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길을 잃는다 - 창비장편소설
박정요 지음 / 창비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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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후배가 이 소설을 권하기 전까지는 몰랐다. 작가도. 작품도. 게다가 구입한 책이 최근 것인데도 아직 1998년이 초판인 상태이다. 제목에선 얼핏 ‘어른들은 몰라요’ 같은 청소년물 같은 분위기까지 느껴지는데...  읽어보기 전까지는 전말을 어찌 알았겠는가...


작품 속 면면히 흐르는 해학과 입심좋은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나붓나붓한 전라도 사투리는 낯설지만 말맛이 오지게 좋다. 그리고 땅끝마을에 대한 유래. 배추 한포기 속 배추벌레가 징그러운 벌레 마법에서 풀려나 초록날개를 달고 훨훨 나비로 하늘을 날 듯이, 넓은 새벌이 원래는 바다였는데 꼬막이 되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가면서 바닷물을 물고가 바다가 뻘이 되어버려 생겨진 들판이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마을이 생겨 났다는 이야기에 신기해하며 밤잠을 설치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농림학교를 다닌데다 다소 낭만적인 데가 있던 아버지는 팔 남매가 태어난 때마다 기념으로 나무 한그루씩을 심었다는데, 이것이 바로 그 말로만 듣던 내내무 전통일 것이다. 첫딸은 벽오동 나무를, 두 번째 아들은 은행나무를 둘째딸이 태어났을 때는 살구나무를 셋째는 무화과나무를....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네의 풍속과 풍부한 토속어의 한없는 세례를 받게 되었다. 


전라도가 고향인 친구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고장 친구들은 초등 학교에서부터 대학 강의에 이르기까지 동학 농민 혁명과 그 정신을 기려 배운다고 했었다.


탐관오리들의 포악한 정치에 견디다 못해 힘없는 백성들이 한꺼번에 들고 일어나서 관군에게 대항을 했다던, 녹두장군 동학군 이야기. 전쟁이 끝나고 난리가 평정되다보니 관군한테 대항했던 사람들이 모두다 역적이라. 그들과 그 후손들은 저기 땅끝 해남으로 밀려와 자리잡았던 것이었고,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거슬러 올라가는 지점이기도 하다. 


“앞으로 사는 것이 힘들 때마다 저 새벌을 봐라. 잘 보믄 끙끙 돌을 져나르고 둠벙을 파고 씨를 뿌리는 거인들이 보일 것이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대역죄인이란 누명까지 모든 것을 옛일로 돌려버린 어른들이시다. 느그도 그렇게 살어야 한다.”


그렇게 모여 살던 사람들이 6. 25 난리를 만나고, 제 편인지 남의 편인지 구분하기 위해 쏘아대는 총구에 에먼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 난리 중, 제가 살기 위해 같은 동네에서 같이 자란 친구들을 바닷물 속으로 밀어버려야 했던 사람이 있었다. 알고보니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세상을 향해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의좋은 형제처럼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몰래 가져다 나르던 아버지와 노인(바닷속에 밀어 죽은 친구들의 아버지)의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결국 아버지의 위선에 다름 아니었다는 것이 하루아침에 드러나 버린 것이다. 할머니는 인간의 도리를 다했노라 주장했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보상 심리에서 비롯된 것일 뿐. 마음 속에 죄책감을 그런 식으로 갚아왔던 것이다. 백일하에 드러난 아버지의 위선은 우리가 가난뱅이가 되고 아버지가 간첩 혐의를 받아 뼈가 녹는 고초를 겪고 이웃의 경원을 당하고 언니들의 앞길이 망가지고 ‘나’와 제남이가 외톨이로 소외된 그 어느 것보다 나쁜 일이었다.

그러나 노인은 아버지를 오래 전에 용서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번 굴절된 삶의 궤적은 한계 밖의 것이 되어버렸고, 아버지는 자신의 그런 생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다 못해 술의 힘을 빌린다거나 변명 한마디조차 없이, 철저하게 자기를 부정해버린 것이다. 아버지는 끝내 세상을 용서할 수 없었고 자신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을 묶었던 올가미와 궤적뿐 아니라 온갖 체제와 규범과 가치, 세상 자체를 부정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부지런하셨던 아버지가 맥아리 없이 드러누우시고 쓰다달다 말한마디 없으셨다.


검은눈에 나돌기를 좋아하던 ‘나’는 흉폭한 몇몇 일들을 겪으면서, 인간이란 도대체 구원이 없는 존재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토록 황당하고 조잡한 이념들의 올가미에 꿰어 허우적이다 결국은 그렇게 허무한 것으로 사라져야 한다면 인간이야말로 가장 슬픈 짐승인 것 같은.


