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아동 - 문화, 이데올로기, 아동 이야기
조셉 조네이도 지음, 구은혜 옮김 / 마고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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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아동문학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아동문학은 결코 순진하지 않으며,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아동문학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아동문학은 성인어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아동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정해놓고 그에 걸맞는 아동을 양산하고 교묘하게 조종하기 위해 성인의 시각에서 성인의 '올바른 이데올로기'를 잣대 삼아 무의식으로 재구성하고 편집한 아동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는 비단 이 책의 저자 조네이도가 처음으로 제기한 것은 아닐 듯도 하다.  

어릴적에 읽었던 이본인지 원본인지 모를 콩쥐팥쥐나 장화홍련전을 보면, 사악한 계모와 팥쥐를 잡아다가 젓갈로 만들다는 서술이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참 충격적이다. 권선징악을 떠나서 지배층이 약자층을 다스리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했다고나 할까, 울음을 뚝 그치지 않으면 "더 엄한 벌을 줄" 것이야 라고 엄포를 놓으며 절대 복종*순종하는 올바른 행동법들을 가르치는 수단쯤.  

그림형제의 동화들, 안데르센의 동화들, 모리스 센닥의 작품들 해석의 도구들로 나온다.  

 

확실히 부모는 자녀를 사랑한다. 여기서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지배 이데올로기가 그 사랑 표현을 구조화하는 방법이다. 아동에게 있어서 그 사랑은 종종 고독하고, 폭력적이며,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성인의 동정과 이해보다는 권력과 권위 행사와 더 많이 연관되어 있다. 왜 그럴까? 아동을 향한 성인의 사랑과 아동을 통제하려는 성인의 욕망의 대부분이 동질의 무의식적인 충동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사실과 다르게, 사랑은 성인이 자신의 무의식의 세계를 실제 관계의 페다고지로 투사한, 이데올로기적으로 결정된 정신역동의 결과물이다. 성인의 관계 페다고지에는 항상 어린 시절부터 억압된 두려움, 분노, 슬픔, 욕구가 담겨 있다. 성인의 관계 페다고지를 통한 무의식적인 투사는 성인의 사랑이 아동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형상화하는 주요한 정신역동학적 기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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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한글 학습 1~5 세트 - 전5권 길벗 기적의 학습법
최영환 지음 / 길벗스쿨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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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학습에 관해서는 팔랑귀도 이런 팔랑귀는 없을 듯하다. 한참 푸름이닷컴에 열심히 눈팅할 때는 책 좋아하는 아이들은 30개월 즈음부터 통문자로 된 낱말카드로 엄마가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비법을 전수들 하길래~ 시중에 나와 있는 엄마와 놀면서 할 수 있는 한글 깨우치기 교구나 교재를 샀지만, 하나도 활용을 하지 못했다. 아이와 호흡이 맞지 않았고, 내가 누굴 그것도 내 자식을 가르치기에는 인내심이 터럭 부족했다.  

이 책에는 만4세 이후부터 보라는 지침이 아예 표지에 명시되어 있다. 만 4세를 두달 앞두고, 주변 아들 또래 둔 엄마들이 추천해서 구입한 책이다. 만 4세를 두달 앞두고 있었음에도 아이에게 이 책은 시기상조였고, 나 또한 이거 붙들고 있을 바에 그림으로 된 동화책 몇 권 더 읽어주는 게 모자 관계에도 다소 도움이 될 듯 싶어 관두었다. 그랬다가 최근에서야 아이를 앉히고 함께 익혀본다.  

스티커가 있어서 글자를 찾아 붙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것보다는 소리내어 읽고, 또 빈칸에 연필로 써보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듯 하다.  

가나다라 가 아니라, 아야어여 부터 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한글은 배울 때부터 모음부터 배워야 한다고.  

하고 많은 글자깨우치는 책을 샀지만, 다 허사였고, 유일하게 활용중인 교재이기에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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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0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야어여는 모양의 변화가 많지 않아서 지루해 하지만 ㄱㄴㄷ은 다양하고 따라 쓰기 좋아 금세 익혔어요. 여기에 통문자를 병행하면서 가끔씩 아야어여를 해주면 금세 알더라고요. 놀이식으로요.
아이는 재밌으면 한번만 해도 기억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재미가 참 쉽지 않아서 탈이지요

icaru 2011-10-04 15: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전 ㅠㅠ) 가르치려 드는 쪽인듯해요. 시간투자 대비 효과, 한글 학습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려나요? 저도 모르게 은연중에... 그러니까 투자 대비 효과가 적으니까, 한글 공부 비슷한 건은 놀이교육이 됐든 뭐가 됐은 제껴놓은 거죠.
이제 슬슬 발동 걸고 있어요.
 
