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를 만든지 꽤 됐다.

서재에 리뷰나 페이퍼를 올리는 게 저금통에다가 동전 모으는 것처럼,,,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도 꽤 엉망으로 급하게 쓰는 것 같지만 나름으론 자체 검열도 하면서 어렵다 어려워 하면서 한자한자 쓰는 축.

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11일 일요일 오후였다.

한참 전에 쓴 종이접기 책자 리뷰에 댓글이 하나 달린 걸 발견했다.

 

"댓글 안 바꾸면 죽이러 갈거야"

 

라는 비로그인 닉네임 로미오인가 뭔가 하는 이가 쓴 거였는데....

화면을 보면서 그야말로 담담한 마음으로 태연했......을 리가...

 

그 밑에다가 '다시 한번 왔다간 네 놈을 죽이러 갈거야,,,' 류의 댓글을 썼다가 지우기를 삼세번 한 끝에... 다 지웠다.

 

어느 님 말처럼 서재에 미친엑스 님이 돌아다니거나, 그래서 요의를 느껴 아무 귀틍이에 오줌 갈기듯 그렇게 운없게 변소로 쓰인 일이거나, 내 글이 살의를 일으킬 가공할 만한 것까지는 아니어도 불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거나 밥맛이 없다거나 ...

 

그래서 서재에 리뷰 쓰고 뭘 쓰기가 주저되냐 하면, 또 그런 건 전혀 아니다.

죽이러 갈거라는 댓글이 또 달린다면, 처음보다는 심장이 덜 벌렁거릴 듯...

뭐든 처음만큼 쇼킹하진 않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1-12-1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미친 놈이네요... 에비~ 제가 소금 뿌렸어요. 다신 안 오길 바랄 뿐입니다.

icaru 2011-12-15 12:2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서, 제가 서재 생활 오래했구나~~ 했다니깐요!
종이접기 관련 책에 무슨 억화심정이 있어서... 그랬을까 싶고요.

마녀고양이 2011-12-1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저 읽다가 잘못 읽는 줄 알았어요.
대체 무슨 댓글이길래 그런대요? 저는 그래서 비로그인 댓글 허용 안 합니다.
알라딘은 그래도 안전한 편이긴 하지만, 사이버 세상 무서워요...
그런데 "다시 왔다간 네 놈을 죽이러 갈거야." 이 댓글 전 맘에 듭니다. ㅋㅋ

icaru 2011-12-16 08:35   좋아요 0 | URL
ㅎㅎ 이해 못 하시는 게 당연해요.. 왜냐면 그 리뷰에는 댓글이 하나도 없었고, 달린 댓글이라곤 지가 단 미친 댓글 하나인거죠... 댓글이 아니라 리뷰가 지맘에 안 들었다는 뜻이 아닐까... 비로그인댓글 허용 안 할 수 있게 다시 설정하려고요. 애초에 그런데 신경쓰지 않았는데,,,
 

엄마와 만화 관련(우리 아이들이 요즘 만화 시청을 과하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엄니 말씀이,

 

"요즘 보니까, 에미네이션, '아침 마당에 나온 암탉' 해외로 수출도 됐다더라." 

 

스트레이트 파마를 스트레스 파마라고 말씀하시고, 미래에셋증권을 미래세트증권이라고 하시는 우리엄마는, 이 애니메이션 '마당에 나온 암탉' 이야기를 종종하신다. 올해 유일하게 단 한편 엄마도 함께 본 영화라 더 짠해. (영화 더 많이 봐야짐.) 

 

친정어머니가 문득 귀엽게(?) 늙고 계신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12-1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정 어머니는, 더이상 영화관 가기 싫으시대요.
너무 번쩍이고 머리 아파서 못 보시겠대요, ㅠㅠ

icaru 2011-12-16 08:45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귀아프고 눈아프고 엄마도 그렇지만 어린 애들도 꽤 자극적일 것 같아요. ㅎㅎ

humpty 2011-12-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이렇게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대요... 반갑게^^ 몇 날 며칠 보는 재미가 있겠구만요. ㅎㅎ

`아침 마당` ㅋㅋㅋㅋ
울 엄니 아부지도 `톨케이트` `재테크 근무` 등 신조어 많이 남발하시는데. 근데 난 귀엽게 못 봐 드리고, 쩝.

icaru 2011-12-27 13:32   좋아요 0 | URL
아놔~ 험프티가 댓글 남긴 것을 이제야 발견하는 센스하고는~~ 먄...
ㅎㅎㅎ 재테크 근무 톨케이트!! 와아~ ㅎㅎ 하긴 나도 그래...
지난번에는 신의 저울인가 하는 법정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그게 몇년 전에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청률은 낮았지만 아주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하더라고 그걸 사람들한테 이야기한다는 게 그만...

