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그냥 탄핵 선고 기념일이라고 하기는 좀 재미없고, 뭔가 그럴듯한 이름의 기념일로 정해두고 싶은데, 아직은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작년 12월 3일 비상 계엄이라는 어이없는 일을 겪고, 111일만에 드디어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그간 너무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벌어져서 내가 지금 정상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거 가상현실이거나, 매트릭스 속 세상인 거 아니지? 지금 나 긴 악몽을 꾸고 있는 거 아니지? 그런데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정말 내가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현실을 부정하다보면, 결국 현실과 환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저번에 소개했던 누명을 쓴 무기수 김신혜 씨가 결국 현실과 환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것은 부정하고 싶은 현실에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 저녁에 조합원들과 쓰담걷기(쓰레기 담으며 걷기, 플로깅 혹은 줍깅이라고도 부름)를 하고 간단하게 비건 와인과 비건 안주를 나눠먹으며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다들 바라는 것은 하나였다. 제발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선고가 나오기를. 얼른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내란성 우울증과 내란성 불면증을 끝내기 위해 꼭 필요한 선결조건이다. 그래도 같이 이런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사람들이 근처에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쓰담걷기의 효능도 있었다. 윤석열을 얼른 치워버리는 기분으로 쓰레기를 주워 담았는데 이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담배꽁초가 정말 많이 버려진 나무 정자 근처를 긴 시간 치웠는데, 그 지저분하고 어지럽던 공간이 말끔하게 치워진 모습을 보는 것이 꽤 기분이 좋았다. 오타니는 쓰레기를 줍는 작은 선행으로 자신에게 운을 모은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열심히 쓰레기를 치운 만큼의 운이 모여서, 긴 시간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고, 응원봉을 흔든만큼의 정의가 작동해서 결국은 내란 수괴를 파면하리라 믿으며 헤어졌다. 너무 피곤해서 집에와서는 씻지도 않고 잠들었고, 아침에 깨서 몇 개 방송사의 아침 뉴스들을 찾아들으면 선고 시간을 기다렸다.

드디어 11시 22분. 주문을 낭독하는 소리를 들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이것이 상식이지. 전세계가 다 지켜본 범죄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지.

점심을 먹고 책을 좀 읽으려다가 왠지 기분이 아니어서 대충 씻고 산책을 나섰다. 모처럼 쉬는 날이라 잠이라도 더 자고 싶었는데, 잠도 오지 않았다.

오후가 되어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오늘이 오늘이니 얼굴을 봐야하지 않겠냐고. 그래. 일단은 오늘을 즐기자. 그 뒤에 올 상황이 훨씬 더 두렵기는 하지만. 지금 거기까지 생각하기에는 너무 머리가 아프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번째 달리기 대회


일요일에 동네에서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불광천 벚꽃 마라톤 대회라는 이름의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3월 초에 지인이 알려줬다. 사실 달리기 대회라서 반가운 마음 보다는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불광천 천변 산책로는 좁은데, 사람은 엄청 많다. 특히 벚꽃이 피면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몰린다. 이 좁은 천변을 은평구청장은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이것저것 돈을 쳐발라 가며 쓸데없는 짓거리들을 벌이곤 한다. 왜 자꾸 멀쩡한 산책로를 파헤치고, 왜 예쁘기만 한 화단을 뒤엎어 없애 버리는지. 왜 자꾸 쓸데없는 조명을 덕지덕지 붙여서 예쁘지도 않은 이상한 것들을 세워두는지. 왜 쓸데없이 구조물들을 세웠다가 없앴다가 또 세우기를 반복하는지. 평소 불광천 산책로를 따라 한강으로 달리기를 주로 하는데,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밤에 달리는 편이다. 사람들이 많을 때에는 제대로 달릴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달리기 대회를 연다고? 선착순 1100명이나 모집한다고? 내가 작년에 참가했던 두 번의 대회 모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좁은 출발지에 몰려있던 모습들이 먼저 떠올랐고, 차량 통행을 막고 차선을 2개 혹은 3개까지 사용했던 모습들이 생각났다. 이 좁은 산책로에서 달리기 대회를 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한 거 아닌가 싶었고,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도 일단 달리기 소모임에 이 소식을 공유했다. 그 방에 계신 다른 한 분이 작년에는 그 대회에 800명이 참여했었다는 얘기를 전했다. 올해가 처음이 아니었구나. 작년에도 별 일이 없어서 올해는 그 규모를 더 늘린 거였구나. 우리 달리기 모임은 주로 불광천 산책로에서 달리기를 하다보니 이 대회는 우리 모임이 참여하기 딱 좋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참가 신청 서버가 열리면 다 같이 신청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 대회 참여하려고 일부러 멀리까지 가기도 하는데, 우리 동네에서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 건 반가운 일이기는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신청하기로 했다.


며칠이 지나서 드디어 서버가 열린 날. 나는 미리 알람을 맞춰두었기 때문에 딱 정시에 들어갔다. 어, 그런데 신청을 하려고 보니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고 나온다. 다른 대회들에 신청할 때는 이런 적이 없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대회 하나 신청하려고 회원가입까지 하게 만들다니. 참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달리 방법이 없으니 할 수 밖에. 얼른 하지 않으면 마감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얼른 회원가입을 위한 정보들을 입력하고 빠르게 신청을 완료하고 카드 결제까지 마쳤다. 중간에 몇 차례 화면이 넘어갈 때마다 로딩이 길어지곤 했다. 사람들이 몰려서 서버에 부하가 걸렸다는 뜻이다. 혹시라도 마감이 되어버릴까봐 조금은 조바심이 났지만, 다행히 신청 접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소모임 방에 들어가보니 신청 완료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도 성공했다는 소식을 올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벌써 마감되었다고 ㅠㅠ 를 올리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허, 정말 간발의 차이였을 것 같았다. 내가 성공하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마감이 된 듯하다. 나중에 언론 기사를 보니 서버 열리고 10분만에 마감되었다고 했다.