“산다는 건 그렇게 부질없이 길기만 한 지루한 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핍박과 수고뿐이던 조상들의 삶도 아버지의 좌절도 잘못 꾼 나쁜 꿈인지 모르는 것이다. 노인이 왜 민들레가 보여준 그 텅 빈 것에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말라고 했는지, 종일댁의 죽음도 보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많은 것을 보아버렸다. 미래라고 해 봐야 양상을 달리한 그것들의 반복에 지나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아주 우울한 소녀였다.”


마무리를 우울하게 해 버린 것 같다. 이게 다가 아닌데, 이게 끝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조카 나대를 업고 들판을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태어난 이상 생존의 게임은 불가피한 것이고 우리는 어차피 아버지가 물려준 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아버지’는 아직도 저 들판 새벌을 서성이며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우리를 통해 다시 살게 되는 것이다. 한번 태어난 이상 우리는 조상의 피를 다시 살고 극복하고 완성하는 과제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새벌은 아직 생명의 가망이라곤 없어 보이는 검은빛으로 낮게 엎드려 있다. 그러나 머잖아 햇빛 따뜻한 봄이 오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저 땅의 온갖 슬픔과 분노는 흔적조차 사라지고 푸른 새 생명들이 힘차게 솟기 시작할 것이다. 차갑고 사납던 바람의 기억은 그 생명들을 더욱 강하고 푸르게 일어서게 할 것이며 불불이 일어난 생명의 숲은 더욱 은성한 물결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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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2-0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난 이상 생존의 게임은 불가피한 것이다' - 끄덕 끄덕.
근데...아주 훌륭한 소설 같은데 좀 무거울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읽으면서 계속 고민을 하게 하는 소설....읽고 싶은데 약간의 두려움이...

icaru 2005-03-0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제가 무겁기그지없게 리뷰를 썼네요...
읽는 순간순간 나를 궁지로 내모는듯한 그런 작품...절대 아니예요..한때는 부유했던 집안의 팔남매 중 일곱째 여자아이가 '나'로 등장해 좌우대립과 남녀차별의 역사에 대해 눈떠가는 과정을 토속적인 느낌을 실어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남도 땅은 한국근현대사의 축소판이더만요~ 음..

별다섯인 이유는, 몰랐던 작가에게서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대어를 낚은 강태공의 심정이었답니다... 물론 후배를 통해서였지만...

hanicare 2005-02-0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여 쓰신 리뷰. 복순이 언니님은 폭넓은 독서를 하시네요.덕분에 좋은 작가이름을 하나 알았네요.^^

미네르바 2005-02-0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네요. 좀 무거울 듯 하지만 또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님은 독서의 폭이 굉장히 방대해요. 문학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그래서 굉장히 부러워한다는...^^) 그리고 읽은 즉시 열심히 리뷰도 쓰시고. 참 부지런하신 것 같아요. 이 책 도서관에 있을까 모르겠네요. 최근에 책을 너무 많이 사서 이제 책사는 것은 자제해 보려구요.(잘 읽었어요. 추천!)

잉크냄새 2005-02-0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저한 자기 부정, 갈팡질팡하는 삶의 허우적거림...살아가면서 한번쯤 심하게 도전받고 유혹받는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icaru 2005-02-0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 케어 님.. 읽어 주셔서 그리고, 머리카락과 문장들을 쥐어뜯으며... 썼다는 걸 ..파악해 주셨네요..
미네르바 님... 제가 넓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도 깊지도 정확하지도 않다지요 ^^
저도 최근에 읽지도 않을 책을 너무 많이 사버려서 방바닥 여기저기에 책들이 지적난민처럼 널부러져 있어요^^

잉크냄새 님... 술로도 달랠 줄 모르는 철저한 자기 부정, 휴우.. 너무 강직해도 세상살기 어렵지 싶어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2-02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불이 일어난 생명의 숲은 더욱 은성한 물결을 이룰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 너무 맘에 들어서 저 가지고 갑니다... ^^
가끔 마음에 남는 작가들 있어요. 저도 며칠 전에 읽은 소설이 하나 있는데, 순우리말이 데굴데굴 나뒹구는 공들여쓴 소설인데다 구성도 탄탄하지, 입심도 훌륭하지, 그런데 막상 그 작가, 제가 뭐라고 걱정이 되는 거예요. 책이 많이 팔리진 않겠다 싶어서... 그렇게 때려죽여도 가볍게 쓸 수 없는 작가들이 있더군요...

