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에서 정부의 안일안 태도에 더이상 기대지 않고, 스스로 방사성물질을 측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고가의 방사선검출기를 구매하기 위한 모금에 들어갔다. 네이버 해피빈에 마련된 이 모금함은 며칠째 논란에 휩싸여, 찬반 논쟁이 한창이다가 어제 양이원영 국장의 해명글 이후로 조용해진 듯 하다.  

일단 정부의 태도야 뭐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하고, 그렇다면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모금활동에 대한 부분인데, 여러가지 반론이 있었지만, 대부분 지난번 공금횡령과 성스캔들 건을 언급했다. 오래전 녹색연합이 장원씨의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고, 그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데 꽤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환경연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그때 그 일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모금활동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과연 해피빈의 모금만으로 그렇게 큰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또 그 장비를 구매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데, 이부분에서 얼마나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모금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할만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을지. 뭐 이런 부분들에 조금 의문이 든다.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양이원영국장이 쓴 글을 읽으면서 또한번 정부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측의 태도에 놀라게 되었다. 

1. 방사성물질 검출은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나서 국방기관에서 제논이 검출될 때까지 일주일에 1회밖에 측정하지 않다가 28일부터 뒤늦게 매일 측정을 시작하고 

2. 후쿠시마현 부근 4개현에서 식품 수입 금지한다고 발표하더니, 알고 봤더니 그쪽에서 출하금지된 것만 수입금지하고(수입할래야 할 수 없는 출하금지 된 품목들)

 3. 방사선방호를 책임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방사능 비 매일 2리터 마셔도, 방사능비 한 달 내내 맞아도 안전하다고 하고 

4. 요오드 기체를 검출하는데 추가로 더 필요한 활성탄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전국 12개 측정소와 활성탄 필터를 추가로 사용한 울진민간환경감시기구 측정 결과가 최고 6배가 차이 나는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활성탄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5. 방사능비 맞은 채소에 방사성물질 검출되었는데 그것도 40개 표본 조사해서 나온거고 유통된 뒤 4일 후에 발표했어요. 지금도 농수축산물 전수조사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어떤 품목은 한 달에 한 번 어떤 품목은 일주일에 두 번 합니다. 

6. 우리나라는 이런 공간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곳이 전국에 70곳이고, 방사성물질을 검출하는 곳이 전국 12곳입니다. 물론 요오드와 세슘만 가능합니다. 서울은 한양대 옥상 한 곳이 전부입니다. 이곳의 측정 결과로 서울 전체가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인용한 6개의 항목 중에 제일 황당한 건, 3번이다. 방사능 비 매일 2리터씩 마셔도 안전하다고 한 한국원자력기술원장이란 인간은 제발 매일 2리터씩 마셔보고 주둥아리 놀렸으면 좋겠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주변지역에서는 여러 경로로 피폭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세슘의 반감기는 30년이니, 아직도 그 양이 절반 이상 남아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방사성물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앞으로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양이원영 국장의 마지막 말에 공감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정보를 누구라도 알기 쉽게 공개하는 것이다. 정부와 한수원이 제 할일을 등한시 한다면, 환경단체라도 나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 바로가기
http://happylog.naver.com/happykfem/rdona/H000000054116 

양이원영 국장의 해명글 바로가기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discussroom&wr_id=30469&sca=&sfl=&stx=&sst=&sod=&spt=0&pag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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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5-0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방사능은 우리 뇌리에서 잊혀진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죠.ㅜㅜ
앞으로가 문제인데 정부 대책은 없고 한심하고 두려운 날들이 계속 될 듯...

감은빛 2011-05-11 13:04   좋아요 0 | URL
어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구 2달간의 상황을 정리한 기사를 읽었는데,
무려 2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하나도 좋아지지 않았더라구요.
일부에서는 올해 안에 수습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고 예상하던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고리 1호기를 재가동 시켰다지요?

젠장! 어디 이민이라도 가야할 것 같아요.
 

하나. 곤조 혹은 고집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곤조 있는 나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또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당신의 고집이 마음에 듭니다. 같이 일해보고 싶습니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고집이 쎈 사람이군요. 
 이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예전에 친했던 어느 녀석은 누가 네 고집을 꺾겠냐고 혀를 내둘렀다! 

어찌보면 같은 면을 보았을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관점으로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나는 그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 그들의 맘에 들기 위해 변해야 할까. 변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 과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변할수는 있을까? 

답을 찾고 싶어서 밤 늦게까지 술을 잔뜩 마셨는데, 돌아오는 건 피로와 숙취뿐이다. 

