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고백한다. 나는 십 년 전 부터 김혜리의 문장에 매혹되어 있었기에 이 경우에 한정하여 나의 별점은 다분히 주관적일 뿐이라고. 하지만 당신들은 궁금하지 않은가. 씨네21을 펼쳤을 때 부러 그의 글을 찾아 페이지를 탈탈 훑고 일년에 몇번씩 괜시리 그의 이름을 검색하여 신간을 찾아보는 나의 수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못이기는 척 펼쳐보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무려 다시 손에 든 것이 17년만이다. 작가도 나도 벌써 기나긴 시간동안 달라졌건만 소설은 여전히 지독한 외로움과 고뇌에 가득차 있다. 여수를 떠나 한강이 흐르는 서울살이 시작할 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한강이 쓴 여수에 대한 소설로 달랬던 내 18살 2000년에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