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 -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아이 마음과 소통하는 법
에다 레샨 지음, 김인숙 옮김 / 푸른육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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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모는 훈육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노력하다가도, 이게 노력한다고 달라지는 영역이 아닐 것이라고도 생각해보는 것이다. 기분의 기복이 큰 편이다. 작가들도 우울할 땐 글에 그게 반영된다지 않나, 독자들 또한 기쁘고 행복할 때는 하나의 작품을 두고도 더 평소보다 유쾌하게 읽힌다고 한다.
나 자신의 기분의 기복 때문에 양육에 있어서 일관성이 없기도 하고, 이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아이에게 내 못난 점 고스란히 투영되어 보일 때, 나는 살짝 이성을 잃는다.
‘왜, 그걸 못하니 둔탱이’ 이건 속으로만.
“(18인치 자전거) 구입하고 나서 그걸 탄 시간보다 끌고 걸어다닌 시간이 더 많고, 세워둔 횟수보다 쓰러뜨린 횟수가 더 많겠어!!”
그 날 저녁은 몹시도 피곤해서 아이가 책을 한 아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했는데, 졸음이 무겁게 쏟아지던 찰나였으므로 엎드려서 시체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독이 될 만한 문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교정이 안 될 때, 읽으며 많은 조언을 얻게 되는 책이다. 부모인 당신의 마음 아주 잘 알겠노라며 헤아려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며 부모에게 조정해야 할 행동을 다정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설명해 준다.

기억하기 라는 법칙이 있다. 부모인 내가 어렸을 적을 기억해 내는 것 어렸을 적 불안과 분노, 당혹감을 느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또 사랑을 얻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던 일이 얼마나 힘들어쓴지 떠올린다면, 아이가 '아이처럼'굴어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다.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고, 그렇게 때문에 자녀의 그 마음부터 헤아려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앞전에 말한 육아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라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한마디 한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라고. 엄마도 잘 못 행동할 때가 있고, 실수도 하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 또 늘 똑같은 기계처럼 행동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목표를 세워 목표와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한 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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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아이린 웅진 세계그림책 22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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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었다. 그날 재단사인 엄마가 부탁받은 무도회용 드레스가 완성되었지만, 일을 마친 엄마가 너무 아프셔서, 엄마의 만류를 무릅쓰고 아이린이 대신 공작 부인 댁으로 배달을 나서기로 했다.

눈보라에 맞서 산을 넘는 지난한 과정. 매서운 눈보라에 상자 뚜껑이 열고 옷을 날려 버린다. 책을 읽는 아이의 눈빛이 흔들린다. 아이도 아이린도 울고 싶은 심정이니까.

하지만, 눈보라에 굴하지 않겠다. 이 과정을 공작부인에게 말씀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던 길을 재촉한다.

‘아이야, 너도 이렇게 해야 한다. 세상을 살면서 분명 뜻대로 되지 않아 주저앉아 울고 싶지만, 울고 앉아 있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단다.’

역경을 헤치고 공작 부인 집에 도착했을 때, 눈보라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드레스가 먼저 당도해 있었고, 공작 부인은 따뜻하게 아이린을 환영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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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절 전날 아주 늦은 밤에 극장판으로 보이는 엄마 찾아 삼만리를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봤다. 아홉살인가 열살 적에 봤던 그것하고는 성우도 그렇고, 그림도 그 렇고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 기억이라는 게 전체적인 서사를 꿰는 것이 아니라, 장면장면 단편단편이라서, 이것은 각인된 장면이다 싶은 것도 있고.(물론 어른의 기억이라는 것도 그닥 신통치 않지만) 보다 중간 광고를 길게 해대는 통에 시간이 늘어진다. 시댁에서 우리 네 식구 한 방에서 자는데, 큰아이는 잠들었고, 참으로 밤잠없는 우리 둘째 재우느라고, 잠깐 텔레비전을 끈다는 것이 그만... 꼭 봐야겠다는 간절함이 부족해서였겠지. 눈뜨니 아침.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 우리 주인공이 엄마와 어떻게 상봉했나... 이건 엄마찾아 삼만리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 어디가서 봤다고 알은체 하기 힘들듯...  다음을 명절에 또 해줄수도 있으려나. 그때를 기약해야겠다.   

