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회사 생활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

퇴근을 하고 엄마라고 씨익 웃어주는 아이를 보면,

정말 언제 괴로웠었나 싶게 눈녹듯 헝클어진 마음이 풀어지는 듯

듯.........도 하지만...

역시 밖에서 힘들고 괴로운 건 집에 와서도 어쩔 수 없는거다.

심한 자괴감에 시달리던 요몇일....

잊고 있었다.

나에겐 서재가 있었어!!!!!


주말이면 단란한 외출을 하는 가족 타입이 아니다.

찬이 태어나고 한 달도 안 되어서 유모차를 개비해 놓았었는데.. 그것의 용도라곤 우는 녀석 달래느라 태우고는 방과 거실을 쓍-하니 굴려주는 정도였고.

그러다가 최근 나들이를 시작했다. 일단은 동네의 명소(?)로 출입을 시작.
바로 강감찬 장군의 사당이 있는 낙성대다.

 


옜다! 니가 좋아하는 캔 깡통... (그런데 엄마 얼굴이 어쩐지 수심이 가득해 보이네..)


근심을 털어놓고 제 깜찍함에 빠져 보실라우~

 


낙성대 옆짝에 있는 과학전시관.. 천문대에 오르는 계단.....

아빠는 무거워서 죽겠구만! 찬이는 신났다다.






여기는 동물원안에

꽃밭에~ 앉아서~ 엄마를 보네!

 


돌 전후 아이들이 바깥 외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무섭다고 하던데......

아직까지 찬이는 어른들과 바깥 외출했을 때에 기뻐 감지덕지 해야 함을 모른다.

그래서 아이는 핑계고, 어른들 콧바람 좀 쐬고자 토요일 과천 동물원에 갔다.

찬이가 기린이며, 얼룩말이며, 오랑우탄을 유심히 유심히 보리라고는 기대를 안 했는데.. 역시나 면전에 들이대도 별로 눈길을 안 준다.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타는 게 진력이 나는지 안아 달라고 그것도 이모 할머니 아빠도 있는데.... 꼭 나한테만 안기고 싶어,, 힝힝힝 운다.


탄 : 넌, 누구냐!!!!                                              찬 : 힛..저,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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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7-2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네요^^ 벌써 이렇게 컸다니 정말 세월 빨라요~ 님 힘내세요!!!

icaru 2007-07-20 16:25   좋아요 0 | URL
세월이 아이를 키우는 거 같아요.
페이퍼 만들길 잘 했어요. 물만두 님께 힘이 되는 말도 듣고 말이쥬.

미설 2007-07-2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외출이 시작되는군요. 돌 정도 되면 이제 주말에 집에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는 때가 와요^^ 드디어 시작인거죠..
우리 아이들도 유모차 타는건 아주 싫어했어요. 유모차를 끌고 나가긴 하는데 타는건 아주 잠깐이고 늘 제 팔에 안겨 다니는걸 좋아해요. 애들마다 다 다르지만 혼자 걸어다니는게 능숙해지고 나서 앉아서 유람하는 맛을 알고나야 유모차를 좀 오래 타더라구요. 그전엔 영~ 안타서 저도 힘 좀 들었었답니다. 유모차에 앉기만 하면 몇시간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들 보면 어찌나 부럽던지...

icaru 2007-07-20 16:27   좋아요 0 | URL
앉아서 유람하는 맛! 캬햐...그러게요. 유모차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
내가 조리 쏙 들어가서 좀 다녔음 좋겠다!!

미설 2007-07-21 23:49   좋아요 0 | URL
어머나, 못 봤던 사진이 올라왔네요. 찬이의 살인 미소 끝내줍니다. 이카루님도 반갑구요^^

잉크냄새 2007-07-2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럭무럭 금방 크네요.^^
마지막 사진의 상황 설정, 멋지구리합니다.

icaru 2007-07-20 16:29   좋아요 0 | URL
저런 영장류를 보면... 티비 광고..바나나 우유라던지..국제 전화하던지...
가 생각나곤해요.

