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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7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8-17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정말 귀여워요.
그러나 그래봤자 도토리일 뿐인데...작품 사진 같잖아요.^^

하이드 2005-08-17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정말 귀여워요. 이 페이퍼

인터라겐 2005-08-1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뚜껑열리는거 첨봐요... ㅎㅎ 너무 귀여운걸요....

잉크냄새 2005-08-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도토리 뚜껑을 열어서 알맹이는 새총 총알로 쓰고 뚜껑은 또 뭘로 사용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8-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도토리요, 꼭 빵모자 쓴 예술하는 아자씨 같은데요. ^^

2005-08-17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피드림~ 2005-08-1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자 벗은 도토리~~

superfrog 2005-08-1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옴팡지게도 생겼어요..ㅎㅎㅎ

2005-08-17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1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08-17 08:20 에 속삭님 그냥 이대루 살까 생각중여요..^^
도토리 귀엽죠...토토로를 보면, 두 자매가...똥그리...! 라면서 도토리에 열광하지요~ 생긴 것처럼 이름도 도토리..
하이드 님 흐헤헤...고마워요~
인터라겐 님 글쵸...근데 저거 제가 벗긴 거 아닙네다...지가 벗었어요 지가...
잉크냄새 님...제가 숙제하나 내 드려두 되겠습니꺼... 도토리 머리뚜껑은 무엇에 쓰는지. 기억해 내 보세요...!! 음..스머프네 동네에서 야구할 때 타자가 머리에 모자로 쓰면 딱이겠다~!!
이안 님...글찮아도...예술하는 아자씨처럼 만들까 하는 생각에... 도토리 면상에다가 눈코 입을 그려 넣을까 하다가...기술이 워낙 미천하여서...그만.. -
펑크 님.. 조 녀석 참 구엽죠?
도토리 왈, "금붕어 님 그 말...좋은 뜻이죵?"


플레져 2005-08-1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모자를 벗으니 인물이 죽어요. 다시 모자 써! ^^

파란여우 2005-08-17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모자다!!
우리 여고때 저 모자썼어요. 그렇다면 나 도토리?

비로그인 2005-08-1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하하..화가 많이 났었나 봅니다. 정수리 부근이 벌겋게 익었어요!

줄리 2005-08-17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도토리가 저리 구엽군요. 도토리같이 생겼다는 말이 딱 연상되네요.

실비 2005-08-1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ㅎㅎㅎㅎ
전 심각한 이야긴줄 알고 봤더니 넘 귀여버요^^

icaru 2005-08-1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나와봐...! 얼른 모자 다시 써! "
플레져 님 됐지라아~?

와아...파란여우 님 진짜요? 억수로 보고 싶네요... 아구똥 구여운~ 빵모자 여고생 블루 팍스 님...
글게요 복돌언니...모자는 지가 벗고...왜 민망해 헌댜 참...고정해라 똥그리..

줄리 님... 그죠...깎아놓은 밤톨이거나..도토리처럼 생겼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 알법하죠~
실비 님..크크 머리뚜껑 열렸다구 해서 구랬군요~

어룸 2005-08-18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ㅂ< 넘 구여워요!!!!!!!!!

icaru 2005-08-1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구엽죠? 투풀 님의 그런 반응 음, 뭐 예상했다지요...(거만거만)~
댓글저장
 
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구판절판


물론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대다수 남자들은 하루하루의 일이 너무 바빠서, 다른 일에는 손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게 현재의 실정이 아닐까 싶다. (...)

그래도 나는 앞으로 다시 일본에 자리를 잡으면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까이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자원 봉사나 사회 활동같은 걸 하면 대단하고, 안하면 그렇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자기의 의문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압축시킬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미국에 와서 많은 사람(특히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런 일에 대해서 꽤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세대 따위는 상관없다, 개인이 전부다'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그 주관을 지켜 왔지만, 우리 세대에는 역시 우리 세대 나름의 독자적인 특징과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측면을 재검토하고 나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든다.
-69-70 쪽

'아무튼 실제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겠지. 만일 마음속으로부터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지금은 잘 쓸 수 없다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시기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해. 그때까지는 현실의 경험을 벽돌을 쌓아 올리듯 하나하나 소중하게 쌓아 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213쪽

프리스턴 대학에는 일본 관청이나 회사의 사람들이 꽤 많이 파견되어 공부하고 있다. 체류 기간은 대개 1년으로 회사나 관처이 그동안의 경비나 월급을 지불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엘리트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 모양이다. (...)

