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 - 이주헌의 행복한 그림 읽기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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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에 조예가 있지도 않고, 유럽 미술관 순례를 떠날 계획도 없으며, 기타 등등 했지만 이 책을 보았고 재밌었다. 역으로 서양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아울러 유럽 미술관 순례를 다녀왔거나, 혹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참고 도서로 아주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 책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데, 그림을 보는 것은 뭔가 알려고 하는 것보다 느끼려고 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왜 학교에서 미술 배우거나할 때 보면 자꾸 지식을 통해 알려고 하는데... 그게 오히려 그림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다는 말씀. 물론 지식도 중요하지만 자꾸 보고 자꾸 느끼고 그냥 그렇게 반복해 가는 게 미술을 이해하는 제일 빠른 길...

이주헌은 그림을 보는 것을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지식은 보조적인 것이다. 지식을 늘리는 것 또한 미술 이해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자기의 기준과 주견을 가지고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으려면 스스로 많은 그림을 겪어야만 한다고. 

 

99쪽


그러나 예전 내 마음 속에 있던 만종의 크기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내 마음 속의 만종은 너무나 큰 그림인 까닭이다. <이삭 줍기>도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는데, 이들 그림이 사람들의 마음을 압도하는 것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영원한 휴머니즘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이삭 줍기>가 “공산주의자들이 폭탄을 던지는 모습”이라는, 웃지 못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사실 따위는 이제 그 큰 울림 속에 폭 파묻혀 흔적조차 찾을 길 없다. 역시 밀레의 탁월한 능력은 그 그침 없는 울림의 창조에 있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노동과 땀, 그리고 그것들을 향한 영혼과 정신의 경배가 오직 단 안 번뿐일 완벽한 스탭으로 잡혀 있다.

 

154쪽

"예술이 뭐냐고? 그건 돈일세."
피카소가 한 지인으로부터 예술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는 듯 이렇게 간단히 대답했다. “예술=돈”이란 등식 안에는 물론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겠으나 크게 보아 그는 두 가지 시각에서 그와 같은 답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제 예술은 돈에 의해 소통되고 돈에 의해 평가된다는 것이다. ‘예술 가치의 금본위제’가 확고히 정착돼 어떤 경우도 이에서 벗어날 수 없게 돼버렸다는 다소 냉소적인 시각이다.
둘째는 그렇게 돈에 의해 예술 가치가 평가되는 세상에서 예술가도 너무 신경질적으로 예술의 순수성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 가치 척도를 수용하고 예술적 성취와 세속적 성공을 동시에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어차피 인간 세상에서 신화든 명성이든 사회의 필요와 역학 관계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 그 강력한 매개물인 돈을 도외시하고서는 본질적으로 예술적 성취에도 상당한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 일화를 힌트로 하고, 그렇다면 이 20세기 최대 인기 화가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했던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바로 피카소 자신이었다. 그는 자기 예술의 재화로서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를 함부로 팔지 않고 상당량 애장해 두었다.

 194쪽

파리 시절 그는 또 신인상파 못지 않게 그에게 자극적이었던 한 흐름을 만난다. 바로 ‘일본주의’다. 반 고흐는 일본 우키요에의 화려한 색상과 평면성, 장식적 구성에 상당히 감화를 받았다. 동생 테오와 함께 일본 목판화를 수백 점 사 오기까지 했다.
반 고흐가 한국의 분청사기나 단원의 그림을 대했으면 그는 진짜 무릎을 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다. 문화는 흘러야 하고 흐를 때 비로소 힘이 생긴다는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찍이 그런 기회의 확보에 동작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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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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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6-04-2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한테는 그러셨구나! 더 건조한 책이라시면... 아무래도 글쓴이의 목소리 개입이 덜한 걸 말씀하시는거죠? ㅎ.ㅎ
어쨌거나...리뷰 쓰기엔 좀 거시기한 책이긴 해요... 뭘 알아야 쓰지..큭..

