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지음, 최완규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부시 대통령은 19913, “새로운 세계 질서가 태동한다고 선언했다. 각계 각층, 경제, 사회, 정치 전반을 아울러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있는 과도기적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탈출구가 필요한 시대이다. 첫 장  저자의 확언에 의한 이 한마디 " 민주주의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인류 최고의 업적이다."가 마치 구원자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최근 접한 경제서나 인문서적들은 현 사회가 주는 병폐들에 지쳐 모두 불투명하고 부정적인 불확실한 미래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저자의 말대로  민주주의는 정말 의심할 나위 없이 가난한 우리들에게 최고의 방패막이 되어 줄까?

 

이 책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의 역사는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점검하게 하는 책이다. 윈스턴 처칠이 민주주의는 우리가 여태껏 채택했던 모든 제도를 제외하면 최악의 정치 체제다.’ 라고 말한 바와 달리 저자는 민주주의는 현대를 사는 인간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꾸려가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한다.

 

 

최초의 민주주의 사회가 태동하기 시작한 곳 아테네를 시작으로 왕과 황제가 다스리는 대륙에서 로마 공화정에서 탄생한 레스 푸블리카로 대변되는 공화주의 신념을 지닌 이탈리아 도시들의 역사와 아테네 이후 최초의 민주주의 형태를 선보인 하이 알프스( 스위스의 그라우뷘덴)를 통해 유럽 변방의 한구석에 지나지 않은 나라였지만, 절대군주가 지배하는 나라(영국과 프랑스)들에 이 작은 나라의 민주정치 행태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민주주의 역사를 통틀어 보면 미국이 어떤 전례를 남길지 알 수 없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혼란과 파괴, 로마공화국의 자유 전복, 장기의회의 혼란에 이은 크롬웰의 철권정치, 프랑스혁명의 참상, 남아메리카 공화국들의 취약성 등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다수의 폭정은 만인의 불행을 초래하고, 소수의 절대 권력에 의해 몰락한다. 아테네에서 보고타에 이르기까지 되풀이된 역사이다.-p206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주목된 사건으로 프랑스 혁명이 단연 돋보이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프랑스 혁명은 유럽 전역에 자유의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인민의 동의와 참여로 다스려지고 군주가 아닌 시민이 규정하는 민족국가라는 가슴 설레는 목표를 갖게 해 주었다. 그러나 혁명 후 폭력에 휘말리게 되면서 다시 내리막길을 걷게 되지만, 기존 질서를 혁파함으로써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또한 프랑스 혁명이후 성립된 자유주의와 내셔널리즘의 두 개념은 민주주의 정치 체계로 가는 가교가 되어주며 발전해 가게 된다. 이어 탈 공산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폴란드와 독일의 베를린 장벽의 몰락과정, 소련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유럽 전역에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마를 시작하게 된 배경의 역사를 보기도 한다.

 

최근 중국의 경제급성장을 이유로 민주주의의 몰락을 예견하는 학자들도 많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중국을 연구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으려 하는 학자들 또한 적지 않다. 그리스 국가 부도사태와 민주주의 국가들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는 탈출구는 보이지 않은 채 여전히 블랙홀 속에 있다. 최근에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이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낳고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발전 시켰기 때문이다. 과거 세계의 역사가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희생과 실패의 역사를 써 현재의 민주주의를 탄생시켰지만,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의 손을 뿌리침으로 해서 자본주의는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폭주하고 있다. 지젝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이혼을 앞두고 있다.”고 말한 이유처럼, 우리의 민주주의의 문제는 바로 자본주의의 문제가 실체이다. 고로, 저자가 말한 민주주의는 말할 것도 없이 인류 최고의 업적은 분명하다. 민주주의는 보이지 않는 실체이며 도식화가 불가능하다. 저자 역시 딱히 민주주의는 이런 것이다하는 주장은 없다. 그러나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조명하여 그 속에서 다양한 유형의 민주주의의 역사를 살펴보게 해주는 동시에 앞으로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게 해주며 현재 우리에게 닥친 위기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 역사가 가난한 이들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민주 사회는 수많은 삶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늘 현재 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또 공동체적 창의성의 줄기찬 발로다. 그런 창의성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를 막으려는 세력 또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러다보니 편가르기, 뒤봐주기, 이기주의 ,냉소주의, 부관심, 조용한 삶들의 꼬임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는 번성하려면 우리가 기필코 극복해야 할 유혹들이다. -.p4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릴리 블레이크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유니버설 픽처스가 3부작으로 기획한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의 원작이다.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1편은 화려한 출연진들을 자랑하고  블록버스터급의 대규모전투씬들이 눈에 띈다. 그것도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요즘 세상의 입맛에 맞춘 판타지의 옷을 입혔다. 기존의 동화에 판타지를 가미하여 새롭게 탄생된 이야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도 여러번 접해보았지만, 가장 인상깊게 남은 영화는 단연 <슈렉>이었다. 대부분의 영웅담에서  마법을 걸린 미녀가 아니라 마법에 걸힌 추녀를 구한 슈렉의 마지막 반전에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천편일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상상의 허를 찔린 기분에 주체할 수 없이 터져나온 웃음은 아직도 슈렉을 떠올리면 자꾸 웃음이 난다.이 책도 고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던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의 묘미가 더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의 뒷편에 쓰여진 <새롭게 태어난 백설공주의 거대한 모험이 시작된다.> 를 본 순간 단순한 영웅담을 떠올렸다. 연약한 공주를 위해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왕자에 의해 왕국을 되찾는 모험담, 요정도 상상이 딱 내 수준이다. ㅋ~ 하지만, 세상이 예전과 많이 틀린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세상의 주인공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영화라고 해야하나...흠.. 과거 연약한 , 왕자가 올 때까지 잠들어 있는 공주는 이제는 없다는 사실 ..

