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뻘건책 다빈치 코드를 드디어....읽었다.
천사와 악마를 읽고 나서 읽은 터라, 어떤 패턴 같은 게 보여서 개인적으로 온전한 재미를 못 느끼며 읽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실은 * * 의 * * 이었다거나, 맨 처음에 피살된 소니에르가 실은 * * 의 * * 이었다는 것 등이 그닥 신선하지가 않았다.......

댄 브라운의 작품 이제 두 번째 것을 읽고, 이렇게 물려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이 작품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인가보다.
 
그림이나 예술 작품 속에서 기호학적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얻어가는 것도 전작 ‘천사와 악마’와 비슷하고, 하여튼 로버트 랭던만 그대로고, 또다른 여주인공 비토리아가 소피로 대체된 것. 막판에 여러 가지 사건들을 다 해결하고 이제는 비토리아가 아니라 소피와 막판에 남녀 끈끈한 애정이 생겨나리라 예상되며 끝나는 것. ----> 영화로 만들기 위해 쓰여진 작품이라는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것들이 뭐 이것 뿐일까.

주변 친구들은 이 책이 아주 재밌었다고 이야기하니, 친구들과는 “맞아, 재밌더라.” 해놓고, 이렇게 알라딘 서재에 와서는 그런데....나의 진짜 느낌은 좀 김빠진다는 거야 라고 호박씨를 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소설을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매튜 펄의 <단테클럽>과 비교하면서 이 책이 인문학적 접근에 치우치지 않고, 대중 문화적 아이콘을 차용해 글을 썼다고 했는데, 이 소설의 지향점이 이렇게 대중적인 재미를 지향한다는 것에 대해선 아무런 유감이 없다. <단테 클럽>은 재미가 난해함을 압도하지 못하리라는 그래서 나에게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계산에 읽을 생각도 안 했지만, <다빈치 코드>는 어렵지 않다고 해서 책을 얼른 집어들었지 않았나... 대중적 코드라는 점에서는 유감이 아니라, 감사를 해야지 싶다. 나의 유감은 이 책의 스타일이 <천사와 악마>와 반복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만 못하다는 점에서 좀 김이 새는 것일거다.

약간 흥미로웠던 것.

이 소설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열두 개 이상의 비밀단체들이 아직도 고대의 성 의식을 행하며 이를 통해 고대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의 예를 톰크루즈의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예를 통해 들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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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0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와 악마는 그래도 좀 낫습니다...

hanicare 2005-01-05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도 복순이 언니님만의 리뷰를 보게 되니 반갑군요. 사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 아니라고 말하는 건, 어떤 사람에겐 자신을 과시할 기회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힘든 것인가 봅니다.

플레져 2005-01-05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은 정말 폭넓은 독서를 하셔요... 저는, 흑흑...

다빈치 코드 읽어야 하는데, 가끔 책장만 들춰볼 뿐입니다. ㅠㅠ

icaru 2005-01-05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 굴게요...천사와 악마가 더 손에 땀을 쥐게 했지 싶네요..

하니케어 님 / 히히...그닥 솔직하게 자기 의사 표명을 못하는 편이야요...둘레둘레 눈치도 많이 보고요...살면서 후천적으로 얻어진 습성 같은데....여기 서재서까지...그러지 않아도 된다 싶어...좋다 하고 있어요..

플레져 님 / 폭넓은 독서라~ 말이좋아 글치..이궁.. 전..플레져 님의 깊고 그윽한 감수성이 반영된 책읽기 쪽이 더 부러운데...^^

비로그인 2005-01-0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와 비슷한 추리형식일까요? 음, 아직 감은 못 잡았지만 그러니까 이건 [천사와 악마]의 아류작품이라고 생각해도 좋을런지요? 근데 제 말투가 왜 이러죠..좋을까요, 도 아니고 좋을런지요, 는 또 뭐여..