2006-04-27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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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6-04-2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헌씨가 참 부지런한 분 같아요. 검색해 보니 책이 참 많네요.^^
전에 바람돌이님하고 폐인촌님이 이 분 책 리뷰 쓴 것을 봤는데 참 호의적이더군요.
인용해 주신 글들도 참 좋네요. 하지만 제 생각엔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이 분청사기나 단원의 그림을 봤어도
뭐 그렇게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_-)
우리나라의 문화들은 소박하고 쉽게 질리지 않는 은은함은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문화처럼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지 않은가 싶어요.
하지만 글쓴이의 견해처럼 문화는 한군데 고여있어서는 안되고 교류하고 전파되는 가운데 발전하는 것은 사실인것 같아요.
요즘의 한류만 봐도 일본문화개방을 좀 더 일찍했다면 한류도 좀 더 일찍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icaru 2006-05-0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펑크 님의 고견에 또 끄덕끄덕~
"고흐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이 분청사기나 단원의 그림을 봤어도
뭐 그렇게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_-)"
이주헌 씨 글에서는 성실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당신을 닮은 사람 동서 미스터리 북스 89
로알드 달 지음, 윤종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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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만을 생각하고 읽은 로얼드 달의 단편집 <당신을 닮은 사람>은 좀 의외다. <찰리~>에서 대가족주의를 지향하면서 손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느껴졌다면, 이 단편집에서는 좀더 사특한 인간의 심리에 치중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동화틱이냐, 추리물틱하냐를 놓고 ‘좋고, 나쁘고’를 가리기는 힘들 것이고......

 찰리와 초콜렛 공장을 디비디로 빌려다 보고, 디비디 속에서 작가에 대한 자료를 통해 그를 처음 보았다. 재기와 상상력으로 충만한 꺽다리 소년의 할아버지 모습이라고나 할까.
 
<남쪽에서 온 사나이>는 도박에 빨려 드는 인간의 심리, 마음 속에 깃든 인간의 공포를 여실히 보여 준다. 뭐, 그닥 심각하지 않게 말이다.  그의 도박 행위는 전형적인 도박 중독자의 일면을 갖고 있었다. 도박 중독자들은 억제할 수 없는 도박 충동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비결'이나 '전략'을 믿는 특징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단순히 '정신을 바짝 차리고 흥분하지 않음으로써' 내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근데 이 이야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캐딜락과 새끼 손가락 잘리는 내기라는 데 있다.

로얼드 달의 이 작품집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다. 도박에 쏟는 인간의 열정, 그리고 인간의 무서운 상상력. 실제로는 아무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그 상상력으로 인해 무서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사랑스러운 아내 나의 비둘기여.>에서는 남의 대화를 엿듣는 하찮은 작은 악마와도 같은 장난을 하다가 허를 찔리는 내용. 

<잘 나가는 폭슬리>는 나의 어린 시절 작은 일화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난 초등학생 시절 눈에 띄지 않고, 풀 죽어 있는 아이의 전형이었다. 그런데 4학년 때 나의 짝은 키는 나보다 조금 크지만 덩치는 내 1.5배인데다가, ‘나’를 자기 밥으로 알며 괴롭힘을 일삼는 그런 보신탕집 딸래미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항상 얼먹었었는데 그 친구에게 교내 육상 선수 오빠가 셋 있다는 것도 그 이유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그 친구는 가뜩이나 행복하지 못했던 내 어린 시절에 잿빛 추억을 더해 주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아이의 그늘에서 벗어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난 가끔 그 아이와 마주치는 생각을 한다. 거기에 보태 가끔 심술궂은 상상도 한다.

<고별> 같은 것도 재밌는 단편이지만 여자에게는 좀 가차없는 작품이었다. 여자를 묘사하는 경우에는 늘 남자 측에 서서 잔혹하게 쓰는 작가인 듯 하다.

<위대한 자동 문장 제조기> 글 쓰는 사람의 노고를 알게 해 주는 글이다. 대박나는 작품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면 저런 신경증과 광기를 보일 수 있다는 암시랄까. 

보통 소설집의 제목을 달 때는 작품 가운데 하나의 제목을 따다가 표제로 달기 마련인데, 이 책은 모든 작품들을 아우르는 제목을 갖다 부친 거 같다. 당신을 닮은 사람이라니. 내가 저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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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6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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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6 1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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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6-04-2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전 속삭님~ 님이 얼마나 분주하게 동동...하시는 일상을 보내는지...저 다 알고 있었답니다~ 님도 이제 조금 숨톰을 틀 수 있는건가요~ ? 그리고 남은 날들은 아주 많으니....천천히 천천히... 해 주세요~ 부디...^^

아래 속삭님 어린 시절에 그런... 아이였을 줄이야, 상상도 안 갑니다~ ㅎㅎ 하긴 저도 중학교 들어가서 점차 제 목소리를 찾아갔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요...왜, 다른이들에게 대외적으로 말할 땐 어린 시절의 기억이 별로였고 또 우울했다고 말하게 되네요...웃겨요... 그렇게 악몽은 아녔는데...