2005-02-02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살이 2005-02-02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라도가 고향인 친구의 말은 과장이 아닐까 싶네요. 사람들은 아마도 이런 말들을 통해서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동학운동이나 5.18을 마음 깊숙이, 그리고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교육받고 되새김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는 특별한 가르침을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이 좀 색다른 사람이었을련지 모르겠지만. 부마 항쟁이나 제주4.3 항쟁과 무게가 다를 필요도 없을테구요. 아마 피해의식이나 자존심 정도로 남겨져 있을련지는 모르겠습니다. 국사책을 보면서 광주학생운동에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끼듯이, 내 주변의 고장에서 무슨 자랑스런 일이 일어나면 뻐기고 싶어하고,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면 창피스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이니 말입니다. 분명 지역적 성격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사건들이 있을 수 있으나, 단순히 그 지역색으로만 보아서는 안될 거대한 흐름같은 것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리뷰와 상관없는 지엽적인 것에 마음이 쏠려서 그만... 으, 이것도 어쩜 또 다른 피해의식 비슷한 것일련가 모르겠네요.^^;

icaru 2005-02-0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 하루살이님...
제 친구는 고향이 익산인데~ 그 친구에게는 그랬나보아요~ 정말 지엽적인 이야기지요... 제가 리뷰에 그렇게 쓰고 나니, 일반화가 되어버리고...선입견의 단초을 제공했는가요..?? 앗 나도모르게 그만, (이거 복학생 멘트 아니고요...^^;;)

저 부분을 쓰면서..좀 걸린다 싶었는데.. 하루살이 님께...딱 걸렸어요!!!

icaru 2005-02-0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저도 이 작가의 작품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좋은 소설이었어요~ 진짜....
하지만...현실은...그렇죠... 좋은 소설과 잘 읽히는 소설은 따로따로 인거 같아요...

토란잎 2008-12-2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근에 이 소설가를 잘 아는 후배가 권해줘서 지금 주문했어요.
님의 독후감 읽으며.... 빨리 읽고 싶어지데요.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조경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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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4남매이다. 내 기억에 엄마와 아빠는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주루룩  딸린 것을 많이 힘들어하셨던 거 같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우리들 중 하나 둘은 친척집에 보내졌다. 외가는 서울이었고, 친가는 내가 살던 소읍보다 더 시골인 어촌마을이다. 나는 친척집에서 낮 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사촌들과 잘 놀다가도 산그림자가 짙어지는 저녁이 되면 쓸쓸하게 어두워진 나무들을 바라보며 곧잘 이상한 생각에 잠기곤 했다. 엄마 아빠, 두고 온 집 생각으로 시작해서 ‘나’는 누구일까. ‘나’는 왜 ‘나’일까. 지금의 '나'가 아니라 전에 아주 오래 전에 다른 '나'가 있지 않았을까....같은 조그만 애로서는 감당이 안 되는 형이상학적인 것들까지....

 

그런 생각들에 결론이란 없다. 손으로 갈퀴를 만들어 물 속을 헤집는 것처럼,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다. 그저 처연한 느낌이 조금 들다 말 뿐....


이 소설은 그 때 뜬금없이 들곤하던 정황들이 연장되어 겪게 되는 느낌이 든다. <어두운 거리의 상점>처럼 실루엣으로 느끼고 파악하고, 줄거리보다는 정황의 설정이 중요해지는....


‘전생퇴행워크숍’이라는 게 나온다. 몇 년 전이었지 싶은데...한참 전생 바람이 불었었다. 그것을 소재를 다룬 트랜드 드라마도 많이 나왔고 말이다. 이 책도 그것에 편승한 것이었을까... (편승이라는 가벼운 느낌을 주는 단어 말고 다른 것 없는가???)  이번 생은 조졌지만.... 전생은... 아니, 조지고 말고가 중요하지 않지...암 중요하지 않고말고... 


이 소설에서는 밥과 국과 찌게를 만들어 먹는 장면에 대한 서사랄까 묘사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아....밥이란 것이 얼마나 중한데 밥상을 치섰소....   


정말 재미없는 소설이었어, 라고 말하고 싶으면서도, 왠지 그렇게 잘라 말하기가 미안해진다. 적어도 어느 한 지점에서 작가와 나는 소통하고 있지 않았을까.


태초의 ‘나’를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 그 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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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1-2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솔직하고 잔잔한 글이네요.어렸을 때의 기억, 절절하게 와닿아요.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랑 같이 있지 않으면 기 죽고 그러쟎아요.
전 어렸을 때 진짜 유명한 "울보"였데요. 엄마가 옆에 없으면 아주 난리가 났었데요.
울 엄만 얼마나 힘드셨을까?
복순이 언니님의 글을 읽으면서 미소 짓다 갑니다. 왜냐구요?
저 같음....씩씩하게 "정말 재미없는 소설이었어." 라고 말했을 것 같아서.ㅋㅋ

icaru 2005-01-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고마워요~ 수선님... 이 책 읽고 고민했습니다... 왜냐구요?
리뷰로 쓸말이 없다는 생각...
왜...꼭 있지요....속도를 내어 끝부분까지 읽어나가긴...했는데 맨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그래서?" 라는 생각이 드는 책 있잖아요...
그런데...어케어케 옛날 이야기를 꺼내다보니...구냥....리뷰꼴을 갖춘 글이 나왔네요... 참..나...끄응..

