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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오늘은 숫자들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무슨일일까?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드는이유는...

오늘은 모두가 한가한 모양이다.

그래서 컴앞에 앉아서 컴이랑 친구를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나도 아이가 잠든 사이에 이렇게 놀고 있으니?

오늘은 조금 놀라고 돌아왔다,

류친구네 집에 갔는데 벌써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공부를 한다고 한단다.

우리 류는 노는것이 전부인데.

엄마랑 책읽고..

이런 나도 무엇인가를 시켜야 하는건가,

갑자기 소심해지고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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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놀자 > 산만한 아이 독서 지도법

1.일관성 있는 습관이 중요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생활 지도가 필요하다.
일상 생활 속에서 이루어 지는 행동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실천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를테면 요일별 먹는 음식 또는 입는 옷을 정해 놓고 아이 스스로 일관성 있게 지켜가도록 습관화시키는 것이다.

2.독서는 일정한 장소에서
책 읽는 장소를 정해 놓고 항상 그 자리에서 독서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자리에 앉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바로 독서에 집중하게 된다. 책 읽는 자리를 정해 놓으면 독서 습관을 평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의 효과도 증진된다.

3.양은 적게, 책을 읽은 후 이야기는 많이
처음에는 얇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 줄거리와 느낀 점, 배울점을 이야기 하는 시간은 길게 가져야 한다. 독서 후 생각을 녹음해서 여러번 들어 보는 것도 좋다. 아이는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서 쓸데 없는 말과 좋은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4.자기 암시로 독서 행동 개선
독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자기 암시를 하도록 지도하고 그것을 실천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나는 오늘 책을 읽는다', '나는 오늘 책을 읽고 줄거리를 엄마에게 이야기 한다' 라고 암시를 한 뒤 반드시 실천하도록 지도한다.

5.어떤 공부든 15분 이상 시키지 않는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무슨 공부를 하든지 15분 이상 시키지 말아야 한다. 간단한 문제 풀이 공부를 하더라도 다섯 문제에서 일곱문제, 그리고 시간은 처음엔 10분, 다음 날엔 12분,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20분, 이런 식으로 늘려가야 한다. 아이 스스로 집중력 향상을 느끼도록 하여야 하며, 이런 경험이 집중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6. 본인이 시간을 늘리게 한다.
책을 읽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늘리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아이 스스로 재미와 기쁨을 느껴 책을 더 읽겠다고 할 때 늘리는 것이 좋다. 부모가 리드해서 계획표를 짜고 시간을 늘리면 아이는 부담을 갖게 되고, ㄱ런 부담감이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독서에 재미를 붙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더 읽고 싶어 한다.

7. 처음부터 독서록은 무리
집중력이 약한 아이에게 처음부터 독서록을 쓰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지겨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집중력이 떨어져서 독서에 미숙한 아이에게 돗서록까지 요구하면 더 읽기 싫어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기 쉽다.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을 읽고 이야기를 많이 하느 것으로 독서 활동을 끝내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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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드무비 > [퍼온글] 헌책방 아줌마가 연 작은 전시관

▲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 깊어가는 저녁입니다. 가로등 불빛이 켜진 배다리 헌책방거리 밤 모습입니다. 사진에서 오른편 가운데에 있는 곳이 바로 <아벨서점>입니다.
ⓒ2003 최종규
<1>

"어떡하든 먹고 살지 못하겠어요?" 하던 <아벨서점> 아주머니입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책장사 하면서 어떻게 하든 먹고 살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힘들면 힘든 대로 힘듦을 자기 삶으로 받아들여서 자기 것으로 삼으면 언젠가는 조금 살림이 피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합니다.

한 평을 겨우 넘던 자그마한 책방을 꾸리던 젊은 아가씨였던 <아벨> 사장님은 이제 스무 평이 넘는 조금 넓은 책방을 꾸리는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일을 돕는 분도 여럿 계십니다.

묻히거나 사라질 뻔한 수많은 헌 책을 건져내온 서른 해가 넘는 세월입니다. 책이 좋아 헌책방을 열었다지요. 책 사러 오는 손님이 없어도 자그마한 가게를 빼곡히 채운 책과 함께 있으면 좋았다지요. 책을 사러 오는 손님이 없어 배를 곯아야 했어도 당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은 더없이 푸짐했다는 서른 해 넘는 세월입니다.

<2>

▲ 전시장 간판 - 전시장을 알리는 간판입니다. 전시장 문을 연 지 한 달을 조금 넘긴 뒤에 달았습니다. 낡은 사무실을 빌려서 아주머니들이 손수 공사를 다 하신 뒤 이렇게 간판까지 달았답니다.
ⓒ2003 최종규
스무 해, 서른 해 넘게 헌책방 장사를 하신 분들 가운데 `그땐 몰랐으니 그렇게 귀한 책도 그냥 헐값에 팔았다'고 `당신인들 그런 책을 왜 좀더 오래 갖고 있고프지 않았겠느냐'고, `귀하고 자료 값어치가 높은 책을 요새 팔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퍽 됩니다. <아벨서점> 아주머니는 서른 해 넘는 세월 동안 `그런 드물고 중요하다고 하는 책' 가운데 `팔지 않고 고이 모셔둔 책'이 꽤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들은 앞으로도 팔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책이 흘러온 역사"를 "새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들이 얼마에 팔리는지 알고 싶지도 않아요" 하는 아주머니입니다. 지난 2003년 1월 첫머리에 문을 연 `아벨 전시관'에는 세 가지 품목을 늘어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줍니다.