히피드림~ 2006-04-26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알드 달은 동화작가인 줄만 알았더니, 소설도 쓰나봐요.
제목이 재밌어요. 당신을 닮은 사람이라니,,, ^^*

icaru 2006-04-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 님 .. 찰리와 초콜렛 공장 보셨어요? 딱 제 취향이더라고요~ 호호...

히피드림~ 2006-04-2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차우차우님이 찰리와 초코렛공장 리뷰를 썼을때 영화나오면 꼭 봐야지 했는데,, 그냥저냥 흐지부지 됐어요. 이카루님 취향이시라니까 꼭 봐야겠어요.^^
 
지식의 힘 - 한국 대표 CEO 27인에게 듣는 성공 스토리
박종현.이보연 지음 / 삼진기획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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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CEO의 책꽃이 라는 이름으로 세계일보에 연재된 인터뷰를 모태로 하고 거기에다가 전기와 자서전 각종 언론의 기사, 주변의 평가를 더했다고 한다. 또한 추천 도서를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고, 오히려 CEO의 독서관과 독서에서 끌어낸 지혜 경영 철학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이 책에서 다루는 이들이 하나같이 독서에서 진리를 찾아온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인터뷰 대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또한 모든 사람에게는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이 책은 애초부터 그림자는 넣지 않으려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기획 의도가 어쩐지 처음부터 반쪽짜리 책이 되기로 작정했다고 들린다.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
인문학적인 글에 대한 갈증도 심한 편이라는 그는 '소설가 복거일의 글은 그 갈증의 해소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시대의 화두를 읽고 그 흐름을 선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나....  역시 보수적인 색채하며 이름이 괴상한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데가 있게 마련인가 보다.

대교 송자 회장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와 함께 다음과 같은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어려움과 시련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십사 기도합니다. 그리고 형제와 자식들, 우리 나라와 회사, 모교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모교를 위해서, 날마나 기도를???

주로 각 CEO 들이 추천하는 도서 중에서 겹치던 것들은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자서전 <샘 월튼>이었다. 그리고 잭 웰치의 <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와 빌 케이츠의 책들 위주였고, 역시 추천도서도 CEO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좀 삐닥하게 읽긴 했지만, 한 가지는 인정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남이 공들여 쓴 책을 읽으며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실천을 통해서) 했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현명한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준다.
 
직장과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한 의제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삶과 행복에 가치를 두고 그것을 보살피는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조금은 이 책의 기획 의도를 오롯히 수긍하며 읽긴 힘들었지만, 또한 모든 길은 로마 (독서)로 통하는 것이서 그랬을까. 

독서는 쌍방을 절충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통해서 부단히 사회 생활을 잘 하기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정신을 보다 윤택하게 해 주는 것임을 이 책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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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4-0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icaru님, 한참 웃었어요.
"역시 보수적인 색채하며 이름이 괴상한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데가 있게 마련인가 보다." 음하하하.
끼리끼리 통하쟎아요. 저도 공병호 디따 싫어하는데...
아... 너무 통쾌해서 추천!^^

humpty 2006-04-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겨요, '이름이 괴상한 사람들끼리' 우헤헤

icaru 2006-04-1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복거일이 싫거든요~ 다행이다.. 수선 님께 웃음을 줄 수 있어서...

험프티.. 히히.. 책 고마워~ 맨 뒤에 나왔던 (이름도 기업체도 생각이 안 나는데...) 사장은 이거 하나 정말 맘에 들었어... 뭐냐면 회사에서도 업무시간에 책 읽는 것을 권장한다잖우~

2006-04-2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5-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옙~ 멍청한 백인들 읽고...마이클 무어의 시원한 독설에 키득키득.. 했었죠..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지음, 강현주 옮김 / 한문화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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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유익함은 이미 몸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라는 경고를 한 번 이상 받았던 사람(여성)에게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절실할 것이다.
 
내면의 인도자는 자궁의 정신을 통해서 나를 찾아왔다. 나는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

나는 무언가 잘못했고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궁근종은 네 몸의 에너지를 좀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라는 증거야.