이쯤에서 삐딱한 사람으로서 여기저기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라는 행사 이름에 대해 한 마디 하고 달리기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번 불광천 달리기 대회는 겨우 2개의 코스만 신청을 받았다. 5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 보통 다른 대회들은 10킬로미터가 가장 짧은 코스이고, 하프 코스와 풀코스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불광천이 짧아서 10킬로미터도 간신히 가능하고, 하프도 불가능하니 어쩔수 없이 5킬로미터를 넣었겠지. 그런데 왜 '마라톤' 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마라톤은 고유명사로 42.195킬로미터를 달리는 경기를 말한다. 겨우 10킬로미터 달리는 대회에 마라톤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뭘까? 작년에 참여했던 와이엠씨에이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그 대회는 10킬로미터와 하프 코스 이렇게 두 개만 있엇는데, 역시 '마라톤' 이라는 단어를 썼다. 풀코스가 없는데, 왜 썼는지 궁금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다. 달리기 열풍이고, 마라톤 이란 단어를 써야 뭔가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달리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실제로 42.195 킬로미터 풀코스를 뛰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나는 아직 도전해보지 못한 일이고, 어쩌면 평생 도전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니, 사람이 40킬로미터 이상을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이제 겨우 20킬로미터 정도는 뛸 수 있게 되어지만, 어쩌면 25킬로미터 정도는 뛸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이상은 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왜 부담스럽게 마라톤 이라는 단어를 여기저기서 막 갖다 쓰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냥 달리기 대회라고 하면 될 것을. 달리기 라는 쉽고 좋은 단어를 놔두고 왜 자꾸 마라톤 이라는 단어를 쓰는지. 참.


대회 날짜가 다가오는 중에 이 대회에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달릴 예정이고,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씨가 구청장과 함께 달릴 거라는 언론 기사가 나왔다. 누군가가 계획을 세웠다. 사람들을 모아서 대회 장소에서 혁신파크 민간 매각 반대 피케팅을 하자고 했다. 그때 얼른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해 대회 신청에 성공한 사람들을 모아서 등에 몸자보를 붙이고 뛰면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겠다고. 그래서 우리 소모임에서 신청 성공한 사람들에게 몸자보를 붙이고 함께 뛰어주십사 부탁들 드렸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흔쾌히 함께 하겠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렇게라도 뛰면 사람들 눈에 띄겠지.


그리고 대회 전 날. 지인 중 누군가가 많이 속상한 일을 겪어 위로해주자고 사람들이 모였다. 나는 아이들을 만났다가 친한 친구랑 만나고 있었는데, 늦게라도 좋으니 꼭 오라는 연락을 받고 밤 늦은 시간에 합류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고, 달리기 대회 때문에 컨디션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원래 대회 전날엔 음식도 신경쓰고, 일찍 자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엄청 노력해야 하건만. 집으로 돌아갔을 때는 새벽 4시가 넘어서였고. 대충 씻고 누운 것이 5시였다. 알람을 5개를 맞춰놓고 눈을 감았다. 겨우 2시간 조금 넘게 자고 울리는 알람을 끄고 다시 눈을 감기를 반복했다. 4개의 알람을 모두 끄고 다시 누웠다가 5번째 알람 때 눈을 번쩍 떴다. 아, 너무 피곤했고, 너무 너무 나가기가 싫었지만, 몸자보를 전달해주고 나서 나도 몸을 풀어야 달릴 수 있다. 그냥 대회였다면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혁신파크 투쟁의 일환으로 참여하는 거라 안 나갈 수가 없었다. 이미 다른 동료들은 거리에서 피케팅을 시작했을 시간에 나는 세수만 하고 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대회 장소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몸자보를 함께 붙이실 분들에게 전달하고 나도 준비를 시작했다. 피켓팅을 하고 있던 동료 두 명이 와서 도와줬다. 내 등에 몸자보를 달아주고, 배번호표를 앞에 달고 짐을 맡기는 등 준비를 도와줬다. 날이 추워서 손도 시려웠고, 이상하게 옷핀으로 고정하는 일이 잘 안 되었는데, 동료들이 도와주니 금방 해결되었다. 마치 두 명의 매니저가 붙어서 선수를 보좌해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암튼 혼자 대회에 나갔던 경험이 기억나서 이렇게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엄청 기분이 좋았다.


