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
카렌 램시 지음, 김지현 옮김 / 창과창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모두 행복에 대해 꿈꾼다. 부자 아빠가 나온 것도 역시 최종 도착지는 인생에 있어서의 행복 실현일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특별히 결혼을 앞둔 부부가 읽으면 비교적 유익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널리 알려진 상식들에 대한 가벼운 반박 정도로 읽는 것이 좋다.


집을 사지 않고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재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집을 사는 것보다 임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만 사람들은 자기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적인 안정감 때문에 집을 사려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현실적인 요인 20%에 심리적인 요인 80% 때문에 집을 사려하는 것이 된다고.


집은 투자 대상 0순위다?

집 한 채를 1억 주고 사서 10년 뒤에 2억에 팔았다고 하자. 서류상으로는 큰 돈을 번 것처럼 되어 있지만, 주변의 집들도 비슷하게 시세가 올랐다면 돈을 번 것이 아니다.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더 싼 집으로 이사하거나, 임대해서 살면서 거기서 생긴 매매 차익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넓고 좋은 집에서 살다가 그보다 못한 집에 세들어 살려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은 그 동안 유지해 온 생활 수준이라는 게 있기 때문일 터.


대출금은 하루라도 빨리 갚아야 한다?

여기 한 부부가 있다고 치자. 그리고 부부 중 남편은 매우 분석적인 경우라고 치자. 이 부부가 주택을 융자 받아 구입을 했다고 할 때, 아내 쪽은 대출금을 다 갚기 전까지는 절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고, 남편 쪽은 대출금을 조기 상환할 돈으로 분산 투자를 한다면 10년이나 그 이상 되는 기간 내에 적어도 7~8%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상기시키려 할 것이다. 저자는 항상 재무 설계의 80%는 현실적 요인에, 20%는 심리적 요인에 근거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한 것을 상기시켜 볼 때, 대출금을 하루라도 빨리 갚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시켜 줄지는 모르지만 제정적인 면에서는 그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돈 문제는 순전히 배우자 탓이다?

돈과 관련시켜 사람을 바라볼 때 대개 네 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진다.

저축형 :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축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저축한 액수에 만족하지 못한다.

소비형 : 이들은 구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쳐내기 위해 항상 소비를 해야만 한다. 굳이 소비하는 돈의 액수가 많을 필요는 없다. 언제 어디서나 주머니에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안도감이 필요한 것이다.

근심형 : 이들은 항상 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근심한다. 돈 걱정을 하느라 한밤중에 깨어나곤 하는 유형이 바로 이들이다.

회피형 : 이들은 돈에 대한 주제를 다루거나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 자체를 꺼린다.


이렇게 네 가지 유형이라 할 때 부부가 자신들의 경제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그 상태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낼 때, 한 가지 사실이 자주 수면으로 부상한다. 뭐냐 자신이 겪고 있는 재정적인 문제들이 자신의 배우자 때문이라고 믿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렇게 자신과 배우자와의 재정적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먼저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떤 타입인가, 둘째 배우자는 돈에 대해 어떤 타입인가.

만약 내가 배우자의 필요를 인식하고 그것을 인정한다면 상황은 쉽게 해결된다. 즉, 돈과 관계된 갈등의 벽을 허무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일 터다. 그런데 만약 근심형의 사람과 회피형의 사람이 만났다면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회피형은 회피하려고만 할테고, 근심형은 모든 것에 대해 골머리를 싸맬테니, 도무지 생산적인 것이란 만들어내지 못할 터. 이런 부부는 서로를 원망하며 탓하기 쉬운데 처방법은 배우자를 뜯어고치려 하는 일은 그만두고, 일단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재정 문제에 자문을 구할 제 3자말이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배우자의 습성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 또한 억지로 바꾸려고는 하지 말고 말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행복은 꿈을 위한 돈을 투자할 때의 즐거움이라고 본다. 저축을 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다하지 말라고 강조하기 위해 저자는 이런 "틀렸다"라는 말을 갖다 부친 책을 썼을 것이다.

 

책의 마무리에는 노자의 도덕경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을 옮기고 있다.