님 어렸을 적에 유명한 울보셨군요~ 하하... 수선님의 서재에서 님이 장녀라는 글을 읽고...오호...의외다 했었답니다...ㅎ..제가 겪은 장녀들 치고...유쾌상쾌발랄이...전무하다시피였거든요...핫 참고로...저두 장녀예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23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복순이언니님은 골수장녀의 면이 언뜻 느껴지면서도 무척 유쾌하고 상쾌하고 발랄해요. ^^ 그런데 리뷰 첫부분은 괜히 눈물나네요...

비로그인 2005-01-2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욜에 뜬 리뷰인데 뽁스네 집에서 복순 아짐 발견하고 이리로 왔어요. 호잉? 리뷰가 있네요. 비발쌤네 이벤트한다고 술 마시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구나..
크하..복순 아짐, 멋지십니다. 어린 시절에도 나는 누구인가,를 가끔 자문하셨군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사촌들이랑 놀 때 '저것이 라면을 몇 가닥 더 가져갈까, 내 과자는 숨겨둬야지, 쟤네 아버지(외삼촌)사장인데 나처럼 없는 것이 건빵 사달라고 조르면 사 줄까 ..' 뭐, 그렇게 추잡스런 질문들만..
조경란은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읽고 나서도 그래서, 뭐가 어?다고? 그런 묘한 반발심만 드는게..제 취향이 아닌가 봐요. 세계가 별루 보이질 않던데..복순 아짐, 말씀 잘 하셨네..상황만 있을 뿐..(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넘 심한 말을..)

icaru 2005-01-2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아구구..그러게요...제가 쓴 걸 앞부분..다시 읽어보니..쩜...처량맞네요..골수장녀요? 하하... 골수까지 장녀의 피가 흐른다 이거지요~ 음음..히히...

복돌언니.. 저두요..먹는거에는 엄청 집착했다는..형제가 많은집이 늘 그렇듯 먹을 땐 피튀겨요... 음..근데...제가... 왜..나는 나일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느냐면요...어릴적엔...그 시절 그 때의 '내'가 '내 모습'이 참...싫었어요... 그래서 다른 아이가 되어보는 상상을 많이 하며 놀았던 거 같아요... 옷도 이쁜 거 많고..해서 이쁘게 입고....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내가 아닌 다른 애가 되어보는 상상요~
조경란꺼는...저두 읽기가 수월치 않드라고요... 막말로... 너무 자기세계와 그 멋에 빠진 듯 보였고요..... 근데 최근에 플레져 님의 국자이야기 리뷰를 읽었는데... 조경란이 조금 달라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노력하는 작가였는모양예요~

플레져 2005-01-23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문학적 소양은 그 어린날에 이미 형성되었군요. 짐작은 했습니다만... 이안님처럼 저두 눈물나요. 조경란의 이 소설은 하이텔 문학관에서 연재하던 소설이에요. 원래 제목은 이오에서 온 빛 아니면 이오의 빛... 일 거에요. PC통신 시절이었는데, 뒤늦게 하이텔 문학관을 알게 되서 막 연재를 시작하던 이 소설을 본 기억이 나요. 하성란의 삿뽀로 여인숙, 은희경의 그것은 꿈이었을까 (원래 제목은 꿈속의 나오미) 도 하이텔 문학관에서 봤던 소설이구요... 흠~ 그 먼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불과 몇 년전이네요. 에고고.... 너무 딴 얘기만 늘어놨어요. 소설속에서 주인공은 참 배고파 보이지요? ㅎㅎㅎ 참 좋은 리뷰에요!!

icaru 2005-01-2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문학적 소양이요!! 하이쿠......해몽이 더 멋져요!! 조금 헐벗은 느낌의 유년을 보내서 그런가보아요...
하이텔 문학관에 연재라... 플레져 님...이쪽..근황을 아주 잘 아시네요~ 으흠...뭔가 있어요? 그죠?
오늘 출근을 했는데...일이 마구 덤비네요...
마음만 급하고...시간은 없고...참으로 떫은 맛이네요.. 에효...

로드무비 2005-01-2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초의 나를 생각해 보게 한다니 그 정도면 작가는 할 바를 다했네요.
울림이 있는 글이에요.
잘 읽고 갑니다.^^

icaru 2005-01-27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앗...감사합니다... 울림이 있는 글이라니, 에구구..제겐 최대의 찬사네요..
 
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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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읽고, 그와 유사한 내용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읽으려 했던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부분이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니어링 부부의 소박한 시골 생활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자세히 볼 수 없으니까요.