 

집시였던 라벤나의 일가족과 마을을 초토화시킨 왕의 군대에 의해 죽기 전 어머니가 걸어 둔 강력한 마법으로 라벤나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녀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그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이 필요하다. 상대가 젊으면 젊을 수록 라벤나는 더욱 더 아름다워지고 젊어진다. 그런 라벤나를 본 순간, 첫 눈에 반한 왕의 청혼으로 거행되는 결혼식날,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부는 악의 화신으로 변하고, 살아있는 모든 이들은 죽이지만, 어린 백설공주는 자신의 젊음을 위해 탑에 감금한다. 10년이 흐른 뒤, 우리가 다 아는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 라는 질문에 당연히 "백설공주"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요즘 라벤더 여왕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이유가 다 백설공주때문이라고 한다.

 

 

" 백설공주의 심장으로 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영원불멸의 아름다움을 가지게 될 겁니다......."

 

 

라벤나의 오빠 핀에게 끌려오다가 도망친 백설공주는 라벤나 여왕의 미모에 속아 백설공주를 죽이러 온 사냥꾼 에릭을 만나 ,  한번 들어오면 살아서 나갈 수 없다는 어둠의 숲으로 도망치면서부터 백설공주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선택받은 자만이 찾을 수 있는 신성한 땅의 출입구를 지나, 백설공주의 어릴 적 친구인 공작의 아들 윌리엄과의 재회와  트롤과의 싸움 등  환상적인 적들과의 대립구도가 펼쳐지는  백설공주의 모험 곳곳에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넘쳐나는 다크 판타지 소설이다.

 

 여전사로 다시 태어난 백설공주는 과거 우리가 알고 있던 남자에 의해 구원되는 여성의 이미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왕국을 다시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아마도 현시대의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 한 기분이 든다. 남자들 또한 약하진 않지만, 남주들의 캐릭터가 약한 느낌이 워낙 여주인공들의 이미지가 강해서 묻혀가는 느낌 또한 있지만, 한 편으로는 스펙터클하고 웅장한 블록버스터급의 화려한 CG로 펼쳐지는 영화도 볼만하지만 소설 또한 두께가 두껍지 않으면서 상상의 즐거움에 체감온도가 한도씩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마녀의 카리스마에  순간순간 간담이 서늘해져 이 소설을 읽는 동안은  더위를 확실히 잊게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은 상상하는 즐거움을 ,영화는  보는 즐거움을 기대해도 좋을 듯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기 11 - 시공인문교양만화, 완결 시공인문교양만화 사기 11
요코야마 미츠테루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권 마지막에 사마천이 태어나 사기를 집필하던 시대로 끝이 나, 한 무제의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자객열전>에 나온 예양과 섭정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마천의 사기의 또 다른 재미는 왕후와 귀족중심의 역사관보다도 역사에 드러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예양과 섭정의 이야기는 “선비는 자기 자신을 알아주는 자를 위해 죽는다.” 라는 의협심이 팽배했던 시절, 지금으로 보면 한량이나 건달로 보여지는 ‘유협’ 이라는 집단이 있었는데 계속된 사회혼란에 관료들이 만들어 내는 법에 적응하지 못하고 벼슬을 포기한 자들이 자구책으로 결속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민중들은 그들의 존재를 높이 평가했으며, 체제측은 국가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로 보았다. (여기서 중국영화나 무협지를 보면 유협이라며 떠도는 무리들이 종종 보여지는데 사기를 보니 조금은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정의에 어긋나는 일도 하기도 했는데 바탕은 “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고 , 하고자 한 일은 반드시 이루며, 천 길 낭떠러지에 있더라도 신의를 지킨다.”는 협객의 정신이 있다.