▲ 박정희 할머님 이야기 - 박정희 할머님은 일제 강점기 때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씨 딸이자 환갑 나이에 `새내기 화가'로 등단하여 자신이 그림을 그려 번 돈으로 시각장애인복지관 여는데 바친 분으로 알려지기도 한 분입니다. 박정희 할머님이 당신 아이들에게 그려준 `육아 그림일기'입니다.
ⓒ2003 최종규
하나는 박정희 할머님이 당신 딸아이를 가르치고 기르면서 그려서 읽어주고 보여주었던 그림책. 원본을 전시관에 놓을 수 없어 칼라복사를 한 뒤 크게 뽑아서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림책 줄거리는 이를 잘 닦지 않아 이가 검고, 손도 잘 씻지 않아 손도 검고, 옷도 잘 빨지 않아 옷도 검었던 당신 딸내미에게 지긋한 말투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 닦기, 자기 양말이나 손수건쯤은 자기가 빨래해서 입으면 더 깨끗하게 옷을 입을 수도 있고, 빗질을 잘 하는 방법과 얼굴과 손을 잘 씻는 요령을 가르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딸내미가 깨끗하고 인기 많고 공부도 잘하는 언니를 시샘하지만, 따뜻한 어머니 보살핌에 따라 자기 모습을 찾고 느끼면서 달라져요. 참 평범하고 어디서나 흔히 있는 집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어머니가 손수 그림으로 그려서 아이에게 읽어주고 보여주면서 잘 살아가는 길을 일러주는 그림책을 보니 콧등이 찡합니다.

▲ 그림이야기 가운데 - 딸아이에게 그려서 보여주던 그림이야기 가운데 한 대목입니다.
ⓒ2003 박정희
다음으로는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동안 인천 모습을 담은 그림엽서가 볼거리입니다. 헌책방은 인천에 있습니다. <아벨> 아주머니는 인천에 있는 그 헌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인천이라는 곳이 어떻게 달라져왔는가를 보여주고파 합니다. 나이 어린 아이들은 인천 역사를 잘 모릅니다. 역사를 모른다고 꼭 알아야 하지 않겠죠. 다만 자기가 발 딛고 살아가는 터전을 알아가는 일이 자기를 바로 알아가면서 참답게 살아가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역사를 가볍게 보아넘길 수는 없습니다. 예부터 살아오고 지내온 모습을 바탕으로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지난날 우리들 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치면서 그 지난날을 바탕으로 현재가 있음을 가르치면 좋아요. 그러는 가운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가를 아이들 스스로 느끼게 이끌면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벨서점> 아주머니가 헌책방 살림 서른 몇 해 동안 모아오신 잡지들이 볼거리예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나온 수많은 잡지 가운데 우리 역사에 굵은 자국을 남긴 잡지, 남다르거나 재미난 모습을 담은 잡지, 독재자 이승만 정권 아래에서도 이승만과 미국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만평을 실었던 잡지, 유럽과 미국이 온 지구를 식민지로 삼고 있을 때 `지구가 병을 앓는다'는 만평을 그려서 담은 일제강점기 때 잡지, 이승만 찬가를 부르던 잡지, 미국 찬가를 부르던 잡지…. 그동안 <아벨> 아주머니가 `팔았으면 적잖은 돈을 만질 수도 있었을' 바로 그 책들입니다.

<3>

<오리아나 팔라치 지음-태아에게 주는 편지,동천사(1992)>라는 책을 봅니다. 이 책은 1978년에 <사과를 따지 않은 이브,새벽>라는 이름으로 박동옥 씨가 우리 말로 옮겨서 내기도 했습니다.

... 너의 아버지가 두 번째로 전화를 걸었단다. 전화 목소리는 떨리는 음성이었다. 내가 결정을 했는지 어쨌는지를 몹시 알고 싶어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얼마 정도이면 해결
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듣지도 않았다. 나는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 여자가 법적으로 아기를 갖게 되었을 때는 모든 사람이 축하하고 선물을 보내고, 혹시 유산이나 디지 않을까 걱정하며 몸조심하라고 권유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며 행복한 순간이냐.
그런데 나의 경우는 말문을 막고 서로 쉬쉬하거나 낙태시키라고 노골적으로 권유한다. 나의 심정을 공범자, 아니면 동등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구나. 어느 때는 불안하기 그지없지만 또 한편으론 누가 이기는가 두고보자는 결심이 서기도 한다 ..


혼인을 하지 않은 여성이 아기를 배었을 때 세상이 그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야기합니다. 혼인을 하지 않은 여성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려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합니다. 일터에서는 은근히 회사를 떠나주기를 바라고 병원에서는 은근히 아기를 떼라고 부추깁니다. 아기를 배게 한 애인은 `돈을 얼마 주면 되느냐'면서 아기를 떼라고 이야기하고요.