대신 이 책에서는 스콧 니어링의 성장 과정과 그의 사상의 역경을 훑어 볼 수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은 자신의 일생을 두 가지를 지키기 위해 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첫째 이 지구상에서 모든 전쟁의 근원인 인간의 착취 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한 것이지요. 둘째, 진실을 찾아내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그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둘 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고, 반면 규제와 제한과 금지는 증가했지요. 하지만 스콧 니어링은 자신의 일생을 자신의 신념대로 끝까지 그렇게 살았더군요.
스콧 니어링의 “기질에 따라 사람을 나눈다면 안락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들과 끊임없는 결단과 투쟁으로 이어지는 힘겨운 삶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라는 말에 비추어보면 그 자신의 일생은 당연히 두 번째 부류에 속한 것이었지요. 그는 자신의 신념처럼 철저한 사회주의자였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과 출판사는 반전을 부르짖고 자본의 분배 문제를 깊게 천착하려는 그에게 점점 배타적이 되다가 결국엔 그의 글을 기고해 주지 않았고, 미국의 대학 강단에서도 해직되었습니다. 미국뿐인가요. 서구 사회 자체가 그를 따돌렸지요. 그는 스스로가 서구 문명에 안녕을 고합니다. 세 가지 이유에서 그러했습니다. 첫째, 서구 문명의 위선적 태도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 둘째 서구 문명이 경쟁을 으뜸의 원리로 삼아 세워졌기 때문. 셋째 문명의 중심지들이 남아도는 잉여금을 파괴자들에게 넘겨 주고 있으며 군대의 모험가들이 도박을 하고 있는 사이 가망 없는 파산 상태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

그리고 1930년대 미국 우익의 압력 아래서 살아가는 삶의 수단으로 택한 것은 자급농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한 노동 네 시간, 지적 활동 네 시간, 좋은 사람들과 친교하며 보내는 시간 네 시간이면 완벽한 하루가 된다.’것은 여기서 나온 말이지요.

아는 것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 혹 자기 자신을 넘어서 다른 사람 또는 하나의 이념과 목표를 향해 부단히 나아가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을 실천하면서 사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스콧 니어링, 그의 논리는 아주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논리와 사상을 삶 속의 실천으로 구현하였으며, 시종.....자본주의 문명과 패권적 국제 질서에 대해 성찰과 비판을 하였기 때문에 그 위대함에 고개를 숙입니다. 


밑줄 친 부분

우리는 정치적 견해보다 식사법이 공격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치열한 싸움은 계속된다. 삶이 있고, 열정이 있고, 목적과 기능과 경험이 있는 한 진보는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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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5-01-23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콧 니어링의 삶의 철학도 그렇고 삶 속의 실천도 대단하지만 그의 시간분배가 왜 이렇게 눈에 들어오는지요? 생계를 위한 노동 네 시간, 지적 활동 네 시간, 좋은 사람들과 친교하며 보내는 시간 네 시간. 제 시간분배와 대단한, 엄청난, 쨉도 안 되는 차이가 있군요. ^^

비로그인 2005-01-2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부분이 화악~ 눈에 들어오네요. 유럽에서는 보통 6시간 근무라고 하던데..그리고 자유시간~ 캬..최장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선 정말 부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군요. 그리고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른쪽으로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자, 로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데 가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편견을 드러내고 무의식중에 차별을 일삼는 행위들을 보면..(실명비판 좀 해야 쓰겄습니다. 갑자기 '김규항'이 생각납니다..쿡쿡..)매우, 실망이랍니다..

파란여우 2005-01-2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 아우의 김규항 비판은 내가 고자질 해야지..큭큭^^..그리고 복순언니님!! 추천 하나로는 부족한 투시력 깊은 리뷰였습니다.

호밀밭 2005-01-2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정치적 견해보다 식사법이 공격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 부분 저도 밑줄 긋고 싶네요. 생계를 위한 시간 노동을 4시간만 하는 사회가 오는 날이 있을지. 스콧 니어링의 삶은 왠지 제가 서 있는 곳이 너무 다른 세계라는 생각도 들어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가요.

icaru 2005-01-23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의 하루 시간 분배가 무지 궁금하옵니다 ^^ 우리들에겐 자신을 위하지 않은 일하는 시간이 압도적이네요~

복돌이 언니님~ 김규향이요...마자요... 예전에 그의 글 중에 애들을 위해서 이민가고 싶다고 토로하는 글을 읽고 좀 실망했었다지요~ 정말...대한민국 사람들은 너무 바쁘게 삽니다...일하느라...말이죠...과거에는 더 심했겠죠! 저희 아버지도 재작년에 정년퇴임하셨는데...젊은시절에 너무 일만 하셔서...마땅히 취미 생활을 갖지 못하셨기 때문인듯... 노년을 그닥 재미있게 지내지 못하시는게..보여...늘...마음에 걸립니다...

파란여우 님~ 저 이 책 읽으면서 님 서재를 아니~ 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땅의 생활 속에서 스스로의 의지를 실천하는 스콧의 생활과 사상이 님의 삶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듯 여겨졌습니다....