내가없는 이 안 2005-01-06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와 악마가 더 낫다는 말은 알라딘서재에서 많이 들어본 듯한데 그래도 전 둘 다 읽을 거랍니다. 아직 다른 책들에 밀려 다빈치도 급한 마음에 서두만 보고 말긴 했지만서도요. ^^ 그런데 올해들어 복순이언니님 리뷰를 연속으로 읽게 되니 참 좋군요. 역시 그 저력이 어디 갑니까? 그렇잖아도 지난번 김별아 리뷰 보러 왔다가 다른 책도 하나 건져서 보관함에 넣었는데... 뭘 넣었는지 궁금하죠? 리뷰 양이 많으니 대충 훑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못 본 리뷰도 꽤 되더라구요. ^^ 올해 안에는 리뷰 올리기로 계획 잡았답니다. 클클.

icaru 2005-01-0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언뉘../ <나무>는 무엇인가요? 추리물일런지요? 지난번에는 코끼리 쏘다를 소개하시고...오늘은 슬쩍 <나무>를 던져 주고 가시네~ 히히...아...제가 보기엔 글쵸...<천사와 악마>의 아류작 같다는...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 어인일일런지요~ 제 말투 왜 이런겨...

이 안 님/ 이상하죠...다빈치 코드를 떠억 앞에 대하고 있음...급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요...저도 그랬담다...이거 얼른 읽어치우야는디...

근데...어떤 책을 보관함에 넣으셨대요?? 사실 저두 그래요...

님의 리뷰를 다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이걸 왜 지나쳤을까 싶은 것들이 툭툭 튀어나오더라구요... 그런 책이 사랑해야 하는 딸들 하나 뿐인감요~




픽팍 2005-03-19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 빈치 코드 꽤 잼나게 읽었는데 천사와 악마가 더 잼나다면 그것도 상당히 입맛당기네요 ㅋ
저는 주위에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 빈치 코드 보면 시험 든다고 꺼려하더라구요 ㅋ
길지 않은 글인데도 자신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 같네요 ㅋㅋ대단해요 ㅋ

icaru 2005-04-1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픽팍 님...고마워요~~
 
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
김별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다 큰 성인이 되어서 나는 웃어른에게 기억에 남을 두 번의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두 번 모두 그 꾸지람의 형식은 이랬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으면 뭐하니, 너는 ***인데....”


아무래도 내가 그 분 앞에서 책 읽는 액션을 무리하게 취한 거 같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서평쓰기를 위한 책읽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책은 나에게 있어 휴식이자, 즐거움이자 삶 자체인데, 리뷰를 쓰려고 하면 머릿속 생각과 쓰는 행위는 어쩐지 각각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의 공저 <조화로운 삶>을 읽었다. ‘조화로운 삶을 사는 데 기본이 될 만한 최소한의 가치 몇 가지.


단순한 생활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남

무엇이든지 쓸모 있는 일을 할 기회

그리고 조화롭게 살아갈 기회


좋은 말이다. 그런데, 단지 좋은 말일 뿐이다. 단지 내겐 그렇다.


그러나 정작 오래 남는 구절은 ‘건물이 제 구실을 잘 하려면 배수가 가장 중요하다.’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음 이 에세이는 실수와 상처가 두렵지 않은(나의 20대와는 다르구나. 나는 상처받고 실수하는 것에 얼마나 겁을 집어먹었던가...) 가열찬 20대를 보낸 소설가 김별아가 그의 나이 30대 초반이 되어서, 자신이 더 이상 강력하거나 자신만만하거나 아름답지 않음을 느끼며 쓰는 에세이이다.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기 힘들어 한다. “이번 생은 조졌어! 라는 황지우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며.... 김별아는 절망 한가운데 있는 듯 하다. 더더군다나 업고(業苦)로 글쓰기를 행하며 살게 되었으니, 글쓰기란 결국 끝없이 절망을 자각하며 사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음, 김별아를 누군가 토닥여 줘야 할 것 같다. 아니, 독자들에게 위무받고 스스로를 위무하기 위해 이런 에세이를 썼을지도 모른다. 이런 쓰러지는 포즈하고는.....! )


그런데 신기하지. 이런 걸 또 투사라고 한다지. ‘그도저도 여의치 않다면, 지금처럼 흔들리고 방황하는 채 나이를 먹어 여전히 팔리지도 않는 소설을 잡고 씨름하고 있을 것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말거나 감겨 주는 나를 상상한다. 그러면 나는 훨씬 유쾌하고 자신 있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와 같은 회한의 말들에 나는 공감하고 있다.


