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30일, 즉 말일(末日)로서 각종 세금을 내야 하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애들 등교시키고 슬쩍 놀아주시다 은행 순찰에 나섰다. 나간김에 우체국에 가야 할 일도 챙겨들고 나서서 우체국부터 한 바퀴 돌아주시는데..
마지막 은행에서 테클이 걸렸다. 자동차세를 내야 하는데 공과금 자동 납부 기계에서 공과금 용지를 거부한다. 아니, 왜? 하루이틀 한두번 해본게 아닌데 왜 거부하는거니?
다시한번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거부.. 창구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창구수납을 의뢰하니 고객 보관용 영수증도 내놓으란다. 공과금 자동 납부 기계엔 고객 보관용 영수증은 떼어내고 넣게 되어 있어서 아예 떼어 놓고 나왔지용.. 덕분에 실패 -_-
2. 다시 집에 들어와서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해야할 것들을 처리하고 다시 점심도 먹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들여다 보다 다시 은행행. 한 번 더 기계에서 시도를 해 보고 역시나 거부당해 창구에서 수납하고 돌아왔다.
자동차세는 6월 30일이 마감이어서 어제 못 냈다면 몇 푼 더 내야 된단 말이다. 그러게 하루이틀 먼저 나서도 좋으련만 꼭 마감을 지키게 된단 말이지.. 회사다닐때 그렇게 마감에 치여 살았으면서 뒤 돌아서니 나도 어쩔수 없이 마감을 고수한다 ;;;
3. 두번째로 은행에 갔을때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일반 수납창구에서만 일을 처리하기엔 대기시간이 길어질듯 싶으니 옆 대출상담 창구에서도 간단한 일들(입금,출금)을 도와주겠다고 남자직원이 일어서서 외장을 친다.
몇몇 아주머니들이 입금이나 출금을 하고 돌아서길래 나도 세번째로 나서서 '공과금 수납도 되나요?' 물으니 아직 공과금 수납은 할 줄 모른단다. 그래.. 신입인가 보네요.. -_-
얼핏 보니 외모는 고객에게 제법 기쁨을 주게 생겨 주셨다. 아까 일어서서 외장칠때 보니 기럭지도 감사하게 뻗어 주셨던데.. 사실 공과금 수납이 제일 쉬운거아닌가? 금액 확인하고 날짜 확인해서 맞게 돈만 받으면 될거 같은데..
4. 일 나가는 사무실에 인사발령이 있었다. 오늘 7월 1일자로 새로운 부서로 옮겨서 일들을 해야 하는데, 내가 나가는 사무실에서도 몇 명이 나가고 몇 명이 새로 온단다.
가는 직원들중 한 명은 22년전 처음 입사했을때부터 같이 근무해서 누구보다도 친숙한 직원이고(게다가 날 잘 챙겨줬다) 한 명은 작년 초에 신규발령을 받아 왔는데 이 신입이 참 외모가 착해주신다. 키도 180이 넘고 외모도 호감형이라서 많은 누님들, 아우님들께 사랑을 받아 온데다 신입답지 않게 일처리도 잘 해서 좋았었는데 서울 본사로 발령받아 갔다.
아.. 가끔 나가서 일하는 보람이 하나 줄었다 ^^;;;
5. 새로 수원으로 와서 일하는 직원 중 한명은 나랑은 딱 1년 같이 근무한 남자직원이다. 퇴사하기 직전 1년을 같이 일했는데, 지금은 그 직원보다 그의 부인과 더 친하다.
이 남자직원은 같은 수원지사에 근무하는 여직원이랑 결혼을 해서 남편이 내가 근무했던 서울로 발령이 난 경우인데, 와이프도 퇴사후 사무실에 종종 알바를 나온다.
그러다보니 자주 만나게 되고 둘이 궁합이 잘 맞아 대화도 잘 통하고 둘 다 알바가 없을때 몇 번 영화도 같이 보고 그랬는데 이번데 그녀의 남편이 다시 수원으로 옮겨온단다.
남편이 집 가까운 수원지사로 옮겨온건 좋은데 덕분에 와이프가 알바를 못나오게 됐다. 아무래도 신랑이 근무하는 사무실로 일 나온다는게 말 같이 쉽지 않을테니 아예 포기를 했단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6. 오늘부터 지성이는 나흘간 기말고사가 시작이고 정성이는 오늘 하루로 끝난다. 정성이가 원하는 책 몇 가지를 사서 어제 다 배달이 됐구만 꽁꽁 숨겨두고 내놓지 않았다.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면 깜짝선물로 내 놓을 심산 ^^
7. 지성이의 올해 담임선생님은 내 또래의 여선생님이신데 참 깜찍하게 아이들을 위해주신다. 지난 중간고사때도 그러시더니 이번 기말고사에도 아이들에게 <사랑의 약>을 조제해 주셨다.
초콜렛과 젤리등을 넣어 하루에 한 봉씩 먹으라고 4봉을 주시면서 약 봉투에 적어주신 문장도 웃음이 절로 나게 만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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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한 봉지 털어먹고 갔다. 아이들은 밥 뿐만 아니라 관심도 먹고 자란다 :)
8. 우리집은 9층. 신랑은 자기가 9층에 사는걸 가끔 잊는듯 싶다. 화분에 식물들을 키우는건 이해를 하겠는데 올해들어 참 어이없게 꽃씨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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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고추들은 복도에서 키웠다. 그랬던 애들이 올해엔 배란다 밖으로 밀려났다. 도대체 건너편에서 보곤 어떻게 생각을 할까..? 먹고싶다고 생각하려나..? ㅎㅎ
게다가 나팔꽃 씨를 뿌리더니 애들을 화분에 심어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올려놓고 끈을 매 줘서 위로 올라가게 만들었다. 제일 씩씩하게 올라간 녀석이 지금 10층에 다달았다. 조만간 젤 꼭대기층인 15층까지 올라가 꽃을 피울테지..?
9. 현관에 아직 방충망이 없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현관문을 열어놓고 살아야 하는데 그 부작용으로 온갖 벌레들의 입장이다. 파리, 모기는 물론 나방 무당벌레도 단골손님이다.
방충망 가격이 만만치 않아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정성이의 저금통을 털어서;; 보태기로 하고 곰돌이 푸의 바닥을 개봉하는데 정성이가 옆에서 앙탈을 부린다. (사실 제녀석이 넣은것보다 아빠가 주머니속 동전을 넣은게 90%가 넘는구만.. --+)
그래서 정성이에게 약속했다. 방충망을 하면, 이 방충망은 정성이꺼다~ 그 틀에다 네 이름을 적어주겠다.. 하고.. ㅎㅎㅎ
10. 오늘 아침 메일을 확인하는데 알라딘에서 날라온 메일 하나. 적립금 만료 안내..
아니 이게 뭥미? 내용을 보니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적립금 1,960원을 1주일 이내로 쓰랜다. 아님 꿀꺽해 버리겠단다. 참, 나.. 내 돈 내가 쓰고싶을때 쓰겠다는데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올해들어 적립금을 거의 안쓰고 모아서 어느 정도 쌓이면 뭔 일을 벌려야지 하고 아껴두고 있는건데 아무래도 몇 푼은 손을 대야겠다보다. 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