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의 性의식
혼전동거는 YESㆍ임신은 NO
배우자 선택 경제적 조건 우선
현실과 이상 사이서 갈팡질팡
“난 자신 있어.
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 결혼 전 양다리는 그나마 낫다.
결혼 전 사귀었던 애인과 결혼 후에도 가끔 만나 섹스를 즐긴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된다.
들키면 간통일 뿐 아 니라 사회의 돌팔매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엄정화가 당돌하게 내뱉은 위 의 대사는 왠지 현실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정말로 섹스와 사랑의 차이는 무엇일까.
섹스와 결혼 사이에서 현대인 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나.
섹스와 사랑 그리고 결혼의 ‘경계인’으로 살고 있는 이 시대 남녀들의 성의식과 결혼관은 설문을 통해 보면 더욱 흥미롭다.
한국대학신문이 중국 일본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혼전 동거와 성관계 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혼전 동거 및 성관계에 대한 물음에 한국 학생들의 57.1%가 ‘대체로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른바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섹스는 별개가 된 것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 관련되고 결혼이 직접 결부되면 또다시 달라진다는 것이다.
점점 이기적이며 이중적인 성의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한 결 혼전문 잡지가 결혼을 앞둔 20대 중반~30대 초반 남녀 1200명을 대상으 로 조사한 결과, 혼전 임신에 대해서 51.5%의 응답자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혼전 성관계는 다다익선이지만 혼전 임신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또 설문대상의 35.3%가 ‘바 람을 피우면 즉시 이혼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달라진 성의식은 결혼을 앞두고 경제·사회적 ‘조건’까지 만들어 낸 다.
결혼정보회사 좋은만남선우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에서 ‘조건은 좋으나 권태기를 느끼는 남자와 다시 사랑하게 된 옛 남 자 중 누구를 택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남자 2 9%, 여자 60%가 ‘권태기에 있더라도 좋은 조건의 남자’를 선택했다.
경제·사회적 헤게모니가 육체적 욕정을 밟고 일어선 것이다.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합리적인 배우자 선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며 “이러한 의식 속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성의식과 경제·사회적 조건이 혼재된 우리의 성과 결혼은 타자와 상관없는 ‘절대적 개인’으로서 ‘자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절대적 개인’이 가져온 결론은 명확해졌다.
혼전 성관계는 괜 찮지만 애는 낳을 수 없다.
나는 바람을 피워도 되지만 스와핑은 절대 못한다.
내가 하면 되지만 남이 하면 안된다.
이게 전부다.
물론 남녀의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더욱이 결혼 앞에서는 현실성과 변 수를 고려하게 마련이다.
어쩌면 섹스와 사랑 그리고 현실적인 조건 사 이에서 위험스러운 줄타기를 하는 남녀가 현명할지도 모른다.
다만 조건 이 필요할 뿐이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장창민 기자(cmj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