 

  "명예와 자신의 생명 중 어떤 것이 중한가? 재산과 자신의 생명 중 어떤 것이 중한가? 명예와 이   익을 얻는 것과 생명을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에게 해가 되는가? 지나치게 명예에 집착하면 반드시 손실이 있고, 너무 많은 재물을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게 된다. 만족할 줄 알면 모욕을 당하는 일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영원한 평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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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5-2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재밌는 포즈로군요.

icaru 2004-05-2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나의 포즈도 한번...생각해 볼터...^^

이파리 2004-05-2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 뿌리기를 하고 있는 이파리임다.(--)(__)(--) 꾸벅!
귀여운 엉덩이들입니다.~* 음훼훼훼

panda78 2004-05-2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번째 아저씨의 엉덩이가 특히 돋보이네요.. ㅋㅋㅋ ^^

ceylontea 2004-05-2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번째 ^^

호밀밭 2004-05-2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가 아닌가 싶은데. 다들 포즈 독특하네요.

책읽는나무 2004-05-21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번째요...ㅎㅎ

비로그인 2004-05-21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처절합니다. 저도 사진이라고 찍는답시고 목 꺾고 엉덩이 쏙~빼고...그러고 있는 사진을 친구들이 몇 장 찍어준게 있는데...^^* 남 일 같지 않습니다~

icaru 2004-05-2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파리 님...반가워요~~!

투명인간 2004-06-26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기다..
가만 생각해 본다.
내가 사진 찍을 때 포즈는 어떠했는지...

icaru 2004-06-2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나도 가만 생각해 본다. 니 포즈가 어땠던지...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 산이 만든 책, 책 속에 펼쳐진 산
심산 지음 / 풀빛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산을 좋아하던 시인 고정희는 지리산에서 그만 실족사하였다. 오래 전에 읽은 성석제의 어떤 칼럼에서 지리산을 등반하던 중 추락하여 죽음의 코앞에 다가가는 아찔한 경험에 대한 술회를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것도 위에서 말한 인상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리고 살까말까 망설이며 뒤적이다 발견했던 다음과 같은 구절이 더더욱 나를 부추겼을  것이다.


“떨어지면서 이제 죽는구나 하는 순간 불안이 가시고 지난날의 일들이 눈앞을 스치며 시간 감각이 없어진다. 그리고 갑자기 가족과 친구가 생각나며 자기가 자기의 몸에서 빠져 나와 밖에서 자기를 쳐다본다.”


“그것은 유니크하고도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7~8미터를 추락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기껏해야 몇 초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추락자는 자신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고, 회한과 그리움이 담긴 짧은 인사말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결국에는 죽음까지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 삶을 긍정하게 되는 지극히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은 오이겐 라인홀트 메스너의 산에서 극한 체험에 대해 쓴 <죽음의 지대>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죽음 직전까지 다가간 자의 기록도 있고, 산에 미친 사람의 유쾌한 청춘 고백도 있고, 등반을 비즈니스처럼 여기며 철저한 프로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오르고 또 오르려 하는 자의 기록 또한 있다.


이들은 왜 산을 오를까. 라인홀트(최강의 클라이머이자, 최강의 산악 문학 작가)는 말한다. ‘정복을 위한 등반’이 아니라 ‘존재를 위한 등반’이라고. 그들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명징하게 깨어 있는 상태로 삶을 지속시키고 싶어서 산을 찾는다고 고백한다. 죽음의 지대인 악산에서 삶의 한계에 부딪쳐 본 자만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깨달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은 ‘무’ 즉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였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 깨달음이 그를 자유롭게 한다. 그는 말한다.


“자기 인생이 ‘무’라는 것을 안 자만이 자기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있다. 일단 죽음의 지대에 들어서면 의미의 문제가 풀리기 시작한다. 사람은 불안에서 해방되고 시간적 공간적 무한 속에서 자기를 해소시키게 된다. 이러한 체험을 겪고 나면 사람은 자기가 새로 태어난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상태는 -다시 산기슭에 내려오게 되므로-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산을 내려오면 그 깨달음의 지속이 끊긴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 도달의 지속을 위해 이들은 오르고 또 오르고 ‘죽음과 대면하는 극한의 체험’에 다가가는 것 같다. 솔직히 나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선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 다가갈 경지일 것이다. 