‘참는 것보다 도망치는 편이 낫다’며 삶의 비겁을 위로하는 김별아의 모습에서 책을 읽고 되도않는 괴발새발 리뷰 따위는 쓰지 않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날림공사라도 하나 급조해 리뷰로 남기는 게 낫지 하며 위로하는 나를 본다. 

 

소설가들이 산문집을 내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 누군가 그랬지.

그 말 속에 산문집을 문학 속에는 끼워 주고 싶어하지 않는, 깎아보려는 태도가 담겼을 게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과는 다른 산문의 맛은 ‘고백체로 내지르는 직설 어법’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또 인심 좋게 돈을 벌려고 산문집을 내는 소설가의 주머니를 좀 불려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뭐, 전적으로 좋다는 것은 아니다. 이 에세이집의 어느 구절에선가 나는 ‘이건 펄프 낭비인걸’ 하기도 했으니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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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1-04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문집을 낸 사람이 정말이지 아주아주 근사한 사람이 아니고서는...산문집은 읽을만해지기가 쉽질 않죠. '그냥 괜찮은 사람' 정도라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허접리뷰라니, 천부당 만부당의 말씀!

hanicare 2005-01-0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쓰러지는 포즈하구는...이건 이 리뷰를 읽고 내가 쓰러지면서 내뱉는 신음으로 여겨주시길. 책 자체보다 복순이 언니님의 리뷰가 볼만할 거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icaru 2005-01-0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 님...하기는요...스티븐킹이나 폴오스터가 낸 비문학 관련 책들도 당장에 사볼까 말까인데요~ 그나저나 진/우맘 님...그림책 내셔도 되겠더라고요~ 우아..놀라고 왔어요...



하니케어 님...그렇잖아도...저요 지금... 딱 쓰러졌음 좋겠다 하고 있어요... 간만에 리뷰 쓴다고 컴터 앞에 주구장창 앉아 있다가...두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어서 그런가봐요... 에고고 골이마구땡기네요...

비로그인 2005-01-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문에 편견이 있었어요. 괜시리 눈에 힘 한 번 주고 뽀다구나 잡고서 인생 운운하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근데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라는 산문집을 잼나게 읽고서는 산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더라구요. 근데 골이 땡기셔서 어째요..사정 얘기하시고 좀 누워계시면 안 되나..눈을 좀 붙이시던지..에고..워쩐대요..

icaru 2005-01-0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 라...



음 저장들어갑니다~~




icaru 2005-01-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니..히궁...넘 걱정않으셔두 되요.. 제가 과장의 명수자나요..! 골땡기는거는 잠깐씩 앉아 졸아주면...대충 기냥 쇼부볼 듯 해요...

로드무비 2005-01-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전 이런(?) 리뷰가 좋당게요.^^

kleinsusun 2005-01-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펄프 낭비!!!

아침에 주차장에 가면 "안마 출장 서비스", " 화끈한..." 뭐 이런 명함들이 차에 막 꽂혀 있쟎아요. 이런 명함들을 차에서 털어내면서 생각했어요.

여자 차에는 붙이지 말지. 종이 아깝게...ㅋㅋ

허접한 책을 쓰는것도 찌라시와 같이 펄프를 낭비하는 일이죠.

복순언니의 직설적인 표현, 맘에 들어요.


