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절망의 문턱에서 희망을 찾기까지 엄마들의 여정 푸르메 책꽂이 5
김효진 지음 / 부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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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맞벌이 부부라 일찍부터 아이를 영아어린이집에 위탁하여 키워야 했다.군립으로 영아반을 운영하는 곳은

 장애아와 합반이었던 곳이었다. 장애아와 같은 반이라는 사실이 익숙지 않아서 처음에는 저어했지만, 장애아와 한 반을 하며 영아시절을 보낸 작은 아이는 유난히 타인에게 배려심이 깊고 착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나는 아마도 영아 때 장애아들과 같이 자라서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는 장애인들과 어울리는 일이 그닥 어색한 일이 되지 않아서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장애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에 읽어보고 싶었다. 자식이 장애라는 심정을 이 세상의 어느 엄마가 이해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그 사람들을 위로한다느니 , 아픔을 공유하고 싶다느니 이런 말들은 그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유난히 장애아들에게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그렇기에 장애가족들은 더욱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 공감하는 것은 장애인의 시각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지체장애를 안고 살아왔다. 같은 장애를 가진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고 보니, 저자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달라 보이는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나 자신 스스로가 장애가 있었기에 장애를 가진 엄마들의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삶이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한다. 장애아인 자신을 키우면서 오롯이 고통과 자식걱정으로 남은 여생을 보내시는 어머니의 삶과 장애아를 둔 12명의 엄마들의 이야기는 세상을 향한 소리없는 외침으로 느껴진다.

 

책에서는 다운증후군 지영 엄마와 승민엄마, 청각장애 연서 엄마, 뇌성마비 인해 엄마, 자폐장애 요섭엄마, 시각장애 민태의 이야기, 근육병 민서 엄마, 서버트증후군 순자 엄마, 지적 장애 병근엄마까지 엄마들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과 장애인들을 향한 세상의 편견과 더불어 무엇보다 정상인이었던 엄마입장에서 장애아이를 키우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비롯된다는 그네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읽는 내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나는 엄마다. 나는 엄마다. 나는 내가 아니고 엄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돌보아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42

 

몇 년전에 작고 한 장영희 교수의 책은 무척 귀하게 여기는 책 중의 하나이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지만, 그런 장영희 교수를 키운 것은 팔할이 엄마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식 장영희를 업어오고 가며 학교를 다녔던 이야기라든지,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바라보는 투명하고도 순수한 싯귀들은 늘 가슴 깊은 곳을 후벼파곤 했다. 장애로 태어난 장영희 교수는 늘 자신의 뒤통수를 내리칠 것 같은 괴물같은 삶 속에서 빛 동그라미를 만들며 생명의 약속을 지켜가는 것이  바로 태어남이라고 하였다.

 

태어남은 하나의 약속이다. 나무로 태어남은 한여름에 한껏 물오른 가지로 푸르름을 뽐내리라는 약속이고, 꽃으로 태어남은 흐드러지게 활짝 피어 그 화려함으로 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리라는 약속이고, 짐승으로 태어남은 그 우직한 본능으로 생명의 규율을 지키리라는 약속이다. 작은 풀 한 포기, 생쥐 한 마리, 풀벌레 한 마리도 그 태어남은 이 우주신비의 생명의 고리를 잇는 귀중한 약속이다. 그 중에서도 인간으로 태어남은 가장 큰 약속이고 축복이다. <내 생애 단 한번에서>

 

