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크로스 미래과학 - 질주하는 상상 + 새로운 시선 + 위험한 논쟁
김보영 외 지음, 허정은 그림 / 우리학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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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9.5.3. 근미래를 상상력으로 담은 SF 단편. 피부에 와닿지 않은 개념으로만 이야기되던 미래상이 스토리로 풀어냈을때 아주 큰 몰입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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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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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부모님 계신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여행길에 읽다. 내 고향에 가는 일이 이젠 여행이 되어 버린 서울 이주민의 입장에서 삶이 곧 여행이라는 김영하 작가의 글이 낯설지 않다. 한달여 남짓 여태껏 내 삶에서 가장 긴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아주 긴 시간을 두고 이야기 하고 싶을만큼 글이 좋다.

어제, 우연한 자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조직의 내부외 외부를 잇는 일이다 보니 어느 조직이든 흔히 범하기 쉬운 자기확신의 오류를 끊임없이 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말했다. 개인이나 조직, 나아가 생명, 생태계는 다양성을 통해 단일성이 가지는 오류와 절멸을 막고자 한다. 이는 낭비가 아니라 보험이자 가치있는 투자다. 그런 관점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 확보 수단으로 여행을 바라 볼 수 있다.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

오늘 읽은 어느 기사에서 ‘잡초는 씨앗의 껍질의 두께를 다양하게 만들어 어느 한 해에 싹이 다 트지 않도록 한다. 만에 하나의 위험을 분산시킨다. 자연은 의미 없는 일을 하지 않듯이 이러한 다양성은 낭비가 아니다’. 라는 구절을 보았다. 여행도 이와 같으리.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상은이 노래로도 전했던, 삶은 곧 여행이라는 오래된 경구가 말하듯 우리는 태생이 곧 여행자이다. 고향에 돌아 가는 길도, 오래되고 익숙한 그 곳에 가는 귀향이란 말도 종국에는 여행이란 범주 외에 어느 범주가 대체할까.

ps. 인용한 bbc earth의 추적자 유튜브 영상을 보고 또 많은 생각이 든다. 코멘터리의 내용에서 읽고 있는 다른 진화관련 책들 이야기가 이어진다. 추적자 형태의 사냥을 위해 초기 인류는 직립하고(사족보행보다 이족보행이 오래달리기에 적합), 두 손을 쓰고(장기 추적에 필요한 물이나 음식, 도구를 가지고 다니기 적합), 털이 없어지고(땀을 빠르게 식혀 과열방지), 추상적 사고에 익숙해지고(추적대상 관점으로 이동경로나 추적표지를 탐색), 언어와 조직적 분업을 익힌다(추적을 위한 정보전달과 역할 분담). 더불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 등을 통해 그들 선조의 정체성을 찾기를 희구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왜 마라톤이 올림픽의 피날레를 차지할 가치가 있는지 고대 그리스보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간 시점에서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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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다 그림책이 참 좋아 56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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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의 작가 백희나 작가님의 신작. 알사탕의 프리퀄 격이랄까? 동동이의 단짝 구슬이의 삶을 다루는 그림책이다. 전작 알사탕에서도 드러났지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전달하는 작가의 솜씨가 이번 작품에선 경지에 올랐다.

반려견들을 키우는 집에서는 중간중간 시큰해지지는 코와 촉촉해지는 눈매에 읽어주기 힘이들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와 밀접한 유대감을 갖게 하고 싶다면 백번을 권하고 싶다. 작가가 강아지를 사랑하고 일상을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세밀한 지점들을 놓치지 않고 담고 있다.

굳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족 모두 재미있게 읽어줄 요소가 충분하다. 강아지 이슬이를 포함해 잘 표현된 인형들의 표정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어 역동감이 알사탕 작품때보다 거 진보했다. 그래서 읽어주는 내내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 이번엔 화자가 방울이, 즉 강아지이기 때문에 강아지로 감정이입해 읽어주어야 한다. 하울링을 실감나게 해 주면 더 좋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은 집은 강아지를 키우자는 아이의 성화가 더 커질 것 같은 게 단점 아닌 단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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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수업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우리 미래가 여기에 있다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김지승 글, EBS 미디어 / 윌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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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를 책으로 옮겼다. 막연하게먼 생각했던 100세시대와 이를 맞이하는 자세를 생각하게 해 준 책. 다만 다소 산만한 서술이 영상에서는 괜찮았을지 몰라도 책에서는 여실히 드러난다.