 

예양은 재주가 많았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백만이 예양의 재주를 알아보고 높이 인정을 해준다. 그러나 조양자에게 죽임을 당하고 자신을 알아준 지백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조양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얼굴에는 옻칠을 숯을 먹어 목을 쉬게 하여 변장하지만, 번번히 조양자는 오히려 주군을 위하여 복수를 하겠다는 예양의 기개를 높이 사며 풀어주자, 스스로 자결한다. 섭정 또한 한나라의 대신 엄중자가 자신을 알아주자 엄중자의 복수를 해주기로 하는데 복수에 성공한 후 자신의 신분을 모르게 얼굴을 난자하고 죽는다.

 

 

유협이었던 주가의 이야기와 최후의 협객이 된 곽해의 이야기도 예양이나 섭정이야기 만큼 놀라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의의 이름으로 죽고 죽이고 하는 협객의 이야기는 그다지 귀감이 되지 않았다. 사마천은 곽해를 마지막 협객으로 보는 이유가 곽해가 비록 살인도 하고 방탕한 시절도 있었지만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고, 하고자 한 일은 반드시 이루었다는 그 점을 높이 산 듯 하다. 이후에도 협객을 자처하는 인물이 많았지만, 그자들은 유협의 정신을 잃은 폭력배나 다름없다고 한다. 나라가 안정되고 유학의 질서가 확립하자, 유협의 정신이 무의미해지고 도리어 위험한 것으로 여겨져 , 사마천은 유협이 사라지게 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결과라고 한다.

 

 

대체로 인간이란 처음에는 부지런하다가도 나중에는 게을러진다. 아무리 강직한 사람이라도 마침내는 해이해지기 쉽다.임금이란 부지런하고 검소해야 정치를 잘할 수 있다. 문제(文帝)와 경제(景帝)는 부지런하고 검소하여 성공하였으나, 무제(武帝)는 방종하고 지나친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실패하였다.” 1430년, 한무제 이후 약 1500년 뒤, 조선의 세종은 신하들과 경연을 벌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를 거울 삼아, 평생 초심을 잃지 않으며 나라 다스리기에 부지런하고 검소하고자 애썼다.

 

 

 

무제가 무제(武帝)라 불리는 이유는 그가 외치(外治) 쪽에서 거둔 눈부신 업적 때문이다.10권의 마지막에는 한무제가 흉노를 상대로 벌이는 외교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 실려있는데, 춘추전국시대는 이 흉노족이 막강한 위협 세력이었다. 기마부족으로 약탈과 노략질로 먹고 살며 잔인하기도 해 이 유목민들을 막기 위해 진시황도 만리장성을 세울 정도였다. 통일 제국인 한나라도 이를 감당하지 못해, 한고조 시절에 정벌하려다 그만 거꾸로 포위를 당한 끝에 겨우 풀려난 이후로는 매년 거액의 뇌물을 바치거나 황실의 여자를 보내는 일로 그들의 침입을 달래 오는 처지였다. 그런데 한무제가 흉노족과 정면돌파를 하면서 흉노족들은 고비사막 저편으로 쫓기게 된다.

 

그러나, 이런 눈부신 업적과는 달리 유학자들에게 무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데 법을 지나치게 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제의 사법관료들은 더욱 더 법을 가혹하게 적용하고 이것은 도리어 조정의 통치력을 약화시키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진시황 때에 엄격한 법치체계가 쉽게 무너져내렸듯이 법이 엄하면 엄할 수록 반발하는 백성과 사소한 죄로 재산을 몰수 당한 자, 수배당하는 자들이 도적단에 가입하기 때문에 수백명의 규모의 도적단이 생겨나 마을을 약탈하여 한편으로는 무제시대를 혹리시대라고도 한다. 노자가 “ 법령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적은 늘어간다.” 라고 했듯이 ......