안타까운 것은 장애아들을 둔 12명의 엄마들이 장애를 가진 아이로 인해 아파하고 한때 자살을 꿈꾼 적도 있고,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대인기피증에 괴로운 날을 보내거나 했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는 그 순간의 경이로움을 슬픔으로 받아들였을 엄마들의 심정은 말할 것도 없이 비통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어난다는 것 자체로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박완서 작가가 외동아들을 스물다섯에 잃고 나서 지은 <한말씀만 하소서> 라는 시는 자식 잃은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어미의 애통함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그런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서 친구 아들이 반송장의 상태로 누워있지만, 그런 아들이라도 있는 친구를 보며 자신은 아들을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친구는  아들이 그렇게라도 눈앞에 존재해주는 것을 보고  얼마나 큰 축복이냐는 말을 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자식이란 존재는 이토록 강한 애착이자 집착의 상대이다. 장애는 그저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의 말처럼, 그저 편견 없이 생명이라는 태어남의 가치는 우주신비의 생명의 고리를 잇는 귀중한 약속이라는 울림이 마음을 관통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장애를 가진 엄마들을 마음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만드는 책이자, 같은 엄마입장에서 힘내라는 격려와 위로를 건네고 싶다. 부디 힘내세요 ! 엄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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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셀러 - 소설 쓰는 여자와 소설 읽는 남자의 반짝이는 사랑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3
아리카와 히로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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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바다로 도망가면서 내 가방만 무거운 이유는  오로지 책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을 포기할 수 없기에 남편의 눈치에도 꿋꿋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녔다. 그 와중에 나를 미소짓게 한 장본인은 바로 <스토리셀러> 라는 달콤쌉싸름한 연애소설이다. 일본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일본소설은  확실히 재미는 있지만,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한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뭐랄까,  구성이나 스토리 모두 독특하다.  휴가를 떠난 첫날부터 폭염주의보가 시작되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더위도 무료한 시간도 잊게 할 정도로 즐겁게 읽었다.  며칠 전 온몸이 오그라드는 닭살 멘트가 난무하는 연애드라마를 보면서  참 유치하면서도 저런 유치함과 오글거리는 멘트들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남편에게 남자주인공이 여주인공한테 말한 달달한 멘트를 부탁했다가  한 대 맞기만 했다. ^^;; 흠... 역시  소설속의  사랑과 현실과의 사랑은 너무 차이가 난다.. 

 

결코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 채 굶주린 듯 재미있는 작품을 찾아 헤매는 읽는 사람인 나는 알 수 있어. 너는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야. -p63《스토리셀러》

 

side A: 이렇게 소설은 쓰고 싶었지만, 한 번도 쓸 수 없었던 남자가 회사를 다니면서 좋아했던 여자가 알고 보니 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쓰고 싶었던 남자는 쓸 수 있는 여자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행복에 빠지고 쓸 수 있는 여자는 오로지 읽는 사람이자 자신의 소설을 사랑해주는 단 하나의 독자인 남편을 위해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여자에게 찾아온 희귀병 치사성뇌열화증후군’은   사고(생각)하면 죽는 병으로  오로지 써야 하는 아내에게 그 병은 곧 죽음을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편은 자신이 '읽는 사람'이 되어 아내가 '쓰는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 날개를 달아준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전에는 여성 작가가 죽는 이야기였잖아? 이번에는 작가의 남편이 죽는 이야기를 쓰면 어때?”

 

side B: 이번에는 남편 읽는 사람이 죽는 이야기이다. 첫 시작은 A편과 비슷하게 전개되지만, 이번에는 쓰는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남편)의 이야기를 해간다는 것이다 .

 

