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버 VivaVivo (비바비보) 21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뜨인돌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토리 전개로 보자면 영화로 나왔을 법하게(실제로 캐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영화로 나왔다고.), 진부하다. 그냥 에누리 없이 말해서 그렇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다음 장면에서는 이 인물이 사고를 치겠지 하면, 여지없이 그렇고, 이쯤에서 둘 사이(루벤 선생과 트레버 엄마) 로맨스에 위기가 닥치려나 싶으면 또 그렇고...
대략 줄거리만 보고 가볍게 생각하면, 여기서 끝날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런데 또 그렇지가 않은 것이....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런 대가도 필요치 않는 친절을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짧은 인연, 상대방이 잘된들 내게는 아무런 대가가 없는 인연에도 지극히 마음을 쏟아주는.. 천국이 있다면 혹 이런 느낌은 아닐까.

열두 살난 트레버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고 낸 아이디어는 이렇다. 내가 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일을 해 주는 거다. 다음 사람들이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아픔을 덜어 주고,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은 힘겹게 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쉽게 척척 바뀔 리는 없다. 그러나 큰 희생을 치른 후에야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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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룬 -- 치른
눈에 띄 오타 신고!^^

icaru 2006-05-1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잽싸게 수정해요!! 고마심다~

2006-05-19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5-2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 잘 하신 거예요~ 말해서 털어야 해요!!! ^^
자극적인 것은 피하고~ 감동적인 것만 보라는 말씀... 제 뇌리에 오래 남네요...
마음은 그래야지 하는데... 사실~ 그게 잘 안되나니...ㅎ,ㅎ
오! 근데 이 책 .. 영화로 보셨구나! 와-

sayonara 2006-05-2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우리집에 있는데...
아직 못읽은 책 (대략) 60권에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리뷰 덕분에 영영 내 기억 속에서도 잊혀질듯... ㅋㄷ -ㅗ-

icaru 2006-05-2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님의 하루키 옐로사전 리뷰 먼저 보고 책을 구입했더라면... 책값 굳었을 건데... 당장 가서 헌책방에 팔았지요..(실은 그 책 구입한 출처도 헌책방이었고..)
 
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게 편할 때가 있고, 좀 완곡하게 말해 주는 게 듣기 좋을 때가 있다.

“아 난, 너무 한심해서 화가 날 지경이에요. 난 쓰레기인가봐!” 라는 말에,  ‘분노하는 쓰레기는 본 적 없으니 쓰레기는 아닌 것 같다.’ 라고 서두를 열며 직설 화법으로 쫘라락!!! 후벼파는 충고 세례.

마치, 어디서 충고가 너무 약하지 않느냐고 항의를 잔뜩 얻어먹고, 충고발을 세우기 위해 독설도 서슴치 않으려는 듯 보이는 글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뜨끔하고 또 한편으로는 구두 속의 가려운 발등을 제대로 긁어 주는 것처럼 시원했다.

이 책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이 없고, 동경하는 삶이 없어서 꿈이 없어서 탄식하는 아이들로 젊은이들을 만든 것은 장사꾼과 정치인들이라고 말한다.

지구촌 생존 레이스에서 탈락 위기. 지독한 불경기와 실업률, 심각한 빈부 격차, 고단하고 천박한 삶의 질. 총체적 난국....

이 총체적 난국의 원인이 국민의 우민화에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에 있다고... 오늘도 말 못하는 붕어빵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이 붕어빵들은 그 존재의 최대 목표인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더 이상 할 줄 아는 게 없다나...

비단 그런 이유들 때문에 20대가 힘든 것은 아닐 거다. 젊다는 것은 원래 그렇게 힘든 거다. 나의 20대 초반을 기억한다면, 그렇게 쉽게 ‘젊은 사람들이여, 당신들의 앞날은 마냥 밝수다’ 라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은 만만치가 않아서...

