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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싶은 엄마 놀고 싶은 아이 -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오은영 박사가 전하는 공부력 향상 육아법!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유치원아이는 방학이 끝났고, 초등아이는 여전히 방학중이다. 동생은 유치원 가고, 형아는 하루의 반나절 대부분의 시간을 티비 앞에서 만화 실컷 보면서 보내고 있는 듯하다. 직장엄마로서는 아이방학이면, 아이가 무한정 놀자~로 보낼, 엄마는 그 내용을 알턱이 없는 자유시간에 대해 노심초사하게 되기도 하지만, 아침 등교시키거나 저녁에 그날의 일과를 챙겨주지 않아도 되니, 느슨하고 여유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방학 중에 하루는 가깝게 지내는 친구아이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같은 반 동네 사는 엄마들하고, 아이들 넷 하루 키즈카페나 전시관 등 다니며 놀게 할 예정이라며, 우리 아이도 자기집으로 아침 나절에 보내라고 말이다. 셋은 여자아이고, 한명이 남자아이(전화해준 엄마의 아이)이다. 아이 한명을 온마을이 키운다고, 너무나 고마운 제안이다. 헌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엄마를 대동하고 노는데, 우리아이만 그렇지 않게 끼워 놀릴 일이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합류하기 위해 연차를 쉽게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그래서 사양했는데, 음 그런데, 친구들과 놀고 싶어 몸 닳아하는 아이를 위해 찬반더운밥 가리지 말았어야 했을 수도....
아무튼 그날 그 친구들과 엄마들은 하루일정(오후 학원순례)을 다 제끼고, 재미나게 놀았다고 전해 들었다. 그리고 지난주 그 엄마가 이번에는 자기 혼자 자기 아들과 친구 두명(울아들 포함)을 데리고 아이파크 아이스링크에 데려가 스케이트의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아이를 집으로 보내라고 제안했다. 마침 함께 가는 다른 친구도 엄마가 직장에 다녀 아이만 오는 상황이라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아이는 스케이트가 첫경험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었다. 아이만 보낸다면, 스케이트 초짜 우리 아들 때문에 친구엄마가 애를 먹을 일이 불보듯 뻔해서, 일부러 휴가를 내고 따라 나섰다.
함께 간 친구들은 빙판을 날아다닌다. 우리아이는 엉거주춤 테두리 벽을 잡고 한발 한발 어렵게 밀면서 한바퀴 걷듯하고 빙판을 나와서 벤치서 쉬다가 또 다시 들어가 테투리를 꼭 붙잡고 돌기 시작한다. 아이의 점퍼로 아이스링크 테두리를 꼼꼼히 닦아주는 형국.
친구들은 언제 저렇게 스케이트도 배워서 능숙하게 타는 것일까? 함께 간 친구엄마에게 물으니, 인라인을 1년 배워 달리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어도 그렇다고 한다.
아이에게,
"오른발 왼발 한발씩, 밖으로 밀어내며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붙이고,
상체는 숙이고~ 해야 해!" 라고 외쳐보지만, 나도 타본 일이 없어 입으로 조언해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터다. ^^;;;;;;

저렇게 타서야, 아이는 원 좌절감만 들지 무슨 재미를 느낄까 싶었는데, 몇번 더 와서 타보면, 곧잘 탈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아이는 담담하게 말한다. 이궁,,
작정하고, 매사 아이의 옆에서 지켜보다보면, 능숙하지 못해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엄마의 불안한 마음을 아빠에게라도 내비치면, 아빠는 아직 급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뭐든 본인이 원할 때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으로 돌아와서, 공부라는 분야도 그렇다.
이 책은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상황에서의 엄마의 공부생각과 아이의 속사정 그리고 아이 공부로의 진행을 가이드 잡아주는 식으로 구성한 책이다. 크게 '유아기, 아이의 공부시작', 그리고 '초등기, 아이 공부의 본색'으로 나뉜다.
구구절절 디테일하기도 하지만, 대략의 요지는 다음으로 귀결된다.
이 시기(초등학교)의 아이들이 부모한테 혼나는 이유는 딱 세가지다. 동생하고 싸울 때, 해야 할 기본적인 것(학습지나 숙제 등)을 안 할 떄, 엄마 말을 안 들을 때다. 너무 자주 혼나거나 어쩌다 한 번이지만 너무 심하게 혼났다고 생각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행동이 '미움'으로 각인된다. 이런 생각은 한번 박히면 좀처럼 안 바뀌는데, 때에 따라서는 치명적이다.
초등학생이라지만 아직 어린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따라서 좋은 상호작용을 많이 쌓아 부모 사랑을 깊이 주어야 할 때, 아직은.
그밖에 초등기 공부의 목표, 딱 이만큼만! 잡자 싶은 부분들.
초등기 공부란, 또래 교사, 부모 등과 하는 상호작용의 주제가 이 시기의 공부이다. 이 시기 본인의 공부 태도나 자세를 알고,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파악해간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배워간다. 지시하는 대로 따르기 보다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찾을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려주는 게 관건이란다.
저학년 아이의 공부과제는, 준비물 알림장 잘 챙기고, 숙제 잘 해가면 되는데, 이런 점에 중점을 둔다. 외국어보다 모국어 교육에 신경 쓴다. 외국어는 3학년 때부터 배우는게 좋다.
공부의 수준은, 평균 정도, 수업의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이때는 학업 성취가 아니라 공부하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교사가 '학업이 너무 부진해요'라는 말을 하면 바로 대책을 마련한다. 직접 가르치거나 사교육도 고민해야.
아이가 집에서 하는 공부량은, 숙제하는 시간이 하루 30분~ 1시간을 넘지 않는 정도가 좋다. 별도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도 30분~1시간 정도 필요하다.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니, 열심히하라고 몰아쳐서는 안 된다. 책상 앞에서 놀이를 하거나 그림을 그려도 좋다. 부모님과 체스 등 보드게임을 해도 좋다. 습관이 몸에 배면 조금씩 공부 관련으로 유도한다.
초등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공부는?
독.서.습.관.이.다. 이하 생략;;;;
부모의 과제는, 아이나 부모나 서로를 그리고 공부를 파악해가는 시기이다. 아이특성을 부모가 알면, 어떤 면은 자극하지 말아야 하고, 어떤 식으로 지도해야 하는지(직접 지도하는 것보다는 외부에 맡기는 것이 적당한지도) 알 수 있다. 유아기에는 부모가 많은 것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부모가 아이와 협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정답을 부모가 말한다 할지라도 아이와 상의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