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사자 댄디라이언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0
리지 핀레이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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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율이 책 리뷰] 댄디라이언

조카 수민이가 본 책을 물려받아 한창 재율이에게 즐겨 읽어주는 그림책. 천방지축 제멋대로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매력으로 어린이집의 일상을 다채롭게 해 주는 댄디라이언. 이 모습이 자라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는 것. 있는 그대로 우리가 다름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은 보다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바질, 로지, 튤립, 민티 같은 교실 친구들은 모두들 이름이 잘 알려진 식물 이름이지만, 댄디라이언은 잡초, 민들레다. 하지만 어느 식물도 그냥 잡초는 없다. 다들 나름의 이름과 식생이 있고 생태계에서 자기의 역할을 한다. 오히려 그 잡초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생명력과 다양성이 우리 숲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처럼, 이 이야기 속에서도 댄디라이언은 다른 친구들도 자기의 색깔을 찾아주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해 준다.

첫 페이지에서는 홀로 노란색이던 댄디 라이언, 그에 비해 다른 친구들은 무채색에 머물러 있다. 친구들이 자기들과 다른 댄디라이언을 받아들여 함께 하는 마지막 페이지에 가사야 비로소 모두 다채로운 색깔(개성)을 가지게 된다.

이 때 우리는 교사의 역할을 다시금 살펴보게 된다. 각자가 가진 특별함을 억누르지 않고 표출하여 꽃이 될 수 있게 해 주는 것. 그게 교육자, 교사의 역할임을 알게 해준다. 얼마 전 읽은 ‘평균의 종말’을 그림책으로 다룬다면 바로 이 책이 되겠지.

이렇게 전혀 다른 분야의 책과 책이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만날 때 그 짜릿함은...이 곳에서 창의가 발현하리라 믿는다. 아주 좋은 그림책이라 생각하여 선뜻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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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1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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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이야기의 힘

그 김영하 작가가 권했다. 이야기의 힘으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작가로서의 역량, 그에 더해 방송이나 강연을 통해 접했던 통찰이 담긴 안목을 알고 있었기에 일단 시리즈의 첫 권을 일독해 본다.

이야기인 즉슨, 일제시대 북녘 함흥, 원산에서 태어나 자라고 풍파를 거쳐 지금 한국사회을 살아가는 어미의 살아온 이야기를 딸이 거친 듯한 그림체와 북녘 말을 살려 그려낸다.

마치 마술적 상상력처럼 우리 서사에서 사라진 북녘의 풍경들을 생생히 되살려 내는 것은 이야기의 힘도 힘이지만 따라 읽어보면 정겹게 살아나는 말투와 리듬이다. 백석이 노래했던 그 말들. 이용악이 읊었던 그 말들.

그 것만으로도 값질 것인데, 그 이야기 마저도 곡절과 사연이 어찌나 구구절절한지. 눈물도 자아내고 떼굴떼굴 구르는 웃음도 풍성하다. 정녕 보석같이 소중한 우리네 삶이고 역사임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

한 개인의 삶이란 그 자체로 세계이고 역사이며 경청해야 할 이야기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하여 그저 아쉬워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바램이 있었으니. 내 주위의 구술사를 담아내는 것.

여순사건 때 산넘어 온 산사람들 이야기 해주던 여수 토박이 할머니, 처가에 데릴사위로 일해주며 할머니를 만났고 6.25 당시 군 복무를 했던 할아버지, 광양 산골에서 자식 셋을 둔 첫 처를 잃고 재취 우리 외할머니와도 여섯을 낳아 기르다 엄마 여섯살때 일찍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구로공단에 돈벌러 간 엄마 만나러 서울역에 와선 낯선 이에게 요구르트 얻어먹고 잠이 들어 들고온 짐을 모두 뺏겼다는, 내 고등학교 모교 에서 하숙집하시던 아주머니였다던, 가장 그리운 외할머니....모두들 이젠 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셨다.