그래, 나 역시 ‘다시 스무 살 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가끔은 하기도 하지.) 젊다는 것은 사람에게 주어진 형벌인지도 모른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현실에서 우리가 택할 길은 몇 개 안 되는 것이다. 한 술 더 떠서 모든 인간은 그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것일지도.

미대에 들어왔고, 작가가 되고 싶지만 생계 걱정에 기업체에 들어가 산업디자인의 감각을 살릴까 고민하고 있다는 상담자에게 김형태 씨는 “그 젊디젊은 가슴 속에 모든 일에 대해서 사회적 성공부터 가늠하고 경제적 성취부터 보장되어야 안심하고 만족하는 심리는 누가 심어주었나....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은 누가 가르쳐 주었나. 직업적으로 성공할 자신이 없으면 시작하지 말라고 누가 가르쳐 주었나.” 하고 호되게 나무란다. 

그럼 어떻게 하라고? 형태 님 왈 젊은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좀더 예술적인 사람이 되자고. 소위 선진국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예술적인 면모’를 갖춘 나라들이라고 하면서, 그리고 열심히 교양 공부를 해서 멋진 사람부터 되고 보자는 것이 요지로 보여진다.

부모님 세대에게도 충고 한 말씀 드리기를 잊지 않는데.... 물론 부모님 세대의 경험을 자식들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 것은 정말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은 먹고살기에 급급한 직업관이 아니라, 세대를 초월한 인생 불변의 진리를 가르쳐 주는 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제목은 왜 “너, 외롭구나” 일까.
이 제목은 마지막 부분의 상담자들의 이야기에서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 친구나 동기들 사이에서 부쩍 외로움을 느끼는 남학생 상담자, 점점 히기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어떤 여학생의 상담 내용에 대한 답글에서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사람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세상은 점점 거대해지고 복잡해지고...

그러나 외로움은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이다. 꿈이 있는 젊은이라면 기꺼이 외로워져야 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집요한 에너지는 다름 아닌 외로움이며, 희망과 욕망보다 더 강한 에너지가 외로움이라고... 외로움은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데 필요한 필수 자양분이라는 것. 외로움을 자존심 상하는 구질구질한 감정 따위로 생각하며 숨기고 외면하거나 털고 닦아내려고만 애쓴다. 외로울 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깊이 생각하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하라. 

책을 읽으면서 나는 행복할까, 내가 사는 의미는 무얼까를 생각해 봤다. 우리는 그저 삶의 행복을 누리고 삶의 환희를 느끼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어찌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한 단위의 삶은 할당된 행복과 불행의 양이 있고, 그걸 다 경험한 후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면 될까. 그렇게 삶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다음 단계의 세대에게 전달되고, 인간은 그렇게 진화해 갈테지...

삶에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은 역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일 것이다. 삶의 의미 따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의미를 잃어버린들 아무런 의미가 없을테니.

더 고민하고, 더 방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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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19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반 읽고 덮어뒀는데 다시 펼치기는 쉽지 않네요.
재밌게 읽었으면서도.
내가 청소년이 아니어서 그럴까?^^

2006-05-19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9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06-05-1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오래 전에 (그래봐야 한 일 년 되었을까요?) 꽤 재미있게 읽었더랬죠. 근데 며칠 전에 우리 반 녀석이 재밌는 책 좀 달래서 아무 생각 없이(?) 건네줬다가 오늘 돌려받았어요~! 그런데 다시 또 icaru님의 리뷰를 읽게 되네요. 님의 리뷰는 언제나 재밌어요.

icaru 2006-05-2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재밌게 읽었으면서도 도중 덮어놓았을 때 다시 손이 가지 않는 책이라 하면... 아마 님은 김형태 님의 충고가 필요 없는 사람이기에... 그럴 거라 생각됩니다. 되려, 김형태 님은 할 수 없는 또다른 형식의 코치를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icaru 2006-05-2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 님... 가는 날이 책 받는 날.. ^^ 우연히도 이 날 책을 돌려 받으셨네요.