지난 번 두 번째 대회의 기록보다 1분을 앞당기는 것이 목표였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지만, 동료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냈다. 처음부터 조금 오버 페이스로 뛰었다. 반환점까지는 순조롭게 달렸다. 페이스가 나쁘지 않아서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환점에서 물을 마시는데, 다른 대회와 달리 종이컵이 아닌 플라스틱 컵을 사용했더라. 환경을 생각해서 종이컵을 안 쓴 것은 좋은데, 컵을 담을 통을 조금 더 멀리 뒀으면 좋았을텐데, 가까이에 두는 바람에 뛰다가 멈추고 물을 마셔야 했다. 한번 멈추면 흐름이 끊어지는 법. 게다가 오버 페이스 였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걷게 되었다. 아주 짧은 시간 걷다가 갑자기 목표가 생각났다. 얼른 다시 뛰기 시작했다. 뛰다가 약 6킬로미터 지점에서 한 참가자가 나를 제치고 앞으로 나가면서 작은 소리로 "혁신파크 화이팅!" 이라고 말해줬다. 역시 몸자보를 붙이고 뛴 보람이 있구나. 나는 고맙습니다 하고 크게 소리를 치고 힘을 냈다. 약 7.5킬로미터 지점에서 여러 사람들이 누군가를 보호하듯 둘러싸고 걷는 모습을 보았다. 김미경 구청장과 황영조 씨가 그들 가운데서 걷고 있었다. 에워싸고 걷는 이들은 아마도 공무원들이겠지. 카메라를 든 사람 두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계속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그들 무리의 앞으로 가서 김미경 구청장이 내 등에 붙인 몸자보 문구를 읽을 수 있도록 잠시 멈춰섰다. 그런데 내가 멈추자마자 카메라 맨 중 한 명이 나를 제지하며 비키라고 했다. 평소였다면 약간의 실랑이를 벌여서라도 그냥 물러나지는 않았겠지만, 이건 달리기 대회니까 실랑이를 벌이면 무조건 내가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순순히 비키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조금 힘이 빠졌다. 너무 순순히 비켜준 것 같아서 후회한 것이다. 이렇게 되었으니 목표라도 달성하고 싶어서 속력을 올리고 싶었으나 이미 많이 지쳐있었다. 8킬로미터를 지나면서 부터는 체력이 딸린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9킬로미터 지점부터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발바닥이 아팠다. 드디어 저 멀리 결승점이 보였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결승점에 들어서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마치 만세 삼창을 하듯이 "혁신파크 민간 매각 반대"라는 구호를 세 번 크게 외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기저기서 피켓팅을 하던 동료들 중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와 고생했다며 어깨를 토닥여 줬다. 기록을 보니 지난 대회보다 오히려 11초나 더 느렸다. 반환점에서 아주 잠시 걸었던 것과 구청장 앞에 잠시 멈췄던 것이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아니 사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무릎도 안 좋은 상태로, 최악의 컨디션으로 참여했으면서 이 정도 뛰었으면 잘 한거 라고 생각을 바꿨다. 4월 12일에 또 대회에 나가야 하니, 그때는 꼭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이번에는 2분 줄이는 걸 목표로 달려봐야겠다.



성폭력과 자살


장제원 이라는 정치인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성폭력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 박원순이 한 짓과 완전히 똑같은 짓을 또 저질렀구나. 이제 뭐 성폭력을 저지른 정치인들의 행동 패턴 같은 것이 되려나. 뭐 그러기엔 안희정은 멀쩡히 잘 있긴 하는구나. 스스로 생각해도 수치스럽고 앞으로 사람들의 비난과 수사를 받는 과정 등을 견디기가 힘들다 생각해서 결국 생을 마감한 것이겠지만, 그 행동은 너무 비겁하다. 살아서 죄값을 치르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생각을 해야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SNS에 박원순을 옹호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다시 나타나더라.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 법. 쓰레기가 쓰레기인 이유는 명확하다.


지브리 풍 그림들


갑자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체의 만화 프로필들이 눈에 뜨기 시작했다. AI가 만들어 준 이미지라고 하더라. 순간 거부감이 강하게 들었다. 너도 나도 다들 유행처럼 하는 것에 나는 제일 먼저 반감부터 느끼는 사람이다. 남들이 다 본다는 영화는 보기가 싫어지고, 남들이 다 읽는다는 베스트 셀러 도서는 안 읽고 싶어진다. 삐딱한 인간이라 그런가보다. 지브리 풍 그림체라는 것도 누군가 좋아할 수 있고, 그걸 프로필로 쓸 수도 있지만, 너도 나도 다 따라하는 모습은 기괴하다고 느낀다. 저작권 문제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발언들 그리고 에너지 소비 등 많은 의견들이 넘쳐나던데, 그걸 다 떠나서 나는 그냥 사람들이 나도 한 번 해볼까 하고 따라하는 모습 자체가 불편하고 무섭다.


AI가 만든 이미지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딥페이크를 비롯해서 여기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할 말이 많은데.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아, 오늘은 제주 4.3 기념일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슬픈 만우절


살면서 평생 만우절이라고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거나,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다. 남들이 장난이나 농담을 하면 그저 실없는 짓이라 여기며 픽 웃고 말았을 뿐. 누군가의 SNS 에서 만우절 거짓말이길 간절히 바랐던 충격적인 소식 중 하나로 홍콩 배우 장국영의 자살 소식을 언급한 것을 보았다. 2003년이었던가? 그때 최고의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했으니 충격이긴 했다. 나에게는 한 명이 더 있었다. 만우절에 세상을 떠난 지인이. 벌써 몇 해가 훌쩍 지나버렸구나.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이 갑자기 돌연사 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았는데, 게다가 그날이 하필 만우절이었다. 엄청나게 열심히 활동하는 활동가였고, 좋은 친구였고, 성실한 동료였다. 아주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긴 시간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알고 지냈고,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딱 생기는 즈음이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이어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병원에서는 그저 돌연사라고 했다고. 그때 친했던 선배 하나가 나에게도 한 마디 했다. 너도 혼자 사는데 조심해야겠다. 라고. 이혼하고 혼자 산 지 좀 되긴 했지만, 나는 아이들을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니 경우가 다르다고 볼 수 있겠지만, 평소에 혼자라는 점은 또 다르지 않은 건 맞다. 


