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1학년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5
강무홍 지음, 김중석 그림 / 시공주니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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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만 즐겨 보는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 첫번째 책이었다.

책이라 하면, 만화책 그것도 아니면 그림이 있는 동화책을 읽는 아이다. 아이 나이가 그럴 나이인가??

방학 시작하고, 아이 손 붙들고 반디앤루니스에 갔다. 우리앤 이제 서점이 카드나 보드게임 장난감 파는덴 줄 안다. ㅠ

마침 그때는 다다음날 아이가 생애 첫 수술(편도 아데노이드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줄 게 필요했다. 장난감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에게 모노레일에 두 바퀴로 가는 오토바이 같은 뭐 하나를 안겨 주고, 생애 첫 문고본 읽기를 시작하기 위해 고른 책 중 하나가 이 책이다.

 

읽을거리가 워낙 많은 요즘 아이들 되시다 보니, 이 책 스스로 읽을 생각을 못한다. 어떤 페이지에는 삽화가 없고, 글줄만 있는데, 아이는 이것을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엄마는, 우리애가 띨띨해서가 아니고, 아직은 그럴 단계래~계속 스스로 되뇌이는중)

그래서 읽어줬다. ㅠ.ㅠ

건이와 준이 쌍둥이 형제가 나오는데, (우리 둘째도 건이다.) 장래 희망을 쓰는 시간에 아직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주인공 아이가 트럭운전수를 쓰지 못해, 아니, '트'와 '수'자만 생각이 나는 바람에 트수 라고 썼다가, '가수'라고 장래 희망을 바꾸는 장면이 있다. 글씨 모른다고, 풀줄어 적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런 융통성이 더 재밌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ㅎ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 놓고, 아이가 어떻게 생활해 나갈까 걱정이 많은 엄마들이 복도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장면이나, 청개구리 모양으로 말 안 듣는 쌍둥이 형제에게 거칠게 말하는 엄마의 모습 ㅎㅎ 조금 오바다 싶은 장면도 있지만, 분명 리얼리티를 확보하고도 속시원히 대리 만족 시키는 부분이 있으니,, 어인일일꼬,,

 

막상 1학년을 마치는 즈음에 읽게 되긴 했지만, (그것도 혼자 읽은 게 아니고,,ㅜ,ㅡ) ) 좀더 학년이 올라간 저학년이 되어서, 1학년 때의 회상을 위한 뜻으로 읽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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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1-22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롱이도 이제 2학년 올라가는데요. 우하하....
저희도 만화시리즈 끼고 살아요.
마법천자문, 수학도둑, 한자도둑.

일단 흥미를 느낀 후에는 진지한 독서로 넘어가리라~~기대하고 있습니다^^

icaru 2014-01-23 15:0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학대전 시리즈를 사줬다가,,,
아이아빠에게 (된서리 같은) 눈총을 받았네요 ㅠㅠ)
 

겨울 방학을 알리는 종업식날 학교 마치고, 그간 꾸려놓은 가방 들고 부랴부랴 동생은 페루로 날랐다.

2학기를 보내며 틈틈히 일정잡고 준비하는데, 내가 동원해준 혹은, 부탁받아 주문해준 책들

 

 

 

 

 

 

 

 

 

 

 

 

 

 

 

보고,,,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여행가도, 가서 전화 이틀 꼴로 해~ 라던가 하는 말 대신,

카톡 자주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도 좀 보내고!

한다.

 

현재까지의 일정은 와라스>리마>바예스타 섬> 이카>쿠스코

사진 속 읍내는 와라스 라는 마을이란다.

날씨는 하루중 4계절의 옷을 다 입는 상황 낮엔 뜨겁고 저녁엔 춥고 하나보다. 이카에서 쿠스코 가는데, 버스로 17시간 걸릴 예정이라며,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와이파이가 되는 레스토랑에 들러 연락을 남긴다고.

레스토랑 이야기가 나와서 페루 음식들은 좀 어떠냐고 물으니,,

많이 짜,,

라고 한다. ㅎ 가리지 않고, 막 먹는 스타일인데, 다소 음식은 맞지 않나보다.

 

이카에서 사막 투어하고, 안데스 트래킹 하면서 마을 경유하는 중에 찍은 사진이라고 보내왔다.