산(뒷산을 등산하는 형태이든, 악산을 등반하든 형태이든)을 좋아하는 필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산서(山書:산에 대한 책들)에 대해 기록해 놓은 책이 이 것이다. 산에만 오르고 산서를 읽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산행일 뿐이며, 마찬가지로 산서에만 매달릴 뿐 산 근처에는 얼씬도 않는다면 그것 역시 어설픈 남독이라고 필자 심산은 말하고 있다.


산서에 빠진 필자가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는 산서(산에 대한 책)들은 시보다 시적이고, 소설보다 흥미진진하며,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고, 철학책보다 심오해 보인다. 그리고 주로 블루톤의 산을 담은 사진과 깔끔한 편집도 이 책의 묘미일 것이다.


삶이 너무 지지부진하다고 느끼는 나는, 심산이 소개한 산서 중에서 아무래도 라이홀트의 <죽음의 지대>를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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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5-1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실족사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라이홀트의 <죽음의 지대>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베르나르의 <타나토노트>의 영혼 여행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죠.
혼이 육과 분리되고 정신을 차릴때 다시 육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생생히 느낀 경험이 있답니다.

icaru 2004-05-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떤 산에 오르다가...떨어질 뻔한 경험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전...산에 많이 오르지도 않으면서...이런 책을 좋아하는 노릇이라니...이것도 남독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비로그인 2004-05-1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주 인상깊게 읽었어요. 전 사실 히말라야처럼 고산지대를 등반하려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적 공간적 무에서 자기를 해소시킨다니. 일종의 물아지경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걸까요. 그리고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현상.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신기하네요. 일단 보관함에 담습니다.

soul kitchen 2004-05-15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GEO에서 탈레이사가르를 등반하던 우리나라 젊은이들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그 대원들 중 몇 명이 실족사했어요. 기자가 동반해서 취재한 기사여서 그들의 살아있을 때의 모습과 그들이 죽어가는 상황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볼 수 있었는데, 그 전까진 저도 복돌성님처럼 목숨을 걸고 산을 타는 사람을 이해하질 못하겠더니, 그들의 죽음을 보면서는, 슬프고 안타까운 중에도..이들이 왜 이렇게 산에 미치는지 알 것도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책은 그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하겠구만요. 추천합니다.

stella.K 2004-05-1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저자한테서 창작 수업을 들어었더랬습니다. 아, 그 선생님이 이런 책도 쓰셨네요. 하하하! 넘 반가운 거 있죠. 그 선생님 그때도 산을 너무 좋아하셔서 뻑하면 당신이 산 탄거 얘기해 주시곤 했는데, 결국 일을 내셨군요. 입담은 얼마나 좋았다구요. 술고래에...
보구싶어지네요. 꼭 오빠 같다는 느낌이에요. 얼굴은 좀 커서, 큰바위 얼굴이라고 안 듣는데서 수근거리곤 했는데. 하, 이거 옛 선생님을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난 솔직히 산 보단 들이나 바다가 좋습디다. 산들을 왜 타는지...? 그래도 "산서에 빠진 필자가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는 산서(산에 대한 책)들은 시보다 시적이고, 소설보다 흥미진진하며,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고, 철학책보다 심오해 보인다."란 언니 말씀 새겨 볼랍니다.^^

icaru 2004-05-1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니..전 이 책을 읽으면서...내가 아무리 산을 좋아해도...저 경지엔 죽을 때가지...이를수 없을기야 하구 생각했죵...

솔키 님 ....아...제가...아는 언니의 남편도...k2 등반대를 따라 취재 갔다가...운명을 하셨죠... 5년 전이네요....아...