프레이야 2007-07-2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유모차를 집안에서요?
찬이 건강하고 예쁘네요. 고단하다가도 아이 웃음 한 방이면 개운해지죠.
자주 바깥 나들이 해 주세요.
찬이와 이카루님을 위해서요.^^

icaru 2007-07-20 16:31   좋아요 0 | URL
친정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이죠. 말만 이렇고 실제론 제가 좀 자주 엄마한테 타박을 하는데... 반성 곱하기 3 !!!

조선인 2007-07-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카루님, 언제 이렇게 컸나요? 해람이에 비하면 소년입니다.
에, 또, 해람이는 누가 현관문 근처에 가기만 해도 쫓아와서 안아달라고 손을 번쩍 들어올립니다. 콧바람 무서워요. ㅎㅎ

icaru 2007-07-20 16:34   좋아요 0 | URL
일주일 먼저 세상에 나온 해람이라선지... 콧바람도 먼저네요 ^^

향기로운 2007-07-20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탄이랑 찬이의 대화가 재밌어요^^ㅎㅎ

icaru 2007-07-20 16:35   좋아요 0 | URL
둘이 친해질 법도 한데 말이죠. 헤어스타일도 비졋하공 ^^ 향기로운 님 반가워요 ~~

2007-07-21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1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1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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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유를 몰라도 사는 게 큰 지장이 없고, 신경 쓰이지도 않지만, 조금 심각하게 생각해보면 왜 그럴까 심히 궁금해지는 그런 미스터리한 일들이 왕왕 있다. -내가 범인이고, 남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들 포함해서... - 이 말에서 충분히 암시가 되었을 줄로 안다. 이 책에 나오는 열두 편(달마다 하나씩 1년 동안이라는 전제이므로) 중에 잔혹 스릴러는 없다는 것도 특징. 

최근 내 주변의 일들은 그러니까, 위층에서 나는 이상한 소음 같은 것, 여직원 휴게실에서 사라진 벽시계의 행방 같은 것. --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미궁인 채로 끝나도 큰 상관은 없는--

각각의 열두 편이 주는 일상의 미스터리함을 읽는 재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열두 편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또 기다리고 있다.

좀 아쉬웠던 것은 래빗 댄스 인 오텀의 경우 하이쿠..뭐 이런 걸 알면 좀 재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혹은 일본 문화와 연관되는 중요한 트릭들을 잘 모르니, 거참.

그렇다고 알면 재밌으니까, 그 재미를 위해 일본 문화 공부를 할 정도는 아닌고로. 아쉬웠다.

P.S. 첫 번째 미스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의 배치도와 주변 정경을 직접 그려 봐야 했는데... 나머지 열 한 편의 이야기들도 이런 식이라면, 연필과 종이가 없는 곳에서는 책읽는게 난감하겠구나! 했지만, 나머지 이야기들은 필기구 없이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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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4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7-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ㅠ.ㅜ
그냥 상상이나 할밖에요~ (주룩주룩)
댓글저장
 

찬이 5, 6개월 시절 사진이다. 얼굴이라든가 몸의 실루엣을 지금과 비교해 보면, 킁킁 자태가 자뭇 아기돼지스럽다는 거.

 

찬이 현재 모습.. 이것저것 만지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은 11개월 찬..



좌측 사진 : 저런 데다가 애를 넣어놓고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건 주로 아빠 발상이다.
우측 사진 : 아가들을 난닝구를 입혀 놓으면 은근 색시하다.

좌측 : 원래 큰 사이즈에 사진에서는 자이리톨 두 알(이빨)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잘 안보인다네.ㅡ

우측 : 외가집에 가서, 외할머니에게 안겨서..  