소설속의 남자캐릭터는 세심하고 말수가 적지만, 자신의 일에 완벽을 추구하는 타입으로 보여지며 직장생활에서도 자신의 일정한 선을 긋고 그 선 밖으로는 절대로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차갑거나 싸가지가 없어보이는 차도남과는 아닌 것 같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되 가볍지 않은 성격이라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캐릭터이다. 여자캐릭터는 가슴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음에도 스스로의 삶에 충실한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하는 캔디 같은 느낌? 이다. 남자주인공이 무척 현실적인 스타일로 나오는데 일반 연애소설에 남발하는 외모지향주의자나 겉모습만을 보고 여자를 판단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무척 자상하면서도 현실지향적인 캐릭터이다. 남편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사는 아내가 남긴 마지막 편지를 보며 독자입장으로서 콧날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핑 돌아있는데 이 남자는 편지를 보며 하는 말이 너는 마지막까지 정말 남자답구나.그런 네가 좋아."한다. 쌩뚱맞으면서 이런  유머를 잃지 않는 여유속에서 아내가 죽은 현실속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것에 독자인 나를 오히려 위로해주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이 소설에 대해 느낌을 표현하자면 눈물은 맺혀있는데 웃음이 터지는 것처럼  비오는 날 뜨는 무지개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소설 맨 앞면에 나와있는 아리카와 히로의 이력을 읽어보았더니 '로맨틱소설의 여왕'또는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작가' 랭킹 상위권에 속하는 작가라고 나와있다. 소설의 구성이 참 독특하다고 느낀  이유는 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었다고 하는데 소설 A와 B 사이에 작가에게 편집장이 '어디까지 사실인가요?' 를 묻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더욱  이 소설은 정말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하지만, 다 읽고나서는 달달한 연애소설로 인해 그동안 잠들어있던 연애세포들이 깨어나는 기분과  좋은 여운이 오래가는 연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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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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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하더니, 어제 밤에는 열대야로 잠들지 못했다. 밤이 지니고 있는 열기는 이상하게 마음을 달뜨게 한다. 열기와 동반된  컴컴한 어둠은 휘황찬란한 달빛으로 착각하기 좋은 밤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그런 착각이 있는 밤에 읽기 좋은 소설이다. 실연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상한 공감대는 살아가면서 한번쯤 겪었던 이별을 떠올리게 하고, 실연과 어울리지 않는 조찬모임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대부분의 이별은 밤에 이루어지지 않나? 그럼 일곱 시 조찬이라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뜻할까? 내 멋대로 해석하며 책을 펼친다.

 

 

소설의 주인공은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소설처럼 굴곡진 삶을 살았던 소설가 프랑소와즈 사강과 이름이 같은 윤사강이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소설<슬픔이여 안녕>의 주인공 , 열일곱 살의 소녀 세실처럼 사강 역시 자신의 아버지에게 상처받은 채 성장한다. 자신의 아버지와 세실의 아버지와 소설가 사강과 자신, 그리고 사강에게 찾아온 사랑 또한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었다. 유부남과의 사랑에서 상처받은 것은 사강 뿐이지만, 사강은 한편으로 그 사랑으로 인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것조차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 속 주인공과 닮아있다. 사강의 인생에서 사랑은 다른 연인들처럼 기쁨과 환희로 다가왔지만 점점 자신에게 씌여지는 책임감과 죄책감은 자신의 사랑 또한 포기하게 하는데 , 사랑은 자신의 자유보다 더한 희생과 인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강은 아버지의 불륜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인생의 한 과정을 겪으면서 사랑과 삶과 이별과 아픔은 하나의 번복성의 원칙을 띠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슬픔들을 있는 그대로 진정으로 대면하는 용기야말로 인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는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실연 이후에야  사강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슬픔이여 안녕> 의 주인공 세실이 말한 슬픔이여 안녕! 이란 말의 뜻이 이별이 아닌 만남의 인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유부남이었던 직장상사와의 이별 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글귀에 사로잡혀 나가게 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 모임’에서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지훈’을 본 순간 떠오르는 말과도 같았다.

 

 

십년의 연애를 한 지훈과 현정, 두 연인을 헤어지게 한 것은 아마도 오랜 권태와 같은 것 같다. 오랜 연애에 친숙하지만 지루함을 느껴오던 현정, 지훈에게 있는 바보형 명훈의 존재, 고아라는 수식어는 지훈을 오랜 세월 괴롭혀온 상처이다. 현정과의 사랑은 지훈에게는 어쩌면 사랑보다는 쉴 수 있는 안락함 같은 것이었지만, 현정은 그런 친숙함이 지겨움이 되자, 지훈을 떠나려 한다. 이별의 전조를 알아차린 지훈은 먼저 이별을 통보하는데 현정의 반응은 “고마워” 한 마디였다. 어느 날 트위터에서 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을 본 순간 이끌리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같은 끌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연이 어긋난 뼈를 다시 맞추듯 죽을힘을 다해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사물을 그와의 기억쪽으로 되돌리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p53

 

 

겉으로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명목을 위하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결혼정보회사의 이벤트성으로 기획된 만남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성공에 목말라있는 정미도의 확신에 찬 기획이었으니 ‘헤어져야 만나고, 만나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정미도의 선택이자 이 비밀스러운 모임의 발단의 시작이라는 것. 