둘. 취향 

누군가가 물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고? 그닥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라는 대답을 하려다가 맘을 바꿔 기억을 더듬었다. 뭔가 있었는데, 뭐였더라? 기억이 안났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머리속에서 해마다 보았던 영화제목과 장면들을 빠른 속도로 넘겨보았다. 결국 9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동사서독>과 <타락천사>였다. 특히 <타락천사>를 무척 좋아해서 여러번 보았을 뿐 아니라 그런 분위기에 젖어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분명히 뭔가 있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그 영화를 기억해보려고 무진장 노력을 했지만, 결국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질문 자체를 깨끗이 잊고 바쁜 일상을 시작했다. 며칠이 지나서였을까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등 앞에 서있는데 문득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타인의 취향> 아니 그 감독의 다른 영화 <룩 엣 미> 였던가. 아녜스 자우이 감독은 아내가 무척 좋아하는데, 같이 살면 취향까지 비슷해지는 건가.

셋. 변화 

자료를 찾기 위해 몇 개의 키워드를 검색했는데, 내가 예전에 써놓았던 글이 검색되어 나왔다. 이거 좀 신기한데! 어느새 나는 자료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처음 보는 글인양, 내가 썼던 글을 읽고 있다. 낯설다. 그땐 이런 글을 썼었구나. 

영화 <봄날은 간다> 였던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때는 사람도, 사랑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사람이 변하니? 그런 말을 계속 머리속에 품고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사람도, 사랑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   

넷. 다시 고집

오래전 내 고집을 싫어한다고 했던 이가 겪었던 나와 며칠 전 내 고집 때문에 지긋지긋하다고 표현했던 이가 보았던 나는 과연 같은 나였을까, 다른 나였을까? 나의 곤조가 좋다던 이와 나의 고집이 마음에 든다던 이는 같은 면을 보았던 것일까, 다른 면을 보았던 것일까? 

내가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머리가 아프다. 그냥 나는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 작고, 여리고, 보잘것 없고, 곤조를 부리고, 고집을 부리고, 상처주고, 적을 많이 만들어 왔던 나였지만, 그래도 그런 나를 이해하고 좋아해주었던 이는 분명히 있었다. 

갑자기 이승환의 '나는 나일뿐' 이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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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모르게 추천을....!

감은빛 2011-05-03 11:48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이승환 팬이셨죠!
고맙습니다! ^^

pjy 2011-04-29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변하고 있고,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변했는데~ 이상하게도 같은 선택을 하는거보면 도루 그대로인듯 싶습니다^^;

감은빛 2011-05-03 11:49   좋아요 0 | URL
이래저래 복잡한 생각이 많았는데,
지나고보면 또 별것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또 생각해보면 별로 안 변한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네요. 사는게 다 그런건가요?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4-2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그 점에서는 아주 고집이 세죠. 제게 또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어딘가 꾸민듯 하거나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에게서 희미한 위화감을 느낀 후에
항상 근처에서 고민한답니다. 내가 '그사람'을 본게 맞을까? 하고.

저두 그냥 저이고 싶은데, 감은빛님두 그러신가봐여.
저는여, 감은빛 님의 페이퍼가 아주 좋습니다!

감은빛 2011-05-03 11:52   좋아요 0 | URL
저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어느정도씩은 '과장'과 '포장'을 한다고 생각해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요.
거의 안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좀 심하게 많이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늘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4-2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갑자기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란 노래가 생각나네요.
그래도 변하지 않는 친구 한 둘만 있어도 괜찮지 않나요? 그 정도는 충분히 있으실것 같은데요^^

감은빛 2011-05-03 11:53   좋아요 0 | URL
아! 그노래. 참 좋아했던 노래예요.
갑자기 듣고 싶어졌어요!

변하지 않는 친구. 딱 둘 정도 있는 것 같은데요. ^^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30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타락천사라는 영화 완전 좋아해요.
그 중 忘記他라는 노래는 더더욱이요~

감은빛 2011-05-03 11:57   좋아요 0 | URL
와! 영화에서도 겹치는 군요!
말씀하신 노래는 저도 기억에 남아있는 곡이예요.
댓글 보고 찾아서 들어봤어요.
당시에 구입했던 영화OST는 어디있는지 찾아도 보이질 않네요.