`미혼모'라고 하는 여성은 뱃속에서 자라고 있을 아기에게 말합니다. "누가 너를 약 한 숟갈로 없앨 수 있다고 말하느냐" 세상 사람들에게도 말합니다. "당신들도 모두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느냐"고요.

▲ 낮은 걸상 - <아벨서점> 안에는 책손님이 앉아서 책을 읽도록 놓은 걸상이 많이 있습니다. 어린이책을 꽂아놓은 자그마한 방에는 아이 키에 맞는 낮은 걸상이 있어요. 손님이 뜸할 때면 꼬마들은 다른 걸상에 발을 올려놓고 책을 읽기도 합니다. (2002.7)
ⓒ2003 최종규
<김 재은 엮음-교사를 위한 삐아제 입문,배영사(1974)> 상하 권을 봅니다. 이 책을 가만히 보니 겉에 `대한서림' 스티커가 붙어 있고 전화번호 국번은 두 자리로 찍혀 있습니다. `대한서림'은 인천에서 가장 큰 새책방입니다. 인천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책방이래 봤자 서울에 있는 중대형 책방 만한 크기이고 교보문고 1/4도 안 되는 크기입니다. 아무튼. 1970년대 인천 책방 흔적을 살짝 만나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 책방 모습이 어떠했을까 생각합니다. 그때 그곳에서 책을 산 사람 느낌이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생각합니다.

판이 끊긴 <이지누 사진-원천봉쇄,눈빛(1991)>도 만납니다. 사진책은 글책보다 훨씬 적게 팔리고 무척 빨리 판이 끊어집니다. 도서관에서도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사진책이 많다 보니 이런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아낌없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책을 사서 보아 준 분들이 내놓아서 헌책방에 들어오기를 기다릴 때가 잦습니다. 요즘 나오는 사진책은 주머닛돈이라도 털어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책은 보통 다섯 해나 열 해만 묵어도 찾아보기 힘들고 돈을 더 얹어 준다고 해도 찾기 힘들어요. 좋은 사진책들이 안 나오는 게 아닌데 `책소개(서평)'를 거의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그림책 소개를 퍽 자주 만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사진책'을 제대로 소개하는 글이나 기사를 만나기 참 어렵습니다.

▲ 책 자리 잡기 - 한창 공사하던 때(2003.1). 진열장에 놓을 잡지 원본과 속 내용 칼라복사한 것들입니다. 놓일 진열장 위에 자리를 먼저 잡아둔 뒤 자리를 보아가며 하나하나 진열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2003 최종규
우리들 살아가는 이야기를 살갑고 조촐하게 담은 좋은 책이라면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모두 좋습니다. 어쩌면 요즘 쉽게 만나고 들을 수 있는 책소개는 우리 삶이 녹아든 살갑고 푸진 책을 소개하지 않고 우리 삶으로 다가오는 책소개가 못 되어 살갑고 조촐한 책 이야기를 만나기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너무 가볍게만, 너무 장삿속으로만, 너무 재미로만 책을 만나고 다가가고 생각하느라 정작 우리 모습을 담은 조촐한 책은 뒤로 묻히고 헌책방에서도 묻히지 싶어요.

<4>

<아벨> 아주머니는 함께 일하는 다른 아주머니와 함께 반 해 동안 공사를 했습니다. 전시관 얻을 터를 얻기까지 부지런히 일을 해서 돈을 모으셨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을 잘 간수하는 한편 전시관을 열 터를 알아보았다지요. 전시관 터로 쓰기에 알맞은 곳을 알아본 뒤 그곳을 치우고 장판을 새로 깔고 벽에 칠을 하고 진열장을 짤 나무를 맞추고 유리를 맞추었습니다. 진열장 또한 손수 못질 망치질을 해 가면서 짰고요. 전기공사도 아주머니 두 손으로 다했습니다. 전시관을 열기 앞서 한 달 동안은 밤늦게까지 일을 하셨다는군요. 그러고도 일이 끝나지 않았는데 함께 일하는 다른 아주머니 모두 지쳐서 나가떨어지자 전시관 문 여는 걸 한 달 미루고 다 함께 `한 달 휴가'를 내기도 했답니다.

▲ 아주머니가 망치질을 하며 진열장 손보기를 마무릅니다. 돈 좀 더 주고 일꾼을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서른 해 넘는 세월 동안 당신 책방의 모든 책장과 책꽂이를 당신 두 손으로 망치질, 못질해서 만들어 오셨고 전시장도 당신 두 손으로 가꿔서 열었습니다.(2003.1)
ⓒ2003 최종규
그렇게 한 달을 쉬고 다시 달라붙어서 전시관 여는 일을 마무리했고 2003년 1월에 비로소 세 가지 볼거리를 갖추고 문을 열었습니다.