친애하는 속삭이신 님..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내셨군요.
힘든 일이 있을 땐, 수다를 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은 그런데, 실제로 전 힘들면 그냥 푹 꺼집니다...
하루가 지났으니 오늘은 좀 수월해졌을거라고 생각해요~ 부디...

2006-05-20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6-05-22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의 세 문단, 너무 철학적인것 아닙니까^^
삶에 할당된 행복과 불행의 양을 다 맛보았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것이 어찌 매냥 제자리 걸음일까 몰라요.
"삶에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은 역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일 것이다." 이 말 한마디가 참 힘이 되는 하루입니다.^^

icaru 2006-05-2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 운운은... 공지영의 책에서 따다가 좀 바꾸었는데 ^^
잉과장님께 힘이 되는 말이라니.. 참 좋네요~
 
사랑의 모든 것
벨 훅스 지음, 윤길순 옮김 / 동녘 / 2004년 7월
절판


우리 중 대부분은 아주 일찍부터 사랑이 느낌이라고 생각하도록 배웠다. 어떤 사람에게 깊이 끌리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심리적 에너지를 집중한다. 즉 그들에게 감정을 투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중요해지는 이런 투자 과정을 '카텍시스'라고 부르는데, 펙은 그의 책에서 우리가 대부분 '카텍시스를 사랑과 혼동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이런 카텍시스 과정을 통해 어떤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정작 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시를 하면서도 그들을 사랑한다고 우기는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안다. 그들의 느낌이 카텍시스의 느낌이고,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느끼는 게 사랑이라고 우긴다.



-p.30~31쪽



우리 문화에서 가족이 사는 사적인 공간은 쉽게 독재와 파쇼가 판칠 수 있는, 제도화된 권력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대개 집안을 다스리는 절대적 지배자인 부모가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게 뭔지 결정할 수 있다.

-p.42쪽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는 소통하고 싶은 열정의 자리를 소유하고 싶은 열정이 차지해 버린다. 감정적인 욕구는 충족하기 어렵거나 대개는 불가능하지만, 물질적인 욕망은 훨씬 쉽게 충족할 수 있다.

-p.122쪽


사람들은 공적인 세계에서 정의를 추구하기 보다는 사적인 삶으로 고개를 돌려 거기서 위안과 도피처를 찾았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기 위해 가족과 관계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가정에도 사랑이 없는 황폐한 현실을 접하자 사람들은 엄청난 문화적 상실감에 사로잡혔다.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직면해, 어떤 사람들은 성공적인 삶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고 그 돈으로 얼마나 많은 걸 살 수 있을지로 측정될 거라고 확신하고 새로운 프로테스탄트의 노동 윤리를 받아들였다. 좋은 삶이 이제는 공동체와 맺는 관계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축적과 쾌락을 좇는 물질주의적 욕망의 충족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간 지향적인 사회에서 물질 지향적인 사회로 가치가 변한 것에 발맞추어,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 특히 영화배우와 가수들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에서 윤리적인 차원을 묻는 게 갑자기 중요해지지 않게 되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버는 게 목표가 되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부패를 널리 받아들이게 되었고...

탐욕의 문화가 가진 역설 가운데 하나는 일하지 않고 얻은 이익으로부터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 계층은 열심히 일해서 얻은 물질 자원에만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가장 열심히 주장하는 것이다.

-p. 124~126쪽


혼자 있는 것도 사랑하는 기술에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혼자 있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도피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살아 있는 동안 늘 혼자 있는 것의 가치를 강조했다 (...)

(...) "외로움은 고통스럽지만, 고독은 평화롭다. 외로움은 다른 사람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하지만, 고독은 다른 사람의 독특함을 존중해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다 "


-p.155쪽


인기 있는 자기계발서 중 상당수가 성차별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 이런 책들은 흔히 선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의 습관들을 남성 지배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만든다. 존 그레이는 이것에 대해 '남성은 자기 굴 속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남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방해하는 여자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레이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여성의 행동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랑을 알려면,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형태의 성차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집착을 단호히 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김없이 성별 갈등으로,

-p.169~170쪽

사랑을 하면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사랑을 하면 늘 기쁨과 행복 속에 있을 거라고 가르치는 것은 사랑에 대한 그릇된 생각이다. 사랑을 시작해도 고통과 괴로움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려면 이런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폭로해야 한다. (...) 사랑을 실천하려면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건설적인 고통과 막무가내로 상처를 입는 것을 구별할 수 있다.