그런데 더 알 수 없는 건 자기 소개 대신, 1차 시험 점수 얘기를 꺼내는 사람의 심리 상태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사람들이 일본에서 엘리트 관료로서 세력을 떨치며 잘난 척하는 걸 생각하니(미국까지 와서도 꽤 잘난 척하고 있다), 그건 좀 곤란한 일이구나 싶었다. (...)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은 미국의 엘리트 대학 같은 곳에 파견하지 말고, 1년 정도 그들이 근무하는 빌딩의 청소라도 시키는 게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벽지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시키는 것도 괜찮겠다. 그렇게 하는 편이 기업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좋다.
-240쪽

그런 다양한 언어를 공부할 때는 꽤 재미있었고, 그 당시에는 나 자신도 스스로 어학에 소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은 아무래도 나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나는 경향적, 성격적으로 외국어 습득에 별로 소질이 없고, 특히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 소질 없음이 내 안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느낌이 든다.
요즘에는 ‘이젠 안 되겠는데. 더 이상 어학 공부를 할 수 없겠어’라고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내 안에서 외국어 습득이라는 항목의 우선 순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어학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까워진 데 있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고, 미지의 언어를 습득한다는 정열 같은 것도 있었다.

-167쪽

나는 미국에서 벌써 2년 이상 살고 있고, 10년 간 줄곧 영어 소설을 번역해 왔기 때문에, 물론 어느 정도의 영어 회화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고역스럽다. 나는 일본어로도 얘기를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지껄이면 지껄일수록, 하면 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 일쑤인데, 영어로 말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영어를 써가며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영어 회화 실력이 나아질 리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기의 생각을 모국어로 거침없이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은, 외국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해도, 역시 언어로 능숙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168쪽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외국인에게 외국어로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비결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1)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먼저 자신이 확실하게 파악할 것. 그리고 그 요점을 되도록 빠른 기회에 우선 짧은 말로 명확하게 할 것.
(2) 자기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쉬운 단어로 이야기할 것. 어려운 말, 멋들어진 말, 상대의 마음을 끌려고 하는 말은 필요하지 않다.
(3) 중요한 부분은 되도록 한번 말하고 또 바꿔 말할 것. 천천히 말할 것. 가능하면 간단하게 비유를 하며 말한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점에 유의하면, 그다지 유창하지 않더라도, 당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 주의 사항은 그대로 '문장 쓰는 법'이기도 한데 어떨까.

-171쪽

자네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양파를 서는 비결이 뭔지 아나?
나는 학생들에게 그렇게 묻곤 한다.
학생들은 "아뇨"라고 대답한다.
"눈물이 나오기 전에 재빨리 썰어 버리는 거야."
(...)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내게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 걸까에 대한 불안일 텐데, 그들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

-209쪽

"나는 지금까지 벌써 몇 권이고 몇 권이고 소설을 쓸 만큼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끔 만나곤 한다. 생각해보니,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다.
특히 미국에 살게 되면서부터 그렇다. 그렇다고 그 말을 미국인들이 하는 건 아니고, 미국에 살고 이는 일본인들이 곧잘 그렇게 말한다. 아마도 그건 맞는 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모국을 떠나서 남의 나라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꽤나 힘든 일일테고, 그러다 보니 틀림없이 여러 가지 흥미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장차 실제로 소설을 쓰게 될는지, 물론 나로써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곰곰이 생각게 되는 건데, 나 자신은 이제까지 꽤 많은 여러 편의 소설을 써왔지만, 현실의 내 삶 속에서는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 같은 건 거의 경험한 적이 없다.
-203쪽

(...) 현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고 하지만 정말 그렇다. 그러나 그렇게 재미있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그 기가막힌 경험에 필적할 만한 소설을 쓸 수 있느냐, 하면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어떤 압도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사람들은 그 경험이 압도적일수록 그것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심한 무력감에 사로잡히는 게 아닐까 한다. (...)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이런 식으로 쓰고 싶다’라는 마음이 강하면 막상 책상 앞에 앉아도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 법이다. 그것은 아주 선명하고, 현실감 있는 꿈을 기억하면서, 남에게 설명할 때의 초조함과 비슷하다.
그와는 반대로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경험을 한 적은 없지만, 작은 기쁨이나 슬픔 같은 걸 남다른 관점에서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런 체험들을 뭔가 다른 형태로 바꿔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좀더 소설가 쪽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204쪽