어제인 4월 1일은 좀 많이 바쁜 날이었다. 아침부터 좀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만우절이란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점심 시간에 잠시 숨을 돌리며 SNS 들어갔다가 장국영 이야기를 보고 나서 그의 죽음이 바로 떠올랐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잠시 혼자 눈을 감고 그의 영면을 바라는 마음으로 묵념했다. 바쁜 날이라 더는 그 기분에 빠져 있을 겨를이 없었다. 얼른 마음을 다잡고 일을 해야 했다. 다행히 여러 사람들이 연락과 방문이 이어져 일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저녁에 중요한 회의가 있었고, 회의는 10시 반이 훌쩍 넘어서 끝났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뒷정리를 하고 혼자 남아서 시간을 보니 11시였다. 긴 하루였다. 나는 정신이 없어서 직접 뉴스를 보지는 못했는데, 헌재가 4월 4일을 선고일로 예고했다는 소식을 만나는 사람들 마다 알려줬다. 기다리던 소식이라 반가운 것은 맞지만, 과연 그 선고가 이 나라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대로 내란수괴의 탄핵을 확정하는 것이 될 것인지, 아니면 소수의 정신 나간 인간들이 떠드는 대로 탄핵 기각이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광화문에서 밤을 새울 거라며 깃발을 챙겨 나갔다. 나는 중요한 회의가 있기도 했고, 이번 주는 계속 일이 많아서 거리에서 보낼 시간을 만들기 어려웠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 거리에서 얼마나 고생할 것인지 눈에 훤히 보인는데, 나는 차마 더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저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라고 전하는 것 밖에.


달이 4월로 바뀌고 분명 봄이 온 것은 명확한데, 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렇게 춥기만 한 것인지. 봄이 왔건만, 아직 우리에게 봄은 오지 않았다. 헌재가 탄핵을 확정해야 비로소 봄이 올 것이다. 



프로 야구 개막


오랫동안 너무 바빠서 야구를 보지 못하고 살다가 작년부터 다시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 롯데가 야구를 잘 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해마다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다보니 이젠 기대를 덜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작년에는 그래도 재미있는 경기들이 제법 많았다. 물론 아무리 기대를 덜 해도 매번 경기를 지는 걸 보는 건 괴롭기는 했다. 게다가 작년에 수도권에 있는 구장들(잠실, 고척, 문학)에 몇 차례 아이들과 직관을 갔을 때마다 졌기 때문에 좀 속상하기는 했다. 그래도 여름에 사직에 아이들과 함께 간 날 크게 이겨서 그걸로 지금까지 직관 때마다 졌던 것이 다 상쇄되었다.


롯데는 매년 시범 경기부터 강한 모습을 보이다가 딱 봄에만 강하고 여름부터 한계를 드러낸다고 해서 봄데라고 불린다. 제법 오래된 패턴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그 봄데 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지 못하고 봄부터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런데 왠일로 여름을 지나면서 반짝 실력이 좋아졌다가 다시 떨어졌다. 그 반짝 했던 것이 사람을 매혹시켜서 또 기대를 하게 만들기는 했다. 올해는 작년에 잠깐 기대를 품게 만들었던 그 기억 때문에 그래도 좀 더 기대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개막전부터 무참하게 깨지고 이후로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줘서 다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나는 롯데팬이야. 어디 감히 기대를 품다니. 그냥 그저 지켜보는 것만 해야지. 작년에 그렇게 멋진 모습을 보였던 윤나고황 중 올해 나승엽만 2경기 연속 홈런을 보여주며 조금 살아났고, 나머지 3명은 아직은 기대 이하의 상황이다. 손호영도 작년에는 그렇게 잘 하더니, 올해는 영 타격감이 바닥이다. 게다가 믿고 믿었던 레이예스 마저도 썩 감이 좋지 않아 보인다. 아, 그리고 반즈. 작년에 윌커슨과 함께 그렇게 잘 했는데, 올해는 개막전부터 두 번 등판 모두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분명 공은 좋은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거기에 지난 토요일 창원에서 큰 사고가 벌어졌다. 경기장 외벽 구조물 하나가 추락하면서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을 덮쳤는데, 3명이나 병원에 실려갔다고. 그리고 그 중 한 분이 결국 돌아가셨다고 했다. 세상에! 야구를 보러 온 시민이 구조물에 맞아서 사망하다니! 프로야구협회는 급하게 모든 경기를 취소하고 전 구장에 대해 시설안전 검검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추모기간을 정했다고 한다. 창원 엔씨 다이노스는 내가 이미 서울에 올라온 후에 생긴 구단이라서 창원 구장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만약 부산에 계속 살았다면 창원 정도는 몇 번 갔을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롯데 경기 외에도 다른 팀들의 경기도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어쩌면 그냥 롯데 팬에 머물지 않고 프로야구 10개 구단 전체의 팬이 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물론 그러려면 더 많은 경기를 보아야 하고, 더 많은 선수들을 알아야 하고 더 부지런해야 하겠지.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사직 구장에서 야구를 보면 좋겠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표 구하기가 어렵다고 언론에서도 난리다. 값비싼 시즌권을 사전에 구매하지 않으면 좋은 자리는 꿈도 못 꾸겠지. 서버가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정시에 들어가도 대기번호가 1천번이 넘게 나오는데. 작년에 정말 운 좋게 사직에서 좋은 자리를 구했던 건 아마 평생에 몇 번 없을 일일 것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25-04-0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우절하면 예전에 오불당(하루 오불로 여행하는 모임) 카페에 가입되어 있을때 EBS 세계문화탐방 1년짜리 여행에 당첨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하루종일 퇴사나 여행이냐를 고민하며 안절부절하던 때가 기억나네요. 메일 끝자락에 만우절 장난임을 적어놓았는데 그만 흥분해서 끝까지 읽지도 않고 혼자 가슴 콩닥콩닥 어쩌지 못하고 있었죠.

