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지성정성을 학교로 보내고 난 푸다닥 설겆이를 하고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고 집을 뛰쳐 나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덕수궁. 덕수궁 중에서도 미술관. 지금 전시 막바지에 놓인 페르난도 보테로전을 보러 간 것이다.
출근시간을 피한 지하철은 한산했고 신종 플루의 덕분인지 전시회장은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아가 손님들이 없어서 더욱 좋았다.
11시부터 시작되는 작품설명을 듣고 한 번 더 돌아보고 친구와의 점심약속을 위해 바쁘게 나서야 했는데 괜히 점심 약속을 했다.. 하고 아쉬워했다.
보테로를 알게된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동안 알고 지낸(?) 화가는 교과서에서나 만난 고흐, 고갱, 레오나르도, 피카소등등..
그런데 둥글둥글 고무풍선같은 몸매의 보테로는 정말 최근 몇년에 알았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젼시회는 참 궁금했었다.

저 무표정들과 저 몸매들, 저 색감들..
잘 모르는 보테로의 그림을 보면서 이 화가는 대단한 스케일의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의 규모에 비해 참 섬세한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그림에도 그려져 있지만 레이스나 옷감의 무늬들의 정교함은 정말 등장인물의 몸매와 작품 규모와는 대비되는 재미를 주었다.
정말 작품들이 무지 컸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2m는 육박하는 크기였다.

자~ 이 광대들을 잘 살펴보면 남과 여 같지만 실은 남과 남이라는.. ^^
여인네로 분장한 광대의 가슴털이나 얼굴의 수염을 보면 알수있다. (사실 오늘 설명을 듣고 알았다;;)

보면서 참 부러워 했던 그림이다.
작가의 그림풍을 떠나서 저렇게 편안하게, 저렇게 한가하게, 저렇게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봤으면.. 싶은 그림이었다.
조금 더 보테로에 대한 지식이 있었으면 더욱 재미있었을 전시회인데 사전 공부없이 무턱대고 구경을 가서 제대로 이해하고 오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단순하게 생각해서 재미있는 그림들, 힘들게 해석하지 않고 눈에 보이고 머리에 언뜻언뜻 떠오르는대로 받아들이고 온것도 편안한 감상이었다고 행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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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해서 미술관 밖에서 핸펀으로 직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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