스물아홉 살 때,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 봄날 오후, 진구 야구장에 야쿠르트 대 히로시마 팀의 대항전을 보러 갔었다. 외야석에 눕다시피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힐튼이 2루타를 쳤고, 그때 갑자기 '맞아, 소설을 쓰는 거야' 하고 생각했다고 말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대체로 학생들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짓고 이렇게 묻는다.

'저...... 그럼 그 야구 시합에 뭔가 특별한 요소가 있었던 건가요?'

나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게 아니라 그것은 계기에 불과했지. 태양의 빛이라든지 맥주 맛, 2루타 공이 날아가는 모양, 그런 여러 가지 요소가 딱 맞아 떨어져 내 안에 있는 뭔가를 자극했겠지. 말하자면 내게 필요했던 것은 자기라는 실체를 확립하기 위한 시간과 경험이었던 거야. 그것은 뭐 특별하고 유별난 경험일 필요는 없어. 그저 아주 평범한 경험이어도 상관없지. 그 대신 자기 몸에 충분히 배어 드는 경험이어야만 해. 나는 학생 때 뭔가를 쓰고 싶었지만, 무엇을 쓰면 좋을지 몰랐던 거야.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나에게는 7년이라는 세월과 고된 일이 필요했던 거겠지. 아마도.'
-209~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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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절 인용한 게 길어서 그랬는지... 한번에 안 올라갔네요~ 흠냐...
오늘 무신 빚청산 하듯이 몰아서...써재끼고 있는데...
ㅎㅎㅎ 님...질보다 양입니다~ 님은 질로 승부하시는 분이니 전 나눠 줄 수가 읎답니다 (야박하게스리 ^^) 제 허접한 걸 갖다가 어디다 쓴답뎌~
모처럼... 밑줄긋기 입력 노가다가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모처럼~

아하...그 책...뒤로 갈수록 사람 마음을 갈갈이 찢어놓는구만요~ 그렇게 말씀하시니...더 동하네요~

2005-07-31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보통 노가다가 아니랑게요...근데 오타나면... 잉크냄새 님이 바루 교정 들어오시더랍니다...
한 번은 너무 많이 지적 당해서 민망할 적이 있는데... 그래서...다시 교정 봤어요 ^^

이제...한 일주일은 저도 공백기 갖을려고요...^^

인터라겐 2005-07-3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 책을 보다 보면 너무 허무해져서 (내용이 허무한게 아니라 마음이...) 기분 처질까봐 무서워요.. 그런데 이건 자전적인 얘기같기도 하고.....

비로그인 2005-08-01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표 '영어완전정복가이드' 패키지 상품인가요, 흐..^^* 특히 168페이지에 절대 공감! 저처럼 어리버리 말주변 없는 사람들.. 이런 류는 윙~글리쉬 마스터, 무리겠군요..

icaru 2005-08-0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하루키 작품은 읽으면...가슴에서 슁하니...바람 불게 하는 구석이 많죠오~ 이 책은 그가 미국에서 몇년 살면서 느낀 것을 적은 에세이인데... 이 책을 읽음서...아 하루키도 아주 특별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려 하는 사람이구나 했지요~

복돌언니..으아~ 정말 복돌언니 어케..그 영화 생각을 해냈다유? 글게 영어소설을 몇 권 번역해 낼 정도면...영어실력은 대단한 것인디... 역시 국외자로 사는 것은 기죽는 일인 거 같음...말발 면에서요~

로드무비 2005-08-0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석원, '혜화동 할머니집'  액자. 이것도 양에 안 차면 클릭해서 보세요. 호호~~

로드무비 2005-08-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왜 이렇게 밑줄 긋기를 많이 하세요?
전 밑줄 긋기는 안 읽어요.
언제든 내가 직접 읽겠다는 야심이 있기 때문에...호호~

icaru 2005-08-0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어휴...요즘 리뷸 못 쓰겠더래요...
읽은 흔적은 남기고 싶어...밑줄 긋기로 발악 중입니다...^^