-p.174~175쪽

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그녀의 첫 번째 책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에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생각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것이 파괴적인 것은 우리가 아무런 의지나 선택할 능력이 없어도 사랑하게 된다고 믿는 망상 때문이다. 수많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 탓에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이런 환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방해가 된다. 우리는 우리의 환상을 지탱하기 위해 사랑을 로맨스로 대체한다.
로맨스가 프로젝트로 그려질 때, 또는 대중 매체, 특히 영화가 우리에게 그렇게 믿도록 하려 할 때, 기획을 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은 여성이다.


-p.183쪽

사랑은 의지의 행위이다. 즉 의지이며 행동인 것이다. 의지에는 선택이 따른다. "우리가 반드시 사랑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사랑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우려는 의지라고 말한다.

-p.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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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1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우려는 의지.. 새기고 갑니다.

잉크냄새 2006-05-1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느끼고 깨닫고 끄덕거리다 갑니다.^^

2006-05-14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5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의 모든 것
벨 훅스 지음, 윤길순 옮김 / 동녘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꼭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지만,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책이다.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을 때는 이 책에 대해 이런 반응이기 십상이다.
“또 사랑이야?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뻔한 게 아닐까?”
물론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진부할 정도로 넘쳐나는데, 이 책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이 책만큼은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서이지만, 좀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싶다.

저자는 사랑이 지침을 따른다고 완성되는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사랑이란 철저한 자기 반성 위에 싹튼 자기애의 확산이며, 사랑의 본질은 ‘윤리’에 있으며.  자기애에서 피어나 자신과 타인의 정신적인 성장을 돕는 의지라고.

인기 있는 자기 계발서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보면, '남성은 자기 굴 속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남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방해하는 여자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레이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여성의 행동이라고 믿는다.  이런 언급의 상당수가 성차별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흔히 선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의 습관들을 남성 지배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만들 뿐이지 않을는지.

저자의 지적 중에 ‘낭만적인 사랑’은 환각제에 불과하다는 말 또한 인상적이다.

“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그녀의 첫 번째 책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에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생각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것이 파괴적인 것은 우리가 아무런 의지나 선택할 능력이 없어도 사랑하게 된다고 믿는 망상 때문이다. 수많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 탓에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이런 환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방해가 된다.”
우리는 우리의 환상을 지탱하기 위해 사랑을 로맨스로 대체한다.
로맨스가 프로젝트로 그려질 때, 또는 대중 매체, 특히 영화가 우리에게 그렇게 믿도록 하려 할 때, 기획을 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은 여성이다.

이 책은 그 환각에 속아 몇 차례 사랑의 허무함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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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박사 2006-05-12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사랑은 낭만적인 것이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누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icaru 2006-05-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적인 사랑만이 득세를 하면... 분명...그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에서 엑스트라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사람도 있거든요... 벨 훅스가 말하는 낭만적 사랑은 영화나 드라마 속~ 화려한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에 우리가 폭 빠지며, 그런 사랑(백마 탄 왕자 쯤) 을 그리는 걸 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닐지... 싶어요.
벨 훅스가 말하는 사랑 안에서 한쪽은 패배하고 한쪽은 승리하는 사랑의 동역학은 깨졌다. 나이, 성, 인종, 계층에 상관없이 존중받을 수 있다죠. 학대하거나 상대의 의지를 꺾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사랑은 연인을 존중하고 가능성을 더욱 열어주는 것이며 자녀의 의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는... 음..무척 윤리적이고, 공동체를 지향하는 말들이 가득한 책이랍니다...