 

 

연애의 처음 시작은 보드라운 솜털 뭉치처럼 작고 귀여운 강아지가 늑대만한 사나운 개로 변신해 죽도록 짖어대는 과정과 비슷했다.p163

 

 

사강과 지훈과 미도의 이야기를 보면서 지훈과 현정의 이야기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지훈과 현정처럼 우리가 오랜 연인이기 때문이다. 십년의 연애와 십년의 결혼생활중에 우리도 한번의 이별을 해 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많은 인내와 참을성을 요구하고, 전혀 모르는 '타인'이라는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생이 걸리는 일이다. 현정이 지훈에게 이별을 통보할 때 왠지 안타까움이 들었지만, 사강과 지훈이 만나서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을 때, 그리고 현정에게는 털어놓지 못하는 아픔을 사강에게 털어놓는 지훈을 보며 사랑은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실연당한 사람들은 미도의 확신처럼 헤어지고 만나고 사랑을 이룬다.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닐까.  사랑과 삶과 이별과 아픔은 하나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서로 번복하다가 그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슬픔들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는 용기가  생겼을 때, 바로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그때야 말로 슬픔에게 큰 소리 외칠 수 있는 것이다. 슬픔아 , 안녕이라고 !!!!!!! 안녕은 이별의 말이 아닌 새로운 만남의 인사라는 것을..........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조용히 그것을 맞이한다.슬픔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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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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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에 저항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던  헬렌과 스코트는 <조화로운 삶>을 통해서 접한 적이 있다. 삶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그 책을 보며 삶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떠올려보게 되었는데  이 책은 스코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난 87세 때 헬렌이 쓴 책이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대공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1932년에 뉴욕대도시에서 버몬트 숲에 터를 잡고 사탕단풍농장을 일구면서 그곳에서 자신들만의 원칙과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시골 생활에 적응해가며 도시생활에서 얻지 못했던 자족감과 풍족함을 얻었다.

 

그들이 세운 규칙을 정리해보면,

1,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할 것.

2, 미리 계획을 세울 것.

3,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4.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을 멀리 하는 것.

5.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6 그날 그날 자연과 사람사이의 가치 있는 만남을 이루어갈 것.

7.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 잡힌 인격체를 완성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내게 가장 귀감 되고 앞으로 실천하고 싶은 부분만 기록하였다. 이정도만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감히 내 삶 또한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코트와 헬렌의 사랑을 보며 ,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피라미드를 쌓고 공중정원을 만들고 피사의 사탑 같은 불가사의를 이루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떠올랐는데  헬렌은 젊은 날에 인도의 오쇼 라즈니쉬와 같은 철학자이자 명상가인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었다. 크리슈나무르티와의 만남과 헤어짐 뒤에 스코트를 만난 이후의 삶부터 사별까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사랑과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경이로운 삶의 발자국들이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느끼는 삶에 대한 통찰에서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헬렌과 스코트의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 부부란, 서로를 마주하는 사랑이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임을 새삼 깨닫기도 하였다. 이혼이 넘쳐나고 있는 현대에 헬렌이 말하는 사랑의 모습에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며 아름다운 일인지를 되새겨 본다.

 

잃음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랑에 뒤따라오기 마련인 한 부분이다. 결혼이 구혼에 뒤따르듯, 가을이 여름 뒤에 오듯 사별은 결혼에 이어서 온다. 잃는다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또 하나의 다른 국면이며, 춤의 중단이 아니라, 그 다음 차례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을 때 그 사람 손에 이끌려 우리는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앞에 남아 있도록 배워야 하는 것이 이 춤의 슬픈 장면이다.”