근데...이렇게 세심하시다니~ 로드무비님도 참...그림...첨부해 주셔서... 잘 감상합니다... 샤갈의 그림 같네요~ 샤갈 그림 아는 거 하나 읎지만...^^;;

2005-08-03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8-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요, 밑줄긋기는 잘 안 읽게 돼요. 미리 김을 빼는 느낌. ^^
하루키는 밑줄 긋게 하는 문장 만드는 데 선수지만요...
그런데 저 며칠 전에 사석원님의 책을 한 권 읽었거든요.
대폿집 이야기는 어떨랑가 모르겠는데 여행기는 좀 성에 안 차데요.
왠지 그림도 좀 마음에 안 차고... 아니, 여기서 왜 로드무비님 보여주신 그림에
퉁을 놓는 게야? 로드무비님, 너그럽게~ ^^

2005-08-06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06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미리 김을 뺀다~ 흠.. 잘 안 읽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죠...
하루키가 밑줄 긋게 하는 문장 만드는 데 선수라는 말에도 깊은 공감을 해요...
아직은 전 하루키에게서 위안받고 즐거워할 여지가 많은 거 같아요~ 하하...
양을 쫒는...과 댄스댄스댄스...를 집에 두고 도통 읽히는 책이 없는 날~ 꺼내 볼려고 아끼는 중이랍니다 ^^

그 아래 속닥님... 에구...김연수 책을 만날 생각을 하니...떨려버려...하시는 일 마무리 대략 하시고~ 천천히....주세요~^^

2005-08-07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8-0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판 영어완전정복기군요.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구절에 공감이 가네요.
어, 근데 이번판 교정은 누가 했을까요? ^^;

icaru 2005-08-1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굴까요~

히피드림~ 2005-08-11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참 오랜만에 읽어보네요. 이렇게 님 서재에서 보니, 이 소설의 에센스만 접한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잘 봤습니다.

icaru 2005-08-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펑크 님... 님 서재에서 다케시와 사카모토와 드림씨어터 기타 등등을 만날 때의 내 기분이 그랬담다!!~

2005-08-14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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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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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 전 안개 속에 있고 싶어요. 정원을 반만 내려가도 이 집은 보이지 않죠. 여기에 집이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는 거죠. 이 동네 다른 집들도요. 지척을 구분할 수가 없어요. 아무도 만나지 않았죠.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고 들렸어요.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바로 제가 원하던 거였죠.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인생은 스스로에게서 숨을 수 있는, 그런 다른 세상에 저 홀로 있는 거요. 저 항구 너머, 해변을 따라 길이 이어지는 곳에서는 땅 위에 있는 느낌조차도 없어졌어요. 안개와 바다가 마치 하나인 것 같았죠. 그래서 바다 밑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오래전에 익사한 것처럼. 전 안개의 일부가 된 유령이고 안개는 바다의 유령인 것처럼. 유령 속의 유령이 되어 있으니 끝내주게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미친놈 보듯이 그렇게 보지 마세요. 맞는 말이니까. 세상에 인생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인생은 고르곤(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들로 세 자매이며 머리카락이 뱀으로 이루어져 있는 등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형상을 하고 있다. 메두사가 그중 하나이다. 셋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과 같아요. 얼굴을 보면 돌로 변해 버린다는 그 괴물들 말예요. 아니면 판이거나. 판을 보면 죽게 되고- 영혼이 말예요. - 유령처럼 살아가게 되죠.


-160 쪽


에드먼드 : (시몬즈가 번역한 보들레르의 산문시 <취하라>를 신랄하고 풍자적으로 멋지게 낭송한다.) 늘 취해 있어라. 다른 건 상관없다. 그것만이 문제이다. 그대의 어깨를 눌러 땅바닥에 짓이기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무엇에 취하느냐고? 술에든, 시에든, 미덕에든, 그대 마음대로 그저 취해 있어라.
그러다 이따금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가 풀밭에서나, 그대 방의 적막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나 반쯤 혹은 싹 가셨거든 바람에게나 물결에게나. 별에게나, 새에게나, 시계에게나, 그 무엇이든 날아가거나, 탄식하거나, 흔들리거나, 노래하거나, 말하는 것에는 물어보라. 지금 무엇을 할 시간인지 그러면 바람은, 물결은, 별은, 새는, 시계는 대답하리라. ‘취할 시간이다! 취하라. 시간의 고통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술에든, 시에든, 미덕에든, 그대 원하는 것에.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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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 아직 정확히는 몰라도~ 아마...히히 ^^

2005-07-31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역쉬...프랑스통!!
전요...사실은... 베를레느(랭보랑 얼레리꼴레리 좋아지냈던 그...사람..ㅋㅋ)와 보들레르가 항상 헷갈려서리...