스텔라 님...그러게요...심산이...시나리오 작가람서요...태양은 없다와 비트의 시나리오를 쓴....전...책날개에 작가 사진 보고...이렇게 동그라니...곱상한 외모의 소유자가...그 거친 산을 탄다구..에이...모야,,,,했답니다...입담도 좋고...술도 잘하는 위인이셨군요...그 작가가...ㅋㅋㅋ

설박사 2004-05-1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서라.. 재미있네요. 그런 종류의 책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

stella.K 2004-05-1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곱상하다굽쇼?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고도의 포토샵'(냉열사님 표현에 의하면)에 의한 것일 겁니다. 그 선생님 나쁘게 표현하면 자유분방하고, 좋게 말하면 남자답게 생기셨죠. 어떻게 폼 잡고 찍었을지 알 것도 같습니다. 흐흐.

비로그인 2004-05-1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러네요. 惺惺寂寂이라고...
산에 올랐다고, 그리하여 다시 태어난 나를 발견했다고, 그것에서 끝을 보았다고 산에서 내처 살 순 없는 일....
그러기에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고행을, 자신을 찾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겠지요.
어쩐답니까..산에 오르지조차 못 해 본 이 몸은....
많은 걸 생각해 볼 수 시간을 선사할 것 같습니다...이 책.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님~ ^^

호밀밭 2004-05-1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은 저에게는 참 먼 곳이네요. 걷기는 좋아하지만 오르기를 좋아하지 않아 산에 안 간지 오래 되었어요. 작년부터인가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그냥 생각만 할 뿐 실천에 옮기지 못하겠더라고요.
이 책 저에게는 처음 접하는 책이네요. 뭔가 오래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icaru 2004-05-1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박사 님 오랜만여요...^^

냉열사 님~! 아...정신의 최적인 상태가...계속 유지되는 그런 삶은 과연 인간의 삶이 아닌 모양이요....희노애락이 순서를 바꿔가며 도는군요^^

호밀밭 님...마자유...단번에 읽는 책이 아닙데다...그래서 사실...저도 뜨엄뜨엄 읽었슈..
생각해 보니...저두 산에 안 가본지...참 오래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정말 여러 분야의 책을 섭렵하시는군요. 산서라는 것도 낯선데 산서에 대한 에세이라니!
이 리뷰는 고정희 시인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게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라인홀트의 죽음의 지대를 보관함에 넣었어요. 예전에 성석제의 단편 중에 떨어지는 그 순간을 소설의 처음과 끝으로 잡은 걸 읽은 적이 있거든요. 아마 성석제는 자기 경험에서 그 단편을 쓴 모양이네요...

icaru 2004-08-0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성석제의 작품 중에 그런 단편이 있군요.!! 역시 성석제를 자기 경험을 써먹을 줄 아는(?) 사람인듯해요...
그 사람의 단편들을 읽다보면...얼마 정도가 경험에서 나온 것이며 얼마 정도가 주어들은 것일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흐흐...
올초에 황만근 씨가 이렇게 말했다...맞나요? 그걸...샀는데...역시나 다른 책들에 밀려..못 읽고 있다는
 
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의 어떤 여행기를 막론하고 그 안에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사람과 너무나 많은 기쁨과 너무나 큰 아픔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글쓴이가 여행 전문 작가이건, 이 책의 미애처럼 그렇지 않건 간에 말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지구촌 곳곳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삶의 방식에 있어, 조금 다를 수 있어도 본질은 같다. 빈부의 차이만을 뺀다면.....