호밀밭 님~ 하하...님..맞아요!! 사회 생활하면서 저도 식성이 많이 바뀌었답니다.. 육식 위주로요.. 특히 저는 아웃백이나 티지아이 같은 페밀리 레스토랑 음식을 즐겨 하고 싶지 않음에도...회식을 하게되면...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곳을 선호하거든요..
전...채식주의자는 못되고...육식주의라고 하기도 어렵고...ㅋㅋ....생선주의잔가..??
생계를 위한 시간 노동을 4시간만 하는 사회가 오는 날이 있을지... 글쎄 말입니다~~

플레져 2005-01-2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쉽게 쓴 리뷰를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압니다.
비결 좀 가르쳐주세요. 부럽습니다. 생선주의자님! ^^

icaru 2005-01-2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물마시면서...님의 코멘트 보다가...생선주의자 부분에서...사레 들였어요....
님도 참... 왜 제가 하고픈 얘기를 하십니꺼...

잉크냄새 2005-01-2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콧 니어링은 실천적이고 충실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다간 대표적인 인물이죠.
그의 삶의 시간 배분을 어리숙한 제가 따라한다면 굵주리기 딱 좋겠네요.^^

icaru 2005-01-2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 냄새 님~ 님이 쓰신..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정말 인상 깊게 읽은 사람 중 하나랍니다~

잉크냄새 2005-01-2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헬렌 니어링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이 님의 리뷰를 통해서였답니다.
그 당시 땡스투가 있었다면 당연히 땡스투였을텐데요.^^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 하면, 씨네21에 <이창>이라는 코너가 생각난다. 고만고만하기 만한 클라이막스 없는 일상에서 간간히 선사 받는 청량제, 김영하의 <이창>이라는 코너가 내게 딱 그랬다. 하지만, 그 이후 <아랑은 왜>를 그럭저럭 읽고 나서, 한동안 김영하의 글을 읽는데 흥미를 올리지 못했었다. 작년 초 쯤에 김영하의 새소설인 이 책이 나왔다고 했을 때, 알라딘 서점은 신작을 들고 간만에 돌아온 오빠! 김영하로 인해 술렁술렁했었지만, 나는 심드렁심드렁하기만 했었다.  
나 개인의 소설 취향을 놓고 보자면, 글쎄...나는 그러니까 인물의 자아찾기를 그림 그리듯 볼 수 있는 “성장 소설” 같은 것에 감성이 쉽게 들러 붙는 쪽이다. 그러나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은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소설집 나에겐 아주 좋았다. 성장 소설도 아닌 것이....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집과 회사를 오가는 사이사이 한 편씩 읽었다. 그런데 순식간이었다. 음, 아직 내게도 꽤 쓸만한 집중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 신퉁방퉁한 소설이다. 최근 읽었던 책들 중에 머릿속에서 글자가 퉁그러져 나가 중도하차한 책이 꽤나 되어 의기소침해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 책 뒤에 문학평론가 김태환이라는 사람의 해설이 붙어 있다. 어떨 때는 평론가의 해설이 본작보다 더 난해해서 되려 작품과의 거리를 더 멀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 평론가의 해설은 더도덜도 아닌 해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듯, 군더더기 없어 좋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평론가의 평론은 독자인 나 본연의 감상이 어설픈 것이었노라 자학하게도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니, 해설이라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소설집은 꼭지 하나하나 일상과 섞어드는 놀라운 힘이 있다. 작품 속 변두리 것들이 독자에게 아주 익숙해서 그런 거 같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는 저민 닭가슴살에 뭉근하게 익힌 당근으로 만든 카레를 신부님인 친구에게 저녁으로 만들어 대접하는 소설가. 위스키 발렌타인 한 병을 들고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신부님 친구의 모습이...
<오빠가 돌아왔다>에서는 오빠는 아빠 때문에 집을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스무살이 됐을까 말까한 앳된 여자를 데려왔다. 그 여자에게 ‘남자 맛은 일찍 알아서 오빠만 보면 침을 질질흘리는 주제에 새언니 노릇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며 오빠의 여자에게 뻣대는 중학생 여자아이인 나의 모습이...콩가루인 집안 식구들...그런데 아빠와 이혼하고 함바집을 하는 엄마가 집으로 다시 들어온 기념으로 의기투합하는 의미로다가 야유회를 가고, 경춘국도변 고기집에서 고기를 구워먹는데.... 중학생이 여자아이 나는 이 모든 상황이 우습다는 듯 시덥잖게 말하고 있다... 콩가루가 뭉쳐지는 화해 무드가 싫지는 않은 눈치인 여자 아이의 모습이....참..흐흐
<너를 사랑하고도>는 아침반 수영장이 배경이 되어 친근하다. 작년 이맘때, 일을 쉬고 있었을 때다. 지독하게 늦잠을 자는 습관을 고치려고 아침반 수영을 다녔었다. 그때 수영반에서 할머니들 틈에 끼여 수영 배우던 게 자꾸 오버랩되는거다.
<이사> 또한... 이사하는 날.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부 아저씨와 벌였던 심리전 실갱이 같은 것이 어찌...알만하다...싶은 거 말이다.

