그리고 세계라는 삶의 통찰은 진정한 배움에 대한 성찰을 끝으로 맺음을 하는데 이 장에서는 많이 배웠다고 하는 것을 지식인이라 하지만, 진정한 지성이란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성찰'하여 , 그 바탕위에서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지식인이라는 깨달음을 불러 일으킨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비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어렸을 때. 황인숙의 <강> 이 시를  읽으면서  참 냉소적인 시인도 있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저자의 시 읽기로 인해 이 시의 진가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인터넷 강국이라 그런지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아픔이나 고통을 토로하는 글들을 자주 접하고는 한다. 하지만, 그런 글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아픔을 느끼고 고통을 느끼면서 성숙되어가는데 자신만이 아프고 자신만이 세상의 고통을 짊어진 듯 한 글들을 볼 때마다. 지나친 자기연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만이 불행하다고 믿는 사람들,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말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그냥 그것을 즐기는 것 같다. 고통을 토로하는 사람 대부분이 어떤 위로로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인 황인숙은 <강>에서 그런 고통이 '옷장의 나비'나 '찬장의 거미줄'같은 자잘한 일상의 고민일 수도 있고,'인생의 어깃장'같은 심각한 시련과 장애물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인은 이 모든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에 해결해달라고 말하는 대신에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할 것을 명령한다. (p96) 나의 고통이란 것은 절대로 타인의 위로로 없어지지 않는다. 나 자신이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기꺼이 짊어진 채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 나가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나역시 불혹이 가까운 나이에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우정은 예찬하는 가운데서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미셀 투르니에

 

이 책에 실린, '선함을 담보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50편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에 공명하고 그들이 부려놓은 언어에 감탄했다면, 서로 얼굴을 모르더라도 우리는 진정한 우정을 나눈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학大學의 길은 맑은 마음을 맑히는데 있고 사람들과 하나 되는 데 있고 지극한 선 善에 머무는 데 있다고 하였다. 이 책은 그런 대학의 가르침을 느끼게 해준다. 마음을 맑게 하고 선에 머물게 하는 언어를 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들이 모두 이쁘고, 시에  담겨있는 삶에 대한 통찰을 비로소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  앞으로도 무척 소중하게 여기며  간직하게 될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시를 암송하던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면서,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이유를 깨닫기에 충분한 시 읽기 좋은 날이었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브레히트,《살아남은 자의 슬픔》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