전시관 구경하는 삯은 없습니다. 전시관 구경을 하신 분 가운데 `이렇게 좋은 구경을 시켜주고 1000원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시관 임대료나 그동안 준비하느라 든 돈이나 품값이라도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 말씀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벨> 아주머니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이곳을 찾는 분들이 `책이란 게 이런 거구나. 책이 이렇게 흘러왔구나' 하고 책을 느낄 수 있다면 좋다"고, "지금은 이렇게 어려운 속에서 전시관을 열어서 내 책방을 꾸리고 책을 파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사람들이 책이란 게 어떻구나 하고 느끼고 책을 좀더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전체로 봐서 우리 나라 책 문화도 좀 좋아지지 않겠어요?" 하고 이야기를 하며 전시관 구경하는 삯은 안 받겠다고 하십니다.

<5>

<아벨> 사장님은 이제는 아주머니이고 머잖아 할머니 소리를 들을 겝니다. 가만가만 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아벨> 사장님이 `소녀 적에 품은 작은 꿈'을 `나이 쉰 줄을 넘긴 아줌마'가 되어서 이루었다고요. 다만 아직 다 이루지는 않았어요. 아주머니가 품었던 자그마한 꿈 여럿 가운데 겨우 하나를 서른 해만에 이뤘을 뿐이거든요. 그렇다면 그 다음 꿈은? 글쎄... 다음 꿈은 어떤 꿈일까요?

헌 책 몇 권 팔아서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 생각을 하는 일로도 힘들다는 헌책방 일입니다. 하루하루 수많은 책을 나르고 만지고 돌보고 사고파노라면 저녁엔 온몸이 쑤시고 힘들고 코를 풀면 코가 시커멓게 나온다는 헌책방 일입니다.

그렇게 몸은 고단하고 지치지만 좋아하는 책이고, 그 좋아하는 책을 여러 좋은 사람들과 즐거이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는 헌책방 삶입니다. 그동안은 책 파는 일로 즐거이 책을 나눠왔고 이제는 `현재 파는 책'으로만이 아니라 `책과 사람이 함께 흘러온 시간'으로서 책을 보여주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지 싶어요.

▲ 책방을 찾는 손님이 뜸할 때면 이렇게 낮은 걸상에 앉아서 책을 읽으십니다. 그날그날 들어온 헌 책 가운데 당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요. (2002.봄)
ⓒ2003 최종규
좋은 책은 언젠가는 누군가는 알아내서 헌책방 구석에서 찾아내기 마련이고, 두껍게 쌓인 더께를 닦아내고 가슴 벅차할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랍니다. 읽을거리로 책을 사는 일도 좋으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돌아보고 되새기고 갈고 닦는 길잡이로 책을 곁에 두는 일도 좋습니다. 책 한 권에 묻어온 흐름을 읽고 우리 사회를 헤아리며 앞으로 살아갈 날을 내다보는 일도 좋겠죠. 아기자기하며 조용조용 이야기를 건네오는 <아벨> 전시관을 구경하면서 널찍한 책방 가득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살펴보면서 우리 삶을 살찌울 책 한 권 만날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032) 766-9523

- 국철(1호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린 뒤 찾아가면 됩니다. 동인천역에서 내린 뒤 찾아갈 때는 역에서 나와 십오 미터쯤 앞으로 걸어가세요. 그러면 바로 왼편 뒤에 있는 지하상가 내리막길(계단 없는 비탈길)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지하상가를 다 빠져나온 뒤 오른편으로 꺾습니다. 그곳은 한복과 이불을 파는 누비골목입니다. 이 누비골목을 조금 오래 걸어서 다 빠져나오면 큰 찻길 건너편에 있는 헌책방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 국철(1호선) 도원역에서 내린 뒤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인천 세무서 앞과 영화여자상업고등학교 옆을 지나가는 길입니다. 첫걸음인 분들은 길 잡고 아무에게나 여쭤 보면서 찾아가시면 좋습니다. 이 길은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뒤에서 들어가는 길입니다.

- 인천에서 살고 계신 분은 동인천 `배다리' 앞을 지나는 버스를 잡아타고 배다리 철길다리 앞에서 내린 뒤 찾아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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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하얀마녀의 모험

* 배우 이은주가 죽었습니다. 좋아했던 배우라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만, 알라디너 분들도 많이 슬퍼하고 계실 겁니다. 그녀의 죽음으로 인한 우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고 3류소설을 오랜만에 썼습니다. 재미 없더라도 그냥 끝까지 읽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배우 이은주가 좋은 곳으로 갔기를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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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창밖을 바라보던 오즈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깟 변비, 참고 살 것을 왜 마녀님에게 말을 했단 말인가.

“브라질는 일부분이 까만, 멍든사과라는 게 있는데, 그게 변비에 그렇게 좋대요”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다음날 하얀마녀가 보따리를 싸서 찾아왔을 때 오즈마는 기절할 뻔했다.

“다녀오겠소. 변이 잘 안나와도 조금만 참으시오” 이 말과 함께 하얀마녀는 떠나갔다. 그게 벌써 2년 전, 마녀로부터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아씨, 매너리스트께서 오셨습니다”

충직한 하인 갈대가 오즈마의 명상을 깼다.