아무튼...위의 모든 것은 작가가 말하려는 주제 같은 것과는 관련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변두리 것들이다. 작품의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음...읽은 사람은 알겠지....

이것이 돌멩이인지, 노다지인지는 직접 캐봐야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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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4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1-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님의 지적...무쟈게 감사드립니다...오타잡는 일로 먹고 산달수있는데...이래서야...쓰나싶습네융!!! 진땀...삐질...

kleinsusun 2005-01-1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전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읽고, 의사에게 정말 사람의 내부에서 불이 나서 죽을 수 있냐고 물어 봤어요. 그 의사가 깜짝 놀라서 저를 쳐다 보더니....말했어요...

"아.니.요"

정말인지 알았는데...쩝. ㅋㅋ

로드무비 2005-01-14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상부상조하자고요.^^

icaru 2005-01-1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인수선 님@@!!! 어쩜...저도 그 부분에서 한참 생각했더라는... 셋 중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첫째... 진짜 그런 증상이 있다...둘째...홧병에다가 문학적 상상력을 더하여 한 표현이다...셋째...자살이다...
ㅎㅎㅎ 님은 좀더 적극적으로 알아보셨더랬네요 ^^
저도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참...매력적으로 여겨지더랍죠...그리고 <이사>도 좋았어요.. 주인공 부부가 굉장히 소중히 여겼던 항아리가...그렇게 처참하게...조각조각 나다니...

로드무비 님...그럽지요~ 이제....님의 리뷰 볼 때...두 눈에 불을 훤히 킬 겁니다 ㅋㅋㅋ 긴장되시지요?

비로그인 2005-01-1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엘레베이터를 타고 가는데 문에 붙은 그림딱지를 봤어요. '기대금지'. 문짝에 기대지 말라는 것인데 이렇게 좁은 틈 사이로 사람이 빠질 수 있나..그런 생각이 들면서 문득 김영하의 소설들을 떠올렸걸랑요. 크아..이거 여기저기서 리뷰 뜨고 그러던데 정작 전 읽질 못했다뉘..여기 댓글 다신 분들은 모두 읽으셨나봐요..후기 산업사회 이후의 인간소외..를 절감하도다..복순 아짐, 나 내버려 두씨요..두랑께요!

호밀밭 2005-01-1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에게 이 소설이 신통방통한 소설이었네요. 글자가 잘 안 읽힐 때는 무조건 재미있는 소설을 읽어서 날아가는 글자를 잡는 게 제일 좋은 듯해요. 저는 이 소설을 읽기는 읽었는데 이 책으로 묶여진 것으로는 안 읽었어요. 서점에서 한 편, 다른 첵에 있던 소설 모음집에서 한 편, 이런 식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감상도 흩어졌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 재미있었던 책으로 감상이 모아지네요. 서점에서 읽었던 <오빠가 돌아왔다>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상한 화기애애함이 마음에 닿더라고요.

비로그인 2005-01-1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합니다. 흑흑흑!! 전 '엘리베이터에 낑긴...'그게 전 더 좋더라구요. ^^ 근데 정말 복순언니의 독서량에 감탄하여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좀 천천히 읽으세요!! ^^

2005-01-15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1-1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뉘... 산업사회 이후의 인간 소외..라구요....하하..거참 (써먹어야겠다...)글고보니, 이 책에서도 참..어디가서 써먹으면 좋겠다 싶은 표현이 많았어요... 지금 딱 떠오르는...“나쁜 아빠 종합 선물 세트” 정도네요...작중 인물은 제가 보기에도 그다지 좋은 아빠가 아녔거던요...

아...호밀밭 님...문학 계간지 많이 보시는군요~
이 책 보니까...각꼭지마다...뒤에 처음 발표된 문예지를 밝혀 주었더라고요...
맞아요...! 글자가 안 읽힐 때는... 재밌는 소설을 읽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요....
안 읽히는 책을 붙들고 있다보면...점점...책 읽는 자체가 싫어지게 되거든요...

폭스바겐 님

미안합니다. 흑흑흑!! 전 '엘리베이터에 낑긴...'그거 아직 못 읽어봤다는....
뽁스 님이 좋다하니...또 읽고자픈 마음이 동하네요....(이눔의 책 욕심..크윽...)아 참...다음에 읽을 책은 김영하의 <호출>이랍니다~ 원제나 읽을래나...

속삭이신 님...잘 접수했당께요~ !!

플레져 2005-01-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는 이사가 참 좋았어요. 그 으시시하고 뭔일 날 것 같은 긴장감이 아주 좋았어요. 저두 폭스님처럼 엘리베이터..에 있는 소설집도 좋아해요 ^^ ㅊㅊ!