비로그인 2005-08-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깊어지면 지금 비워진 시골집이 있는 제 고향도 아주 숨이 막힐 정도로 자욱해져요. 강가를 끼고 있는 곳이라면 안개는 더 짙어지더라구요(바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이 알라딘 마을도 유진 오닐이 표현한 안개마을 같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해요. 뭐, 그런 거 있쟎아요. 그의 말대로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인생은 스스로에게서 숨 쉴 수 있는, 다른 세상..' 표현 쥑여요!

icaru 2005-08-0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산 가고 싶네요 ^^ 강을 끼고 있는 님의 고향 동네~
익산은 변산반도 간다고 버스 타고 내려 갈 때,.... 지나간 기억이 나는데? 제 기억 맞아유? 안개는 참...문학적으로 좋은 소재인 거 같아요...아슴프레한 게...

비로그인 2005-08-0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익산 지나고 김제 지나고 그 담이 부안이죠. 캬..익산이 목뒷덜미살 굵직한 오야붕들 때문에 폭력의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알고보면 사실 매우 아담하고 조용한 동네거든요. 언제든 함 오세요! 우리, 보신탕 한 그럭 때리게요!

비로그인 2005-08-05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때 웃기지도 않게 가출한 적이 있어요. 그때 가장 먼저 간 곳이 이리(지금은 익산이겠지만)였어요. 원광대 공대 건물 뒤에 벤치에 앉아 하룻밤을 노숙했죠. 크흐흐. 근데, 여보야 말쓈 들어보니께 제가 큰일날 뻔 했구먼요. 목뒷덜미살 굵직한 오야붕덜 안 만났으니 다행이지만.

2005-08-11 1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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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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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랄 때는 아버지 때문에 화가 나서 울어본 적이 아주 많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불행한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렇게 아버지와 가장 많이 충돌했던 장녀는 좀 변했다? 이제 나는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할 줄 안다. 왜? 그렇게 심한 독설가인 아버지도 많이 늙으셨다는 이유일까? 아니면 시간이 가져다 준 망각이라는 것의 위력으로, ‘과거’는 다 잊었서?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힘이 비극을 희극(?희극씩이나..)으로 바꾸어 놓은 것일지도, 아마 과거에서 조금도 상황이 변하지 않고, 평생을 서로서로의 불운과 실패를 조롱하며 흘러갔다면 지금은 비극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버지에게는 장녀(장녀에게 뿐이었겠냐만...)에 대한 기대가 조금 있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기대와는 많이 엇나가는 딸을 보면서, “가망없어! 틀렸어!”라는 말씀을 곧잘 하셨고, “그래요, 저 못났어요. 아버지의 독설이 저주가 되어버린 거예요! 모두 당신탓이라구요.... ” 식의 울먹이는 댓구를 하면서, 가족이 모두 모인 밥상 앞에서 숟가락을 냅다 던져버리고 나온 적도 많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지난 일을 잘 잊어버리는 스타일이다. 잊는 게 속편해서 그런 건지 속이 편해지니까 제법 상처가 될 과거의 것들은 다 잊게 되었는지,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잊었다.(난 잘 잊어버리니까, 아마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유진 오닐 같은 대작가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될 것이다. ) 게다가 나는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빼닮은 자식이었던 것이다. 나의 못나고 미운 점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아버지에게 발견했던 싫은 구석이기도 하고, 내가 당시의 아버지였어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는 힘들었을 것도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그 때는 왜 그렇게 아버지에 ‘악을 쓰며 대들었을까?’ 아버지가 빈정 상해지면 독설이 더 심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안면서 말이다. 