수이 2011-05-0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감은빛님? 닉네임이 낯익어서 와봤더니만 제가 아는 감은빛님이 맞으시네요. 후훗.
다시 읽어도 좋네요. 저도 추천 꾹. ^^

감은빛 2011-05-03 11: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지민맘님.
알라딘에서 보니 더 반갑네요!
얼른 가서 '즐찾' 누르고 왔습니다. 자주 뵐게요. ^^

따라쟁이 2011-05-0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을 똥그랗게 뜨고) 감은빛님은 그냥 감은빛님 같아요.

감은빛 2011-05-04 14:20   좋아요 0 | URL
갑자기 그 순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걸요. ^^

잘잘라 2011-05-0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 안 먹으면 까칠하고 술 먹으면 완전 까칠해서 한 사람씩 붙잡고 일대일 면담해요(한데요. 그 정도면 늘 필름 끊기니까요..ㅜㅜ;;) 그래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쟤는 술 멕여도 까칠하고 안멕여도 까칠하니까 그냥 냅둬." 이런 소리 들어요. 요즘엔 사람들이 저를 너무 냅둬서, 심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계속 이러면 더 까칠해질텐데.. 흑. 고민이예요.ㅜㅜ;

감은빛 2011-05-04 14:23   좋아요 0 | URL
술과 관계없이 까칠하신 포핀스님~~
아무리 까칠해도 함께 놀아줄 분이 분명히 계실텐데,
혹시 일이 끝나서 그런 거 아닌가요?
아직 울산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 건 아니죠?

근처라면 제가 잠시라도 말벗이 되어드릴텐데....

순오기 2011-05-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곤조~ 우리 아버지가 즐겨 쓰던 말이었는데, 우린 '근성'이란 말로 바꿔 쓰죠.
근성이나 고집 없는 사람은 매력도 없지 않을까요?^^

감은빛 2011-05-11 13:02   좋아요 0 | URL
자고로 남자는(사람은) 곤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어느 어른에게 들은 적이 있어요.

네, 그렇겠죠. 누구나 다 나름의 고집과 근성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순오기님도 한 곤조 하실 것 같은데요. ^^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시겠죠~!
 

하나. 비와 이별 

 차창 밖으로 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야말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굵은 빗방울이 사정없이 지구의 살갗을 파헤쳤다. 얇은 철판과 조금 두꺼운 유리에 사정없이 떨어져 내리는 비는 청각을 마비시켜 정신을 멍하게 만든다. 

 온 몸으로 비를 맞고 있는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 볼륨을 최대한 올려놓고 담배불을 당긴다. 어김없이 비에 대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한때 제법 좋아했던 노래지만, 하필 지금 이 순간 이 노래가 나오다니! 

매캐한 담배 연기가 좁은 차 안을 가득 메운다. 창문을 조금 열었더니, 곧바로 비가 들이쳐 얼굴을 때린다. 이마를 쓰윽 닦아내고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마신다. 후욱 하고 내뱉은 연기는 열린 창문 틈으로 빨려나간다. 

노래가 절정에 다다른다. 작게 따라불러보지만, 역시 고음에서 삑사리가 난다.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끈다. 창문을 다시 올리고 얼굴에 묻은 빗물을 또 한번 닦아낸다. 코와 입 언저리를 닦아내던 손이 입술에 닿는 순간 흠칫 동작을 멈춘다. 나도 몰래 입술을 만지작거린다. 

불과 이십여분 전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느꼈던 입술.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되살려보고 싶은 마음에 가만히 더듬어보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매몰차게 문을 닫고, 저 빗속으로 걸어나간 그 여성을 아마 다시는 볼수 없을 것이다. 입술의 촉각따위 기억해보려해도 부질없는 짓이다! 

둘. 만남 

민방위 대원은 4년차까지 일년에 4시간 교육훈련을 받는다. 올해 4년차, 마지막 교육훈련이다. 내년부터는 1년에 1시간 소집훈련이면 끝난다던가. 하필 가장 바쁜 시기에 민방위 훈련이 떨어졌다. 뒤로 미룰까 어쩔까 고민을 했지만, 이것저것 행정절차가 귀찮을 것 같아서 그냥 받았다. 

바쁜 아침, 한창 바쁜 사람들을 불러놓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어를 뱉어내는 사람들. 어떤 유용한 정보도 없고, 어떤 합리적인 이론도 없다. 그저 시간낭비일 뿐! 그렇게 헛된 시간을 보내게 만든 댓가로 너희는 내가 낸 세금에서 강의료를 받아 챙기겠지. 