2005-01-04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밀밭 2005-01-0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예요. 소설가들의 산문집, 저도 몇 권을 책상에 두었는데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를 들여다보는 데는 소설보다 산문이 좋다고 생각해요. 순서대로 읽지 않고 그냥 가운데를 펼치고 읽어도 되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사실 그동안 산문을 많이 접하지 못했지만요. 저도 님의 직설적이면서 시원시원한 표현이 좋아요. 님의 새해 첫 리뷰 정리가 잘 되고 잘 읽히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0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마음에 와닿는 리뷰를 쓰셨구랴, 복순이언니님! 게다가 가끔 작가들이 내놓는 속보이는 에세이를 사보는 걸로 소설가의 주머니를 불려주겠다고도 인심을 쓰시니, 역시 인간성 좋은 사람은 달라요. ^^

icaru 2005-01-04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님..로드무비님인가 복돌이언니님인가 혼동했당께요..^^

kleinsusun 님/ 안마출장서비스 ㅋㅋㅋ 하긴요....저는 저 위에서..이 책이 펄프낭비인 부분도 있었다 해 놓고는...에구 그럴거까지야..또그런답니다... 암턴..요랬다조랬다...한다니깐요...



속삭이신 님...우아!! 하성란과 김별아 둘다요? 둘의 첫만남에서 김별아가 했다는 말..헉...이에요 ㅋㅋ 김별아는 참... 강한 눈빛의 소유자인듯합니다.... 사진으로가 아니라 맨얼굴로 마주하고 있음 그 여자에게 속내을 읽혀버리기 십상이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실제로도 카리스마 있을까요...김별아의 소설 개인적 체험을 구해다 놓았는데...흐.... 재미로 읽긴 어려울 듯 보이네요...휘리릭 넘겨보니까요...



호밀밭 님/ 정말 산문집이 작가를 더 잘 볼 수 있게 한다는 말 맞는 거 같아요. 산문집으로 만난 김별아는 아주 열정인 사람이지만 생에 대해서는 많이 비관적이라, 한편으로는 안타깝끼도 하대요~ 근데...제 표현이 시원시원했다고요...히이..정말 아이러니죠...생활 속에서의 저는 뭔말을 할 때 적당한 말을 고르느라... 우물쭈물하다가 한템포 늦게 입을 떼는 그런 스탈인데...



이안 님/ 으하하... 산문집을 사는 인심을 쓸 때는... 제 주머니가 넉넉해지는 아주 짧은 순간만이랍니다 ^^


2005-01-04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살이 2005-01-0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물이 제 구실하는데는 배수가 중요하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려면 배설이 중요하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건강한 똥은 냄새가 없듯 건강한 글도 구린내를 풍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구린내 없는 글이라면 그것의 건강성을 본받고싶어진다. 복순언니의 리뷰도 구린내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김별아라는 작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아직 순탄치 않은듯 싶다. 차라리 머리를 말거나 감겨주는... 이라고 생각하는건 지금의 내가 차라리 ...을 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닮아 있다. 인생을 조졌어 하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참는 것은 언젠가 배가 부르리라는 환상때문이지 않을까? (아직도 배가 고픈 히딩크가 여전히 축구 감독을 하듯이 말이죠^^)

icaru 2005-01-0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살이 님의 코멘트 보고...일순 긴장했더랩니다... ^^

픽팍 2005-03-2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산문진 굉장히 좋아하는 터라 많은 분들이 산문집을 탐탁지 않게 여기신다는 사실이 내심 놀랍네요 ㅋ요즘 김별아님의 미실인가?암튼 그 책 뜨는 것 같던데;;;
 
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우리 자신의 내면...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세월이 흘러가면서 저 속 아주 밑에 감추어 둔 일그러져 있는 슬픈 유년과 혹은 심하게 억눌린 모나고 못생긴 마음 한 켠과 맞닥뜨리는 것과 같은 뻘쭘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의 책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묘하게도 김형경의 책들은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헤어나고 싶지 않아, 그 속에서 나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구하고 싶게끔 하는 이중성을 갖는 것 같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과 이 책에서는 겹쳐지는 내용들이 좀 된다. 일례로, 전작 소설에서 정신 분석 상담을 받는 면담자와 피면담자의 에피소드가  이 책에 똑같이 나오는 부분이 있을 정도..... 게다가 직장다니며 아이 키우는 엄마들, 혹은 생업 때문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바쁜 엄마들을 뜨끔하게, 혹은 죄책감의 골짜기에 빠지게 만드는 유아기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 분석들...