그거 웰빙 드라마야 (웰메이드라고 한다는 게 그만...) 했다니깐..ㅎ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만큼 국민들에게 이름 세 글자를 떠올리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이리 지독한 스트레스와 피로도를 몰고 와 주시는 최고 통치자는 유례가 없을 듯 하다. 근본은 그것이다. 성공한 우익 성향의 전형적인(우익의 전형으로 불리는 조갑제는 최소한 자존심은 있다지만, ) 사고 패턴이랄까. 모든 문제를 개인의 유무능으로 환원시키고, 네가 못살고 뒤쳐지는 것은 네가 노력하지 않은 탓이다. 노력만으로는 개인이 극복할 수없는 사회 구조 같은 안중에 있을 리 만무한. 이 책을 읽는 것은 재삼 그것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냥 다이렉트하게. 말이다.

 

"그럼 공포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사자일까. 천둥과 벼락을 내리치는 하늘.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었다고 생각해. 불확실성. 물론 사자도 두려워. 그렇지만 사자보다 더 두려운것은 저 풀숲에서 튀어나올 게 뭔지 아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저 밀림 속에 오로지 사자밖에 살지 않는다면, 그럼 사자의 습성을 알고 조심하는 걸로 대처하면 되거든. 그런다고 공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예측하고 준비할 근거는 있는 거니까."

 

또한 김어준이 문재인과 심상정을 애정한다는 사실,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 책은 시대의 한 축을 소설(소설의 형식을 빌렸다지만 소설이 아니다.)보다 더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시의성을 타는 정치 관련 책임에도 소장 가치가 좀 될 듯하다. 증거로 남겨야 한다.  

 

문재인&박근혜

"문재인 같은 사람은 그 순서가 달라. 거꾸로라고. 왜냐면 문재인 같은 사람은 자신을 도구화할 줄 알거든. 유시민, 노무현 이런 사람들은 어떤 상황  앞에서는 그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도구화한다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생각이 흐르지. 내가 도구가 되는 게 의미가 있으려면 적합한 도구여야 한다. 출발점이 거기야. 그런데 과연 내가 그런 도구로서의 자질이나 자격이 있는 것인가. 문재인의 경우는 자신에게 그런 자질이 없다고 스스로 진단한 순간, 거기서 딱 정지한 거야. "

"자, 그럼 박근혜의 최대 강점이 뭐냐. 한마디로 사사롭지 않다는 거야. 박근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IMF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어떻게 일군 국가인데. 난 그 일화도 사실이고, 그 눈물도 진심이었다고 생각해. 다만 ‘일궜다’란 동사의 주체가 아버지일 뿐. 박근혜에게 국가는 아버지거든. 그래서 정치는 효도이자 제사라고. 효도와 제사가 사사로울 게 뭐가 있어. 그리고 박근혜에겐 일상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아. 그럴 수밖에 없지. 엄청난 부자니까.

문재인의 최대 강점 역시 사사롭지 않다는 거야. 설혹 문재인이 출마를 선언한들 아무도 대권욕에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문재인을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문재인이 사리사욕에 움직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문재인을 검증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있는데 난 웃기는 소리라고 봐. 검찰이 BBK 수사로 이명박을 검증했나. 청문회를 하면 검증이 되나. 토론회를 하면 되는 건가. 검증은 그 사람 인생 전체로 하는 거야.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12-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이 책 읽어야 하는데.
인용구만 봐도,,,,,,,,, 너무나 매력적인데 말이죠!

오늘 뉴스에 MB노믹스 반토막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 피곤해요~

icaru 2011-12-1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피곤해요 일일이 열거를 하기 조차 피곤스러운...
스트레스도 만만찮고..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배경은 고립된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알카트라즈 감옥처럼 사방이 바다 혹은 호수로 둘러쌓여 있는 섬 감옥. 

감옥? 기숙사다. 그냥 기숙사도 아니고, 호화 기숙사다.  

리세가 기숙사로 찾아가는 장면- 큰 트렁크를 끌고-은 빨강머리앤이 초록색 지붕집에 오던 날 머슈 아저씨와의 만남 장면을 연상시킬듯 말듯인뎃 정작 이 작품 속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대개의 그 또래 여자아이들을 '비밀의 화원'과 '빨강머리앤'파로 나눌 수 있다면 자기는 비밀의 화원 축에 속한다고. 음,,, 나는 빨강머리앤 파인데,,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12-01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5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12-1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리세의 광팬이랍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그리고 지금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데, 리세의 약혼자도 좋아합니다.
몽롱한 꿈에 나타나는 완벽한 이들이죠,,,,
꿈을 꾸려면 이렇게 완벽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악의적이더라도 말이죠.

