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폴 방키뭉 지음, 김미선 옮김, 남희섭 감수 / 서해문집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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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6~37쪽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이거나 충분한 자원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세계 인구의 25퍼센트를 차지하는 선진국 -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일본 - 의 주민들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의 80%를 소비한다. 이들 한 사람이 1년간 의약품을 사는 데 쓰는 돈은 305유로가 넘는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리면 그 액수는 15유로를 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주민들이 스스로 의약품을 구비해야 하는 가장 가난한 나라들의 경우에는 3유로에 불과하다.

67쪽
"의약품은 인간의 기본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바로 건강하게 살 권리다. 이런 점에서 의약품은 의미 심장한 사회적 역할을수행한다. 그리고 그때문에기본 생필품의 범주에 든다. 대다수의사람들이 ㅡ이 약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78~79쪽
의약품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남반구의 미래는 에이즈라는 재앙과 대규모 전염병으로 위협받고 있다. 구매력을 이유로 제약 회사들은 말라리아 백신보다는 비아그라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191쪽
하지만 에이즈라는 전염병과 제 3세계를 휩쓸고 잇는 질병들이전 지구 차원의 치료라는 해답을 얻지못한다면, 이것은 단지 운명이나 지리적인 결과가 아니라 자유주의적인 세계화가 불러온 결과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의 불평등한 분배와 기업들의 이윤 논리, 연구 전략, 선진국들의 무관심이야말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결정적인 요인들이다.
(...) 인간의 기본권이라 할 수 이는 의약품 접근권을 인정받기 위해 빈곤한 나라들의 환자들은 날마다 투쟁하고 있다. 과연 얼마나 더 지나야 이 투쟁이 끝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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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평전 미다스 휴먼북스 9
왕꾸어똥 지음, 신주리 옮김 / 미다스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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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65쪽 

장자가 생각하기에 학술의 근원은 하나에서 나온 순수한 것이었다. 따라서 천지의 순수함을 탐구하고, 이전 사람을 넘어서는 인식론을 적잖이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하늘은 본래 푸르디푸른가, 하늘은 끝이 없는가, 하늘은 절로 움직이는가, 땅은 정지해 있는가, 사람은 하늘에 오를 수 없는가, 오래 살 수는 없는가 하는 것들이었다. 2천여 년 전, 지구상의 많은 것들이 불모지였던 때에 장자는 오늘날 보아도 놀랄 만한 과학적인 문제들을 제기하였다.  

 

159쪽 

장자는 양쪽이 논쟁할 때 각각 자기의 주장을 고집하여 설령 한쪽이 이기고 한쪽이 진다고 해도, 이긴 사람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며 진 사람도 반드시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한쪽이 옳을 수도 또 한쪽이 틀릴 수도 있다. 양쪽이 논쟁이 선입견에 얽매여 있어서 알 방법이 없다. 누가 판결할수 있는가. 관점이 같은 사람은 판단할 수 없다. (...) 그러므로 장자는 논쟁은 무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269쪽 

몸과 정신이 통일되면 고요하고 바르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의 정신을 고요하고 텅 비게 하여, 나와 기, 기와 도 3자가 서로 통일된 경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276쪽 

현명하고 덕망 있는 사람이 만약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능력을 뽐내지 않는다면 어디서든 환영받고 사랑받을 것이다. 사회적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곧은 나무가 먼저 베어지고, 물맛이 단 우물이 먼저 마른다. 지식을 꾸며 어리석은 자를 놀라게 만들고, 스스로의 행실을 닦아 남의 잘못된 행동을 돋보이게 하며 해와 달을 내걸듯이 자기를 자랑 하면 재난을 면할 수 없다. 유능한 사람은 요절하고 자신을 자랑하는 마음은 어리석은 자의 시기를 불러올 수 있다. 정직하고 청렴해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고 분명하게 자기의  재능을 드러내면, 반드시 갑작스러운 화를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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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지음, 김경인 옮김 / 달팽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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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한국 독자분께 > 중에서 