꼬마요정 2025-04-02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동생과 남편은 롯데가 경기할 때마다... 공 하나 하나에 분노했다가 기뻐했다가 그럽니다. 부산은행에서 매년 내놓는 우승 적금은 사기라고 화를 내구요. 그래도 응원하는 구단을 바꾸지 않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갈수록 표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정말 건전하고 즐거운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아 기쁘지만 자리가 없어요ㅠㅠ

창원에서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카스피 2025-04-0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평생 만우절이라고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거나,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다고 하셨는데 ㅎㅎ 설마 이것이 빅피처 만우절 거지말은 아니시겠지요^^ 평생 살면서 하얀 거지말 한번 안한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인것 같아요.
 

아직 우리에게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헌재가 선고를 계속 미루고 있다. 설마 이번 주를 넘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표현해야 정확하겠다. 결국 이렇게 금요일이 지나고 또 주말을 맞이한다. 오늘 평소처럼 입고 나왔는데, 유독 바람이 강해서 추웠다. 하필 외부에서 지내야 할 시간이 많아서 더 추웠다. 찬 바람이 온 몸을 강타할 때는 몸이 덜덜 떨렸다. 아직 봄이 온 것이 아니구나. 몸도 마음도 너무 춥다.


3월은 참 바쁜 달이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을 우리 동네 활동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활동가들은 원래 다들 바쁜데, 누군가 여러가지 이유로 일을 쉬는 상황이 발생하면, 유독 그 사람에 더 많은 일이 몰린다. 그래도 네가 출근을 하는 것은 아니니 더 여유가 있지 않냐 하는 얘기인데, 그 모임에서만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몸 담고 있는 여러 모임에서 다들 똑같은 반응이다 보니 결국은 훨씬 더 많은 일들을 떠안게 된다는 이야기. 그렇게 일이 많은데도 정작 주머니에 들어오는 수입은 없다는 슬픈 이야기.


몸담고 활동하는 공간들이 많다 보니, 그리고 그 조직들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다 보니 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많이 바빠진다. 지난 주와 이번 주는 정말 하루 하루 간신히 해야 할 일들을 억지로 쳐내고 있다는 느낌으로 버티고 있다. 원래라면 며칠 전에 마감을 했어야 할 일들을 며칠이 밀리고 또 밀려서 정말 이젠 더 이상 밀리면 큰일이 날 정도 시점에 간신히 마감을 치고, 그제서야 다음 일에 착수하는데, 그 일도 역시 이미 마감이 한참 지난 일이다. 그걸 마감을 간신히 치고 이제 또 다른 마감이 지난 일을 시작하기를 무한 반복.


이 와중에 돈은 조금씩이라도 벌어야 해서 가끔 야간에 물류 창고에 가서 밤새 일을 하고, 아침에 집에 들어와 쓰러져 잠들고, 한 서너시간 겨우 자고 깨서 다시 기어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싶다. 아니 윤석열 탄핵이 얼른 확정이 되고 내란수괴로 다시 구속이 되고, 명태균 수사가 빠르게 추진이 되어서 홍준표, 오세훈 까지 죄를 파헤치고, 김건희도 다시 정상적으로 수사하는 등 세상이 상식적인 수준으로 움직여 준다면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보람이라도 느낄 것인데, 세상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나는 이렇게 죽어라 일을 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제 물류창고에서 밤새도록 일을 하는데, 전날도 일찍부터 밖에서 여러 일들을 처리하고 오후에 창고로 출근한 거라서, 즉,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출근했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피곤했다. 새벽 두 시 무렵에는 너무 졸려서 걸어 다니면서 졸 뻔했다. 평소 창고에 출근하는 날엔 오전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오후에 적어도 두 세시간은 낮잠을 자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오후 늦게 셔틀버스를 타는데, 어제는 그렇게 할 수 없이 일이 몰려서, 일을 하다가 셔틀버스 시간에 간신히 맞췄다. 그것도 혹시 셔틀버스를 놓치면 출근을 못 하게 되니 정말 죽어라고 뛰어서 간신히 셔틀버스를 탔었다. 오늘 새벽에 집에 돌아와 너무 피곤해서 겨우 몸을 씻고 누웠는데, 피곤하지만 또 배는 고파서 라면을 하나 먹고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이런 날엔 좀 쉬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 일정이 빡빡하게 있었다. 한 세시간 자고 일어나서 씻고 나갔고, 추운 날씨에 계속 외부 일정이라 덜덜 떨면서 너무 힘들었다. 저녁에는 또 감사를 맡고 있는 총회가 있었다. 감사와 서기를 동시에 맡아서 감사 보고서 낭독을 마친 후에는 기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일 오전에 또 발표를 맡은 일정이 있어서 일찍 집에 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보낼 수가 없다는 사람들에게 붙들려 또 한참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다들 헤어지고 나서 내일 발표할 자료를 보면서 리허설을 좀 해보려고 했는데, 자료를 너무 급하게 만들다 보니 좀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 급하게 다시 발표 자료를 보완하고 보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오늘 힘들었던 하루 일과의 마지막은 알라딘 서재에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서 조금은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얼른 집에 돌아가서 자야겠다. 내일은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발표 준비를 해야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25-03-29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마디로 헌법 재판관들이 몸을 사리는 것이지요.노무현 대통령때는 국민들이 반대하고 박근헤 대톹령때는 국민들이 촛불들고 탄핵을 찬성했으니 당시 재판관들은 큰 부담없이 선고를 내릴 수 있었지만 윤통의 경우는 계엄령의 타당성과 헌법위반을 따지기 전에 겉으로 보이기에 과거와 달리 국민들의 괍반수가 탄핵 반대를 주장하면서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기에 쉽게 결정을 못내리는 것 같아요.
탄핵이든 기각이든 역풍이 부는 것은 자명하기에 재판관들은 여론의 추이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눈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꼴찌의 반란