안데스 산맥의 경우 해발 4600미터 쯤 예쁜 산정호수가 있어 오르다가 고산병 때문에 4번쯤 토하다, 하산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 조카들(우리애들) 생각이 많이 나는게,

새들도 많고, 팽귄이랑 바다사자를 실컷 보고 있어서 란다.

 

넘의 집 빨래 찍고,,,

 

 

 

 

 

 

 

 

 

 

 

 

 

 

 

 

 

 

 

 

 

 

 

 

 

 

 

동생은 쿠스코가 정말 좋다더군요~볼거리 먹을거리 도시의 정취 기타 등등 모두모두 근사하대요. 아 그리고 잉카인들의 놀라운 석조선축물들까지요.

 

그러나 좀더 나이먹기 전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고 해요. 17시간을 덜컹거리는 산길 버스를 멀미와 고산증에 괴로워하며 다닌다는군요~ 고산증은 몸이 웬만큼 지역에 적응하면 더이상의 증세는 사라진다고는 해요.

 

고생을 엄청 하고 있다는 건지, 너무너무 훌륭하고 즐거운 여행이라는 건지, 좀 헷갈리게 들리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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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1-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절친 하나는 곧 남편따라 2년 예정으로 페루에 살러 가요. 살던 곳이랑 워낙 다른 환경이라서 좀 걱정도 되는 모양이어요. 동생분은 아이들 두고 홀로 여행을 떠나셨군요! 와우! 사진 찍는 솜씨도 보통 이상이신 것 같은데...저도 후속 이야기 기다릴께요.

icaru 2014-01-08 13:48   좋아요 0 | URL
와~ 오소희 님의 책 "안아라~" 감히 제가 친구분께 추천 드려도 되려나요? ㅋ
제동생은 아이들 두고, 라기보담(나이꽉찬미혼) 조카들을 두고, 갔어요. 방학식하는 날 학교 갔다와서 바로 허겁지겁 가더라고요~
홀가분하게 방학식 다음날 (14년 1월 1일) 출발하지 않구, 그렇게도 얼른 가고 싶냐, 물으니, 31일과 해바뀐 1일 출발하는 것 사이에 항공료 20만원의 차이가 있다더라고요~ ㅋ
다음에 보내주는 사진도 이렇게 올릴까봐요~ 나인님도 봐주시니깐~ ㅎ

카스피 2014-01-0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남미 여행이라니 넘 부럽습니다.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O^

icaru 2014-01-10 08:33   좋아요 0 | URL
ㅋ 이런 낙으로 사는 친구라지요~ ㅎ 카스피 님도 복 많이 받으셔야지요!!! ㅋ

단발머리 2014-01-1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앞으로 여정이랑 사진 계속 올려주세요.
넘의 집 빨래랑 마지막 사진, 마추픽추인가요.
언젠가는 꼭 가리라 다짐했던 그 페루,
눈으로라도 가보고 싶어요~~~~

icaru 2014-01-16 16:55   좋아요 0 | URL
페루일정 다하고, 볼리비아로 넘어갔다네요~
볼리비아에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티티카카호수가 있대요~
흣,,, 사진 바로 올릴까 해요~

북극곰 2014-01-1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악.... 사진이 장난 아니네요. 티티카카 호수. 왠지 책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 남의 집 빨래마저 예술작품처럼 보이는 여행의 매력.

친구가 리마에 살았더랬는데, 왜 그 땐 못 가봤는지.... 아쉽네요.

icaru 2014-01-22 09:25   좋아요 0 | URL
으아! 지금은 안 사시는 거예요?
전, 그런 생각도 들어요~ 묻고따지고배려하고재는,, 거 없는 시간도 좀 있는 그러니까 나이먹지 않았을 20대때, 밖에 나가 사는 지인에게 방문하는 것도 그나이 미덕이었을 텐데~ ㅋㅋㅋ 저도 그런 거 쉽지 않았거든요.