“매너리스트? 그자가 또? 문 열어주지 마”

“벌써 열어줬습니다”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매너리스트가 오즈마의 방문을 확 열었다.

“무슨 짓이오 이게!”

매너리스트가 느끼한 미소를 지었다.

“허허, 우리가 남이요? 화 내니까 더 이쁘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하얀마녀는 이제 잊을 때도 되었잖소? 머리가 꽤 긴 것 같은데, 아직 허리띠까지 안닿나?”

오즈마는 성을 냈다. “나가요 당장!”

“그 약속, 잊지 마시오. 기다릴 거예요”

매너리스트는 느끼한 미소와 함께 사라졌다.

“아무나 문 열어주지 말라니까!”

오즈마는 갈대에게 분풀이를 했다.


“정신이 좀 드십니까?”

눈을 뜨니 fyra가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내가 어떻게 되었지?”

“꼬리가 셋달린 괴물과 싸우셨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꼬리에 맞아 정신을 잃으셨죠”

어쩐지 오른쪽 뺨이 계속 아프다 했다.

“이제 스텔라까지는 얼마나 남았느냐?”

“이대로 계속 간다면 열흘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별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너무 많은 걸 겪었던 것 같아”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심금을 울리는 절창이다. 소리나는 쪽을 보니 바위에 한 여인이 걸터앉아 있다.

“fyra야, 책에서 읽었는데 저건 필시 사이렌이라는 괴물일 거야. 절대 가까이 가지 말라”

하지만 배는 점점 바위 근처로 가고 있었다.

“fyra! 가지 말라니까! fyra! 이봐 fyra 정신차려!”

fyra의 눈이 풀린 걸로 보아, 맛이 간 것 같았다. 배는 어느덧 바위 근처에 다다랐다. 여인이 녹음기를 틀어놓고 입만 벙긋거리고 있다.

“거기서 뭐하고 있소? 날도 추운데”

아닌 게 아니라 여인은 떨고 있었다. 여인이 쓸쓸히 웃었다.

“한푼이라도 벌어야지요”

하얀마녀는 여인이 내미는 통에다 천원짜리 한 장을 넣었다. 여인의 이름은 스윗매직이라고 했다. 대학원 학비를 벌기 위해 사이렌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

“수입은 괜찮습니까?”

스윗매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럭저럭요. 그런데 요즘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갈수록 힘들어요”

마녀는 스윗매직과 작별하고 항해를 계속했다. 마녀는 fyra를 불렀다.

“이봐! 정신 좀 들었나?”

fyra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상하네. 꿈에서 스윗매직을 본 것 같아요”


“오늘은 이 섬에서 묵기로 하지”

하얀마녀가 섬을 한바퀴 둘러본 뒤 말했다. fyra가 호들갑을 떨었다.

“저기 좀 보세요! panda예요!”

78세쯤 되어 보이는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먹고 있었다. 마녀는 호기심이 동해 판다에게 다가갔다.

“뭐 먹니?”

판다가 대답했다. “보면 몰라? 죽순 먹는다”

판다의 당돌한 대답에 마녀는 기분이 나빠졌다. 어떻게 골려줄까 궁리하다가, 마녀는 판다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판다의 손에 있던 죽순이 땅에 떨어졌다.

“왜 때려? 으앙----”

버릇없는 판다를 더 손봐주려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났다. fyra가 공포에 질려 뒤를 돌아봤다. “으악!”

“누가 내 판다를 울렸냐? 너냐?”

마녀 뒤에 버티고 서있는 건 키가 10미터에 달하고 눈이 하나밖에 없는 거대한 괴물이었다.

“다, 당신은 전설에 나오는 마, 마...”

괴물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니놈도 나 마립간의 명성은 들어 봤구나. 니가 판다를 울렸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니놈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 die or 붕가붕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죽는 것보다는 붕가붕가가 나을 것 같아 그걸 선택했다. 괴물이 다시금 껄껄 웃는다.

“왜 웃냐?”

“붕가붕가 until die! 크하하하하”

붕가붕가를 죽을 때까지? 갑자기 공포가 엄습했다. “뛰어!”

하얀마녀는 fyra의 손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딜 가려고!”

괴물이 성큼성큼 쫓아왔다. 둘은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 괴물이 달리기를 잘 못하는지 간격이 점점 넓어졌다. 한숨을 돌리려는데 괴물이 기합 소리를 냈다.

“에잇!” “으윽!”

fyra가 비명을 질렀다. 괴물의 손에서 나온 광선을 정통으로 맞은 모양이다.

“fyra! 정신차려!”

하지만 fyra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fyra가 있던 자리에는 흰 소금만 잔뜩 뿌려져 있었다.

‘괴물의 저주를 받은 모양이군. 일단 가져가서 방법을 생각해야겠다’

쫓기는 와중에도 마녀는 땅에 놓인 소금을 주머니에 담았다.


“아니 지금 당신 뭐하는 거요?”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던 오즈마는 놀래서 씹던 껌을 그냥 삼키고 말았다. 뒤를 보니 에피메테우스였다.