<밤으로의 긴 여로>의 가족 성원들은 어떤가, 음 1막이 시작됐을 때, 분위기는 사뭇 화목한 가정의 무엇과 다를 바 없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해주고, 아내는 남편에게 흐트러짐없이 보이려고 연신 머리를 매만진다. 주방의 식당에서 담소를 나누며 크게 웃는 두 아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조금더 깊이 들어가보면 이렇다. 아버지는 아일랜드 이민자(어릴적에 갖은 고생을 함)로, 돈에 인색하여 두 아들의 빈축을 사고, 어머니는 처녀 시절의 행복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결혼하여, 아버지의 순회공연 탓에 싸구려 호텔을 전전, 구질구질한 기차에 자기들의 집(사실 어떤 여자에게 집은 세상의 절반일 수 있다.가사에 열성적인 좋은 주부일수록 집에 대한 집념이 강하기 때문에)다운 집(극이 벌어지고 있는 여름 별장 제외하고)도 없이 아이들과 내팽개쳐졌다는 남편에 대한 피해 의식도 있다. 게다가 둘째를 일찍 하늘나라에 보낸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셋째 아이(극중 두 번째 아들 에드먼드 작가 유진 오닐의 현신)를 임신, 그러나 셋째는 병약하고 예민하기만 해, 어머니는 에드먼드에게 마저도, 피해 의식과 죄 의식이 점철된 감정으로 대한다. 알콜 중독이 있는 큰 아들 제이미는 돈푼이 주어지면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는 한량이다. 아버지에게 욕을 먹으며 자란 티가 나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드먼드...절망에, 염세주의에, 신을 무정하는 무신론자를 읽는 병약하고 예민한 청년.


놀랍고도 이중적인 가족이라는 집단의 아이러니는 이 작품 속에도 있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잡고, 조롱을 하지만, 곧 지문처리 “(절망적이면서도 즐거워하는 웃음을 지으며,) 그렇지만 이해해야지 않겠니, 운명이 저렇게 만든거지, 저할 탓은 아니야” 이것도 위로와 위안에 속한다면..... 음...

조롱과 위안이 함께하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집단, 이것이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속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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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7-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곡 전공자도 희곡 전공할 때 읽어놓고 멀리 두고 있는 책을 읽으시다니요...
다양한 독서를 하시는 이카루님, 정말 어여쁘십니다 ^^
유진 오닐, 테네시 윌리암스, 아서 밀러의 희곡을 좋아했어요.
세 사람 다 분위기가 다른데... 유진 오닐은 특히 비극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지요.
그의 느릅나무 밑의 욕망을 젤 좋아했는데, 저랑 좀 코드가 맞았지요 ㅎㅎ
장녀로서의 님이 어떠셨을지 눈에 훤해요. 그래서 막내가 젤 편해요. 저희는 언니두분 오빠 한 분 걱정하시다가 제 단계에 오면 에유, 너 하나쯤은...이렇게 변했다니깐요 ㅎㅎ 덕분에 좋은 리뷰와 잊고 있던 책 추억합니다 ^^

icaru 2005-07-3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지요.. .새벽에 쓴 리뷰들을 낮에 읽으니..좀 적나라한게 읽기가 민망해지네요... 4: 44분에 올리다니...숫자를 저렇게 맞출 의도는 없었는데...^^;;;

제가 님께 옛날 생각나게 한 거군요 ^^
'느릅나무 밑의 욕망' 꼭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유진 오닐이 좋아질 것 같거든요 ^^

2005-07-31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장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수경사' 그 이후를 보다가... 세수도 양치도 안 하고... 잠들었어요... 옆지기도 그 날 체해서 10시무렵부터 잠자리에 들었구요... 그렇게 거실에서 엎어져 자다가... 문득 찝찝함에 일어나 봤더니...새벽 3시더라구요...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그래서 컴터 앞으로 직행!!
다시 아침 일곱시에 잤어요... 그리구 열 한시 다 되서 일어났으니까...
절반으로 나누어 잤다뿐... 7~8시간 잔 거네요~~

그동안 책은 몇 권 읽었지만...리뷰는 안 쓰고 있었거든요... 최근에 몰아서 헥헥대고 썼는데...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가 마지막이네요...
숙제 혹은 빚을 청산한 것 같은 홀가분함이 들어요~

icaru 2005-07-3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어서 또...님... ^^ 아, 언니분 정말...엄마 같으세요~
아버지는 참, 이상하지요. 어머니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는 구절을 어데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전...되려 아버지 쪽이에요.....
많이 부딪혀서 그런가봐요... 에구..

