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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살인 2 ㅣ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웃는 경관에서도 사건과 연루된 부하 형사가 죽은 이야기부터 시작이 되었었는데, 헤닝 만켈의 이 책도 그렇다. 다섯 번째 여자나 하얀암사자에서 든든하고 우직한 발란더의 동료로 나왔던 사람인데, 자택에서 총상을 입고 죽은 채 발견된다. 몇십년째 함께 일해온 친애하는 동료임에도 형사들은 기실 죽은 그가 독신이었다는 것 외엔 사생활에 대해선 하나도 아는 게 없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간호사로 일하는 이종 사촌 여동생과 대학 교수로 있는사촌 형이 드러나는 인척의 전부이다. 그나마 자주 왕래를 했던 이종 사촌 여동생은 발란더에게 반문한다. "스베드베리는 항상 발란더를 존경하고, 가까운 친구라고 말해왔다.그런데? 당신은 오빠를 잘 모르는가" 라고. 단서를 추적해가면서 드러나는 죽은 스베드베리의 인척* 애정 관계. 이에 앞서 유럽 여행을 나선 3명의 젊은이가 실종되었다는 신고를 받는데, 이 사건과 형사의 죽음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 암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발란더는 항상 과로와 스트레스에 떡이 되어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건을 접수하고 살인 용의자를 찾아 나서다보면, ‘건강관리’ 같은 것은 굉장히 호사스러운 단어가 되버린 일상을 적나라 하게 보여 준다. 이번 작품에서는 당뇨병!이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작은 실마리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논의하고, 분담하는 팀웍은 이 작품에서 빛이 난다. 작가가 여성팬층을 의식해서 그렇게 쓴 것은 아니겠지만, 사려 깊고 현실적인 여성 경찰서장, 그리고 맞벌이의 고충을 안고 때를 가리지 않는 호출 및 비상대책회의 등 험하디험한 형사계에서 묵묵하고 섬세하게 일처리해 나가는 회그룬트(스웨덴 여성들은 특히 이름이 어렵,,)에게 감정 이입을 꼭 하게 된다. 그이는 아이 양육 시간 문제 그리고 바쁜 일과에서 연유한 남편과의 갈등 문제로 얼굴이 수심에 어려 있지만,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해낸다.
범인은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을까?
살해동기는 뭘까?
왜 스베드베리를 살해했을까?
스베드베리의 망원경은 왜 사촌집에 있었을까?
변장한 사람들은 왜 ....
범인을 잡진 못한 것은 태만이나 관심 부족 또는 열악한 수사 활동 때문만은 아니었다. 완벽한 수사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