“머리가 잘 안자란다 했더니, 이런 식으로 몰래 잘라내고 있었군!”

“희, 흰머리가 나서 가위질을 하고 있었을 뿐이어요”

에피메테우스는 불같이 화를 냈다. “필요없소! 당신은 우리를 농락했소! 당신이 이런 짓을 못하게 당신 집에서 날카로운 건 다 가져가버릴 거요! 여봐라!”

시아일합운빈현이 들어왔다.

“가위, 칼을 비롯해서 날카로운 건 모조리 압수해!”

“넵!”

오즈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녀님, 왜 안오는 거예요...’


마립간의 추격을 간신히 벗어난 하얀마녀는 몹시 목이 말랐다.

‘목이 마르구나. 어디 마실 물이 없을까’

그때, 섬 저쪽에 한 여인이 단아한 자세로 앉아있는 게 눈에 띄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지만, 갈증을 이기지 못한 마녀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인은 책상다리로 앉은 채 물만두를 빚고 있었다.

“낭자, 물 한잔만 주시오.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소”

여인은 아무 말 없이 바가지에다 물을 담아 마녀에게 내밀었다.

“캬, 물맛이 정말 일품이오. 그런데, 마침 배도 고프니 물만두도 하나 주면 안되겠소?”

여인은 잠시 도끼눈을 뜨더니, 물만두 몇 개를 내밀었다. 마녀는 선채로 만두 몇 개를 다 해치웠다.

“갈증도 해결했고 목도 마르니, 잠이 오는구료. 미안하지만 낭자 집에서 ‘하루’만 잘 수 있겠소?”

낭자는 아무말 없이 따라오라는 듯 앞장을 섰고, 마녀는 낭자가 마련해 준 방에 들어가 정신없이 잤다. 한참 자던 중, 마녀는 칼 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이봐 Kel, 오늘 잡아온 녀석은 어느 방에 있나? 사악사악”

“건넌방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답니다. 아주 맛있게 생겼던데. 으흐흐흐”

“빨리 잡아서 만두 속 만듭시다 사악사악”

“가만 계세요. 칼이 아직 덜 갈아졌어요 사악사악”

요강에 소변을 보던 하얀마녀는 너무 떨려 이빨이 딱딱 마주쳤다.

‘저, 저것들이 나,나를 죽이려고...’

방안을 둘러보니 창문이 하나 있었다. 마녀는 서둘러 창문으로 몸을 구겨넣었다. 머리는 겨우 빠져나갔지만, 배가 걸렸다.

‘아, 평소에 배살 좀 뺄 걸...’

“저놈 잡아라!” 그때였다. 방문을 연 kel과 수니나라가 창문에 걸려있는 하얀마녀를 발견하고 말았다. 마녀는 죽을 힘을 다해 배를 움직였다. “우지끈!”

창틀이 부서지면서 마녀는 땅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아픈 걸 음미할 새도 없이 마녀는 달아나기 시작했다. Kel과 수니나라가 맹렬히 쫓아왔다. 한참 가다보니 폭포가 나왔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상황, 하얀마녀는 폭포 아래로 몸을 날렸다.


“머리카락이 허리띠에 닿으면 우리 중 하나와 결혼하기로 한 약속, 잊지 않았겠지?”

야클의 말에 오즈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재보자고. 내 생각에 충분히 닿을 것 같은데”

오즈마는 묶었던 머리를 풀었다. 탐스러운 머리카락이 오즈마의 등 뒤로 흘러내렸다.

“희한하네. 아직도 1센티가 모자라네”

야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림이 말했다. “몰래 자르거나 그러는 거 아닐까?”

“설마, 지난번에 날카로운 물건들을 다 치웠잖아”

조선인은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요즘 성형외과에 자주 가던데, 그거랑 상관있는 거 아냐?”

야클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닐거야. 우리측 정보원에 따르면 머리카락 쪽은 손도 대지 않는다더군. 하여간 예뻐지면 우리야 좋잖아?”

“그건 그래. 우리야 좋지”


“어머, 깨어났어!”

미녀 하나가 하얀마녀를 보고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대, 댁은 뉘시오?”

미녀가 차분하게 말했다. “저는 이곳 소요 공화국의 공주 로드무비라고 합니다. 저희 어머님이신 마냐 여왕께선 제 운명의 짝이 폭포 속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었지요. 그래서 전 매일같이 폭포 앞에서 남자가 떨어지지 않는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말씀이 진짜일까 의심도 했었는데, 이렇게 님께서 나타나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로드무비가 워낙 미녀인지라 하얀마녀도 싫지 않았다. 로드무비는 마녀를 이끌고 궁전으로 가 마냐에게 인사를 시켰다. 마냐는 크게 기뻐했다.

“오, 잘생겼는지고! 배도 아주 튼실하고”

그날부터 마냐는 연일 하얀마녀를 위해 잔치를 베풀었다.

“이 섬의 특산품인 깍두기입니다”

“kimji도 드세요. 보통 김치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가을산에서 딴 딸기입니다. 이걸 드시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죠”

“저는 미스 하이드라고 합니다. 제가 마녀님을 깎듯이 모시겠습니다”

수많은 미녀들과 산해진미 속에서 하얀마녀는 원정의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으악!”