아가들은 줄만 보면 잡아당기고 싶은가보다. (엄마 머리카락을 비롯하여 당겨대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은 찬.)



좌측 : 지금 아이가 열심히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은 내가 어그제까지 읽었던 책 핑거포스트다. 지또래가 들여다 볼 법한 책은 곁눈으로도 눈 안 주면서.. 엄마 보는 책은 만지고 싶어 환장한다.

우측 : 일명 진주귀걸이 소녀~언.. (아니, 아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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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7-06-2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귀걸이아가~~ㅎㅎ
찬이 잘 크고 있군요. 줄을 보면 잡아댕기고,상자안에도 들어가고(울집에선 저건 나의 발상인데요..ㅡ.ㅡ;;),엄마책만 좋아하고...아주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것 맞습니다.^^
올장마철도 잘 견뎌내고,더위도 잘 견뎌내어 첫생일도 잘 치뤄내어 더 무럭무럭 잘 자라는 찬이가 되길^^

비로그인 2007-06-2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량아인듯하면서도 눈이 진지하네요.
크게 한몫할것같아요.
행복한 모습 잘 보고 갑니다.

춤추는인생. 2007-06-27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이 너무 너무 예뻐요. 낯 안가리고 저한테도 잘 안길것 같아요.
듬직하면서 유순해 보여요^^


잉크냄새 2007-06-2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닮았는지 책을 읽는 모습이 진지해요.

hanicare 2007-06-28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할머니 닮은 듯 해요. 애들은 크면서 얼굴이 몇 번 바뀌긴 하지만.
아기인데도 오 ㅐ 저렇게 든든해보이죠? 제가 막 가서 그 품에 안기고 싶다는~

홍수맘 2007-06-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이 너무 예뻐요.
역시 마지막 "진주 귀걸이 소녀~언" 이 압권이네요. ^^.
찬이야, 항상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렴!

비로그인 2007-06-2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
나도 애기 나으면 진주귀고리 장난 쳐봐야지 ㅋㅋ
(맨 장난칠 궁리만;;)

하루살이 2007-06-2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쑥쑥 크는구나~ 아기라는 것은...

icaru 2007-06-28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 님 공주님들 하고 찬이가 동갑이던가요? 누나던가요? 지금 부잡스럽게~ 공주님들 발달 진도 따라가고 있는거 같죠? 첫생일은 9월 8일야요!!

민서 님 좀전에 살짝 서재 댕겨왔는데.. 선배맘 님이시네요. 호호.. 지도편달바랍니~ 우량아인줄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몸무게가 조금씩 빠지대요. .m.m

춤인생 님 한번 뵙고 싶네요. 평소엔 낯을 가리는 경향이 있는 찬이가 왠지 춤인생님께는 덥썩 안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테스트 들어가구 싶어진다는 히^^

잉크냄새 님... 애가 겉넘어가지곤... 지가 볼 책을 봐야졈.. 내 책을 넘보는 따쉭..

hanicare 님.. 하하하.. 님도 한번 만나뵈었으면~ “찬아! 하니 이모를 꼭 안아드려!” 시킬께요.

홍수맘 님.. 찬이 조금 더 크면 저도 같이 빵 만들구 음음음... 그럴라구요~

체셔고양이 님 하하하! 별거별거 다 해보세요~ 여기다 올리지 않아서 그렇지.. 저도 소위 아동 학대 삘 나는 사진들을 꽤 연출해 봤었어요. 맥주패트병 옆구리에 끼우고 사진 찍기, 천으로 된 시장 가방에 넣어서 들고 다니는 모습..

하루살이 님 그러게요. 작년 이맘때, 님 서재에다가 태교한다고 모라모라 남겼던 게...킁킁... 정말 어제일같죠?