인터라겐 2005-07-31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녀나 장남은 기대치 때문에 참 많이 힘든것 같아요....

icaru 2005-08-0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녀도 그렇고...형제많은 집의 장남도 좀 그렇죠~ 결혼할 때도 쉽덜 않고...
그렇지만...막내도 막내나름대로는 힘들겠지요... "새도 새나름대로는 힘들'듯이 히히..

2005-08-01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 님~ 답방해 주셨네요 ^^ 고맙습니다~ 저도 님처럼 재밌고 오소독소하게 리뷰를 쓸 수 있었음 한답니다... 유진 오닐이야 뭐, 앞으로 차차 알면 되는거죠~

비로그인 2005-08-0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복순 아짐 서재가 깽스털스 파라다이스로 변했습니다, 그려. 숟가락, 포크 막 날라다니구 말에요, 크헐헐헐..아뵤~ 게다 '조롱과 위안이 함께하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집단, 이것이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속성인가 보다.' -> 이 문장에 오늘 와방 올인합니다!! 글쵸. 아버지로 상징되는 가족이란 존재. 저도 참 미워했었는데. 근데 지금은 되려 아버지를 그리워할 뿐만 아니라 제 자신조차 그렇게 싫어하던 그들 군상의 일부분을 닮아 있더라구요. (에혀..가족 같은 건 애시당초 만들지 말아야지!)



icaru 2005-08-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갱스털스 파라다이스라굽쇼~
어데서 그런 기가맥킨..표현을 또 구해 오셨나요~
복 시스털즈가... 그렇죠 모...^^

비로그인 2005-08-05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갱스털스 파라다이스, 박청호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온 듯!
여보야, 어서 실토해 보랑께요.

2005-08-05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0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파 님은 아는 것두 만탐시롱~

히피드림~ 2005-08-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오닐의 희곡은 이것말구 <느릅나무 밑의 욕망>과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읽어봤어요. 그래서 이 작품도 어떤 희곡일까 궁금했는데 이카루님 통해 제대로 알게되었네요.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서로에게 가까워야할 존재들이지만, 한편으론 타인보다도 더 상처를 주고 받게 되는 사이인지도 모르겠어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 한층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icaru 2005-08-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펑크 님 오셨네요~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벌써 두 분이나 말씀 주시다니..어쩐지 꼭 읽어야 할 것 같음...
밤으로의 긴 여로를 읽음서, 참 그랬던게... 주고받는 대사가 어디서 많이 들어온 대사들이었던 거예요... 후후...아버지와 아들 간의 대화가,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대화가 말이죠... 어디서 들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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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10월
구판절판


나는 그 처녀들 죽음 앞에서 흔들렸다. 냉정함은 사치였다. 그 국경 산악이 얼마나 거친지, 그 혁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같은 국경 하늘 아래서 그이들과 함께 배웠던 탓이다.

나는 전선에서 사라져 가는 그 숱한 죽음들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평화'라든지 '비폭력'이라는 말들이 지닌 속뜻을 깨달았다. 평화는 힘센 놈들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었다. 비폭력은 그놈들이 뱉어낸 거짓말에 쳐준 맞장구였다. 그 둘이 함께 먹고사는 공생관계 속에서 세상은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왔다. '평화주의' 무저항, 비폭력주의' 같은 말들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반시민적인 것들인지를 나는 버마전선에서 체험했다.

국경을 알지 못하는 랑군 정치가들은 비폭력과 평화의 본질도 결코 알 수가 없다. 내 아들 딸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총 맞아 죽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랑군의 평화주의였고, 학살군사독재자들 앞에 무릎꿇고 강요하는 것이 랑군의 평화주의였고, 학살군사독재자들 앞에 무릎꿇고 돌아오라는 게 랑군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였다.
-83~84쪽