 

 

사마천은 한무제를 오랫동안 제왕이 닮지 말아야 할 군주라고 평했다. 직언 한마디 했다가 궁형까지 당한 사마천의 입장에서 볼때는 그래도 후한 평이지만, 한무제에 대한 혹평을 보고 분노한 한무제는 사마천의 역사서를 모두 태우라고 했다는 말도 있다. 이후 사마천의 사기는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잠들어 있어야했다. 

  사기를 본 후,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에서 한 편으로는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인간의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불러왔고, 이기심의 말로가 어떤지 잘 보여주며, 현명한 군주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사마천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인물들이라 이야기 자체가 충분히 자극적이다. 이런 자극을 통해 조금은 안이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교훈들이 넘쳐나 많은 귀감이 될 듯 하다. 만화로 사기를 다 읽고 나니 이제  집에 있는 두꺼운 베개 싸이즈인 사기열전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기 10 - 시공인문교양만화 시공인문교양만화 사기 10
요코야마 미츠테루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태후의 죽음을 기다렸다는 듯 진평과 주발은 재빠르게 움직여 여씨 일족의 쿠데타를 막았다. 여씨일족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처형당했고 장안에는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채 새 황제를 찾아 나선다. 홍소제가 있었지만, 여태후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모를 죽이고 궁에서 기른 주어온 아이였었다. 이에 진평과 주발은 한 고조의  “ 유씨가 아닌 자가 왕이 되어서는 안된다.” 라는 유언대로 살아있는 고조의 핏줄을 찾는다. 고조의 아들들은 여태후에게 모두 시해당하고 세 명만이 남아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대나라의 항왕을 황제로 맞이한다. 그가 바로 한 문제이다.

 

 

 문제는 겸손하고 효성이 지극한 황제였는데 주발과 진평을 아버지처럼 모시며 따른다. 잔평은 승상이 되자 몇 년뒤 죽고 이에 주발이 승상이 된다. 그러나 주발은 말주변이 없고 여태후가 아무 죄도 없는 이들에게 죄를 씌워 주살하는 데에 질려 문제의 총애를 받으며 승상까지 되자, 모함의 표적이 될까 두려운 나머지 병을 이유로 사직한다. 언제 자신을 죽일 줄 모른다는 공포에 무장을 한 채 문제를 맞이하자, 오히려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어 , (무장을 한 채 왕을 맞이한 이유가 역모를 꾸미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투옥된다. (최고의 자리는 이래서 위험한 자리인가보다 .^^ )그러나 , 평소 워낙 인망이 두텁고 정직한 편이라 주발을 구명하기 위해 힘을 써주는 이가 많아 누명이 풀린 뒤 남은 여생을 조용히 보낸다.

 

 

직언을 잘하고 강직하기로 유명한 원앙을 문제는 아들 경제에게 어려움에 처했을 때 꼭 원앙의 말을 들으라고 조언한다. 문제가 죽고 경제가 즉위하자, 유씨 일족의 세력이 점점 강해지자, 위협을 느끼고 조조를 등용하여 제후 세력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으로 추은(推恩)의 영(令)’을 시행하여 오, 초(楚), 조(趙) 나라의 영토 삭감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제후들은 오왕 유비와,초,조왕 와 교서왕, 교동왕, 치천왕, 제남왕 등과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킨다(오초칠국의 난). 한나라 정부는 주아부, 난포, 두영 등을 파견하여 난을 진압하려 하였으나 실패하자 반란군에 대한 회유책으로 조조를 처형하였다. 조조의 모함으로 옥에 갇힌 경험이 있던 원앙과 조조는 서로 앙숙이었는데 조조가 영토삭감 정책에 반대하는 원앙을 죽이고자 한다는 말을 먼저 듣고 경제에게 반란의 책임을 씌워 죽이라고 한 것이었다. 경제는 조조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으나, 아버지 문제가 부탁하였던 말을 기억하고 조조를 죽이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결국 주아부가 주동세력인 오왕을 물리침으로써 반란은 진압되었고 이로 인하여 중앙정부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시황제의 분서갱유로 유학은 쇠퇴하였고, 정치사상을 기록한 상서를 아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이에 상서를 배우라는 사명을 띠고 유학을 떠나 제남의 복승의 문하에서 공부를 한 후, 돌아와 태자(경제)의 시종으로 삼았다. 경제의 조조에 대한 신임도 두터웠으며, 경제에 대한 조조의 충심도 두터웠지만, 결국 경제가 내린 칙서를 읽는 도중 허리가 두동강이 나 죽는다. (권력자의 말로는 다 이런거야 ~ )