그렇다. 빈부의 차이, 미애와 루이 부부는 버스로 서울-파리, 파리-서울 구간을 파리행에서는 중앙아시아를, 서울행에서는 인도와 티벳을 거치는 경로로 잡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의 모습을 보는 건 유쾌한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저들은 왜 저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런 마음이 앞설 것이고. 미애도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너무나 불쌍하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으며 삶을 살아갈 것이다. 스스로를 ‘불행하다’, ‘불쌍하다’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혹, ‘불쌍하다’라고 스스로를 생각한다면, 그 순간부터 인간은 한낱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한없는 슬픔에 허우적거려야 할지도).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물질’과는 다른 것일 수 있는데, 여행자인 제 3자가 섣불리 그들을 ‘불쌍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도 일종의 ‘오만’이 되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행기 책들과 달리, 남편인 루이와의 심리적인 갈등(이들이 버스 여행을 도중하차 했더라면 아마도 이혼 도장 찍었을 법한 부부 싸움이야기)도 읽히고, 모자라는 여행 자금 때문에 전전긍긍해하는 마음도 곳곳에서 읽힌다. 이 책은 낭만과 여유를 만끽하는 신나는 여행의 맥락으로 읽혀지지가 않았다. 이 버스 여행은 고행 아닌 고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루이와 미애는 318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또 다른 여행을 꿈을 꾼다. 보이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마력에 이끌려 또다른 여행을 준비하며 마음을 설래한다. 떠나본 자가 또 떠나는 이치....그것이 바로 여행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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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여행기 관련 리뷰...역시나 이번에도 길 위에서 길을 찾는, 눈을 보여 주시네요.
미애와 루이의 버스 여행, 전 책이 아닌, 케이블 채널에선가요...몇 번 본 적이 있어요.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그렇지만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는 루이와 미애의 여행 이야기가 참으로 묘한 매력으로 와닿더군요.
루이와 미애가 여행길에서 스치고 만난 사람들...그렇죠. 우리가 무슨 기준에서,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그들에게 싸구려 동정의 시선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낭만과 멋이 아닌, 좀더 너른 세상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진정 나를 찾고, 그러기에 또다른 떠남의 길을 기약하는 것이 여행,,,여행의 참맛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리뷰네요.

icaru 2004-05-0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 님 케이블 채널로 보셨군요^^ 전 못 봤는데... 어떻게 방영되었을지 정말 궁금해요...여행기 읽는 거 하고 많이 달랐으리라...

잉크냄새 2004-05-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속으로 들어가고...
한비야의 기행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그런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시선을 간직했기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waho 2004-05-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방송에서 이 가족이 여행하는 걸 봤는데 애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 가족 특이하고 용감한 사람들인 듯...매력있는 가족 같아요.

icaru 2004-05-07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한비야와 다른 점이라면 그런 거였던 거 같아요...그들의 삶의 모습을 미애가..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긴 데 반해...한비야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것에서...긍정적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는거 같아요....

강릉댁 님도 보셨군요... 정말 용감하죠...정규학교에 다녀야할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여행할 생각을 다하다니...말이죠...보통 엄마 같으면...애들은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서 안 데리고 다녔을 거예요...

비로그인 2004-05-0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에 익숙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끝없이 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만화가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혐을 작년에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문명화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그들의 세계가 몹시 가난할 뿐더러 매우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그렇지만 이방인들에게 자신들이 먹으려던 빵을 나누어주던 카자흐스탄의 할머니. 그 할머님이야말로 문명이나 체제따윈 없어도 가장 인간다운 본성을 삶 속에서 잘 실현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문명이 오히려 더 인간을 극악하게 만드는 것도 같고요..

icaru 2004-05-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맞습니다.... 박재동의 중앙 아시아 탐험..저도 텔러비전으로 얼핏 보았었는데...
님의 말씀을 들으니..그 책 있죠....박재동의 실크로드 여행기라는 책도 보고 싶고 하네요...

문명이 인간을 극악하게 만든다...음...

투명인간 2004-06-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별로던데... 이 별로란 건 네 서평을 읽고 했던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이 책을 읽던 도중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던 탓도 있겠지만 말야. 반쪽 짜리 여행기 이지 않았나 싶어. 이들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뷰티 프로젝트 일터인데 어디 어디를 가서 어떤 어떤 사람을 섭외하여 사진을 찍었다는 글은 있으나 사진을 없고,,, 심지어 아무리 가족의 여행이었다고는 하나 꼬꼿의 사진은 있으나 여행의 긴 여정동안 함께 했던 민정이라는 사람의 사진 한 장 없고 ,,, 물론 여행기에 꼭 그 여행지의 풍경이나 사람의 사진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러한 사진을 통해 보여줄 수 없다면 글을 통해 충분히 표현이 되어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했던 것 같다.
꼭 풍경이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삶의 모습이나 문화를 말하고 싶었다면 이 역시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서울을 출발하여 러시아에 이르는 동안 그들을 통해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가난과 그로 인해 겪었던 숱한 역경 뿐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간간히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하지만, 참으로 희안한 건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거쳐 터키로 입성할 적엔 마치 내가 흑해를 건넌 듯한 착각에 빠지는 듯 했다. 어느새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던 듯...
떠나고 싶다. 따뜻한 지중해로~

icaru 2004-06-0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낭...개 사진은 있으나...프로젝트를 함께 한 사람은 없다는 것!! 음...