'기자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 나는 그런 식의 말들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관심도 없다. 그 '중립'이란 말은 백인, 기독교, 자본주의, 서양중심주의로 무장한 국제 주류언론들이 떠받드는 신줏단지였다. 그이들은 그 단지 밑에 숨어 자본을 증식해 왔을 뿐이다. 그런 국제 주류언론들 입장에서 벗어나면 지금까지 어김없이 '중립성' 논란이 일었고 그 당사자는 몰매를 맞았다.
(...)
전선기자로서 내가 따를 '중립'은 내 발에 차이는 '사실'뿐이다.
-172~173쪽

난민들에게도 마땅히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내 믿음이다. 난민들 먹고 입는 걸 보며 배아파할일도 없고, 화장지나 온수 따위로 질투할 일도 없다. 문제는 '왜 코소보 난민에게만?"이라는 의문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곳곳에 넘쳐나는 난민들은 왜 코소보 난민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느냐는 말이다. 평소에 코소보가 유엔에 세금을 많이 낸 적도 없다. 인류를 위해 아시아나 아프리카 시민들보다 각별히 이바지했던 일도 없다.
전쟁을 피해 온 난민에게도 인종과 계급과 신분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급수가 다른 구호품을 제공하는 이 세상이 참으로 살맛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왜 아시아, 아프리카 난민은 굶주린 채 뒷갓을 찾아 헤매고 다녀야 하는가?' 이 의문에서부터 인도주의도, 인권도, 그 흔해빠진 국제 정치학도 출발하자는 뜻이다. -288쪽

내 경험에 비춰보면, 지금까지 어린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아체에서 정부군 총에 맞아 죽은 이들은 모조리 '반군'이 되었다. 말하자면, 반군이기 때문에 총 맞아 죽은 게 아니라 총 맞아 죽었기 때문에 반군이 되는 식이었다.
-227쪽

'아프가니스탄통'으로 불리는 파키스탄 가지 라히물라 유숩자이 말마따나, 미국은 어떤 종류의 '불편함'도 국제전략으로 선택한 적이 없다. 미국은 그 '불편함'을 제거하는 것으로 국제사회를 주물러 왔다. 그리고 미국은 그걸 국제평화라 고집했다.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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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7-3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좀 무력해지네요,,,

세상의 한쪽은 아직도 여전히 저렇게 비열하고...잔혹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나는 또 이 구석에서 시계추처럼 왔다가 고만고만한 고민에 복닦이며...살고 있고..


2005-07-30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30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7-31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생각 없이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었지요. 내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고 있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저 멍하니 읽고 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는.. 리뷰 쓴다는 것이 책과 사람에게 미안했지요.

2005-07-31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7-3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그러게요...그럴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기왕이면 안전빵으로 갈려고 발악중인 겁니다~ ㅋㅋ 휴우~ 전사의 휴식이로군요...단잠 주무셨기를... 그나저나 (소곤소곤인데요...님 옆지기님도 잠이 많으신가요~ 아니 왜냐면요..제가 잠귀신 붙은 사람하고 같이 살아서...혹시 님도 그런가..ㅋ)
ㅎㅎ 임신 중에 읽으심 안 됩니다.. 맞아요! 맞아!
저 기자가 대단해 뵈는 것은 저 모두(아시아 내의 전쟁들)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큰 전쟁이 아니라 국가 내에 세력 분쟁이다보니, 미국과 같은 강한 나라가 내지르는 보도나 언론에 편승하여 보도하기 십상이겠더라고요.. 저이는 그런 기자를 따로, '종군기자'라고 표현을 하더라구요... 군대에 딸린 기자라는 의미로 주류의 대변인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이는 강하게 자신은 전선기자라고 말하죠.... 언론의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감시기능을 다하는 기자라는 의미로다가...

비숍 님...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아시아의 지명과 인명 같은 숱한 고유 명사들이 압박을 해오던 통에,.... 하지만.. .한 꼭지 한 꼭지 피를 말리는 전선을 생각하며 썼을 글쓴이를 생각하면 또 허투로 읽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비로그인 2005-08-0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전에 밀려 있었던 책인데 먼저 읽으셨군요. 음..저도 대충 목차와 내용을 훑으면서 생각했던 것인데 사람이 하도 기가 차면 말이 안 나온다, 라는 말이 있쟎습니까. 그 어떤 정의로운 단어와 문장일지라도 너무나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실 앞에서는 그저 얍삽하고 통속적인 그 무엇으로 추락하고 만다는 생각들. 덜덜~ 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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