남의 집 빨래 ㅋ 쿠스코에만 만날 수 있는 빨래라 그런가 봐요~


기억의집 2014-01-2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발이 안 되서 그대로 남아 있군요. 지구 역사 46억년인데 그 세월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거겠죠. 동생분 대단하시다. 저런 결심 쉽지 않을텐데. 저는 내년이나 내 후년에 애들 데리고 스위스 갈 거예요. 아인슈타인이 다녔던 공과대학 특허청 카페 한번 둘러보고싶더라구요. 울 아들 학원 안 보내고 지금 돈 모으고 있어요~

2014-01-24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4-01-24 10:13   좋아요 0 | URL
갈거라고 준비하는 거 지켜볼 때는 굉장히 걱정되었어요~ 여행이 보편화된 지역은 아니다 보니.. 방학되면 그렇게 다니는 낙으로 사는 친구라서 ^^;;;
남미 가기 전에는 스페인어를 배우더라고요,, 워드스케치나 로제타스톤 뭐 이런 걸로~ 참 애쓴다 했지요 ㅎㅎ
그런데 보내주는 사진보니까, 참 내셔널지오그래피도 아니고 ㅋㅋ
 
초등 창의사고력 수학 팩토 탐구 1A - 영재교육원대비
매스티안 편집부 엮음 / 매스티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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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가 유아일 때, 유아 수학 다른 거 말고, 키즈팩토를 풀려보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팩토? 이름도 참 괴상하다, 무슨 뜻이래 하면서 흘려들었다.  

뭐라 단언하는 것은 어렵고도 그닥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 되겠지만, 아이가 선천적인 영재도 아니고, 굳이 후천적으로 문제 훈련을 시켜 다듬어줄 이유를 찾지 못하겠고, 시킨다고 따라올 아이도 아닌 것이다. 내 뜻이 아무리 그래도, 주변에서 한목소리로 같은 이야기를 하면,

귀의 팔랑거림을 막아낼 재간도 없더라.

난 준비 철저한 열혈 엄마는 아닌데, 내 주변에 열혈 엄마들이 다소 있다.

달린 부제처럼 영재 대비원용으로 문제집이 아니라, 수학의 창의력을 키워 주겠다는 취지하에, 혹은 재미있게 수학에 취미를 붙일 요량으로 엄마들이 선택하고는 하는 교재이다.

겨울 방학도 되었겠다, 사서 어제 아이한테 풀게 했는데, 문제가 풀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분명 재미있어 하는 부분은 있다. 생활의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는 문제 유형이라서?

한 페이지에 한문제만 나오고, 그밑에 팁이나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팁같은 거만 나와서 분량의 압박이 없기 때문에? 천천히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사고를 길러주기에도 안성맞춤인 거 같고...

영재원 대비 이런 부제 때문에 과하게 색안경을 끼게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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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2-2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이 책 추천받을 때, 아롱이 친구 엄마가 아무도 없는데서 귓속말로 말해주더라구요.
"자기야, 팩토라는 문제집이 있어~~"

저희 아롱이는 지금 1학년인데, 학기중에 못 풀고요. 바빠서리~~
오늘 저녁에 아빠랑 푸는 것 같던데, 어쩐지는 얘기를 못 들었넹. 좋은 점은 역시 한 페이지에 한 문제라는 점? ㅋㅎㅎ

icaru 2014-01-0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권했던 친구가, 팩토도 좋지만 우리애는 즐깨감을 더 재밌어한다~ 라고 하더라고요 건또 모야 하다가 걔도 샀는데 풀게 된다면 몇자 적을까봐요 ~

단발머리 2014-01-07 12:02   좋아요 0 | URL
icaru님, 저, 즐깨감이 뭔지 모르겠어요.

좀 알려주세요~~~

icaru 2014-01-08 10:13   좋아요 0 | URL
즐깨감은 와이즈만이라는 수학과학 프랜차이즈 학원의 교재라고 하는데,, 괜찮은 모양이더라고요~ ㅋ
즐깨감이라고 검색하고 1학년 교재가 있길래 주문했어요~
친구는 팩토 보다 더 좋아한다 아이가~ 그러네요..
수학적인 것을 인문학적으로 쉽게 풀었다나 ㅋ 말만 듣고 있음 혹하는데,,
책을 보니까 수수깨기집 같기도 하고, 보다 쉽겠다는 느낌? ㅎ