예방 주사 무섭지 않아 - 그림책은 내 친구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이 하루오 글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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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와 더불어 세살 그리고 여섯살 아이가 좋아합니다. 처음엔 아저씨도 예방 주사를 맞는다는 것 자체에는 별 거부감이 없었어요~ "예방주사 그까잇꺼~"하는 분위기였죠. 줄을 서서 주사를 맞는데, 아저씨 차례가 되니, 주사기가 바뀌는 거죠. M16 소총 수준의 왕주사기였어요! 아저씨 덩치가 있으니까, 큰 주사기로 맞아야 하는가봐요.  

그래서 그래서, 거인아저씨는 예방주사 대열에서 피해 도망을 치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예방주사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하필 그때 아프기 시작했던 거죠. 천장이 요동을 치고, 의사 간호사 들이 왕주사기 들고 꿈에서 까지 쫓아오고요. 하지만, 찬찬한 의사 선생님이 잘 설명해 줘요~ 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아팠던 거라고~  

꿈에서 깨어난 거인아저씨는 예방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갑니다~  

똑똑한 거인아저씨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요.  

왕주사기 대신 작은 주사기에 여러차례 나누어서 맞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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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9-2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죠? 내내 아이들 곁을 지키다가 요번에 내보냈다죠^^

icaru 2011-10-02 23:01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담, 저도 이 책 아이들 좀 클 때까지 몇년은 끼고 있어도 되겠군요 ^^

2011-09-30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02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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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위험한 건 포니테일 쪽이다. 방을 나설 때 포니테일이 한순간 내보였던 폭력의 낌새를 아오마메는 아직 선명하게 기억한다. 말은 없지만 예리한 감을 가진 남자다. 아마 격투기도 상당히 뛰어날 터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날 것 같다. 아오마메의 마셜 아츠 실력쯤으로는 상대도 안 될 것이다. 권총을 뽑아들 여유조차 바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맙게도 그는 프로는 아니다. 직감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이성을 발동시킨다. 누군가에게서 지시를 받는 데만 익숙해져버렸다. 다마루는 다르다. 다마루라면 일단 상대를 덮쳐 무력화시킨 뒤에 머리를 굴린다. 우선 행동한다. 오로지 직감을 믿고 이론적인 판단은 나중으로 돌린다. 한순간의 망설임 때문에 때를 놓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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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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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쪽

문화인류학의 목적 중 한 가지는 사람들이 품은 개별적인 이미지를 상대화하고, 거기에 인간에게 있어 보편적인 공통점을 찾아내어 다시 그것을 개인에 피드백하는 것이야.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자립적이면서도 어딘가에 속한다는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거든.




524쪽

전철역까지 걸어가면서 아오마메는 세계의 기묘함에 대해 생각했다. 노부인의 말처럼 우리가 단순히 유전자의 탈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째서 우리 인간 중 적지 않은 자들이 그토록 기묘한 형태의 인생을 살아가는 걸까. 우리가 심플한 인생을 심플하게 살고, 쓸데없는 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생명 유지와 생식에만 힘을 쏟으면, DNA를 전달한다는 그들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게 아닌가. 인간들이 복잡하게 굴절된, 때로는 너무나 이상하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종류의 삶을 사는 것이 유전자에 과연 어떤 메리트가 있다는 것일까.




617쪽

‘선구’라는 교단은 세속적인 가치를 부정한다고 그럴싸하게 떠들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세속보다 더 노골적인 계급사회야. 간부와 말단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학력이 높다거나 전문적인 직업 능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간부는 될 수 없어, 리더를 만나 그의 지도를 받거나 교단 시스템이 중추적인 일에 관여할 수 있는 건 간부 엘리트 신자로 한정되어 있는 거야.  나머지 ‘그밖의 여러분’은 내야 할 돈 내고 맑은 공기 속에서 부지런히 수행을 하거나 농사일에 땀을 흘리는 한편, 메디테이션 룸에서 명상에 잠시는 살균된 나날을 보내는 것뿐이야. 양 떼하고는 다를 게 없어. 양치기와 개의 관리를 받으면서 아침에는 방목장으로 인도되고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온다, 라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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