두번째 시간이었던가 말투가 어눌한 강사가 프레젠테이션 도중에 노사연의 '만남' 노래를 들려줬다. 자신과 우리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며, 소중한 인연이라는 뜻'을 전달하는 의도였던 것 같다. 그 강사는 어눌한 말투로 이것도 인연이니, 다음에는 꼭 아는 척이라도 하고, 같이 커피라도 한잔 하는 사이가 되자고 지껄인다. 순간 우엑! 구토가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아냈다. 

시대에 뒤떨어진 안보교육과 화생방 교육 따위로 인해 내 아까운 인생의 한 순간이 낭비되었다.  

구역질나는 민방위 강사와의 만남 말고, 미치도록 가슴이 뛰는 어떤 만남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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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사람 여럿을 멜랑꼬리하게 만들었네요.
시인 취소예요, 비와 이별 필이라면 여심을 울리는 멋진 로맨스소설 작가로 등극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민방위훈련이라고요~
참 좋을때군요.

감은빛 2011-04-28 10:54   좋아요 0 | URL
여심을 울릴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로맨스소설은 꼭 한번 써보고 싶어요!
양철님의 말씀에 힘입어 꼭 한번 도전해볼거예요! ^^

저의 시간은 영원히 이십대 후반
(그러니까 양철님의 '참 좋을 때'보다 좀 더 좋을 때!)에 멈춰놓고 싶어요!
하지만 현실은......
아직은 좋은 때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다락방 2011-04-2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ter Cetera 의 [No explanation] 이라는 노래를 혹시 아시나요, 감은빛님? 그 노래의 가사중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My mouth is still wet from our last kiss'

감은빛님의 이 페이퍼는 자꾸만 이 가사를 떠오르게 하네요.

다락방 2011-04-28 13:00   좋아요 0 | URL

감은빛 2011-04-28 16:30   좋아요 0 | URL
아니오. 그 노래를 알지 못했는데,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되었네요! 고맙습니다!
노래가 참 좋네요.
목소리가 낯익어서 검색해보았더니,
그룹 시카고의 보컬이라고 나오네요.

좋은 노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따라쟁이 2011-04-2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아하. 오호.. 헉~!

감은빛 2011-04-29 03:19   좋아요 0 | URL
음, 이건 무슨 뜻일까요?
저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통역해주시면 안될까요? ^^

따라쟁이 2011-05-03 17:01   좋아요 0 | URL
음.. 이걸 이해하실 수 있어지시면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어요.~!!

감은빛 2011-05-04 06:48   좋아요 0 | URL
헉! 그럼 우린 아직 친구가 아니었단 말인가요?
갑자기 슬퍼지는데요. 흑~~

루쉰P 2011-04-29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민방위에서 노래 부른 대목에서 완전 자빠짐. ㅋㅋ 대박! 첫번째 글에서는 제 얘기를 하시는 것 같은 묘사에 완전 놀람! 왜 이렇게 잘 쓰셨나요? 저 역시 비 때리는 차 안에서 노래를 들었거든요. 전 이소라의 '바람소리'를 듣다가 필 받아 따라 부르다 삑사리 냈어요. 전 감은빛님의 도플갱어이지 않을까요?

감은빛 2011-04-29 12:47   좋아요 0 | URL
민방위 교육에서 노래를 부른 건 아니었고, 강사가 강의자료인 PPT 파일에 '만남' 음악파일을 첨부해놓고 들려주었던 거예요. 어처구니 없죠? 정말!

루쉰님이 공감해주시니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언젠가 제가 말했었죠. 루쉰님과 저 비슷한 면이 제법 있는 것 같다구요. ^^

근데 도플갱어라면, 평생 마주치지 않아야 되겠네요.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어느 한 쪽이 죽게 되는 거라고 하던데요. ^^

마녀고양이 2011-04-2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깊은 어떤 것은 종종 사소한 모티브로 떠오르게 되더라구요.
'비와 당신과의 이야기'는 제 첫사랑이 기가 막히게 부르던 노래인데,
제가 불러달라고 막 조르면 안 부르고 도망가버리곤 했어요. 칫.