단발머리 2014-01-15 08:04   좋아요 0 | URL
바로 검색들어갑니당~

북극곰 2014-01-0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전 다 처음듣는 얘기에요. ㅠㅠ 문제집 이름치곤 참 특이하네요. 팩토..라니. 울 집은 방학이라 할머니들이 교대로 올라와서 애둘 봐주세요. 그래서 할머니랑 하투치고, 저녁엔 드라마보고 그런 생활을 하는 중인데.. ㅎㅎ 하루 한 페이지라도 좀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문제집이라도 사줘야지 했느데.. 벌써 시간이 훌쩍 가고 있네요. ^^ 저도 찾아봐야겠어욤. 단발머리님 친구님이 귓속말로까지 공유해준 문제집이라뉘.. ^^

icaru 2014-01-07 10:08   좋아요 0 | URL
조금 풀려봤는데, 문제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도 태반이거든요.. 설명해 주는 게 별 의미가 없겠다 싶기도 해서, 왜냐면, 그렇게 해 준다고 원리를 이해하는 거 같지도 않아요. 그래서 틀리면 틀리는대로 채점을 안 하네요 ㅎ 제가 게을러서이기도 하지만, 나름 의도가 ㅎ

편도선 아데노이드 수술을 방학 때 했어요~
일주일째인데,, 통 먹지를 못하니,,, 홀쭉해져서 얼굴도 형편없고,, 까탈이 많아진 겨울 방학을 보내는 중이랍니다 ^^;;;;

단발머리 2014-01-07 12:0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북극곰님.

저희 아이들은 사놓기만 하고, 풀지는 않았어요. 사실, 저는 문제집을 잘 안 사주는 편이라, 수학은 해법 하나랑 이것만 사 줬거든요.
제게 귓속말해준 언니 말씀이, 이 문제집으로 영재원 준비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집 딸이 고대 수학영재거든요.

저는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지만, 그 쪽으로 관심있으시면 도움 되실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4-01-07 12:05   좋아요 0 | URL
icaru님! 아이가 수술을 했군요.
아, 못 먹는 아이를 보는 기분이란...

님도 힘드시겠어요. 힘내세요.... 엄마랑 아이 모두 화이팅!

북극곰 2014-01-07 13:2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감사해요.
그런 책이군요. 애가 짜증낼까봐 살짝 겁나네용.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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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친 부분들~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삶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지. 그건 내가 보장하지. 아이러니나 역설 같은 건 빼고 하는 말이야. 다만 나에게는 그 가치라는 게 좀 부담스러웠을 뿐이야. 그놈을 제대로 짊어지고 나아갈 수가 없어. 아마 나면서부터 거기에 맞지 않는 것 같아."


"하루키 소설에서 받는 위안의 종류는 그때그때 달랐던 것 같다. 스무살 혹은 서른살 언저리에서는 어떤 감응 받았었는지, 여기서 머리카락 쥐뜯으며 회상해도 되지 않는다면, 현재만 말하련다."


"대인 관계 같은 거 서투르고 부족하거나 오타쿠스러워도 괜찮아.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너는 너대로의 가치가 있거든. 모두가 " 



"자기 개발 세미나와 기업 연수 센터를 합친 것 가은 사업을 추진했어. 기업 전사를 양성하기 위한 즉석 세뇌 코스. 경전 대신에 매뉴얼 북을 활용하고 깨달음이나 낙원 대신에 출세와 고임금을 약속하는 거야. 실용주의 시대의 신흥 종교라고나 할까. 그러나 종교처럼 초월적인 요소는 없고 모든 것이 구체적으로 이론화되고 수치화되어 있어. 아주 깔끔하고 알기 쉬워. 거기서 긍정적으로 고무된 사람도 적지 않아. 그러나 일관적으로 달콤하고 편리한 사고 시스템의 최면적 주입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지. "


"잘 정돈된 얼굴에 몸가짐이 예쁘다. 호감이 간다. 머리카락은 늘 깨끗하게 컬을 넣고 있다. 이런 여자들은 돈이 좀 드는 사립 여대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해서는 그 지역 회사에 취직하여 리셉션 데스크 담당이나 비서 일을 한다. 거기서 몇 년을 근무하고 한 해에 한 번 정도 여자친구들과 파리 여행을 하고 쇼핑을 한다. 미래가 밝은 남자 사원을 찾아, 또는 선을 봐서 결혼한 다음 축복 속에서 퇴직한다. 그다음은 자식을 유명 사립 학교에 넣기 위해 열성을 다한다. 쓰크루는 의자에 앉아 그런 여자의 일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


"별로 대단한 것도 아냐. 대학을 나와 대형 은행에 들어갓지만 일이 재미없었어. 위에서는 진짜로 무능한 놈들뿐이었고, 눈앞에 있는 일밖에 생각이 없고 자기 한 몸 지키기 급급해서 미래를 보려 하지 않았지. 일본 최고 은행이 이 지경이라면 ..."