혹시 그 민정이란 사람..너랑 아는 사람 아니지???
ㅋㅋ

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쓴 미애의 글솜씨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 내내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라 저는 오히려 좋았던 듯해요. 루이의 예술적인 사진도 한몫을 했지요. 전 그들의 둘째아이와 비슷한 월령의 아이가 있어서 계속 제 마음가짐과 비교하면서 읽어내려갔었어요. 교육이란 건 늘 안정된 가정과 훌륭한 유치원에서만 다져지는 게 아닌데, 하고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습지요... ^^

icaru 2004-08-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사진 봤어요... 따님이 이안인가요? 어떤 분이 쓴 코멘트에 이안이...라고 되어 있어서...
아주 침착하고 참한 생긴 아이던데...! 이안이가 님을 많이 닮았나용?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고 대원군 집권 전까지 왕들의 실제적인 주거 공간은 이곳 창덕궁이었고 조선 후기 역사의 주무대이기도 하단다.


 

 

 

 

 

 

 

 

 

 

 

 

 

 

 

 

 

 

 

 

 

 

 


 

 

 

 

 

 

 

 

 

 

 

 

 

 

 

 

 

 

 

 

 

 

 

 

 

 

 

 

 

 

 

 

 

 

담쟁이가 이뻐서 한컷!!

 


 

 

 

 

 

 

 

 

 

 

 

 

 

 

 

 

 

 

 

 

 

 

 

 

불로문... 이 문을 통과하면 늙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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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5-0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두 컷이 냉열사 님께 선보이마 별렀던 사진입니다~!

stella.K 2004-05-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군요.

호밀밭 2004-05-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덕궁을 언제 갔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가끔 궁이나 절에 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사진으로라도 보니 좋으네요.

waho 2004-05-0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과제 땜에 궁에 자주 갔던 기억이...담 사진도 찍고 굴뚝이며 여러 문양 사진 찍느라 바빴던...우리 궁들 너무 멋지죠? 요즘은 단청 색도 많이 복원하고해서 추례한 느낌도 많이 안든다던데...비원이나 함 가봤음 좋겠어요. 복순이 언니님 좋은 외출 하시고 오셨네요

비로그인 2004-05-04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컷, 특히 잘 봤어요. 사진 좋네요.^^
솔직히 서울에 살았어도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비해, 창덕궁은 들를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정말 창덕궁 곳곳을 돌아 다녀본 느낌이네요. 나무도 시원하고~~~^^

비로그인 2004-05-0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에 있넌 나무..저런 나무같은 사람 있으면 같이 살고 싶은디..엇. 지금 내가 무쉰 소릴..이거이 토테미즘여, 뭐여..

icaru 2004-05-0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옛궁에 가면...마음이 편안해 지는게...전생에 내가 여기서 살지나 않았나.. ^^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ㅎㅎ

^^ 복돌 성님... 사실 저도 저 나무의 고즈넉함에 바로 반해...셔터를 바로 눌러 버렸답니다..~~!!


책읽는나무 2004-05-1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테미즘....ㅎㅎㅎ
창덕궁이 경복궁 옆에 있는거 맞죠??
현대건설 본사옆에 있는거요!!
나무색깔이 넘 이뻐요!!
저기 연못에서 예전에...임호랑 홍리나가 사극 연기하는걸 입 헤~~벌리고 쳐다봤었던 기억이 나네요....아주 오래전에요!!....98년도쯤 되었을꺼에요..ㅎㅎㅎ

ceylontea 2004-05-20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밑에서 두번째 사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