그런데 부활만 보면 그녀석이 생각나죠. 에이, 이젠 왕뚱땡이가 되어버린 그녀석. ^^

감은빛 2011-05-04 06:51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이 댓글을 놓쳤군요. 죄송!
그 노래를 기가막히게 불렀다니, 노래솜씨가 엄청 좋았나봐요.
제 대학 동기 중에도 이 노랠 엄청 잘 부르는 녀석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녀석은 그 당시에도 왕뚱땡이였어요! ^^
저는 녀석을 보면서 울림통이 커서 노래를 잘 부르는 거라고 이해했죠.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책을 읽을 때 여러권의 책을 책상위에 쌓아두고, 기분내키는대로 하나씩 집어서 읽는 버릇이 생겼다. 즉 동시에 여러 책을 읽는 버릇. 그러다보니 책마다 진도가 천차만별이다. 어떤 책은 집중력있게 끝까지 다 읽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책은 계속 진도가 안나가서 벌써 몇 달째 펼쳤다가 덮었다가를 반복하기도 한다. 어떤 책은 조금 읽다가 다른 책들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자꾸만 외면당하고, 결국 다 읽지 못한 채 완전히 잊혀지기도 한다. 또 어떤 책은 처음부터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되도록 짧은 평이라도 남겨서 기억하기 쉽게 정리하고 싶은데, 막상 짧은 평을 쓰려니, 또 욕심이 생겨서 제대로 감상을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러다보면 자꾸만 글에 공을 들여야하니, 당장 시간이 부족하면 뒤로 미루게 된다. 몇 번을 미뤄두고 나면 결국 그 책에 대한 글을 쓰지 못하고 자꾸만 새로운 책들을 읽게 되고. 애초에 짧은 평이라도 남기려했던 의도는 완전히 무산되어 버린다. 

 구입해놓고(혹은 선물 받아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자꾸만 보관함과 장바구니에는 책이 쌓인다. 새 책을 구입할 때마다 아내의 눈치를 보게 되고, 늘 '언젠가는 다 읽을거야!'라고 장담하지만, 글쎄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어제는 책을 찾으려고 책장을 주욱 훑어 보다가 대략 5년전쯤에 사놓고 읽지 못한 책들을 발견했다. 헉! 그 책들을 구입한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조만간 읽으려고 쌓아놓은 책더미와 새로 발견한 그 책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숨이 먼저 나온다.

 '언젠가는......' 

아내가 보기 전에 얼른 다 읽은 책들로 가려놓는다. 


아래는 요즘 새로 읽기 시작한 책들 

 

 출퇴근 길에 조금씩 읽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데, 
 치명적인 부작용이 하나 있다.  
 읽다보면 출근이고 뭐고 그냥 이대로 훌쩍 떠나고싶어진다! 

 온갖 아름다운 바다 풍경들이
 자꾸만 나를 유혹한다. 

 멋진 사진들을 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있다!
 쩝! 

 

 잠자기 전에 조금씩 읽는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운동가들이 다 나온다!
 즉, 이 책 한 권이면 전 세계의 대안운동의 흐름을 꿸수있다.

 대안노벨상이라 불리는 '바른생활상' 수상자 14명의 이야기.
 낯익은 이름도 있고, 낯선 이름들도 있다.

 주변에 마구 권해주고 싶은 책.

 

 

  

 3월부터 붙들고 있었는데,
 아직도 제법 많이 남았다. 

 표지와 본문 디자인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 

 저자의 독특한 주장은 아주 주목할만하다.
 핵심적인 부분만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큰 소득을 얻는 셈. 

 전체적으로는 좀 지루한 느낌.

 

 

 

 반값 할인에 혹해서 구매! 

 아직 머리말과 목차 정도만 훑어봤다. 

 제대로 읽으려면 꽤나 오래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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穀雨(곡우) 2011-04-2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어째 저의 일상과 한치의 빈틈도 없이 똑 닮았어요.
쌓아 놓고 읽는 거랑 기록과 감상의 사이를 고민하는....ㅋㅋ

감은빛 2011-04-28 00:35   좋아요 0 | URL
앗! 곡우님도 저와 비슷하시군요!
아내가 워낙 뭐라고 해서, 낙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심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섬사이 2011-04-2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을 찾는가>, 관심이 가네요.
아무래도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탓이겠지요..

감은빛 2011-04-28 00:35   좋아요 0 | URL
네. 한번 읽어보세요!
요즘 강추하는 책입니다.

비로그인 2011-04-2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킄..

가끔 책상 옆을 보면서 책이 계속 무한번식을 해서 이러다간 저를 잡아 먹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저도 좀 늘어놓으면서 책을 보는 편인데요. 흩어진 책들 펼쳐서, 본 부분까지 확인할 겸 넣는 메모지 펼치는 재미가 꽤 쏠쏠하더라고요.

감은빛님 방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려고 합니다 ㅎ

감은빛 2011-04-28 00:37   좋아요 0 | URL
저는 오랫만에 눈길을 주는 책은
어디까지 읽었는지를 기억해내느라
한참동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읽게 됩니다.
메모지를 끼워두는 방법 좋을 것 같네요.

