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여행 산문집
김연수 지음 / 컬처그라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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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읽은 김연수 작가의 책.

이 책을 읽으니 그새 나는 나이를 조금 먹었고, 애타게 작가의 작품들을 찾아 읽으며 신간 나올 때마다 꾸역꾸역 읽었던 십년 전 그 때의 나와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여행지에서 여행 에세이를, 그것도 내가 가장 좋아하며 주위에 광고하듯 소개한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으나 그새 시간의 흐름에 달라진 나를 느낌을 고백한다. 그의 문장에, 감각에, 그리고 시선에 백프로 예전처럼 동경하며 지지를 보내진 못하겠다. 다만 이건 에세이니까.

그래,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난 항상 그의 소설이 더 좋았었다. 인터스텔라에서 매튜 매커너히가 단짝 로봇의 유머지수를 조절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처럼 김연수 작가의 글에 유머지수와 장난지수를 조절할 수 있다면 아마도 나는 소설에 걸맞게 설정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이 글은 연재물을 갈무리해 발간한 이번 에세이에 아쉬움을 표하기 위한게 아닌 그저 작가님께 얼렁 소설 내달라는 푸념이 되버린 듯 하다. 얼릉얼릉 소설 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여.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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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쏜살 문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박명진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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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소설은 첫 시도.

사랑, 가족, 관계 그리고 삶의 자세에 대해서 내가 서른 이후 배운 많은 것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빚지고 있다.이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고 난 후엔 참 많은 감정이 휘돌아 나가는 걸 느낀다. 그렇지만 또 많은 것들을 모르게 하여 나를 더욱 무지하게 만들어 주는 감독. 그래서 더욱 삶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감독.

소설도 훌륭하지만 역시 멋진 배우들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빚어내는 영화가 더 좋았다. 무엇보다 바닷가 마을, 나무 터널과 언덕길이 빚어내는 풍광은 책이 채 담을 수 없을만큼 아련한 풍광이었기에.

이 소설을 통해 그의 영화를 접하게 된다면 더 없이 인생에 반가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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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울에 가면 우리는
한종수.김미경 지음 / 프시케의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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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장르라 아껴 읽었다

인물, 산수, 지리, 역사가 씨줄과 날줄 역할을 하며 교직하며 드러내는 무늬는 원재료들보다 훨씬 매력적이라 편애하고 있다. 지도 보기를 즐겨하고, 새로운 곳, 특히 골목길을 걷길 좋아하고 지명에 얽힌 옛 이야기들과 의미들을 구글을 통해 찾길 좋아하다 보니 애정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좀처럼 안나가는 장르이기도 하다. 한두페이지 읽어가며 지도를 통해 지명을 확인하고 사건을 찾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경험이 잦다.

이번에 손에 든 이 책의 저자 중 한종수 저자는 강남이야기를 통해 접해 이번이 두번째다. 전업작가가 아님에도 순전히 즐기며 출중한 대중서를 집필하는 작가의 능력과 열정에 경애를 표하고 싶다. 이번에도 다양한 인문지리를 잘 엮어내어 서서울을 애정하게 만들어 주었다. 전작에서도 강남을 애정하게는 못했지만 그 모순의 내면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한 바 있으니, 집필 대상에 대해 이해 또는 애정을 자아내는, 작가로서는 진정 훌륭한 덕목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다.

서서울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쌓여 갈수록, 내가 살았던 여수, 순천과 약 20여년간 살아온 동북 서울도 이런 매력적인 책으로 다루었으면 하는 바램이 커져간다.

누군가, 또는 언젠가 내가, 그간 살아왔던 공간을 다른 이에게 이해시키고 사랑하게 하는 이와 같은 작업을 해야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게 사라짐과 떠남과 파헤침이 가득한 이 땅에서 본서가 전한 가장 귀중한 메세지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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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수 2018-09-2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한종수 작가입니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동북권에 대한 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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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본 정재승 작가님의 책에서 생각은 더 풍성해지고 시야는 더 넓어졌다.

요즘처럼 사회가 간절히 미래에 대한 통찰을 바란 적이 있을까. 숨쉴틈 없이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사고의 본질, 창의성에 대한 본질까지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강연을 통해 전하는 작가의 친절함에 독자는 그저 발자국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그 친절하지만 곧게 뻗은 발자국을 따라가다 고개를 들면 어느새 다가온 미래와 마주할 듯 싶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이자 작가의 장점은 과학자로서 견지하고 있는 건강한 겸손함과 겸허함이다. 진실을 찾기까지의 과학적 탐구과정과 합리적인 추론이 몸에 배어 있는 직업 과학자로서 변해가는 기술과 세상을 바라보는 건강함이 느껴졌다. 앞으로 끊임없이 탐구와 소통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진심이 스며들어 있어서 더욱 작가의 후속작이 기대된다.

이에 강연을 모은 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별 다섯개 드린다. 읽는 내내 즐거웠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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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진화 - 인간을 탄생시킨 1%의 기적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조민정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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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진화에 대해 가볍게 읽을만한 책. 하지만 좀더 깊은 궁금증을 이어갈 만한 단초를 제공해주진 않아서 별 두개 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체부분들에 대해 일반적인 통념을 깨 주는 구절들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자면, 동물은 입이 있는 관이다라는 표현. 이 표현을 시작으로 꽤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요즘 많이 알려진 새가 공룡이라는 사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 것은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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