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 인생 -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으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몰입의 기쁨도 소중하지만 춤추는 글자들 사이사이를 거니는 것 또한 즐겁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제목도, 주인공도, 줄거리도 거억 못하게 될지언정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 냄새, 내 기억의 편린 한 조각만 남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가 책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어떤 지식도 지혜도 경험도 아닌 나 자신과의 소통, 내 과거와의 만남이다. 그로 인해 다시 내 미래와 이어지는 통로를 발견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다.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죽더라도 그 책은 남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책을 읽을 것이므로. 내가 굳이 그 책의 모든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내가 죽을 때 가져갈 책도 아니다. 내가 가져갈 것이라고는 죽으면 끊어질 내 기억뿐이다. -46~47쪽

울 엄마는 나를 낳고 무지 허약해져서 돌아가실 뻔 했다고 한다. 간신히 살아나시긴 했는데, 사람들이 뱀탕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했단다. 그 시절 무지 가난했던 터라 뱀탕을 사먹을 형편이 안 됐던 부모님은 발달한 JQ(잔머리 지수)로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냈는데, 그건 바로 뱀을 키워 잡아먹는 것이었다. 주인집 몰래 뱀을 사다가 독 안에 넣고 키우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뱀이 독에서 달아날 줄 꿈에도 몰랐던 부모님은 뱀이 탈출하는 바람에 주인집에 들켜 2월 엄동설한에 거리로....-5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던보이 알렝 - 텔레비전이 없었던 시절에 살았던 프랑스 소년 이야기, 물구나무 그림책 67 파랑새 그림책 68
이방 포모 글 그림, 니콜 포모 채색, 김홍중 옮김 / 파랑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런 스타일에 작품은 순전 내 취향이다. 카테고리에는 대상 연령 4~7세라고 되어 있지만, 6~9세가 맞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6세 이후 모든 연령 ㅎ.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8살 꼬마의 1년 살이 일상을 담아냈다. 방세칸짜리(1.부엌 겸 세면실, 2.거실(알렝이 자는 공간), 3.부모님 침실 그리고 화장실은 계단 복도 귀퉁이에 공용으로) 알렝네 집을 위에서 바라본 조감도가 내가 살지도 않았던 1953년 프랑스로 자꾸 데려가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티모시의 슈퍼 잠옷 꼬맹이 마음 41
비비안 슈바르츠 글 그림, 김수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제 세살 여섯 살인데, 만화형식으로 그림의 칸이 나뉘어져 있고, 말풍선에서 대사가 있는 형식을 좋아하니,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의 본능일까요?

게다가 이 잠옷을 입으면, 마법의 융탄자처럼, 삼손의 머리카락처럼 어디든 날아갈수 있고, 힘도 엄청 세져요. 엄마가 만들어 주신 잠옷입니다~

이 잠옷을 입고, 어려움에 처한 많은 친구들을 도와주죠~! 그리고 길 잃은 아기 곰의 집도 안전하게 찾아주는데, 곰의 엉덩이에 깔린 티모시의 원숭이인형을 빼내려다가 그만, 잠옷이 찢어져요.

어떻게 집에 돌아가야 할까, 난감한 상황에 이르는데,,,,, 선행이 쌓이면 좋은 날이 옵니다~

전에 구해줬던 친구들이 이번엔 티모시를 도와주네요.

이렇게 어려움에 빠졌을 때 서로를 도와주면서 세상살이를 헤쳐나가는 것이라고 알려 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룡을 물리치는 방법 별천지 물리치는 방법 시리즈
카트린 르블랑 지음, 유병수 옮김, 롤랑 가리그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공룡을 쫓아내야 하는 갖은 상황들이 그려집니다. 그런데, 물리치지 않고, 같이 데리고 놀고 싶을 만큼 공룡들이 색감이 예쁘고 우아합니다. 또한 아이를 공룡 그리기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예요. 다 색감때문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 다섯 인생 -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물만두 님은. 빨간캡 모자를 옆으로 돌려쓴 통통한 볼에 악동의 미소를 하고 있던 사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서재라는 것이 있기 전 그러니까 온라인 책 구매자로 알라딘을 들락날락하던 시절 이야기다. 메인 화면의 한 귀퉁이에 최다우수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명예의 전당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서 그 사진으로 처음 뵌 물만두 님. ( 그 사진을 좀 저장해 둘 걸 .. 그립고 보고 싶다)


추리 분야에서는 어마어마하게 다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닉네임처럼 글에서도 코믹함과 아이같은 진솔함이랄까 해살스러움이랄까 글에서 그런 게 반짝반짝였다. 왜 닉네임은 물만두이실까? 물만두를 어마어마하게 좋아하시나 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 그랬을 법하다. 책 중간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물김치에 중독된 나날을 보내는데, 근래 알라딘에 가입했더라면 닉네임은 물김치였을거라고.) 어떤 분이실까? 그런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여유 있게 자라서 생활고라든가 전혀 일상의 사사로움에 구애를 받지 않아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래서 그 분야의 책을 엄청나게 읽을 수 있는 유한 계급의 우아한 백조 쯤 되시는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


나중에 물만두 님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확실히 그건 어떤 경지이구나 했다. 그리고 만두님의 일상에서 만순 만돌 형제 자매와 어머님 아버님 비화들. 특히 자매지간에 서로를 동물(코알라?)에 비유하며 갈구고, 만순님 졸고 있는 모습을 협박용으로 몰래 찍었다가 사전에 모의가 잘 안 되어서 들키고. 캐릭터 확실한 시트콤 같았던, 하지만 분명 실화들(?). 웃음을 주고, 눈물도 주었었다.