바람결님도 저와 비슷하시다니!
갑자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기분!

blanca 2011-04-26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을 찾는가>를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좋은 책 추천 받아 좋은걸요. 저는 꼭 한 권 씩 읽고 소장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책은 되도록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왜 그 책을 처분했나, 막 가슴을 칠 때도 있어요^^;;

감은빛 2011-04-28 00:40   좋아요 0 | URL
책이 많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유난히 책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요.
왠만하면 수중에 들어온 책들을 처분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아내는 자기 책들을 주기적으로 기증하는데,
저는 손을 벌벌 떨면서 겨우 몇권 끼워넣을 뿐입니다.

pjy 2011-04-2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나서 새 책을 사자~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욕심내자가 목표인데요..이게 참^^;
초절정 재벌섹시남아 너는 돈을 벌어오렴, 나는 책을 봐야겠거든♥

감은빛 2011-04-28 00:41   좋아요 0 | URL
초절정 재벌섹시녀가 돈을 벌어다주는 꿈이라도 한번 꿔보고 싶어지네요! ^^

마녀고양이 2011-04-27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렇게 읽다 말다를 반복해서
아예 책장 한칸에 읽고 있는 책을 꽂아놨는데........
한칸이 다 차버렸어요. ㅠㅠ. 그런데, 새 책은 또 사염. 흑흑.

감은빛 2011-04-28 00:42   좋아요 0 | URL
저역시 못 읽은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사고 싶은 책이 또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산더미처럼 쌓였네요.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양철나무꾼 2011-04-27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상은 말끔히...방바닥에 쌓아놓고 읽어요.
그리고 직장에서, 집에서, 화장실에서(^^) 다른 책을 읽고요.
꼭 안읽게 돼도 가방 안에 얇은 책 한권은 따로 있구요.

두권은 읽을려고 구해뒀고, 두권은 새롭네요.
구해둔 책 두권 중 한권의 '전체적으로 좀 지루한 느낌'또한 저랑 같아서 낄낄대다가 가요~^^


감은빛 2011-04-28 00:46   좋아요 0 | URL
예전에 자취할 때는 방바닥에 책 탑을 쌓아놓고 살았어요.
요즘은 아직 어린 아이들때문에 책상위에 책 탑이 쌓이고 있구요.

새롭다고 말씀하신 두 권중에 한 권은 짐작이 가는데,
또 한 권은 뭘까 좀 궁금해지는데요.
역시 이번에도 두 권이나 겹쳤군요!
이 글에 언급하지 않은 책 중에도,
겹치는 책들이 제법 있는 걸로 압니다.
(예를들면 송기역선배와 이상엽 작가의 책!)

저도 양철님처럼 리뷰를 잘 썼으면 좋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4-28 09:57   좋아요 0 | URL
'희망을 찾는가'요.
그쵸, 서재결혼시키기라도 함 제법 겹치겠죠?^^
참고로 남편과 서재를 결혼시켰을때, 사전류와 내가 사준 책들 외에는 겹치는 게 없었어요.

그리고, 감은빛님이 저한테 리뷰를 잘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다뇨?
저 쥐구멍 찾으러 가요=3=3=3

감은빛 2011-04-28 10:44   좋아요 0 | URL
아, 위에 두 권이 신간이어서 새로우셨군요.

저도 아내와 겹치는 책이 거의 없었어요.
취향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양철님 리뷰 완전 잘 쓰시잖아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2011-04-28 0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8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4-29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신 리뷰를 읽으며 도플갱어라고 댓글을 써 놨지만 이거 책 읽는 스타일도 완전 공감. 전생에 형제는 아니더라도 친,인척은 됐을 것 같은 필이 오네요. ㅋ

감은빛 2011-04-29 12:50   좋아요 0 | URL
역시 알라딘에는 제 요상한 독서습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군요!

전생에 친,인척이었을지도 모르는 루쉰님~
즐거운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
 

어제도 비가 내렸다. 아마 방사성물질이 섞인 비였을 것이다. 물론 비가 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공기중에 떠돌던 방사성물질에 노출되어,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7일과 8일에 내린 비로 인해 제주산 상추와 통영산 시금치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미량이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말로 우리는 정부의 말만 믿고 그냥 안심하고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아래의 두 글을 읽고 왔다. 