하지만, 일제시대 일본유학을 거쳐 고등고시 붙은 할아버지 를 따라 전성기 일본제국의 심장 동경, 만주국 신경, 하얼빈 등에 사셨다는 저 멀리 북녘 북경성 군수네 딸, 처가 할머님, 그 할머님이 딸들은 북한에 두고 아들들만 데리고 1.4후퇴 미국 상륙선 타고 부산에 피난갈 때 갓난아기였다던, 피난시절 부산을 거쳐 서울에 홀로 유학와서 40년 교편을 잡으신 장인어른, 광양 산골에서 자라다 구로공단에 돈 벌러 가선 일요일 잠깐 쉬는 날 동무들과 창경궁 가는 버스타고 놀러 가면 서울역쯤 멀미가 심해 홀로 다시 돌아갔다던 우리 엄마, 박정희 시대 3년을 백령도 군생활 하면서 여수 고향집 가는 길이 편도 이틀 꼬박 걸리는 길이라 단 한 번 휴가 나왔다는, 전라도 말투 쓴다고 그렇게 경상도 선임한테서 맞고 지냈다던, 극단의 시절을 오로지 몸으로만 뚫고 살아온 아빠. 이 모든 게 듣고 기록하고 싶은 나의 역사이고 살아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러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더 듣고 더 기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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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인윤희 옮김 / 에코리브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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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똥배. 재미있는 제목이다. 아내의 부탁으로 빌리면서 한참 혀를 찬 기억이 난다. '뭐야 이 책은 도대체'

아마도 당신도 그럴까 싶어, 일부러 원제와 부제를 적었다. '밀가루 배: 밀을 포기하면 살도 빠지고 건강으로 가는 길을 찾는다'. 어떤가? 아주 매혹적인 제목이지 않나?

사실 책의 내용은 누가 의사 아니랄까봐 작가의 직업병처럼 전문용어들이 이리저리 난삽하게 언급되어 있어 발췌독이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1. 지금의 밀은 20세기 초까지 인류가 재배하던 밀과 다르다. 2. 유전자 조작식물, 즉 GMO라는 개념이 문제되기 전에 증산, 수확편의 목적으로 이미 여러 방법(육종, 유전자조작)을 통해 조작된 밀이 건강을 해치고 있다. 3. 이 밀을 섭취는 비만,당뇨, 셀리악병, 자기면역질환, 노화, 심장병, 뇌활동 저하, 피부질환(여드름!!!), 당중독 등 만병의 원인이다. 


3은 옛날 오일장에서 의심스러운 약을 팔던 약장수 급의 이야기인지라 100% 믿기가 좀 어렵지만, 1과 2 주장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편이라 건강을 찾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하나로 기억해두려 한다.

진지하게 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자면 당장 모든 밀가루 음식을 끊어야 한다. 나에게 효과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먼저 이 책을 읽은 아내는 한 달 동안 밀가루 음식(심지어 그 좋아하는 떡볶이까지도! 누구는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다던 바로 그 떡볶이를!)을 끊는 위력을 보였다. 밀가루를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져서 뭔가 각오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특별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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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100층짜리 집 100층짜리 집 4
이와이 도시오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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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층짜리 집, 지하 100층짜리 집에 이은 100층짜리 집 시리즈 마지막. 워낙 앞에 두 책들을 아이가 좋아해서 신뢰하고 구매하고 읽어줘 본다. 


무려 새가 주인공이다!. 씨를 물고 구름으로 만든 100층짜리 집을 탐험하는 새의 모험이 100층까지 이어진다. 숫자를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재미난 그림들을 하나씩 설명해주고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도가 이 책의 장점. 


그러다 보니 읽어줄 때마다 이야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마도, 아이가 글자를 익혀도 이런 점 때문에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더 좋아할 것이라 짐작해 본다. 


아빠의 입장에서, 하늘 100층짜리 집이 제일 마음에 든다. 파스텔 톤 색깔이 가득찬 페이지를 넘길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호텔 외벽의 색깔이나, 멘들스 과자점 포장상자이 색감이 떠올라 마음이 자꾸 이 책에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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