지난 번에 여자농구 플레이오프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했었고, 이후 아산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 2차전을 원정팀 부산 비앤케이가 모두 이겼을 때, 이 이야기도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계속 다른 이야기만 하느라 쓰지 못했다. 그 사이에 두 팀은 부산에서 3차전을 벌였고, 결과는 비앤케이가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와! 이번 우승으로 박정은 감독과 비앤케이는 재미있는 기록을 몇 가지 남겼다. 일단 비앤케이는 지난 시즌 꼴찌 팀이었다. 그 이전 시즌에서는 이번과 똑같이 우리은행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었지만, 그때는 우리은행이 3연승하며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번과 정확히 반대다. 언론 기사를 읽어보니 지난 시즌 꼴찌팀이 다음 시즌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여자농구 역사상 3번째라고 한다. 그 중 첫번째 사례는 지금 상대팀 감독인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으로 오자마자 세웠다고 한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박정은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고(지지난시즌에) 챔피언 결정전에서 첫 승을 거뒀으며(이번 시즌 1차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여자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로서 우승을 경험하고 감독으로서도 우승을 경험했다. 우승 소식을 전하는 스포츠 뉴스에서는 박정은 감독이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인터뷰한 과거 영상을 보여줬는데, 거기서 부산의 딸인 박정은이 부산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더라. 그리고 3전 전승으로 챔피언으로 올라 우승 약속을 지켰다. 다음에는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동시에 해서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또 훌륭히 지켜줬으면 좋겠다.


마지막 경기를 보면서 너무 좋았던 것은 안혜지 선수의 활약이었다. 지난 번에 똑같이 5차전까지 치루며 최선을 다한 4팀의 선수들을 이야기 하면서 가장 눈길이 가는 선수로 케이비 스타즈의 허예은 선수라고 했고, 그와 함께 안혜지 선수도 언급했었다. 이 두 사람은 단신으로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포인트가드로서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과 멋진 패스를 잘 뿌리는 것도 멋지지만, 이 두사람은 단신임에도 멋진 돌파와 골밑슛을 보여주기도 하고, 위기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3점슛을 터뜨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허예은이 안혜지 보다는 조금 더 성적도 나았고, 더 눈에 띄었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3차전의 안혜지 선수는 정말 너무 멋졌다. 결국 안헤지 선수는 이번에 엠브이피로 선정되었다. 박혜진 선수도 잘 했고, 김소니아 선수의 활약은 말할 필요도 없고, 사키 선수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엠브이피는 안혜지를 뽑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복기해보면 이번 3경기는 하나 하나가 모두 명경기였다. 비록 3연패 끝에 승부에서 지고 말았지만, 우리은행도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특히 김단비 선수의 투혼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졌다. 우리은행에서 김단비 외에 다른 선수들이 정말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활약했다면 우리은행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승했을 것이다. 나는 지난 시즌까지는 여자농구를 거의 보지 않아서 몰랐지만, 이번 시즌 비앤케이 팀의 주장으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혜진 선수는 우리은행에서 긴 시간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고 한다. 이번에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셈이다. 특히 마지막 3차전의 4쿼터 약 18초 가량을 남기고 터진 박혜진의 3점슛 덕분에 역전패를 당한 것은 너무나도 아쉬운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반대로 비앤케이는 그런 박혜진을 데려온 선택이 탁월한 것이겠고. 이번 시즌에서 김단비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 김소니아 선수도 이번 시즌에 새로 옮겨온 선수라고 했다. 정말 비앤케이가 지난 시즌 꼴찌를 한 이후로 아주 독하게 선수들을 보강하고 준비했다고 볼 수 있겠다.


자, 이제 경기를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우리은행의 홈인 아산에서 펼쳐진 1차전으로 가보자. 1쿼터 중반부터 2쿼터 초반까지 우리은행은 압도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비앤케이의 득점을 5점으로 묶어놓고 계속 점수를 달아났다. 김단비의 활약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상하게 비앤케이는 터지지 않았다. 1쿼터는 18대 5로 우리은행이 크게 이겼다. 2쿼터 초반에도 우리은행이 1골을 더 넣어 20대 5가 되었다. 계속 안 풀리던 비앤케이가 드디어 실마리를 풀었다. 김소니아의 돌파로 2점을 올리고 이후 박혜진이 활약했다.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물론 우리은행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심성영이 3점 슛을 넣었고, 김단비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가 안헤지가 너무나도 멋진 돌파로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2쿼터가 끝날 때 점수는 우리은행이 31대 23으로 앞서고 있었다. 3쿼터에서 안혜지의 3점슛이 터졌고, 사키의 3점이 터지면서 비앤케이는 추격의 박차를 가했다. 여기서부터 김단비 선수의 체력이 딸리는 모습이 드러났다. 사실 양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첫 두 경기를 잡아서 쉽게 올라올 줄 알았는데, 뒤이어 2연패를 당했고, 결국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여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두 팀이 모두 5차전까지 어렵게 왔지만, 비앤케이는 김소니아, 박혜진 외에도 골고루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김단비 원맨 팀이라 불릴만 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혼자 이끈 슈퍼스타 김단비였지만, 체력 문제는 방법이 없었다. 4쿼터는 우리은행이 42대 37로 많이 따라잡힌 상태로 시작했다. 비앤케이는 무섭게 몰아쳤다. 4쿼터 중반에는 드디어 44대 44로 동점을 이뤘다. 와! 결국 이걸 따라잡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부산 출신이라 비앤케이에 조금 더 마음이 가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멋진 김단비 선수가 있는 우리은행도 응원하는 마음이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펼친 4개 팀 중에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3팀을 고루 좋아했다. 특히 허예은 선수를 좋아했기 때문에 케이비 스타즈도 응원할 수 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 당시에 우리은행과 케이비를 비슷한 비중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면서 강이슬과 허예은이 있고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고른 케이비가 김단비 원맨 팀인 우리은행을 못 이기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의아했고, 한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정규시즌에서도 한참 물이 올라서 연승을 이어가던 비앤케이가 김단비의 우리은행을 만나 연승 흐름이 끊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와! 라인업만 보면 절대 비앤케이가 질 수 없을 것 같은데, 이걸 지는구나. 김단비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걸까 하고 생각했었다.