음식 섭취에 따른 피폭, 유아가 성인보다 8배 높아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hissue&wr_id=307552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한 달, 우리가 배운 것은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hissue&wr_id=309276 

 

 

 

 

 

 

 

 

 

 

 

 

[그림] 10μSv의 피폭량에 도달하는 방사성 요오드131의 양. 동일한 양의 방사성물질에 대해 2세 이하의 유아는 성인에 비해 8배 이상의 피폭량을 받는다. 베크렐(Bq)은 방사성물질의 방사선 방출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1Bq은 1초마다 한 번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정도를 의미한다.
- 출처 : 환경운동연합 

첫번째 글을 읽어보면 정부 발표처럼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못된다는 것을 쉽게 알수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특히 더 믿을 수 없다. 정부가 제시하는 주장을 성인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두번째 글을 읽어보면 정부가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해왔는지 알수있다. 양이원영 국장의 이 글을 읽다보면 정부가 고의로 정보를 숨기거나, 제대로 된 대처와 조치를 취하지않은채, 국민들에게 거짓으로 안심시키려 했던 일들을 여럿 확인 할 수 있다. 

  

   
  사고 열흘만에 방사성물질 제논이 한반도에 상륙했는데, 4일이나 지나서야 발표했다. 제논이 검출되기 전까지 국내 방사성물질 측정소는 일주일에 한 번꼴밖에 측정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국민들의 불안과는 너무 대비되는 안일한 정부 당국의 대처였다. 더구나 전국 12개 방사성물질 측정소는 기체 방사성요오드를 제대로 검출할 수 없는 종이필터만을 사용하고 있어 실제보다 최대 6배나 다른 측정 결과를 낸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4월 7일에는 일본에서 직접 방사능 바람이 한반도를 불어왔고 방사능 비가 내렸다. 이 역시 독일, 노르웨이 연구소들의 발표가 먼저였고 우리나라는 부정하다가 인정하다가 다시 부정하는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다. 며칠 뒤 검사결과는 내린 비가 방사능 비였고 이 비를 맞은 남쪽의 채소들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위성사진으로 방사능바람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불어왔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는 한 달 간 방사능 비를 쫄딱 맞아도 괜찮고 그 비를 매일 2리터씩 1년을 마셔도 괜찮다는 주장이 우리나라의 방사선방호를 책임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완전히 원자력 마피아들에게 종속당한 나라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지난 7일보다 4배나 높은 방사성 바람이 18일 저녁부터 한반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국민들의 반응이 차분하다. 공포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방사능 오염을 이제 일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어제부터 지난번보다 4배나 더 많은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경고를 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어제와 오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대부분 별 걱정이 없는 듯 하다. 그새 익숙해진 것일까?
 
나는 무섭다.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고, '그린에너지'라고, 기후변화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TV광고를 보았던 그날부터 줄곧 무서웠다. 이런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그냥 자살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못한 것 아닐까? 언제 오염되었는지도 모르게 방사능에 오염되어, 온갖 비참한 꼴을 다 보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 그런 공포를 안고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는 거. 얼마나 몸서리쳐지도록 무섭고 끔찍한 일인가. 더군다나 내 한 목숨이야 그렇다고 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일본 원전사태가 체르노빌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아직도 쉴새없이 방사성물질이 새어나오고 있으며,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각한 폭발이 없었을 뿐, 오염총량으로 따지면 어쩌면 체르노빌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수도 있다. 체르노빌 때는 저 멀리 독일까지도 방사성물질이 날아와서, 큰 피해를 입혔다.(참고로 유럽도 우리나라처럼 편서풍지대이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체르노빌보다 동쪽에 있는 서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입은 피해를 증명할 길이 없다!) 그 이후 동독에서는 기형아로 판명된 아기의 낙태시술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현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부 관계자들이 우리나라가 바로 일본 옆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으면 좋겠다.(지도를 갖고가서 손가락으로 지목해주고 싶다! 정말!) 그리고 이 나라에도 핵발전소가 무려 21기나 있다는 것을 깨달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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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4-1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씀입니다. 핵이란 원료 자체가 정말 그런 존재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더그라운드 책에서 지적했듯이 관료 사회의 저런 점들 뭐든지 괜찮다라고 말하는 저 태도들! 증오스러워요. 핵에 대해 위험하다, 무섭다 라고만 의식을 하고 있었는데 21기나 되는 핵발전소가 있는 상황이라니...아~정말 지하실에만 숨어 있을 수도 없고 이 놈의 국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할 지경이에요. 저도 원전을 멈춰라를 꼭 읽어봐야 겠어요!!!