마녀의 비명 소리에 로드무비와 하녀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왜 그러세요, 마녀님”

“아, 아니오. 잠시 악몽을 꾼 것 뿐이오”

마녀는 혼자 있겠다며 사람들을 물리쳤다. 또 그 꿈이다. 여기 온지 이틀째부터 지금까지 열흘간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꿈. 내용은 이거였다. 머리를 허리께까지 기른 여인이 계속 돌아오라고 외치는 것. 하지만 원정 중 기억을 잃어버린 마녀로서는 그녀가 누군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가야 하는가...’

스텔라에 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로드무비 곁을 떠난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마녀는 몰래 짐을 싸서 궁을 빠져나왔다.

‘안녕, 로드무비. 그리고 마냐 여왕님. 제게 잘해 주셔서 고마워요“


“자, 한번 재 보자고!”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재촉하는 통에 오즈마의 가슴이 떨려왔다.

“이런이런, 또 1센티가 모자라네. 희한하네?”

“머리가 아예 안자라도록 본드라도 바른 거야, 그런거야?”

오즈마는 아니라고 했다.

바람구두가 의견을 냈다.

“머리야 자랐다 안자랐다 하는 것이니, 우리 더 이상 머리카락 길이에 연연하지 맙시다. 그냥 오는 정월대보름에 우리 중 하나와 결혼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모두들 그게 좋겠다고 찬성했다.

“누가 그 행운을 차지하는가는 어떻게 정하지?”

“걱정 마. 내가 다 생각이 있으니까. 아주 공정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겨루게 해줄게. 음하하하하”

바람구두는 음흉하게 웃었다.


한참을 걸은 끝에 하얀마녀는 가부자를 틀고 있는 여인을 만났다.

“저, 길 좀 물읍시다”

여인은 눈을 떴다.
“스텔라 섬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대답 대신 여인은 하얀마녀를 유심히 쳐다봤다.

“왜 그렇게 보시죠? 제 얼굴에 밥풀이라도 묻었습니까?”

여인이 말했다. “알면 떼!”

밥풀을 떼어낸 뒤 마녀가 다시 물었다.

“저....스텔라 섬에 가는 길 좀...”

“나는 모과양이라고 해. 여기서 도를 닦고 있지. 저 건너편에 앉아있는 애가 보이지? 내 동생 모해짐이야”

“아, 네. 훌륭한 일을 하시는군요”

“어떤가? 자네도 우리와 같이 도를 배워 볼텐가?”

“아닙니다. 저는 가볼 데가 있어서.... 그나저나 스텔라 섬에 가는 길 좀...”

“도를 닦을텐가, 안닦을텐가?”

모과양의 말에 마녀는 짜증이 났다.

“아니 정말 왜이러십니까? 길을 아세요, 모르세요?”

마녀가 세게 나오자 모과양이 움찔했다. “난 모르지. 여기서 7년째 도를 닦고 있었는데 내가 뭘 알겠나”

"진작 모른다고 하지...“ 마녀는 짜증을 내면서 모과양과 헤어졌다. 그때, 웬 사람이 마녀의 보따리를 채갔다.

“서라!”

마녀는 그를 쫓기 시작했다. 달리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마녀였지만,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마녀는 돌을 집어들어 그에게 던졌다. “퍽!” 소리와 함께 그가 나동그라졌다. 마녀는 그에게 다가가 보따리를 뺏었다. 그냥 가려다 욕심이 생겨 주머니를 뒤졌더니, 아니나다를까 지갑이 나왔다. 신분증에는 ‘박찬미’라고 씌여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머리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 너도 얼마나 궁하면 이랬겠냐. 내 특별히 용서해 줄테니 돌아가서 착하게 살거라”

하얀마녀는 보따리에서 귤 하나를 꺼내 줬다. 박찬미는 귤을 통째로 입에 넣었다.

“아니 그걸 그냥 먹으면 어떡해?”

귤을 다시 주려고 했지만 박찬미는 이미 저만치 사라진 뒤였다.


하얀마녀는 계속 길을 갔다. 지나가는 폭스바겐을 얻어타기도 하고, 호랑녀의 등에 올라탄 채 사막을 건너기도 했다. 길을 걸을 때면 ‘날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물을 건널 때는 ‘어항에 사는 고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파란여우에게 물릴 뻔한 적도 있었고, 숨은아이에게 지갑을 털릴 뻔하기도 했다. 그러기를 한달, 하얀마녀는 결국 꿈에서 봤던 그집 앞에 다다랐다.


그를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하녀 진우맘이었다. 애완견 마태우스가 마구 짖어대자 이상하게 여겨 나가봤더니 행색이 초라한 남자가 서 있는 거다. 노숙자인 줄 알고 다시 문을 닫으려 했는데 그가 말을 걸어왔다.

“혹시 여기가 어디죠?”