정의와 연령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5년 UN의 ‘100세 시대 생애주기별 연령‘에서는 17세까지미성년, 17세에서 65세까지가 청년, 65세에서 79세까지 중년,
79세에서 99세까지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 노인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생애주기별 연령에 따르면 이순연 씨는 청년이다.
이처럼 나이와 특정 생애주기를 가르고 인식하는 기준은 사회적으로 규정되고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아동기를 비롯해, 청소년기, 청년, 중년, 노년 등 인간이 태어나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단계처럼 규정된 이 개념들이 생긴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동기는 17세기에, 청소년기는 19세기말에 생겼다. 청년, 중년, 노년은 비교적 최근인 20세기 이후에 생긴 것들이다.

행복학의 대가 에드 디너(Ed Diene) 교수는 대표 논문에서상위 10%의 행복한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들과 보인 가장 큰차이가 ‘관계‘에 있음을 밝혔다. 돈이나 학력, 지능, 성별, 나이등 행복을 좌우하는 여러 조건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고려해도 행복을 느끼는 개인차는 약 10~15% 정도밖에 예측하지못한다.

"노인은 늙은 결과가 아닙니다. 살아온 것의 결과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허무하고 허망하게 지낼 게 아니라 잘 익은 열매처럼 점점 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영양가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려면 평화로워야 해요. 평화로우려면 자기가 행복해야 하고, 자기가 기뻐야 해요. 자기 내면, 마음이 평화롭지 않으면 이미 사회에 폐를 끼치는 사람인 셈입니다. 노인은 반드시평화로워야 해요."

무엇보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면서, 서둘러정신적 성장을 멈추는 이들에게는 "너무 일찍 인생을 끝내지말라" 고 충고한다.

70~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20년 전 일상생활을 재현해 놀라운 결과를 얻은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의 엘런 랭어(EllenLanger) 박사도 노인이 심신 건강과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노인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 즉‘자기통제권‘ 회복이라고 말했다. 늙고, 느리고, 여러 신체 기능이 불편해진다고 해도 자기 삶에서조차 ‘쓸모없는‘ 존재로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렇다. 노년기의 자기평가 기준이 ‘쓸모‘나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9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린 타샤 튜더는 노년의 삶에 대해 아주 간명한 조언을 남겼다.
"스스로 삶을 즐기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노인은 죽음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허무한 삶이 아닌 죽는 순간까지 잘 익은 열매처럼 향기가 나는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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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2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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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2 리뷰

1권에 이어 2권은 저자의 어머니가 일제시대 말 내키지 않게 시집간 이야기, 북한 사회주의 정권 초기 이야기, 전쟁과 피난살이, 그리고 논산에서 오빠네와 재회하여 터를 잡게 된 이야기를 다룬다.

어지러웠던 시절이기기에 더더욱 어머니가 품은 이야기는 기구하기만 하고,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애는 아름답기만 하다. 어디서든 품이 넉넉한 사람들은 곁을 내주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힌다. 원산, 함흥, 거제, 통영, 논산 굽이마다 피도 안나눈 사람들의 도움 속에 밥을 먹고 사람을 찾고 길을 헤쳐가며 삶터를 일군다.

공멸을 꾀하는 그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새삼 인간이 왜 지구상을 뒤덮을 정도로 번성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장면들 장면들 때문이 아닐까. 아기가 굶주려하는 걸 외면하지 못하고 꽁치 반토막을 또 나눠주는 아저씨, 피난민을 외면하지 않고 애닯게 여기며 방을 내준 거제 사람,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써 총구 앞에서 죽게 생긴 타관 사람을 막아서는 사람들의 힘으로, 작자의 어머니와 그 피붙이들은 남한에서 기틀을 잡아간다. 사실 그 사건사건은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이지만 함께 꿰어 살펴보면 또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여길만큼 보편적 가치를 품고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 모두 깊은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리.

흥남 부두에서 피난선으로 징발된 상선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온 처가 할머님과 갖난 아이였다던 장인어른 모습이 겹쳐졌다. 할머님과 아마도 저 부두가에서 서로 마주쳤을지 모를 작가의 어머님의 이야기에 더욱 깊이 공명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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