자궁근종 때문에 몇몇 병원을 전전했었다. 수술을 통해 근종을 제거를 해야 하는가 라는 부분에서 가는 병원마다 진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수술을 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혼란스러웠다. 치료는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배웠다. 의사는 권위의 화신 아니던가, 그러나 자기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다른 분야에서는 몰라도 특히 부인과 질환 부분에서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잠시 조용히 기다려라. 당장 당신이 해야 할 것이 없을 수도 잇다. 당신의 몸을 치유해 준다는 ‘절대적인 방법’에 현혹되지 말라. 마찬가지로 삶의 문제에 있어서도 당신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중독된 사회 구조에서는 육체를 뇌에 종속된 것,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뇌에게 피로감, 허기, 불안감을 무시하라고 그러나 우리는 몸의 메시지를 들어야만 한다. 그렇게 될 때에만이 몸은 최적의 건강을 누릴 수 있다.

앞으로도 여성으로 살면서 많은 신비한 체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당장은 출산이 그렇다. 신비? 하다기 보다는 사실, 공포스럽달까. 하지만 이 책에서도 내가, 우리 사회가 출산에 대해 집단주의적인 충격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밝히고 있으면서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진통을 이겨내려고 하지 말라. 오히려 진통 속에 푹 빠져서 함께 헤쳐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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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1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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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1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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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1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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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3-3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팔이겠지만 저도 제 몸에 대해선 어느 정도 느낌이 와요. 대, 대략 폐품+__+;;
근데 아기 낳을 때 산모들이 넘 고생하는 거 같아요. 고통없이 즐겁게 출산할 순 없나..우리 나라 산부인과는 잔인한 구석이 있더만요. 이것도 인권을 무시하는 측면이 강한 게 아닐까요? 신체적인 고통도 괴로운데 가족 없이 혼자서 외롭게 아기를 낳게 하더라구요. 가족들도, 아니 남편만이라도 출산에 참여해서 이야기 나누다 진통이 오면 고통분담하고, 힘 쓰도록 격려해주고, 그럼 되지 않을까요. 무신 쏘시지 공장도 아닌데 산모만 아작나냐구요. 저번에 산부인과를 스쳐지나가는데 요즘엔 그네 분만이라는 것도 있나보더라구요. 그네 타다 애기를 낳는데요, 글쎄..

히피드림~ 2006-04-01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근데 여긴 왜 다들 속삭이는 분위기죠?^^;;

2006-04-27 2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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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 - 믿는 대로 된다
조엘 오스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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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기독교인)가 있는데, 어느 날 둘이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친구의 다섯 살짜리 조카이야기, 새로 식구가 된 새언니 이야기, 직장 생활이야기, 몸이 아팠던 이야기 등을 나누는.. 사이사이마다 언급되는 책이 있었다. 정신적으로 크게 의지가 되는 형부가 권해 주어서 읽게 된 책이라고 했다. 제목이 긍정의 힘이라고 했고,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 땐 그냥 저 친구가 대단히 감화 받은 책인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몇 일 몇 날이 흘렀는데도 그 책에 대해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내게서 잘 잊혀지지가 않았다.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물었다. 친구는 ‘기독교 서적인데 괜찮겠냐’ 고 되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서를 사들였지만, 그 숱한 책들 중에서 진정 도움을 받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나 또한 장르 불문하고 기독교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덥석 책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긍정’하는 일에 대해 논리를 실어 주는 책이라면 기꺼이 읽고 싶을 만큼 그 땐 긍정의 힘이 실로 내게 간절했나 보다.

‘개떡 같이 이야기 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듣는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이 책이 개떡인지 찰떡인지는 논외로 두고, 내가 알아 듣기를 좀 미흡하게 한 것 같다. 아쉬웠다.

일례로, 다음과 같은 문단.
 