암튼 그렇게 4쿼터 중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앤케이는 우리은행을 따라잡았고, 결국 역전했다.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케이비가 우리은행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면 1차전은 우리은행이 이겼을 거라고 장담한다. 결국 최종 점수 53대 47로 비앤케이가 승리했다.   


비앤케이가 이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 명확하다. 김소니아(11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박혜진(1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안혜지(9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이이지마 사키(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체적으로는 김소니아가 압도적으로 잘 했지만, 본격적으로 추격을 펼친 3쿼터만 보면 안혜지 선수가 7득점을 올리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반면 우리은행은 김단비(20점 1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가 홀로 괴력을 뿜어냈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이 짜릿한 역전승을 보고 어찌 두 팀의 선수들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단기전 시리즈에서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77퍼센트인가 그렇다고 중계할 때도 여러번 강조하더라. 비앤케이는 원정팀으로서 적진인 아산에서 정말 너무나도 중요한 시리즈 첫 경기를 잡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은 양팀 모두 무조건 잡아야만 하는 경기였다. 홈에서의 1차전 패배로 인한 부담이 너무 컸던 걸까? 1쿼터에서 김단비가 파울을 3개나 저지르는 이변이 벌어졌다. 농구는 한 선수가 반칙을 5번 저지르면 퇴장 시킨다. 그런데 팀의 기둥인 김단비 선수가 1쿼터에서 무려 3개의 파울을 저질렀다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나는 이 장면에서 2차전 역시 비앤케이가 가져가겠구나 느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우리은행의 다른 선수들이 분발하기 시작했다. 김예진 선수와 박혜미 선수가 연거푸 3점슛을 넣으며 언제까지 우리은행이 김단비 원맨팀은 아니라고 알려줬다. 1쿼터를 마쳤을 때 점수는 오히려 12대 15로 비앤케이가 끌려가고 있었다. 2쿼터에 들어서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안혜지가 3점슛 1개를 포함해 7점을 넣으며 멋진 활약을 보여줬고, 비앤케이 이소희 선수도 1쿼터에 이어 2쿼터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아주 멋진 돌파와 골밑슛을 성공시켜 아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비앤케이 변소정 선수도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역시 우리은행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홈에서 최소 1승 1패를 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두 팀은 누구 하나 저만치 앞서 나가지 못하고 업치락 뒤치락 했다. 2쿼터 마지막 점수는 30대 29로 비앤케이가 간신히 리드를 지켰다. 후반으로 들어서며 비앤케이는 근소하게 리드를 지켜갔다. 이번에는 비앤케이 사키 선수가 7점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우리은행은 나츠키와 이명관 선수가 활약하며 악착같이 비앤케이를 따라갔다. 마지막 4쿼터 비앤케이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김단비가 다시 살아나며 추격을 계속했다. 두 팀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누가 이 승부를 가져갈 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비앤케이 박혜진이 3쿼터에서 발목을 다쳐 어쩌면 우리은행이 가져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안혜지가 4쿼터에 또 3점슛과 멋진 돌파를 보여주며 큰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사키가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그림같은 블락슛을 보여주며 이 승부 비앤케이가 가져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역시 명승부는 예측을 불허한다. 경기 종료 약 3분을 남겨두고 김단비가 3점을 넣어 49대 47 2점차를 만들었다. 이제 1골이면 우리은행과 비앤케이는 다시 동점이 된다. 그리고 약 2분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번에는 김소니아가 3점을 넣었다. 양보할 수 없는 양 팀의 에이스로서 김단비가 3점을 넣으니 이번에는 김소니아가 3점으로 답한 것이다. 점수는 다시 5점차. 양 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다. 결국 경기 종료 43초를 남겨두고 이소희가 3점을 추가하며 우리은행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렸다. 최종 점수는 55대 49로 비앤케이가 승리했다.


와! 어떻게 적진에서 2연승을 거둘 수 있었을까? 비앤케이의 상승세를 우리은행이 막지 못했다. 이번에도 비앤케이 주요 선수들의 활약이 엄청났다. 안혜지(16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이이지마 사키(15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이소희(11점 4리바운드), 김소니아(7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가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에서는 김단비(15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나츠키(17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김예진(6점 2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결국 승부를 되돌리지 못했다.


첫 두 경기를 가져간 팀이 그것도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이 홈에서 세번째 경기를 치룬다는 것은 거의 우승 문턱에 앉았다는 뜻이다. 2년 전에 비앤케이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을 만나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과연 어떨까. 역시 두 팀은 마지막까지도 엄청난 명경기를 보여줬다. 