설령 이 책이 <사랑을 선택하는 ...>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라도 나는 이 책이 동어반복 심하다고 딴지를 걸고 싶지 않다. 전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받는 상처와 그 상처의 원인을 소급하는 일, 삶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와 비애 타인과의 미묘한 심리 겨루기 등등은 한 작품에서 한 번만 곱씹는 것 가지고는 쉽게 분에 차지지가 않을 만큼 ‘덜 이상하고 덜 모호한 딜레마’일 것도 같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소설 형식을 빌린 정신 분석 소설이었다면, 이 책은 낯선 외국, 여행지에서 (자칫 지리멸렬하게도 느껴지는 이 일상에서 나와 여행지 도처를 그야말로 헤매다니면서) 스치는 사람들의 속마음 저 안쪽을 김형경 자신의 경험을 빌려 투사해보고, 자신과 이 세상에 그녀와 비슷한 심장을 가졌을 팔 할의 사람들의 아픔과 억눌림을 이해해보려 하는 각고의 노력. 그 결정체일게다.

 

미묘한 사람의 마음 그 유약함의 세계를 정교한 핀셋으로 조심스레 헤집고 다니는 김형경. 그녀가 핀셋으로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과 머리 혹은 무의식의 층위 혹의 콤플렉스를 헤집으려 하는데도, 저 여자가 경거망동(?)으로 뵈지 않는 것은 그러니까, 그녀는 나에게 자기의 상처와 세상의 상처를 아울러서 보듬으려 애를 쓰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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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2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세상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김형경의 핀셋... 기꺼이 그녀에게 해부당하고 싶어요. ㅎㅎ 간결하지만,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 다 담겨있는듯 해요. 추천합니다. 이미 책을 샀으니 땡스투를 못누르는게 아쉽네요....^^;;

마냐 2004-12-2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씨 하나 안 바뀌고 똑같이 나오다니, 건 좀 그렇군요. 암튼 예리하심다. ^^

icaru 2004-12-2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저도요...그래서...그녀 책을 대할 때마다...저는 헤벨레레..

마냐 님... '토씨 하나 안 바뀌고'는 저의 뻥 같네요...^^;; 조사 정도는 바꾸었을 꺼고...주어와 목적어 정도는 일치함돠...에고... 제가 과장하는 습성이...

비로그인 2004-12-24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일단 보아야겠네요...으흠...김형경님의 책이 그렇다던데(핀셋)..전 아직...알겠습니다. ^^

내가없는 이 안 2004-12-2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이 작가의 소설을 그리 즐겨 읽지 않아요. 그냥 간단하게는 마음이 편치 않아서, 라는 이유를 대지만 실은 그보다 좀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겠죠. 마음이 편치 않게 하는 작가가 김형경씨 뿐만은 아니니 말이죠. 그런데 복순이 언니님도 참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인 듯해요. 경거망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 동감! 이 책 살 때 저도 땡스투 눌러야겠어요. ^^

2004-12-24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4-12-2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분석"을 저도 한번 받아 보고 싶어요.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를 읽고 김혜남을 한번 찾아가 볼까 생각해 본 적 있거든요.

근데 그렇게 지나간 기억들과 나도 모르고 있었던 상처들을 끄집어 낸다는게...

참 그런게.....김형경 같이 모질지 않으면 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호밀밭 2004-12-2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5년에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야지 계획만 세워 두었어요. 김형경의 책을 즐겨 읽다 보면 약간은 동어 반복적인 면이 느껴져요. 님,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리고 저도 내면에 있는 이중성을 알고 싶어서 정신분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정말로요. 님, 좋은 리뷰 잘 읽고 가요.