그 목소리, 아무리 행색이 초라해도 천상의 목소리라고 칭송받던 그 목소리만은 변하지 않았다. 진우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녀님, 결국 돌아오셨군요....”

마태우스는 하얀마녀의 품에 안겨 손등을 핥았다.

“이 개 이름이 뭐죠?”

진우맘은 그제서야 그가 기억을 잃은 사실을 알아차렸다.

“마태우스라고 합니다. 주인님이 이름을 붙여 주셨죠”

머리가 아파왔다. 내가 이름을 붙였다고? 기억이 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왜 이리 소란스럽냐?”

현관 쯕으로 걸어오던 오즈마가 하얀마녀를 보고 동작을 멈추더니 목에 손을 가져갔다.

“고, 고혈압!! 아, 목 땡겨!”

하얀마녀 또한 오즈마를 보고 놀라고 있었다. 꿈에서 본 여인과 쌍둥이처럼 닮았던 것.

“마녀님!”

오즈마가 부르자 하얀마녀는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 그랬다. 난 오즈마를 위해 브라질에 가서 멍든사과를 가져왔고, 오다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기억을 잠시 잃었던 거다.

“오즈마.... 변비는 좀 어떻소? 아니 그보다 눈이 왜 그래요?”

오즈마의 눈꺼플이 심하게 처져 있었다.

“흑흑, 마녀님이 안계시니까 다른 남자들이 워낙 집적거리는 통에....흑흑”

가위를 빼앗겨 머리를 더 자를 수 없게 된 오즈마는 보톡스를 이용해 이마를 앞으로 당겼고, 그 결과 머리카락이 허리띠에 닿는 것을 막아왔던 거다. 하지만 보톡스의 부작용으로 인해 눈꺼플이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고생이 많았구료. 걱정 마시오.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쌍거플 수술을 하면 금방 좋아집니다”

말을 마치고 둘은 얼싸안았다.

“참, 혹시 아는 마법사 없어요?”

“왜 그러시죠?”

마녀는 주머니에서 소금 한뭉치를 꺼냈다.

“이게 지금은 소금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오. 마법에 걸려 소금으로 변한 거죠. 원정갔다 오면서 내게 큰 도움을 준 사람이라, 꼭 살렸으면 하오”

오즈마는 ‘수암’이라는 마법사를 소개했고, 수암은 지팡이를 몇 번 휘두른 끝에 소금을 원래대로 만들어 놓았다. 사람으로 변한 fyra는 그때의 기억을 잃은 듯 어리둥절해했다.

“내가 누구죠? 그러는 댁은 누구고? 여긴 어디죠? 지금은 언제고?”

그 후로도 그는 계속 설렁탕만 보면 뛰어들겠다는 모션을 취해 주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상하네. 내가 자꾸 소금처럼 느껴지네. 희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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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emuko > 저도 이벤트 함 해볼랍니다....긁적긁적....

로드무비 님의 꼬드김에 빠져^^ 저도 함 해볼라 맘은 먹습니다만,

실은 말 꺼내 놓고 아무도 아는 척 안해주심 소심한 저 크게 상처 받고 서재 문도 닫을 지 모릅니다.... ㅠ.ㅜ

생각해보면, 첨 서재란 걸 만든 것도 2003년 11월 경이니 참으로 질기게 오래오래 여기 퍼티고 앉았습니다만 왼쪽 방문객수를 보시면 아시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하루에 소소히 아는 분 몇 분들만 놀러와 주시는 조용한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제가 다른 분들 서재에 놀러가서 몰래몰래 구경만 하고 댓글조차 변변히 못 남겼던 것도 부끄럼쟁이인지라 쉽사리 말도 못 붙혀서였답니다... ㅠ.ㅜ

그럼 대체 이벤트를 할려고 맘 먹는 핑계가 뭐냐 물으신다면, 뭐 5000도 이 속도로는 한참 지나도록 못 가볼테고, 위시리스트 당첨된 책은 아직 받아 보지도 못했고..... 이벤트 핑계대면 아무래도 모르는 분들도 쉽게 인사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속셈에 저도 할랍니다.

형식은 일정치 않구요. 저에 대한 느낌이나 해주시고 싶은 말씀, 혹은 저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첨 오시는 분들도 망설이시지 말고 아무 말이라도 꼬옥 남겨주세요. 여기저기서 얼굴은 봤으나 인사도 제대로 못했던 여러분들 환영입니다. 모른척 하시면 저 정말 울어요...

기간은 2월 28일까지구요. 다섯 분 정도 뽑아서 책 선물 드리려 합니다. 만약 그 정도도 안된다면 ㅠ.ㅜ 접어야죠 뭐.

(세 분은 만원 상당의 책 사드리구요. 두 분은 제가 올린 책 중에서 두 권을 고르시면 됩니다.)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list.aspx?MCID=915792  여기서 고르세요^^

제 서재 놀러 오시는  분들 광고 좀 많이 많이 해주세요....

* 댓글로 남겨 달라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페이퍼로 남겨 주시는게 제가 담에 두고두고 보면서 고마워 하기에도 좋을거 같아요. 그러니 이 카테고리에 글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 해보는 거라 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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