홈경기라서 그런지 비앤케이의 출발이 좋았다. 앞선 두 경기 모두 1쿼터에서 우리은행에 리드를 내주고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이소희와 사키 그리고 안혜지의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지나 그물을 스치며 떨어졌다. 클린샷. 김소니아의 활약도 여전히 대단했다. 김단비 역시 이를 악물고 움직였으나 역부족이었다. 비앤케이는 17대 10으로 앞서가며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서 비앤케이는 김소니아와 박혜진이 연속 득점으로 달아났다. 물론 우리은행 김단비가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여기에 박혜미의 3점슛까지 터지며 우리은행도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다시 안혜지의 3점이 터졌다. 아주 중요한 시점에서 추격의 불씨를 꺼트리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사키의 3점이 더해져 결정타를 날렸다. 비앤케이는 31대 23으로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리가 없엇다. 3쿼터에 시작과 동시에 한엄지와 김단비가 연속으로 3점슛을 넣었고, 이어서 김단비의 뱅크슛으로 우리은행은 동점을 만들었다. 33대 33이었다. 비앤케이는 변소정 선수의 돌파와 골밑슛 그리고 안헤지의 3점으로 다시 달아났고, 우리은행은 이명관의 3점슛으로 추격을 이어갔다. 41대 37로 아직은 비앤케이가 리드하며 3쿼터를 끝냈는데, 흐름은 우리은행으로 가있다고 느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점, 안혜지 선수를 좋아하는 점으로 비앤케이를 응원하는 마음이 조금 더 강하지만, 김단비의 우리은행 역시 응원하는 마음이라 마지막 4쿼터를 남겨두고 긴장감이 컸다.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우리은행이 승리를 가져가면 경기가 더 늘어나는 것이라서 좋고, 비앤케이가 이겨서 결국 우승하면 고향팀이 이겨서 또 좋은 것이다. 야구에서 롯데가 30년 넘게 우승을 못하고 있는데, 농구에서 비앤케이가 우승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은가. 자, 이제 4쿼터가 시작했다. 비앤케이 사키 선수가 캐스터와 해설자가 모두 소리를 지를 정도로 멋진 돌파를 보여주며 골을 넣었다. 그리고 김단비의 어려운 자세에서 나온 뱅크슛. 다시 사키의 득점이 나왔고, 이어서 김단비 선수가 아주 먼 거리에서 공격 제한시간 부저와 동시에 3점슛을 던졌는데, 이것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해 그물을 스쳤다. 와! 이건 승패를 떠나서 이번 경기 최고로 멋진 슛이라고 꼽을만 했다. 이어서 우리은행은 50대 49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건 이제 모른다. 어쩌면 우리은행이 1경기를 가져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앤케이 이소희 선수가 깔끔한 클린샷으로 3점을 넣었다. 재역전. 52대 50이었다. 시간은 이제 3분 30초가 남아있었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우리은행 이명관이 골을 넣어 점수는 다시 52대 52였다. 그리고 경기 종료 37초를 남기고 김단비가 1골을 넣어 우리은행이 54대 52로 앞섰다. 경기 종료 약 18초를 남기고 안혜지가 박혜진에게 공을 넘겼고, 이것을 박혜진이 깨끗한 3점으로 완성했다. 55대 54. 이제 우리은행의 마지막 공격. 여기서 2점을 넣으면 다시 역전해 우리은행이 이긴다. 김단비가 공격해왔다. 시간이 다 되어 0초가 되는 순간 김단비가 회전슛을 쏘았지만, 림에 맞고 튕겨졌다. 이 공을 비앤케이 선수 한 명이 리바운드로 잡아 공을 쥐고 넘어지며 누웠다. 슛을 날렸던 김단비도 뒤로 넘어지며 저 멀리 미끄러졌다. 이미 경기는 끝났고 빨간 옷을 입은 비앤케이 대기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며 경기장으로 뛰쳐 들어왔다. 그런데 이 순간에 우리은행 선수 중 한 명이 넘어진 상태로 공을 안고 있는 비앤케이 선수로부터 공을 낚아 채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는 경기가 끝나는 부저 음이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씁쓸함에 취해 있는데, 혼자 공에 몰두해 있었다. 그리고 공을 안고 있는 비앤케이 선수 역시 이미 경기가 끝났는데, 자신이 리바운드로 잡아낸 공을 끌어안고 넘어진 채로 놓지 않았다. 경기는 끝났건만 이 두 사람만 아직도 싸우고 있었다. 나는 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중계화면은 멀리서 비추고 있었고, 이미 환호성을 지르며 팔짝팔짝 뛰면서 승리를 만끽하는 비앤케이 선수들에게로 금방 옮겨가버렸다. 캐스터가 등번호를 보고 선수를 확인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 캐스터 눈에는 그 두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끝났다. 55대 54로 비앤케이가 이겼다.



마지막 경기까지 비앤케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은 돋보였다. 안혜지(13점 3점슛 3개 2리바운드 7어시스트), 이이지마 사키(14점 4리바운드), 김소니아(10점 7리바운드), 이소희(8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가 팀 승리에 앞장섰고, 박혜진(8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결승포를 성공시켰다.


우리은행은 김단비(2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 한엄지(8점 10리바운드)가 열심히 움직였지만, 결국 패배했다. 만약 마지막 김단비의 슛이 림으로 빨려들어갔다면 4차전으로 이어졌겠지만, 공은 튕겨져 나왔다. 결국 웃지 못했지만, 김단비의 괴력은 어마어마했다. 27점이라니!! 1차전 20점, 2차전 15점에 이어 3차전 27점이다. 이게 과연 인간인가 싶다.


정말 마지막 1초까지도 승부를 알 수 없는 명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보고 어찌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있나. 잠을 안 자더라도 꼭 써야했다. 아, 이제 다음 시즌 시작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야구 보면서 기다려야지 뭐. 올해는 롯데가 꼭 가을야구에 갈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같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비앤케이가 롯데에게 행운을 준 것으로 여겨야지. 내일 아침부터 하루종일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너무 늦어버렸네. 얼른 집에 가서 씻고 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5-03-27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28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