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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사이에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2
김화요 지음, 오윤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내가 모르는 사이에》
글 김화요 / 그림 오윤화
웅진주니어
코로나 시대로 등교 수업이 줄어들었던 동안, 학교 폭력이 온라인 상으로 옮겨져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했죠.
함께 시간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예전보다 더욱 더 줄어들게 된 이후, 아이들은 친구와의 관계 또한 불안정해진 것 같아요.
게다가 물리적인 거리감도 늘어나게 되고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상대의 표정을 더욱 읽기 어려워진 탓도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저도 콩군에게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자주 물어보게 되더군요.
혹시나 마음이 불편한 일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이번에 소개할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제 12회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인 《내가 모르는 사이에》 책을 출간했어요.
이 책은 아이들이 겪을 수도 있는 일상적인 사건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은 물론, 친구들의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더군요.
더불어 친구 관계에 있어 어떤 것이 중요한 지 생각해 볼 수도 있었어요.
그럼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한 번 들여다 볼까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는 표지에 담긴 것처럼, 도난 사건을 둘러싼 세 아이의 시선이 담겨 있어요.
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열었던 '강주목'은 다음 날 반 친구들에게 엄마의 지갑을 누군가가 훔쳐갔다며 이야기하죠.
범인이 누구인지 꼭 찾겠다는 주목이의 말에 술렁이는 반 친구들을 잠시나마 잠재운 것은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인 반장 '고효민'이었어요.
누군가 실수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으니 조금만 너그러이 기다려 보자고 말이죠.
하지만 며칠이 지난 뒤, 주목이 엄마의 지갑이 발견되면서 효민이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답니다.
휴대폰이 없는 효민이를 제외한 반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이미 효민이가 범인이 되어 있었어요.
그 이유는 바로 효민이가 살고 있는 곳 때문이었어요.
반 아이들은 대부분 큰길 건너의 재개발된 아파트 단지에 살았고, 고효민은 달동네인 내별마을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반 친구중 한 명이 봉사활동을 갔던 내별마을에서 그 곳의 휴지통 속에 있던 주목이 엄마의 지갑을 찾아낸 거였죠.
내별마을에 살고 있는 건 반 친구들 중 효민이가 유일했으니, 모두가 효민이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단정지어버렸네요.
하지만 효민이는 범인이 아니었죠.
반 친구들은 모르고 있지만, 내별마을에 사는 또 한 명의 친구가 있거든요.
바로 '임수현'이었어요.
일곱 살에 내별마을을 떠났다가 얼마 전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수현이는,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효민이에게도 자신을 아는 척 하지 말아달라 했거든요.
그래서 주목이 엄마의 지갑을 훔친 게 수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효민이는, 그런 수현이를 지켜주고 싶어서 아무런 반박의 말도 하지 못했답니다.
도난 사건 이후 반 친구들에게서 유령 취급을 당하게 된 효민이를 보면서 주목이도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제껏 효민이를 지켜봐 온 주목이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 효민이의 이런 모습이 사실 납득하기 어려웠거든요.
더이상은 상처 입지 않으려 자신이 도난 사건의 범인임을 말하지 않는 수현이.
친구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범인을 알고도 말 할 수 없는 효민이.
경쟁 상대일 것만 같았던 효민이의 진심어린 마음을 어렴풋이 알아차렸지만, 도난 사건 이후 효민이의 행동이 의아한 주목이.
수현이와 효민이, 그리고 주목이는 서로에게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내비치지는 않아요.
각자가 가진 이유로 한 발짝씩 떨어져 서로를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보며 거리를 둘 뿐, 대화도 잘 나누지 못하며 서로의 마음에 닿으려 애써 노력하지는 않죠.
서로의 마음에 완전히 닿지 않아 조금씩 어긋나 있는 이들의 관계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을까요?
이렇게 세 친구가 말하는 각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이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며 어떤 우정의 형태를 만들어 가게 될지 궁금해질 거에요.
또한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채 조금씩 쌓인 편견과 선입견들이 다른 이들을 향해 날을 세운다면 그 결과 어떨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책 속에서 확인해볼 수 있을 거랍니다.
" 상대를 오롯이 알 수 있는 방법은 마음 나누기! "
콩군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 책을 읽고 난 뒤, 제목이 가진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고 하더군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라는 의미는 바로 '내가 알 수 없는, 내가 다가가려 노력하지 않는' 이라는 의미 같다면서요.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마음을 공유하려 노력한다면, 내가 모를 수 있는 상대방의 마음들을 온전히 알아차릴 뿐만 아니라 진정한 관계도 지속될 수 있을 테니까요.
타인을 오롯하게 알기 위해서는 관심을 기울이고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로 인해 상대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커지게 되고 그 관계 또한 더욱 더 돈독해지기 마련이잖아요.
더불어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없이, 내가 본 상대의 부분적인 모습만으로는,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섣부른 판단의 오류를 범할 수 있어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속 주목이와 반 친구들처럼 말이죠.
내가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들로 인해, 내가 알지 못하는 상대의 다른 면모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이에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상대의 마음, 그 공백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그 관계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답니다.
도난 사건과 관련된 세 아이의 각각의 시선으로 구분지어 보여주고 있기에, 그 마음들의 감정선을 조금 더 세심히 들여다 보며 각자의 입장을 헤아려보며 공감할 수 있었던 책, 《내가 모르는 사이에》 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보며 내가 가진 편견과 선입견들로 나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책속에 녹아든 일러스트들이, 세 친구들이 느꼈을 마음의 단상들을 꿰뚫어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자꾸만 오래도록 들여다 보게 되니 이 부분도 놓치지 않고 오롯하게 마음에 담아보길 바라봅니다.
-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