2006-05-14 1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6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6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5-1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 h 님... 말씀이 맞소... 아무래도 이 책은 하나 사 뒤야 할 것만 같으이.. 때때로 들춰볼 일이 생길 거 같아서... 그런데 선본지 석달만에 다른 여자랑 결혼했다는 그 남자... 정말 인생 허무하게 하네... 얼마나 잘 사나... 궁금한데..
아래 속삭님.. <행복한 페미니즘>도 필 받게 하는 책이군요... 찾아 읽어야지!!
근데.. 이 책에 대한 느낌 다들 조금씩 비슷한가 봐요... 좀 지루한듯한.. 근데 또 지루한 게 또 잔상에 오래 남는 성향이 있는 것두 같고 그래요~ 그죠?
 
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서평 도서가 착! 하고 도착했다. 틈새 시간에 슬쩍슬쩍 보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잘 포착한 배송이었다.

진도가 잘 나간다. 재밌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다.

상승세를 타다가 곤두박질친 사태를 맞이한 주인공에게....

“모든 답을 다 알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닦달하지 마. 항상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 비전을 갖고 있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필요도 없어. 때로는 자신이 다음 순간에 무엇을 할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덧붙여서 다음과 같은 팁도 나온다.

*흔히 직장 생활에서 크게 뒤통수를 얻어맞는 경우는 믿었던 인간성 좋아 보이는 상사에게서 라는 것. 그리고 사태의 수습을 도와주는 쪽은 되려, 냉혈한이라고 싫어했던 상사라는 것.
*회사에서의 책상 주변을 말끔히 치우고 살아야 무시무시한 함정에 빠질 일이 적어진다는 것.
*대도시의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의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커피에 사족을 못 쓴다는 것.  

사만타의 직업을 더 뽀대나게 해 주는 재밌는 장치라면, 주인집 부부의 변호사지망생 조카 멜리사랄까. 사만타가 가정부로 있는 집으로 기자들이 몰려들자, 자기를 인터뷰하러 온 줄 아는 멜리사. 라는 캐릭터였다.

근데 내가 스물아홉 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변호사 사만타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직업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전처럼 죽어라 일만하는 삶은 되풀이하지 않으리. 가정부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를 맛보았기 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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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5-1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아주신 팁, 와 닿는데요? 잘 지내시죠? 뱃속도(?) 편하시죠? ^^

icaru 2006-05-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뱃속도 편안하답니다~
제 책상이 그래요, 늘어놓는 걸로는 끝장을 내 주시는(^^:: 무에 자랑이라고~ ) 이 책읽으면서 허걱했거든요...

플레져 2006-05-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열심히 읽고 있어요 ^^
아침 저녁 침대에서 누워 쬐금씩 읽어서 진도가 팍팍 나가진 않지만
읽을때 마다 재밌어요.
나라면... 가정부 안해요. 내 집 일도 하기 싫은데 가정부가 웬말! ^^;;

마늘빵 2006-05-11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벌써 보셨군요. 전 <전사와 나비>가 내일까지인 관계로 아직 못보고 있는데.

하루살이 2006-05-1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답게 사는 법을 맛보셨다구요?
갈켜 주세요~~~

icaru 2006-05-11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제말이요~ 제말이.. 집안일이 껌인가요~

아프락사스 님... 아마도 일단 잡게 되면 휘리릭 읽으실 수 있을겝니다..

하루살이 님... 내가 아니라...^^;; 주인공이 그랬단 말씸..

히피드림~ 2006-05-1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쇼퍼홀릭]을 쓴 작가의 작품이군여. 주인공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쓰신 따옴표 안의 말이 너무 멋진 걸요.

잉크냄새 2006-05-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순간이 모여서 삶이 되고 영원이 된다는 말씸!

icaru 2006-05-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 님... 저말이 꼭 저한테 들려주는 말 같았어요... 이 책 보니까..
쇼퍼홀릭 또한 진도나가는데는 따를 무엇 없는 책일듯..

잉과장님... 음.. 순간순간이 행복한 게 먼저겠죠~

2006-05-1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