감은빛 2011-04-20 11:55   좋아요 0 | URL
네, 루쉰님의 지적처럼, 관료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일본은 관료들이 우리나라처럼 부패하지는 않았으니 다행이죠.
정경유착과 부패가 만연한 이 나라는 정말 답이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루쉰P 2011-04-21 14:46   좋아요 0 | URL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에는 일본 조직사회의 체질에 대한 비판이 조금 언급되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부패만큼이나 일본도 만만치 않은 것 같더라구요. 사실 저는 예전에 국가 조직을 바꿀 유능한 인재를 헌책방에서 양성하여 혁명의 길에 뛰어들게 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지원자가 없어 실패를 했지만요. ^^

귀를기울이면 2011-04-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적천석(水滴穿石)이란 말이 있죠. 보통은 끊임없는 노력을 권면할때 쓰는 말이긴 한데 전 방사능비 이야기 처음 나올때부터 이말이 머리에 떠오르곤 떠나질 않네요.
작은 물방울이 결국 돌을 뚫는다.... 작은 방사능이 모여 결국 우릴 죽인다..
미량이라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몰려오면 피할수도 없고 방사능이 대량일땐 그냥 죽을텐데 미량일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지 뭐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네요.

감은빛 2011-04-20 11:58   좋아요 0 | URL
정말 이번 사태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네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는데,
앞으로도 계속 거짓과 기만을 일삼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화나고, 슬픈 현실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4-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더 무서워요.
먹을거리 뿐만 아니라...한참 나가 놀아야 할 아이들을 나가게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집에만 두자니 그것도 어렵구요.
한참 꽃구경 다니고 즐거워야 할 이 봄날이 두렵네요...

감은빛 2011-04-20 12:0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이 봄날에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어요.
해마다 황사에 시달렸는데, 올해는 방사성물질이라니요!

blanca 2011-04-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려오며 사방천지 꽃들을 보며 잠시 갈등했었어요. 아이를 놀게 할까. 그러다 왠지 내키지 않아 데리고 들어왔어요. 위에서 내려다 보니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더라구요. 너무 이쁜 봄 꽃들을 보며 저는 오전에 바람을 많이 맞았어요. 그 바람이 왠지 자꾸만 꺼림칙했어요.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가슴이 먹먹해져요. 청정에너지라니. 노후화된 원전들을 억지로 수명연장해서 고장사고나 일으키고.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구제역으로 살처분은 계속되고. 눈을 질끔 감아 버리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네요...

감은빛 2011-04-20 12:02   좋아요 0 | URL
네, 말씀처럼 저도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너무 어이없는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니까,
이제 왠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고,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게 된 나 자신이 느껴집니다.
분노를 넘어서 슬퍼지는 요즘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4-20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지요~

전 종교 따위는 없는데, 요즘 같아선 기우제, 살풀이라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종교가 없어도 기도하게 만드는 나날들이예요~

감은빛 2011-04-20 12:05   좋아요 0 | URL
만약에 제가 신을 믿는다면,
제가 믿는 신에게는 단 하나의 기도만 하고 싶어요.
국민을 기만하고, 제 잇속만 챙기는 인간들을 모조리 긁어모아서,
어디 지들끼리만 살 수 있는 세계에 좀 가둬달라고요! 제발!

마녀고양이 2011-04-2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벤트 선물 너무 잘 받았어요.
자랑질을 내놓고 해야 하는데, 제가 요즘 정신줄 하나는 놓은 상태라서요...
이해해주시구요, 울 코알라가 보내주신 책 사진이 너무 이쁘다고 열심히 보던걸요.
그리고..... 손수건은 스카프해도 될만큼 멋지던걸요. 정말 감사드려요!

원전 문제는, 왜 뿌린대로 거두리라 라는 말이 생각나는지. 너무 무서운 말이지 않아요? ㅠㅠ

감은빛 2011-04-25 13:08   좋아요 0 | URL
자랑질은 안해도 괜찮아요! ^^
코알라가 열심히 보았다니, 다행이네요.

뿌린대로 거두리라, 엄청 무서운 말이죠!

며칠 좀 정신없이 바빠서, 답이 많이 늦었네요.

섬사이 2011-04-2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사성 물질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어요.
일기예보에서도 뉴스에서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서 분개하고 있죠.
일곱살 막내를 보면서도 심난한데,
요즘 임신 중이거나 갓난아기를 둔 집에서는 어떨까 생각했어요.
역시나 아이가 어릴수록 피해는 심각하군요.
이 업보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ㅠ.ㅠ

감은빛 2011-04-25 13:10   좋아요 0 | URL
그렇더라구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그얘길 해요.
왜 이젠 아무런 말이 없는 거냐구?
언론통제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애들을 생각하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