세상에는 당신의 능력(용모나 학력이나 부모님의 부와 명예 등, 사회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속성을 포함한) 을 높이 사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일 관계로 연관된 사람의 대부분이 그렇다. 하지만 당신의 존재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능력만을 평가해주는 사람들은, 당신이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떠나간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의 평가에만 모든 것을 걸고 살다 보면, 당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소비문명으로 인해 잃어버렸던 것들 중에 더없이 소중한 뭔가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할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결과, 당신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풍요로워졌다고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 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170쪽
시게마츠 : (...) 현대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것만 좋아하고, 더러운 것 싫은 것은 전부 외면해버리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런 더럽고 싫은 것 안에도 뭔가 구원이, 인간을 안심시켜 주는 뭔가가 반드시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
후쿠오카 : 더러운 것, 싫은 것을 생활에서 배제시킬 것이 아니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자연순환의 구성원으로 인정함으로써, 자기 자신도 더러워도 좋다, 흠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시죠? (...)
시게마츠 : 좋은 것만 취하고 산다면, 인간의 정신도 정화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은 좋은데 저것은 아니라고 부분적으로 평가된다면, 인간은 결국 분열되고 말 테니까요. 나는 이대로 좋다. 더러움이나 흠집까지 포함한 이대로의 나라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요.

272쪽
타인에게 싸고 편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도 누군가에 의해 싸고 편리한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
그럴수록 소비자들이 그런 것을 소비하지 않고 외면하게 될 때, 비로소 사회는 변하게 될 겁니다. 자기는 여유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하면서, 타인에게는 싸면서 편리한 물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추궁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지요. 그런데도 싸고 편리한 물건이 있으면, 저도 모르게 손이 가고 말죠.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275~276쪽
유럽에 가보면 3층 도로를 흔히 볼 수 있어요. 길이 3개의 층으로 나 있어서, 맨 아래는 자동차, 중간 층은 자전거, 가장 높은 곳은 보행자 전용의 길이죠.

320쪽
확실히 사느냐 마느냐는 자유라고 말하면서, 전화가 없으면 학교 연락망에서 빠지기 십상이고, 시골에 살면서 자가용이 없으면 생활이 자유스럽지 못하고, 기운 옷이나 유행이 지난 옷을 입으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유명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장래의 인생설계가 쉬워지고, 그래서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자진해서 사게 되고 마는 거죠. 이반 일리치가 말했듯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사회 속에서 주체화된다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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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1
존 파울즈 지음, 현준만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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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7쪽
모든 냉소주의는 현실에 대처해 나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 한마디로 말해 무능력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모든 노력을 경멸하는 데는 최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당시 풋내기에 불과한 나로서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67쪽
"사람들이 헤어질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 알아요. 처음 일주일은 지옥처럼 괴롭겠죠. 그 다음 일주일은 아파할 거고요. 그리고는 잊기 시작하겠죠.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그건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었던 일이야, 라구 말이에요. 그 다음엔 어깨를 으쓱 올리며 이렇게 말할 거예요. 그래, 이게 인생이야. 산다는 것 이런 거라구. 이런 일에 연연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그리고는 마치 아무것도 잃은 게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겠죠."
"난 잊지 못할 거야.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거야."
"당신은 잊을 거예요. 나도 그럴 거고요."

204쪽
"당신 말이 맞소. 그자도 자기를 배반하지는 않았지. 하지만 수백만의 독일인들은 자신을 배반했소. 그게 비극이지. 한 사람이 악인이 될 용기를 가진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수백만의 사람이 선인이 될 용기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한 거요."

226쪽
"진실은 언제나 냉혹한 거요. 하지만 그 진실의 본질과 의미는 결코 냉혹하지 않소."

237쪽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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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2
존 파울즈 지음, 현준만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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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쪽
사람의 눈은 인간의 육체 중에서 거짓이라는 걸 모르는 유일한 기관이 아닐까.

213~214쪽
"아무리 좋은 남자라도, 당신처럼 말예요, 날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사랑과 욕망을 잘도 구별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나만은 그럴 수 없었죠."
그녀는 머리를 손에 묻고 웅크린 자세가 되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난 비정상인 건 아녜요. 인내심을 갖고 날 기다려주기만 한다면요."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소."

286쪽
전쟁이란 관계들을 보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 정신병 같은 거요. 동료 인간에 대한 우리의 관계, 경제적, 역사적 상황에 대한 우리의 관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무(無), 죽음에 대한 우리의 관계들 말이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에서  관련 문구 P.60 : 별안간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단지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사람은 커다란 기계에 있는 하나의 톱니바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기계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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