잉크냄새 2004-12-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아마도 작가와 책에 대한 최고의 배려와 격려가 아닐까 싶네요.

icaru 2004-12-2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 님~~!! 제가 폭스 님이 쓰시는 일상 이야기를 즐겨 읽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님에게는 짐짓 부끄럽고 쑥쓰러울 수도 있는 속내도 남들에게 내보이는 당당함과 솔직함 때문이지요~... 그 글들을 보면서 그 속에 투사된 저를 보곤 했답니다. 하지만...저에게 그리 써보라 한다면 못 쓰거든요... 저에겐 좀 부족한 ...ㅋㅋ 같은 맥락에서 김형경의 이 책도 저의 편협함이 책 속의 맥락에서 읽혀 때론 석연치 않아질 때가 있긴 하지만...

그녀의 글은 저 자신을 다시 정리하게 하기 때문에 좋거든요.... 님의 글도 그래요...


로드무비 2004-12-2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유아기, 혹은 유년의 밀봉된 상처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해서

전 그 점이 좀 불쾌하게 느껴졌고요.(꼼짝마! 하는 듯해서.^^)

자신의 사정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 때문에

꽤 재밌게 읽혔답니다.

님의 리뷰도 재밌네요.




icaru 2004-12-2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 맞아요... 김형경 책은 간단히 마음 편케 하질 않죠... 계속 반문하게 만들고 딴지 걸고 싶게 하는 부분... ‘에잇...또 그 얘기야...!’ 라는 말이 내질러지게 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어요....ㅋ 근데...신기한 건요...그럼서도...문장하나하나를 제가 잘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다는데 있어요... 그건 아무래도 작가 자신의 경험이 글속에 잘 체화되어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몸으로 아파가면서 썼기 때문에... 잘 읽힌다는..

어떤 책들은 내가 뭘 읽고 있는건가 싶게...건너건너 구절이 들어오는 책이 있는가 싶으면서도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제 생각이 대강 뜻이 맞아.... 그래 이 책 나쁘지 않다 싶은 책이 있는 반면에 말이죠....




icaru 2004-12-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인 수선 님~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라~ 으아 그런 책이 있고만요... 검색해 봐야지 홀홀.... 상처를 끄집어 낸다는 것은 모질지 않으면 못한다는 님의 말에 끄덕끄덕 합니다...






icaru 2004-12-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 님 우리 함께 정신 분석 받으러 가~ 볼까요.. ^^

잉크냄새 님... 제가 작가에 대해 박수로 보내고 싶은 마음을 바로 읽으셨구먼요!!!



로드무비 님~! 맞습니다... 유아기 체험이 아무리 중요하다기로소니..... 우리는 과거의 사생아가 아니지요.... 언제까지 어릴 적 핑계만 대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졈 ^^

 



The White Stripes - Elephant (2003)

 

 

http://withmars.com/music/TheWhiteStripes-IJustDontKnowWhatToDoWithMyself.mp3

I Just Dont Know What To Do With Myself

 

예전에 이런 심심파적 심리 테스트가 있었다.

당신은 며칠째 사막을 가로지르며 여행을 하고 있다. 당신은 굉장히 지쳤고 물도 거의 떨어져간다. 지금 당신은 다섯 마리의 동물을 가지고 있다.

사자, 원숭이, 양, 소, 그리고 말

모든 동물을 데리고 이 사막을 빠져 나가기에는 물이 충분하지 않다. 만약 물이 다 떨어진다면 동물들과 당신은 사막에서 함께 죽을 것이다. 당신은 이대로는 결코 사막을 빠져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주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먼저, 당신이 동물을 포기하신다면 무엇부터 무엇의 순서대로 버릴 것인가....

 풀이... 사자는 자존심, 양은 친구,  원숭이는 자녀,   소는 욕망,   말은 열정이라는 데...