미설 2007-06-2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통한 찬이 참 귀엽네요^^ 저렇게 동통한 모습은 정말 저때뿐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진주 귀걸이 찬이 모습에 한표!돌까지 만 두달 조금 더 남았네요. 돌이 된다고 뭐가 확 바뀌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돌이 되면 정말 '사람'된 것 같은 기분이 조금 들더군요.저도 찬이 첫돌이 기다려지네요^^

icaru 2007-06-2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지금도 조금씩 빠지구 있거든요~
첫돌..은 좋은데 돌잔치 치뤄낼일이 좀 부담여요~ 에고..

미설 2007-06-30 01:36   좋아요 0 | URL
정말 요즘 돌잔치는 뻑적지근하게들 하더군요.. 친구는 보니까 전부 대행사에서 했던데 편하긴 한데 돈잔치더라구요.. 좀 적당히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할텐데 갈수록 그 반대인것 같아 좀 그렇더라구요. 물론 아예 식구들끼리만 하는 경우도 늘어나긴 하데요.

kleinsusun 2007-07-01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귀여워요!!! 아기 사진 찍다보면 시간 가는지 모르겠어요.
곧 돌이겠네요. 찬이는 뭘 집을까요? 궁금...
즐건 일욜 보내세요!^^

humpty 2007-07-0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야, 정말 많이 컸다~~ 핑거포스트는 너무 진지하게 보시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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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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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님의 작품을 하나도 읽은 게 없으니, 노동자와 농민의 현실을 그렸다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말할 순 없을테고,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영혼의 앨범”을 먼저 들여다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련의 정치 상황이라던지 하는 것과 맞물려 젊은 날 어떤 책을 읽었고 하는 부분(제2부)은 내가 그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작가가 하는 말을 오롯이 다 알아들었던 것은 아니고, 나에게 체화되는 부분도 덜 했지만, 제1부와 2부는 내게 의미가 있었다. ‘작가도 아니고 뭣도 아닌 나도 훗날에 저런 (성격의)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는 책만 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일테면 다음과 같은 구절.


소로는 월든에서 “ 필요하다면 강에 다리를 하나 덜 놓고, 그래서 조금 돌아가는 일이 있더라도 그 비용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보다 어두운 무지의 심연 위에 구름다리 하나라도 놓도록 하자.”

를 인용하면서 그는 ‘구름다리’가 비단 ‘책’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거라고 말한다. 소로는 책을 하나의 언어로 생각했고, 우리가 ‘책’으로 대변되는 하나의 언어에만 몰두하면 다른 언어를 잊어버릴 공산이 크다고 경고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른 언어는 무엇일까?

“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을 갖기를 원한다. 어떤 여름날 아침에는 이제 습관이 된 멱을 감은 다음, 해가 잘 드는 문지방에 않아서 해띁녁부터 정오까지 한없이 공상에 잠기곤 했다. 그런 나의 주위에는 소나무ㅡ 호두나무와 옻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고독과 정적이 사방에 펼쳐졌다. 오직 새들만이 곁에서 노래하거나 소리없이 집안을 넘나들었다. 그러다가 해가 서쪽 창문을 비추거나 또는 먼 행길을 달리는 어느 여행자의 마차 소리를 듣고서야 문득 시간이 흘러간 것을 깨달았다. 이런 날에는 나는 밤사이의 옥수수처럼 무럭무럭 자랐다.” - 월든

바로 이것이었다.

  

215~216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은 헤겔의 미학을 계승한 루카치는 근대 시민사회에 대응하는 대서사 양식을 소설로 보았다. 그는 고대 사회에 대서사 양식인 서사시가 고대인의 삶을 선험적 총체성으로 그렸다면, 소설은 근대 부르주아 사회의 개인주의적이고 산문화된 일상을 나타내 준다고 했다.  다시 말해 소설은 자본주의 시대의 산물이다. 인간은 이미 ‘형이상학적 지붕’을 상실했으며, 이제 비가 와도 비를 그을 데가 없는 새로운 운명에 처해진다.