2. 시댁에 가면 시아버지가 저녁상에서 항상 당신의 아들들에게 술을 권하시는데, 며느리들까지 차례가 오기도 하고... 그런데 그것은 대개가 저녁식사 자리이다.  명절엔 늘 그렇듯이 세끼를 시아버지와 함께다. 아버님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반주를 하신다. 점심 때, 데운 청주를 글라스 한잔으로 가득 따라서 아들에게 주신다. 흑..일주일에 5일은 술자리가 있는 애아빠를 늘 불안불안 지켜봤던 터라, 뚝뚝하기 그지없어 한번도 살갑게 아버님께 말한번 붙여보지 않았던 며느리가 그만 차마 터져 나오는 말을 막지 못하고 한 말씀을 올렸더랬다. 그래, 너는 술 좀 줄여야겠다. 같은 말씀을 해주시지 않을까.   그런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적군 아군도 몰라보는 처사였네.  

"아버님, 애들아빠는 술 안 걸치는 날이 없어요. 어쭈구저쭈구~~ 건강이 참 걱정되요~"  

아버님 말씀하시기를, "나한테 그런 소리하지마라. 다 괜찮아. 세끼만 꼬박 규칙적으로 먹으면 아무 문제없어! 나한테 그런 소리마라."   

진심으로 아버님 말씀을 믿고 싶다.

3. 개콘에서 최효종의 애(매한 것을) 정(리해 주는) 남(자) 봤다. 안그래도 지난 금요일에 상비용으로 현금을 더 찾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명절에 아가들 어른들께 용돈 타면, 고거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명절 용돈은 설날만 있습니다. 추석에는 용돈 없습니다~  재수생 용돈 없고,  고시생 용돈 있습니다. 그들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투자하는 셈 칩니다~  

안그래도 단체 문자에 답문자는 어떻게들 하는지 궁금해서 회사 사람들에게 물은 적이 있었는데, 애정남이 정리해줬다. 이름들어간 문자만 답문자하고, 글씨보다 이모티콘이 더 많으면 답장 안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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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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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놈은 자고, 둘째놈은  까이유를 본다. 

둘째는 늦게 잔다. 내가 컴퓨터로 딴본일 좀 보고 싶을 때는 아이에게, "까이유 볼래?" 하고,  

아이는 "나는 까이유 보고, 엄마는 일 해 일!" 이런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무조건 일하는 거라고 아이에게 확실히 세뇌. 
  

내일은 회사를 가지 않아도 되고, 그래서 오늘 밤은 좀 늘어지게 앉아서(사실,일상다반사 매일밤 허리 고장난 사람처럼 눕다시피 의자에 앉아 정말로 하릴 없어 웹서핑을 하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옛날에 썼던 리뷰들도 들춰보고, 리뷰를 쓸 만한 책이 있을까, 오랜만에 책장도 들쑤셔 본다~ 켁켁 너무 간만이라 먼지 날린다.   

그리 멀리 갈 것도 없는데, 지지난주부터 틈틈히 읽기 시작했던 은희경의 이 책, 이제 중반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을. 이것을 안주 삼아 말을 트면 될 것 같다.  

사람은 기분의 우주를 가진 동물이라, 약간은 실없어도 즐겁게 재잘대는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고, 당사자는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그런, 사소한 상처를 타인에게 받거나 여타의 이유로 너무 우울해서 또 재잘되고 싶을 때가 있다. 후자는 스스로 많이 경계하는 편이다. 지나고 나서 다시 보면, 부끄러워지기 때문이다. 이건 뭐 치부책도 아니고. 싶은 것이.... 

오늘은 즐겁게 재잘대고 싶다. 껀수가 없을까 눈을 희번덕거리다가 이 책을 참 좋은 타이밍에 발견했네....

이 책을 끝까지 읽는 데는 시간 꽤나 걸리리라는 계산이다.  

한 단락, 한 페이지, 한 챕터 읽다보면, 꼭 낚시질하는 것처럼 글과는 연관되지만, 개인적으로 겪었던 체험들, 나는 어떠했더라 같은 미시사적인 것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책을 덮고 딴생각에 허우적거리다가 나오고.. 

자고로 좋은 책이란 이렇게 생각의 단초들을 무차별적으로 던져 주는 무엇?  

창작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그 창작욕에 불을 지피는 좋은 장작 자재 같은 책이다.  게다가 이여사님은 언어의 마술사이자 조련사인듯. 적재적소의 아주 다양한어휘들을 구사해 주신다.

나처럼 작가 은희경 님께 애정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더 좋다. 그녀의 풀풀~~ 나는 인간미, 잘생긴 청년들을 보면 기운을 얻는 점이라던지, 만지기만 하면 고장나는 가시손을 가진 점, 개그콘서트를 꼭 시청한다는 것. 같은 거. 무엇보다도 대전제는 인생은 즐겁다, 라는 것. 술친구들도 많으신 것 같고, 게다가 게다가 문득문득 사랑하는 사람들도 보고 싶어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그러니까 은희경은 술 좋고,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신 듯.