나는 말부터 버렸다...... 열정부터 잃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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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12-23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이 곡 혹시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카메론 디아즈가 부르는 노래인가요? 음치인 카메론 디아즈가 귀엽게 불러서 카페 안의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노래 같아요. 노래 멋지네요. 잘 듣고 가요.

2004-12-23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4-12-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 님~ 허허... 님은 귀가 예리하시네요... 전 영화도 봤는데 기억을 못한다는...음... 다시 보게 된다면...그 부분만 귀세우고 들어야지...

파란여우 2004-12-2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앞에서 그녀가 부르는것 같아요...

kleinsusun 2004-12-2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자가 자존심이예요?

전 사자를 선택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물을 제일 많이 먹으니까...그리고 나머지 동물들은 초식성인데,

사자는 다른 동물들 잡아 먹으니깐.... 너무 현실적인가? ㅋㅋ

플레져 2004-12-2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나요. 예전엔 어떤 동물부터 버렸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지금은... 글쎄 다 버리지 못해서 그게 문제네요 ㅎㅎ

호밀밭 2004-12-2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음악 듣느라고 심리 테스트를 안 하고 갔네요^^. 그런데 답을 알고도 사자부터 버리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동물들은 그리 위험하게 안 느껴져서 버리고 싶지 않아요. 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집착이 아닐까 싶네요. 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 행복한 날 되세요.

잉크냄새 2004-12-2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원숭이를 골랐는데...그래서 신은 절 홀로 내버려두나 봅니다.^^

아 그리고 소를 욕망으로 설정한 부분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2004-12-2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4-12-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인수선 님~ 마자요 저 중에...사자가 물을 허벌로다가 먹으니까눈.... 사자를 버린다는 것은 어쩜 성숙하다는 의미로 사려되어요~ 때로는 고통스럽거나 수치스럽지만...이제는 어느덧 자존심 쯤은 접을 줄 아는 성숙한 여인네로...접어든다는....ㅋ



플레져 님...안되어요...다 델구 가면...죽어요!!!



호밀밭 님이 사자를 버린 이유는 사자가 물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위험하기 때문이었군요...음...많은 것을 시사(?) 하는 듯 해요...모라 제가 해석을 갖다 붙이기엔 역부족 6.6

icaru 2004-12-2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를 욕망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공감하신다고요... 아 맞다...소는 우리에게 기본적인 욕구들을 제공하네요~ 고기와 우유와...음...



저는 왜 말부텀 버렸나 몰라요...어떻게 생각하면...말은 사막에서의 추진력이자...기동력인데.... 제가 빠릿빠릿하지 못한 이유의 대신임돠~

2004-12-24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5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2-2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부터 버릴랍니다.

왠지 그중 좀 덜 슬퍼할 것 같지 않아요?

복순이 언니님도 , 메리 크리스마스야요.

저녁에 좋은 시간 보내세요.^^


2004-12-25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5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7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8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8 1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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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9 1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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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0 0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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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0 2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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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1 0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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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3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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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6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07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사와 악마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그깟 순서 따위가 소설 책을 읽는데 무어 그리 중요하겠어. 싶었지만 다빈치 코드를 읽기 전에 이 책을 봐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못 이기는 척, 다빈치 코드를 읽기 전 워밍업 해 준다는 마음으로 펼쳐든 천사와 악마. (지금 생각해봐도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한다 같은 것은 상관없을 듯싶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를, 쩨쩨하게 따지면서 읽고 앉았는 나는. 추리 소설 처음 읽나 싶게 촌스럽다. 내가 촌스러운 게 아니고, 작가가 역사적 유물에 대한 사실과 허구의 얼개를 멋지게 조합한 것일거다. 라파엘로는 그렇다치고, 베르니니라는 인물을 고대 일루미니티의 핵심 멤버로 조명을 해 보인 것.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콜러가 소장으로 있는 cern에서 비토리아가 반물질에 대해 설명하는 1권 초반 부분에서 한번 지루했을 뿐, (역시 나에게 과학은 쥐약이고 수면제다) 1권 중반 이후부터 2권 끝까지는 주인공들의 24시간이 내 24시간인양 숨가쁘다. 그리고 역시 빠지지 않는 의외의 반전.
     
