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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치는 엄마 대화하는 엄마 - 아이에게 짜증 내지 않고 말하는 81가지 방법
가나모리 우라코 지음, 박혜정 옮김 / 삼진기획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중2학년 자녀를 둔 엄마 분께서 빌려 주신 책이다. 아이가 둘, 그것도 사내아이들. 우야튼 내 갈길을 미리 앞서 가시는 분의 말씀이라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지금은 품절....
60분 부모를 봤는데, 그 날 제목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화가 나요!" 였다. 시작 전에 제목만 보고 만감이 교차하다 못해 피식 웃음이 났다.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조금 쓸쓸해지는 어른 여기 또 하나 추가다. 그날 저 프로의 주인공 하고는 조금 다른 사연이지만...어린 시절 나의 황금기는 딱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이었다. 1학년 겨울 무렵부터 서서히 내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을 거다.
엄마와 아빠가 그 무렵부터 자주 다투셨다. 엄마는 자주 어디 아픈 데가 있는 사람처럼 누워 계셨고, 아빠와 다투시면서 울기도 하셨고, 아빠가 무섭게 화를 내시던 어느 날엔가는 상을 엎으셔서 나와 동생이 울면서 벽에 튄 반찬과 빨간 김칫국물을 걸레로 닦기도 했었다.
아이를 벼랑 끝으로 무섭게 내모는 것은 공부도 가난도 아니다. 어른들 특히 부모의 싸움이다. 당시 엄마 아빠가 그러했듯이 어린 우리도 주눅들고,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내가 조금 컸을 때는 그랬던 엄마와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부모님이니까 사랑하는 마음은 없지 않았겠지만, 존경할 수는 없었다. 아주 커서 성인이 되었을 때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나서야 그때 우리 엄마는 부모로써 부부로서 이런 심정이었겠구나! 하는 온전한 이해와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말았어야 하지 않은가 하는 화가 또 났다. 그 굴레를 대를 이어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이를 악물곤 한다. 내가 행복해져야겠다고 그래야 우리 두 아이들도 행복해진다고.
물론 행복져야 해 라고 이를 앙다문다고 해서 그리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 보면, 이런 부분이 있다.
아이를 낳으면 모성 본능으로 누구나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남성 사회의 편견이다. 라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도 있다.
나는 모성은 학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모성은 엄마 자신이 어릴 때 얼마만큼 부모에게 사랑을 받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아이가 싫고, 예쁘지 않다”라고 말하는 엄마는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말에 의거한다면, 나는 부모님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았던 것이 맞다. 이 나이먹도록 부모님 탓이라니 부끄러워해야 할 노릇일지도.....
네가 태어나서 엄마는,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단다.
나는 엄마들이 이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이 시기에 엄마와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가 아이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기에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아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충분히 보낸 엄마는 아이가 자라나 품을 떠난 뒤에도 허무감을 느낄 리 없으며,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고 접어두었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는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시기는 엄마를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예전처럼 안아달라고 조르는 일도 없다. 이러한 엄마와 아이의 밀월 시간은 고작 몇 년에 불과하다. 유아기 때야말로 일생에서 가장 추억이 많은 시기이다. 아이가 훌쩍 자라고 난 뒤에,
“그때 아이와 좀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해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를테면 재생은 가능해도 재현은 불가능하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