"회사 생활을 통해 배운 또 한 가지는 이 세상 대부분의 인간은 남에게 명령을 받고 그걸 따르는 일에 특별히 저항감을 갖지 않는다는 거야. 오히려 명령을 받는 데 키쁨마저 느끼지. 물론 불평불만이야 하지만 그건 진심이 아냐. 그냥 습관적으로 투덜대는 것뿐이야. 자신의 머리로 뭔가를 생각하라, 책임을 가지고 판단하라고 하면 그냥 혼란에 빠지는 거야. 그러면 바로 그 부분을 비즈니스 포인트로 삼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던 거지."


"종교적 컬트나 자기 계발 세미나의 수업을 가미했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같은 계통의 비즈니스 업무 내용도 연구했어.

어디까지나 과학적이고 실천적이고 세련되어야만 해. 사회적 상식의 범위 안에서 실행될 수 있어야 해. "


"흔한 이야기야. 가엾지만 예술 세계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 재능이란 그릇과 같아.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이즈는 쉽게 바뀌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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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3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재의 달인 엠블럼을 받으면서 참 조용히 저 혼자 황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라도 더 부지런히 쓸고 닦고, 쌓고 해야겠다고 작은 결심을 했다.

이 서재는 2003년도 후반, 그러니까 정확히 이야기하면, 알라딘에 서재라는 게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려오고 있다. 초반 한 때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의 애착과 열의 같은 게 있었고, 이것저것 많이 써대고 올리는 분량 만큼이나 의식적으로 검열도 정도 이상으로 했다. 지금과 달리 그때는 내 서재를 찾을 법한 이들의 기호에 맞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기쁨으로 서재블로그를 꾸렸었다.

참 즐거웠고, 그만큼이나 상대적인 열패감도 느껴야 했고, 자극과 쾌감과 교훈 등등이 상존했다.

지금은? 10년이 지나지 않았나...

전에는 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서재지인들과 사귐에 많은 부분을 의지했다면, 지금은 필요한 정보들이나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 혹은 딜레마 등등을 해결해볼 요량으로 읽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이것을 멋진 말로는 자기를 경영하고 계발하는 일이라고도 하던데, 아무리 독서를 해도(독서를 아무리 씩이나 하지 않아서일수도) 내가 계발되고, 나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내 인생에서 나는 생각 같은 걸 하고 살았다는, 반증을 이 서재가 나중에 해주리라.

지금도 나는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내가 변하고 있는 것을...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을...

그런데 참 신기한 사실은 책을 읽었을 때 당시는 생생했던 단순한 기억들 혹은 스토리의 앞뒤 내용 따위는 놀라 까무라칠 만큼 지금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와 스스로 관계를 맺어야만 독서도 의미를 맺게 되는가 보다.

 

물 흐르듯을 지향하는 건 내 사고가 견고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흘려 듣고, 흘려 읽지 말아야지,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으면, 육체의 눈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했다.

 

온갖 인용구를 끌어다 붙인 이글의 요지는

2014년에는 좀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한 해가 되어보자는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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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나무처럼
푸른 숲처럼
아름다운 2014년 맞이하셔요.
2013 서재 달인 축하해요~

icaru 2013-12-23 12:3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축하드려요,
14년엔 함께살기 님도 좋은 글 많이 지으세요~

카스피 2013-12-25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용^^

icaru 2013-12-26 09:53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도요 ^^
14년도 올해처럼 유익하고 재미와 울림 있는 그런 글 많이 읽을 수 있게 해 주셔요~

단발머리 2013-12-2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내년에는 더 자주 뵙고, 더 재밌는 얘기 많이 나눠요~

icaru 2014-01-0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막한 서재인데 단발머리 님 찾아와 주셔 댓글 달아주시니 서재가 아롱다롱 잔잔한 색감을 얻은 것만 같네요~~!
12월 끄트머리에서 오래끌어온 큰아이 수술을 하는바람에 정초가 되어 서재를 들어와 봤는데 너무 기쁘네요~ 단발머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단발머리 2014-01-07 12:06   좋아요 0 | URL
넹.... icaru님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는 한 해 되시기 바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