 

기리노 나쓰오의 미로 시리즈를 다크부터 읽으면서 의문이 팽배했던 부분에 대해 남긴 리뷰에서 댓글로 여러 가지를 알려 주셨던 분. 히가시노 게이고의 레몬을 읽고, 제목이 왜 저래 라고 혼자 지껄였던 말에 번역 제목이 그렇게 붙게 된 뒷이야기를 댓글로 남겨 주셨던 분. 개인 소장용으로 써왔던 리뷰들에 종종 댓글 달아주면서, 마치 아무도 안 읽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나도 읽고 있으니 좀 써봐요 라고 리뷰를 독려해 주시는 것 같았다. 항상 알라딘으로 하여금 피드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뿐만 아니라, 물만두 님이 심취하고 계신다셔서 한때 나도 상하이 마작 폐인이었던 적도 있다. 지나고 보니 다 추억...

내가 알라딘 서재에서 지인님들과 다정하게 지낼 때도 시간이 흘러 소원하게 되었을 때도 항상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온기를 발산해 주시던 분.

물만두 님이 있으니까 알라딘 서재 마을이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내게 알라딘 서재는 물만두 님 있기 전과 후로 나누어지는 게 자연스럽다. 호오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그때가 좋았어 돌아갈래,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해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사람은 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글만 둥둥 떠다니는다고 해서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 아닌 건 아닌데’ 라던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에게 서재마을은 글만 둥둥 떠다니는 집합소 같은 곳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오늘 하루의 일상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황우석 박사 사건으로 낙담하셨던 일도 기억에 생생하고, 무엇보다 같은 서재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애환들 일테면 즐찾 숫자가 빠졌을 때 이야기 같은 것, 그 때 그 기운 빠지는 그 느낌도 공감한다. 먹는 것에 얽힌 첩보를 방불케 하는 에피소드들도 왁더글덕더글 사남매로 산 사람으로써 아주 많이 공감하고.

그냥 만두님 이야기뿐만 아니라, 내 그간 서재 시절을 포함하여, 뒤돌아보는 것 같아 어쩐지 아련한 그런 독서였다.  


물만두 님의 예쁜 마음 한 가지, 누군가 피토하며 썼을 작가에 대해 감사하고 미안해하는 물만두님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동안 안 읽은 책에 대한 미안함들. 그 중에 얼마나 많은 보석이 숨어 있을까 그 보석을 알아보지 못하고 빛내지 못한 것에 가슴 아파하는 모습들.


만두님이 남기신 이 글들 보면서 새삼 그 이쁜 마음 닮아야지 한다.


“나, 너, 그리고 사랑이 있다가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나와 너는 남았으니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나와 네가 사라지고 사랑이 남는다 해도 그 사랑또한 좋은 것이니 족하다. 나, 너 그리고 사랑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모두 함께 사라졌으니 슬픔은 남지 않아 좋지 않을까. 나와 사랑만 남거나 너와 사랑만 남는다면 그 남은 한 자리는 슬픔이고 그리움이고 아쉬움일 테니.”


물만두 님은 제게 여전히 알라딘 서재의 이웃 물만두 님으로 남아계십니다~ 영원히 !!!

 

출판사에 덧붙임, 재판 찍으실 때 수정해 주셨으면 하는 사소한 오타들 몇 개를 봤네요. 천의무봉한  만두 님의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저하면서도 그 중 표시해 놓은 것 적습니다.

 

62쪽 셋째줄 :  만순이과 내가 --> 만순이와 내가

62쪽 마지막 줄 :  사춘기때 만순이과 무지 싸웠다 --> 만순이와 무지 싸웠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디 2011-12-1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세 페이지를 못 넘기고 엉엉 울고 있습니다.
미치겠어요. 어서 읽고 리뷰 남겨야 하는데 말이죠..ㅠㅠ

icaru 2011-12-20 11:32   좋아요 0 | URL
아, 토닥토닥
저는 다른 것보다 많이 부끄러웠어요. 만두님은 잘 해냈잖아요.. 근데, 참 부끄러움 많은 생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 들대요.
반디 님 리뷰 얼른 보고 싶어요!

이진 2011-12-19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물만두님 생전에 알라딘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가슴 설레이는데 ㅠㅠ

icaru 2011-12-20 11:35   좋아요 0 | URL
소이진 님 안녕하세요 ^^
물만두 님이 계신 서재는 지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다양했달까 윤택했달까... 따뜻했달까... 어디까지나 개인 대 개인에게 끼친 영향이지만요 ^^
그나저나, 소이진 님은 공감하는 능력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와우~

진주 2011-12-2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가정의 일화를 시트콤 소재로 쓰면 대박날거라고 이야기 주고 받았던 기억 나네요.
만두는 한 살 어린 친군데, 전화 통화도 하면서 저랑 각별히 친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보니 저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예요.
알라디너로서 만두님은 새로오는 사람을 따스하게 맞아주시고
누가 `이주의 **"으로 뽑히면 본인보다 먼저 알고 알려주시죠.
만두님 없으니 서재동네가 너무 썰렁하고 사람사는 맛이 안 나요...ㅠㅠ

icaru 2011-12-20 14:52   좋아요 0 | URL
두분 각별했던 것 맞습니다 ^^ 저는 멀리서 좋아했던 거고 ㅎㅎ

2011-12-20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0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3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7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2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