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아는 수많은 이명으로 활동을 한 포르투칼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다중인격적으로 확연히 구별되는 자아에 다른 이름을 부여하여 수많은 이명으로 활동을 한 페소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가까운 공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집에 실린 '양 떼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산문에 가까운 시는 특별한 준비 없이 편안하게 그대로 다가온다.14운율 따위 난 아무래도 좋다. 나란히 선나무 두 그루가 똑같기란 드문 일.꽃들이 색을 지니듯 나는 생각하고 쓰지만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덜 완벽하다왜냐하면 온전히 외형만으로 존재하는자연의 단순성이 내게는 없기에.나는 본다 그리고 감동한다,물이 경사진 땅으로 흐르듯 감동하고,내 시는 바람이 일듯 자연스럽다......- 양 떼를 지키는 사람 | 알베르투 카에이루페소아를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시집을 번역한 김한민 작가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아르테)를 바로 구매했다. 기회가 되는대로 국내 출간된 페소아의 다른 시들도 감상해볼 생각이다. 시집 말미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여 페소아를 소개하는 글이 실려 있어서 페소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포르투칼어와 함께 병행 배치되어 발음이라도 찾아서 원어로 읽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김한민 작가는 페소아를 포르투칼어로 읽고 싶은 마음에 포르투칼 포르투대학에서 페소아 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을 만큼 페소아 덕후이다. 페소아의 작품 대부분을 번역한 어쩌면 국내 유일의 페소아 연구자. 김 작가가 추천하는 페소아의 시를 감상하는 법은 의미나 스타일을 파악하려 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아무 쪽이나 펼쳐 읽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