그런데 이 책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가 약간 반감될 수 있다. 정신 없이 후딱 읽어내야 한다.

"비토리아가 암살자에게 노획물인양 납치되지 않았다면, 랭던이 궁무처장과 함께 헬리콥터에 오르지 않았다면,"   이런 ('~이런 설정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게끔 만드는) 장치는  헐리우드 영화처럼 사건의 결말을 도출하기, 갈등을 야기해 재미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지만, 좀 뻔한 감이 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보여 주는 테러리즘에 대한 정의는 경청할 만하다.  테러리즘의 목적은 공포와 두려움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것. 두려움은 기존에 성립된 믿음을 갉아먹는다. 그리고 대중 속에 불안을 불러일으켜서 적을 내부부터 약하게 만든다. 테러리즘은 분노의 표현이 아니다. 테러리즘은 정치적 무기다. 끄떡없을 것 같은 정부의 외형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이 믿음을 빼앗는 것이다. 믿음의 상실.

“신은 이상한 방식으로 일하신다.” 라고 했나.

이 책도 그렇다. 다분히 헐리우드 영화스럽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과학과 종교와 역사를 엮은 재미나는 책임에 분명하다.  인류의 산물인 과학이나 종교 자체는 애초에 천사나 악마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다. 늘그렇듯 과학이나 종교의, 천사 혹은 악마와 같은 이면성을 낳는 주역은, 바로 종교나 과학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믿음'이었다는 것을 또한번 입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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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12-2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이 이상한 방식으로 일하신다구요... ^^

날이 춥죠? 복순이언니님, 출퇴근하실 때 너무 춥겠다. 감기 조심하시고... ^^

icaru 2004-12-22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네에~ 일테면...진실을 간구하는 기도에 즉각 응답치 않으시고...우회하여~ 아프게 깨닫게 하신다는...그런~ 의미로다가.... ^^


내가없는 이 안 2004-12-23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을 간구하는 기도에 즉각 응답치 않으시고...우회하여~ 아프게 깨닫게 하신다는... 이런 문구만 보면 흥분이 돼요. 기쁘고 고마워서일까, 억울해서일까, 저도 가늠이 안 되지만... 어느 땐 그 이상한 방식에 펑펑 울면서 기도를 하다가, 또 어느 땐 그 요상한 방식에 분통을 터뜨리며 다시는 뒤도 안 돌아볼 것처럼 굴다가... 지금 멀뚱히 서서 바라보긴 하는데, 실은 내가 그 손바닥을 어찌 벗어나겠어, 싶은 마음으로 서 있다는 거죠, 중요한 건. ^^

설박사 2004-12-28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주의 리뷰에 당선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

플레져 2004-12-2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님, 축하해요! 다빈치 코드도 아직 읽지 않아서 이 책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어요. 님은 참...빠르시고, 다양한 독서를 즐기시네요.

icaru 2004-12-2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박사 님...플레져 님...넘 고맙심다~!! 꾸벅~~~~!!


sayonara 2005-02-2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막 읽었습니다. 마치 키퍼 서덜랜드의 24부작 드라마 '24'를 보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미 움베르토 에코의 대단한 박식함('장미의 이름')에 충격을 먹은 뒤라 그냥 재밌게만 읽었습니다. ㅋ

icaru 2005-03-2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장미의 이름...대학2년 때 숙제 땜에 울며겨자먹기로 처음에 펼쳐 들었더랍니다... 그런데 또 읽다봉께... 역대 숙제땜에 읽은 책치곤 또 최고봉이라...근데... 줄거리랑 이것저것 생각이 당최 안 나요... 영화로본 클레이찬 슬레이터랑...숀 코넬리 얼굴과 수도복만 둥둥 떠댕기고...에흉...! 이 즈음에 다시 함 읽어줘야 되나 이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