문제는 덕으로 민심을 수습하여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이 되었고 두번째 통일 제국 한나라가 치러야 하는 성장통이었다. 이과정에서 팽팽한 조조화 원앙의 대결도 흥미롭지만, 한나라에서 가장 태평성대를 이훈 무제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울 듯 하다. 마지막 11권은 한무제, 곧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하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기 9 - 시공인문교양만화 시공인문교양만화 사기 9
요코야마 미츠테루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시황 사후 뿔뿔히 훝어졌던 군웅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방에 의해  천하통일을 이룩한 한 왕조가 탄생한다. 이 왕조를 이룩한 공로는 단연 소하,장량,한신을 꼽을 수 있는데 소하는 유방이 팽성을 점령했을 때, 군사들이 보물과 여자를 약탈할 때 문서보관실에서 진의 법체계가 적힌 문서를 빼왔다. 이것은 한 왕조에 큰 공헌을 한 셈이 되었다. 일등공신으로 제나라의 왕이 되었지만, 한신 또한 너무 잘나가자 역모를 꾀고 있다는 모함을 받는데 이때 회음후로 직위가 강등되자, 상심은 증오로 바뀌어 진짜로 역모를 일으킨다. 이 한신의 최후 또한 여느 공신처럼 허무하게 죽고, 한신과 같이 역모를 꾀하였던 경포의 화살을 맞고 한고조 유방에게도 서서히 죽음이 찾아온다.

평민에서 황제까지 올라간 유방의 만년은 대부분의 독재자가 그러하듯 의심에 사로잡혀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꺼렸다고 한다. 소하 또한 유방의 의심을 받고 투옥되지만, 현명하게 처신하여  명재상으로 이름을 남기고 유방이 죽은 후 2년 후 죽는다.

       유방이 생전에 유별히 사랑하던 후궁이 있었는데 그 후궁의 이름은 척부인이다. 척부인에게 낳은 '여의' 또한 지극히 사랑하여 태자로 삼으려고 하였지만, 이미 태자는 여태후의 아들 영이 정해져있었다. 유방은 태자를 여의로 바꾸려고 할 때마다 조정대신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에는 여의를 태자로 삼지 못한 채 세상을 뜬다. 이에 유방의 아들이 즉위하여 열 여섯의 어린  아들 혜제가 되고 이윽고 희대의 악녀로 이름을 남긴 여태후의 잔인한 복수가 시작된다. 천하통일을 한다며 매일 전장에 나가있는 유방을 대신하여 자식들 키우며,험한 일도 마다않고 살았지만, 정작 황제가 되자, 자신은 찬밥신세로 만들고 한 번 찾아주지 않았던 서러움도 컸지만, 척부인만 이뻐하는 유방이 어찌 이뻤을까.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태후는 유방에게 사랑 받지 못한 서러움을  복수로 승화시켜 악녀로 다시 태어난다.  그녀의 복수심은 잔인하기로 유명하여  중국 희대의 악녀 세명중 한사람으로 이름을 남긴다.

 

그녀의 복수심이 얼마나 깊었냐하면, 척부인을 잡아다가 두 눈을 뽑고,팔다리를 자르고 양쪽 귀도 자른 채로 변소에 던져 놓아, 아들 혜제에게 '사람 돼지'구경을 하라고 한다. 척부인의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혜제는 상심하여 슬퍼하며, 술로 방탕한 나날을 보내다가 스물 셋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이로써 본격적인 여태후의 정치가 시작된다. 여씨의 세상이 도래하고 유씨는 씨를 말리는 본격적인 탄압이 시작된 것이다. 여태후는 자신의 뜻에 안맞으면 무조건 죽였고,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갔는데, 죽을 때는 자신이 너무 많은 죄를 지었던 것을 조금은 후회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태후가 죽은 지 겨우 한 달이 지나자, 유씨 일족과 군신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어 겨우 두달 만에 여씨 일족은 모두 몰살당한다.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게 흘러가는지....  이로써 한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정치와 권력은 꿈틀거리는 생명체라더니... 참, 죽고 죽이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러니 한 것은 황제치고 평온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없으며 모두 이름 모를 병으로 죽었다는 사실. 독재자 사후는 늘 혼란의 도가니탕만 남는다는 진실을 남긴채 9권은 막을 내리고, 10권에서는 드디어 조조가 등장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