저는 비밀의 화원도 아직 가지고 있고
빨강머리앤도 열권 다 가지고 있어요! 둘 다 너~~~~무 좋아하죠, 헤헤.

icaru 2011-12-13 14:39   좋아요 0 | URL
우앙~ 마고 님~~ 기냥 반가운거 있죠..
온다 리쿠가 낳은 자식들(?)에 대한 나의 전폭적인 애정 세례를 공감할 자리도 사람도 마땅치 않았는데, ㅎㅎ
실은 요즘들어 시들하기는 해도 지난 4~5년간은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로 삶의 무료함 혹은 고단함을 잊으며 살았던 거 같아요.
물론 제가 읽은 그의 작품들 중엔 구형의 계절이나 라이온하트는 쫌 아니었지만,(구형의 계절은 번역이 부치는 것 같았고요.)

마고 님은 코알라가 있어서, 그래도 좋은 작품들을 공유할 수 있을 거 같아 부러운데... 전^^;;
 

어그제 늦은 밤에 케이블 채널에서 '옥탑방 세자매'라는 인간극장을 보았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2004년 3월 방영분이었음) 용케도 1부의 앞부분부터 보기 시작했던터라 결국 5부끝까지 다 보고 일어났다. 새벽 1시 30분.  

친목계 계주였던 엄마의 파산과 도피로 성실한 용접공이던 아빠는 다니던 직장도 잃게 되고, 살던 집과 가재는 압류. 그렇게 뿔뿔이 흩어졌던 아버지와 세자매가 6년 만에 아파트의 마천루가 내려다 보이는 군포의 한 옥탑방에 모여 살게 되었다. 그런데 한 지붕 아래 같이 살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10개월 전 아버지 김덕일(52) 씨가 위암말기 판정을 받았고, 26살, 24살, 18살 딸들은 아버지에게 매달린다. 첫째는 1년차 지리 교사, 경기도 군포에서 충남 아산의 한 고등학교에 왕복 네 시간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프신 아빠 곁에서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대학에 가려면 장학금을 받아 다녀야 했기에, 그저 공부 하나 열심히 한 모범생. 둘째는 그 일이 있고 나서, 공주의 외할머니 댁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중단하고 아버지와 야채트럭 장사, 감자탕집 목욕탕 공장에서 일하면서 야간 졸업... 언니가 공부를 하는 동안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막내는 고교 진학을 앞두고 휴학하고, 아버지 옆에서 간병을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통속드라마 같은 설정이지만, 엄연히 실제 상황이었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그 눈물 속에 희망이 반짝인다. 명랑하고 평범한 그리고 유머를 잃지 않는 재잘재잘 세 자매가 아빠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   

첫장면에서 자매들이 아버지와 발크기를 재보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아빠의 청춘이라는 노래를 불렀었다. 아빠의 청춘을 돌려주기 위해 자신들의 청춘을 기꺼이 불사르는 옥탑방 세자매,

노래와 웃음과 사랑이 있기에, 이 옥탑방은 지상낙원이라는 나래이션이 깔린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경이롭게 인생사를 헤쳐 나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11-12-0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이롭다는 표현이 오래 남네요.
살아갈수록 삶은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픔 한 덩어리, 기쁨 한 조각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 제각각이니까요.

icaru 2011-12-02 09:0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자매가 셋이나 되다 보면, 게다가 한방에 살다보면 겪게 되는 일(저도 충분히 상상히 가요~ 또한 세자매거든요)인듯한데, 작은 것에도 자지러지고요. 단,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무치게 그리운 엄마 이야기를 한다거나~ 옛날 여유롭게 살던 집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제일 고생을 많이 한 둘째가 눈물보를 터뜨리죠~ 그럼 언니 동생 다 같이 울고,,, 하지만 아빠가 조용히 중재하시죠 ㅎ 그보다는 웃을 일이 많은 가족이에요. 딸뜰의 애교에 아버지는 늘 지긋이 웃으세요. 말기암환자지만 차츰 기력을 찾아가시고 있더라고요.

실은 뒷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싶어서 막 뒤졌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한참 생각하다가, 이 페이퍼도 쓰게 되었고...

2011-12-02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6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