 

헬렌이 말하는 죽음에 대한 통찰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죽음의 모습이 아니다. 죽음도 삶의 한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스코트의 죽음을 통해 헬렌은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사랑의 끈들이 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사랑에 참여하고 사랑을 주는 것은 인생의 가장 위대한 보답이다. 사랑에는 끝이 없으며 영원히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사랑과 떠남, 혹은 죽음은 삶의 일부이다...

 

 

땅과 가까이 살고,

명상을 할 때에는 마음 깊숙이 들어가라

다른 사람과 사귈때는

온유하고

친절하라

진실되게 말하고,

정의롭게 다스리라

일처리에 유능하되,

행동으로 옮길 때는 때를 살펴라. <도덕경>

  

마크 트웨인은 문명이란 사실 불필요한 생활필수품을 끝없이 늘려가는 것라고 하였다. 헬렌과 스코트도 문명을 거부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며, 부를 경계하였다. ‘땅에 뿌리박은 삶과 평온하고도 위엄을 죽는 순간까지 잃지 않았던 스코트의 사랑과 삶과 죽음은 아름다운 삶으로서 다가온다. 물질적인 풍요만이 가득하고 정신적인 빈곤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운 삶이 주는 가치를 떠올리게 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절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사랑과 죽음 그 모두 하나이며, 우리는 모두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 헬렌과 스코트가 그런 것처럼...............

 

진정한 예술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온 삶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아름다움에 맞추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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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Adventures 6 - (Story Book+Audio CD 3+학부모가이드+단어카드 포함) Magic Adventure 6
e-future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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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공부하는 교재로 선택한 책이다. 시중에 워낙 영어만화학습교재가 많아 , 영어교재를 선택할 때가 제일 고민이 많이 된다. 큰아이가 어렸을 때, 도라도라 영어만화를 유난히 좋아해 울다가도 도라도라만 틀어주면 울음을 그치곤 했다. 도라도라와 함께하는 모험과 텀험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같은 키워드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모험심이라는 것은 재미와 흥미 두가지의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이 책 <매직 어드벤쳐> 시리즈 역시 잭,올리비아,벨라,에이스 네 주인공이 다크라는 악당에 맞서 지구와 매직랜드를 오가며 지구를 지켜낸다는 환상과 모험이라는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면서 같이 세트로 나온 오디오 CD는  머리 속에 만화의 인물들에 생생함을 더해 영상처럼 떠올리게 되며, 오디오CD 성우들의 영어발음이 일상대화체로 이루어져 듣는 즐거움과 동시에 몰입도도 최상이다.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어드벤처시리즈의 장점은 부담없이 쉽게 영어와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책에 수록되어 있는 어휘와 문장표현들이 일상적인 표현이고,대화형식으로 되어 있어 발음의 연음처리 및 억양연습에도 무척 효과적일 듯 하다. 부록으로 나온  오디오 CD를 최대한 활용하여 반복사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학습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 이 책 한권으로 말하기, 읽기, 듣기 , 쓰기, 어휘,문법까지 영어의 6가지 영역을 골고루 공부할 수 있다.

 

 

 

 

매직 어드벤처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단연 <학부모가이드>이다.  아이와 영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큰 걱정이 발음과 교재활용 방법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달리 유치원때부터 원어민 발음을 배워서인지 엄마인 나보다 발음이 더 좋다. 이미 굳어버린 혀에 기름칠을 할 수도 없고,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팁과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 그것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놓아 그동안의 고민을 조금 덜어주는 기분이었다 . 학부모가이드에 가장 큰 점수를 ^^

이어서 액티비티 장의 활용도 무척 좋다. 문장의 구성을 한 눈으로 익힐 수 있게 해 놓아 이 책은 구성과 요소 , 재미, 흥미 모두가 만족스러운 학습영어교재이다. 아마도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두루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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