( ... )

책은 쉽지 않다. 나는 이 책을 스무 번도 넘게 뒤적거렸지만, 아직 한번도 통독하지 못했다. 그래도 자신 있게 이 책을 권하는 것은 이 책이야말로 유신독재와 광주 학살의 악몽 속에서 고통 받던 내 젊은 날의 영혼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때 내가 ‘소설의 이론’을 읽으면서 꿈꾸었던 총체성, 삶의 완벽한 총체성은 신자유주의와 닷컴의 압도적인 공세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정녕 꿈을 꾸는 것조차 불가능한 것일까.


223쪽 7째줄 오타

말하자면 소재주의적 차원에 머물고 있지 있다. -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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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6-2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신지 찾아보고 다시 왔어요. 일단 보관함으로 보냅니다.

icaru 2007-06-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ㅋㅋ 김남일이라는 이름은 축구선수가 젤 많이 알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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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 Mr. Know 세계문학 29
미셸 우엘벡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시종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작가 ‘갈 데까지 가본다’ 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는게지?”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두 인물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마치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동생(미셀)은 성욕을 완전 배제한 이성의 최정점에, 형(브뤼너)은 지나친 육욕의 추구라는 다른 한 끝에 있다.  두 형제는 아버지의 존재는 미약하고, 마취과 의사인 엄마(히피들의 꽁무니나 쫓는)에게 거의 버림받다시피 해서 각각의 할머니에게 키워졌다. 

주인공 특히 형(브뤼너)를 통해 포르노는 널렸으나 사랑은 없는(그는 그저 젊은 여자의 몸에만 목매달 뿐) 세대의 파멸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성적 해방을 주도한 68년 혁명 세대를 비판하는 책이다.

브뤼너는 40대인 또래의 이혼녀를 ‘변화의 장-뉴에이지풍 캠프장’에서 만나고 드디어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결국 그녀는 무리한 파트루즈(그룹섹스-같은 역자가 번역한 ‘카트린 M의 성생활’이 생각나는 부분) 중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얻게 되고 자살한다.

미셸은 또 어떻고.

“인류는 이제 자기 자신을 다른 종으로 대체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인류는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다른 종으로 거듭 태어나는 최초의 동물 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점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입니다.”

원자, 분자 등의 소립자들은 그 자체는 생성 소멸하지 않지만 구성과 배열이 달라지면 물질이 달라진다. 이렇듯 뛰어난 능력을 지닌 미셸 같은 소수가 앞줄에서 인도하면서 인류는 자신 스스로를 분해, 재조립하여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는 것인데.

정말이지, 형과 아우를 섞어서 절반으로 나눌 수 있다면, 미래는 암울하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기에 미셸은 삶의 부조리나 실존적인 절망이나 일상의 어찌할 수 없는 공허함을 주제로 한 소설들을 여러 권 읽은 바, 순수한 도덕이나 유일하고 보편적인 어떤 것과 같은 거대 담론과 학문에 집중하는 인물이고, 형은 욕망, 섹스, 몸 같은 미세적이고 말초적인 것에 매몰된 사람인데, 이 둘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직을 이루며 진행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여기서 작가는 브뤼노를 세상에 하나쯤 있을 법한 한낱 개인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목 “소립자”가 탄생했다.  그의 기관들이 썩어 가는 것 즉, 늙는 것은 그의 몫이다. 그러나 그의 쾌락주의적 인생관이나 그의 의식과 욕망을 구조화하는 힘은 그의 세대 전부에 속한다. 브뤼노를 일종의 역사적 흐름의 수동적인 요소의 하나 정도로 파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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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26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6-2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쉘~ 마베르~ 하는 비틀즈의 노래도 있죠 ^^
어떤 미쉘인지 대단히 궁금 ^^
근데근데.. 제가 마구잡이로 써서 그렇지... 어려운 책은 아니어요. 군데군데 막히는 부분도 없잖은데... 비교적 술술 읽히는 책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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