오늘을 온전히 사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이기주의 유혹이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가 최고의 삶을 누리고 번영하기를 바라시며 우리를 위해 놀라운 은혜를 준비하고 계신다. 
하나님이 주시는 큰 기쁨을 맛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을 잊으라. 남이 나를 위해 뭘 해줄까 계산하지 말고 내가 남을 위해 뭘 해줄까 고민하라. 베풀며 사는 법을 깨닫지 못하는 한, 우리는 결코 진정한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 우리는 받는 법이 아니라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화가 나거나 걱정이 밀려올 때, 또는 기쁨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는 십중팔구 내 문제를 생각하고 있을 때다. 내 인생의 걱정거리나 불만, 내일 내가 뭘 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이다.
행복은 선택이다. 아침에 눈을 뜰 때 우리는 행복한 하루를 살기로 선택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사람은 결코 하나님의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없다. 우리는 한번에 하루씩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에서 와 닿은 데가 있어 내가 접어놓은 문단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 또 석연치 않은 느낌이 오는 것은 정말 지울 수 없다. 개인적인 자기 개선과 자기 자신 속의 세속적인 요구에 따르는 삶(크고 넓은 집에서 살기를 한결 같이 소망했던 저자의 아내는 곧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이 영적인 삶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책의 전반적 요지이다. 이는 영적인 삶이란 생산 중심 상품 문화의 가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부와 특권(하나님의 자녀)과 권력을 미덕을 찬양하는 저자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은 그들 스스로 가난을 선택했고, 고통을 선택했다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행복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으면, 이 말이 진짜로 하나님이 설파하셨을 말씀, 그러니까 '사랑'과 '더 큰 공동체를 받아들이라'는 지침에는 귀를 멀게 하는 거 같다. 왜냐면 그런 생각의 기저에는 특권을 가진 우리 모두에게서 책임감이라는 부담감을 덜어 주기 때문에.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에는 더 관심을 기울이는 책이 되었더라면 이 책은 아마 더 좋은 책으로 이 비기독교인에게도 감동을 주었을지 모른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삐닥한 이 영혼이 성공한 미국의 차세대 주자 목사의 개인적이고 화려한 영적 수사 같은 것에 먼저 눈을 떴기에 저자가 진심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을 귀담아 듣지 못하는 우를 범했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독자가 받아들일 나름이기에....

 

 

상처받지 않을 권리 중에서...(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해석)

기독교 전통이 그렇듯이 현세의 삶은 심판의 대상으로서만 의미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천국과 지옥을 가늠하는 사후의 심판 그리고 심판 이후의 영원한 삶이라고 보았으니까. 프로테스탄티즘의 직업을 일종의 소명, 즉 의무로 간주하는 . 지금도 'vocation'이라는 단어에는 '직업이라는 의미와 소명, 즉 신의 부르심이라는 의미가 함께 있다. 프로텐스탄티즘에게 직업이란 종교저 천직을 의미함.  산업자본주의에 들어서면서 천직이란 결국 자본가가 아니면 노동자로양분될 수밖에 없었음. 이지점에서 베버의 보수성이 드러남. 자본가라는 계급과 노동자라는 계급이 수행하는 임무를 천직으로, 다시말해 신이 정해준 숙명처럼 사유하기 때문. 그런데, 산업자본이 만들어낸 상품은 누가 구매하는 것일까?

 

보드리야르 " 상품의 사용 가치보다 기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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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6-03-3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화의 근원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인것 같아요. 성인이 아니니 내 안의 문제를 온전히 잊을수도 없는것이고, 현명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반딧불,, 2006-03-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히피드림~ 2006-04-0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지만, 요즘도 가난을 개인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있나요?? 목사들 스스로 잘 알겁니다. 자신들이 얼마나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는지...

내가없는 이 안 2006-04-0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반은 얘기해주고 있는 책일 것 같아요. ^^ 예전에 이런 식의 제목으로 파워로마서, 인가 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것도 무릎을 쳤더랬어요. 역시 베스트셀러. 삐딱하기로 말할 것 같으면 저도 그래요. 우리 삐딱한 영혼끼리 긍정의 힘을! 큭큭.

icaru 2006-04-0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 현명하게 산다는 거, 너무 어렵죠?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족 간의 대화 단절로 인한 문제에 대해 다루더라고요....
거기서 망나니 같은 딸 아이를 가진 부모 이야기가 나왔는데.. 문제의 원인은 부모와 딸 쌍방에 있었지만... 부모의 지나친 윽박지름, 체벌이 아이에게 굉장히 나쁘게 작용한 경우인 것 같았어요... 보면서... 가장 가깝다는 가족 끼리의 문제도 저렇게 순탄하게 되어주는 것이 없거늘... 하물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명하게 잘 사는 것..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반딧불 님... 어이쿠~!!

펑크 님... 부자들 중엔 가난을 개인 탓 하는 사람들 참 많죠? 그 중에서 가장 꼴신 것은... 자기 노력이 아니라.. 부모의 거대 유산을 물려 받은 사람이 그런 말 할 때... ! 참 작것!! 싶어요...

이안 님... 삐닥한 영혼끼리 긍정의 힘을.. ㅎ.ㅎ .. 근데 정말 저 요즘 일주일에 1킬로씩 체중이 느는 거 같아요... 워낙에 육중한 몸무게였는데... 조절이 필요할 듯 싶어요..

2006-04-25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