2005-01-1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1-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앗 저돈데~!
속삭이신 님의 마음이 별거 아니긴요~ 절대절대 아닙니다~~!

2005-01-18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한민국 사실은 - 디알북
박대령 지음 / 데일리서프라이즈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해 3월에 ** 일보를 정기구독했다. 그런데 정말 요즘엔 신문 보기가 힘들다. 처음 몇 달에는 신간도서 안내 부분은 그래도 빼지 않고 보고, 정 안되면 주말에 몰아서도 보고 했었는데, 지금은 집안 한구석에서 차곡차곡 탑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접한 이 책은 신문 보기를 돌같이 하는 나에게.... 신문의 대안으로다가 기능을 했다. 좀 선정적인 느낌이 없지 않지만.... 뭐, 그 뿐인가...눈 수술, 뇌수술 시켜 주고 덤으로 시간적 여유까지 가져다 주었다.   좀 과장인가.....

일단 어케어케 살다보니 통 신문 볼 시간 없는 분들, 그리고 우리 언론 특히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에 대해 막연하나마 석연치 않은 느낌을 한가득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막연한 석연치 않음에 연유를 알게 해 줄 명백한 자료들을 이 책은 제공하고 있다.

메추리를 독수리로도 만들고, 햄스터를 코뿔소로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언론’이라더니....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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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1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1-12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메추리를 독수리로도 만들고 햄스터를 코뿔소로도 만드는 것이... 언론 맞지요. ^^ 그 요점이 딱이네요. 신문의 대안으로도 기능을 한다는... 도표로 간결하게 요점정리해주는 느낌이지요? 요즘 복순이언니님 책에 파묻혀 사시는군요...

호밀밭 2005-01-1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보는 것을 한 번도 좋아했던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기사 뜬 것 정도 검색하는 게 전부일 뿐인데 세상사에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닌가 반성도 해요. 신문 보기의 대안으로서의 책이라면 저에게 필요한 책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님, 요즘 많은 리뷰를 올시시네요. 한 해를 알차게 시작하시는 것 같아요.

icaru 2005-01-1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거 진짜 그러고 보니...말 되네요...

저는 '항상'이라는 말을 많이 쓴데요... '항상' 그런건 아닌데...항상항상 그런데요...

이안님~! 덕분에 제가...요즘...책을 파고 살았어요...학교 다닐 적에 이렇게 책 열심히 팠으면...뭐 됐겠다 싶어요...근데...다시 바빠져서..쩝...



호밀밭 님~ 저도 세상사 한 무관심하지요~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는 아니고... 시세나 정세..유행이나 흐름...사건 사고..특히 다른 나라와의 축구 소식... 같은 거...되게 늦다는~ ㅋㅋㅋ

2005-01-20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umpty 2005-03-2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어디 가려운지 모르는 데 긁어주는 것 같은 느낌은 받았는데, 뭔가 미진한 느낌이 들었어요. 긁다 만 것도 같고 너무 멋대로 세게 긁은 것도 같고...
성향이 좀 온건하다 보니(미적지근한거죠...^^;;) 감정에 치우친 말투도 약간 불편했고, 그런 게 외려 이 사람의 생각이 과한 건 아닌가 하면서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감도 있었고, 그래서 좀더 냉정하고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근거 보도자료를 충분히 제시하고, 도식화해서 한 눈에 들어오게 하고, 그거 편집하느라 애쓴 거 같긴 해요.^^
쓰고 나니까 무슨 이 책 만든 사람한테 하는 소리처럼 되버렸네. ㅋㅋ

icaru 2005-03-2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험프티! 이 댓글을 지금사 보았소...내가 이렇다오...
신빙성...음...

근거 보도자료를 충분히 제시하고, 도식화해서 한 눈에 들어오게 하고, 그거 편집하느라 애쓴 거 같다니,,,, 예리하오... 나 저 책 알바리뷰 쓴 거냐는 오해도 받았었소!! 흐하하하...
소기의 목적이 너무 강했기에... 양면을 두루 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아...못본 게 아니라... 강조하고 싶은 것만 강조하여 보았기 때문...

음... 하지만...잘 몰랐던 사람에겐 중요한 일침이지 않았을까 싶고...

비로그인 2005-04-2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일보, 라면..혹시 조..조..좆선..설마..아닐 거야..복순 아짐이 그런 황색 언론지를..아니야..어쩌면 자전거에 눈이 어두우셔서..그럴 지도 몰라..아냐, 우리 복순 아짐은 그럴 리가 없어..그럴 리가 없어..으으..

icaru 2005-04-2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 조....조...좆선은 아냐요 ㅋㅋ 뭐 그보다 많이 나을 것두 없는 **일보지요~

sayonara 2006-04-1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내용이 좋더라구요. 근데 편집이 너무 선정적이고, 구성이 조잡해서 내용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진 것은 아닌가... -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