그밖에 소설 쓸 때 온힘을 다해 자신을 믿고, 쎈척하고, 활기와 명랑을 연출하고, 뻔뻔스러워지고, 오로지 고독했던 지난한 굴곡들을 거치고그렇게 해서 작품을 끝마치고 난 후의 방전 상태에서 쓴 산문들을 엮은 것이라서 소요와 미열의 흔적들이 뚝뚝 묻어난다. 어딘지 달뜬 것 같고, 실실 실없이  해살거리며, 우스개말을 쏟아내는 느낌. 그녀 스스로도 이것을 쓰는 기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고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이라고.  

하지만. 이 아득하고 천진한 그의 한 시절 또한 기억해두고 싶어졌기에, 조금은 낯 뜨겁고 공허해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것도 출판사에 여러 차례 책을 낸다 만다 번복한 끝에.  

독자로서는 이렇게 나와 준 작가의 첫 에세이집. 역시 은희경이야! 당신 센스쟁이. 한다. 소설책처럼 마지막 장을 시원스럽게 덮고 저 재미와 유익을 떠나서 저멀러 치워두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자주자주 들춰낼 것 같다. 은희경 여사님이 뭐라고 썰을 푸셨더라~ 하면서.  

참, 그리고 기이하게 여겨졌던 것은 작가의 가족 이야기는 완전 배제되었던 점. 그가 두루뭉수리하게 언급하고 있는 보고 싶은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 가족이 포함되겠지만, 가족 구성원으로 짐작되는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점. 은희경처럼 소설가 생활 십수년만에 첫 에세이를 낸 온다 리쿠의 글에서도 자신의 오빠네집 운운한 부분이 아주쬐금 있었던 것을 기억해낸다면.   

지레짐작으로는 소년을 위로해줘는 자신의 아들에게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아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쓰게 된 게 아녔을까, 이 짐작에 대한 확신이 될만한 구절을 은연중에 찾으면 읽었던 거 같은데,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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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9-1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쟁여놓고 있는데 얼른 읽어야하는데 이 리뷰 읽으며 계속 부러워만하고 있어요.
얼른 시간내서 읽어야겠어요.^^

icaru 2011-09-13 00:05   좋아요 0 | URL
명절 연휴 잘 보내고 계세요? 전 역시나 많이 먹어 좀 두리두리 ㅋㅋ
연휴 틈틈히 이 책 다 읽었어요. 역시 작가 은희경다운 산문집. 첫 산문집. 제가 부러우신거예요? ㅎㅎ 전, 조지오웰 나는 왜 쓰는가를 읽으신 꿈섬님이 더부럽다는..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개정판
셔윈 B. 뉴랜드 지음, 명희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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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쪽
전 세계 대부분의 부검실에는, "여기는 죽음이 기쁜 마음으로 삶에 도움을 주는 곳이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282쪽
'멋진 죽음'이란 상대적인 기준에서 정해질 뿐, 진정한 의미는 죽음으로 인한 혼란의 정도를 줄여나가는 데 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유지하면서 고통 없이 편안하게 그리고 고립되지 않은 채 죽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324쪽
모든 면에서 나는 한 세대 전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던 스승들의 말씀을 어기고 있었다.
"낙관주의로 나가되 비관적인 관점도 항시 옆에 두어야 한다."

369~370쪽
모든 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이 어떠한 것인지, 질환의 초기뿐 아니라 말기에 이르기까지 치료에 관한 전과정과 그에 따른 결정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내려져야 하는가를 알아야만 한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는 자신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치료 과정에 대한 모든 판단은 환자와의 논의를 통해 환자의 의견이 존중되는 쪽으로 내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정상적인 신체 기능들이 질병에 의해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알려 주어야 한다. 즉 환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382~383쪽
겨우 27살의 나이로 죽음에 관한 명상록인 <thanatopsis>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윌리엄 컬린 브라이언트는 아래의 시구에 나타나 잇는 것처럼 그러한 사실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게 살아라, 죽음의 홀 속에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신비한 왕국을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마차가, 그대를 오라 부를 때 즐거움으로 가듯, 지하감방으로 끌려가는 밤의 노예가 아닐, 위로와 위안과 변할 수 없는 신뢰감을 품은 채 그대의 무덤을 향해 다가가라. 그분 곁에 있는 침상 위에 모포를 덮고 누워 편안히 꿈을 꾸는 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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