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겠다고 결심(씩이나..;;)을 하는데 95%는 김윤석 덕분이다.
처음 영화 제목을 들었을때 난 참 헷갈렸다. '거북이 달린다' 라니.. 쫌 있어보이게 '거북이 달리다' 도 아니고..
도대체 거북이가 달린다 도 아니고 거북이도 달린다 도 아니고 거북이는 달린다 도 아니고 그저 명사 + 동사 '거북이 달린다' 라니.. (헉.. 이러다 거북'이' 달린다 의 '이'가 조사면 어쩌지..;;)
도대체 제목만 가지고는 이 영화의 성격을 해석할수가 없었다. 김윤석을 기억에 남긴 영화는 '추격자' 인데 그 전에 타짜에서 아귀로 나왔던것도 기억은 난다.
지방 작은 도시의 형사로(본인 표현은 순사였다) 근무하는 필성은 적당히 사기치고 적당히 뇌물 먹어가며 나름 '노력' 하는 가장이었지만 연상의 부인이 보기엔 참 부족하기 짝이 없는 신랑이고 애들 아빠다.

그런 필성의 야마를 돌게 하고 거북이도 달리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녀석이 등장하니..

영화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같아 보이는 탈주범 송기태다.
운좋게 벌어들인 돈도 털려, 직장에서도 꼴이 말이 아냐, 마누라속 내속 하다못해 자식속까지 다 뒤집어 놓은 저 기태를 잡지 못하면 제명에 못 죽을것 같다.

김윤석은 화려한 연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추격자에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다. 눈의 호사를 원한다면 이 영화는 전혀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그런데 그렇게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배우 김윤석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주고 끝에선 슬쩍 감동까지 줘가며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김윤석의 큰 딸로 나오는 아이가 아빠를 부르는 호칭이 '아부지' 였다. 처음 꼬맹이의 '아부지'를 들었을때 난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거기에 쬐끄만 애의 입에서 나오는 사투리의 맛은 정말 즐거웠다. '왜 그랬슈~' '집에 들어오지 말래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