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동네가 아닌 타지(그래봤자 수원이었다 -_-)에서 본 영화, 모처럼 혼자가 아닌 친구랑 본 영화다. 

케서방이 나온다는 광고에 '그래. 케서방은 믿을수 있어. 케서방은 내가 좋아하는 '더 록'에도 나오고 '콘 에어'에도 나오고 비록 '고스트 라이더'에도 나오지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니까 봐 줘야 해!' 라고 생각하고 큰 맘 먹고 예매하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영화를 보러 갔다. 

수원 CGV는 처음 가봤다. 맨날 동네 쬐끔한 극장만 다니다 이렇게 제대로(?)된 극장에 가려니 괜히 촌닭이 읍내 구경나온 느낌..;; 그래도 난 훌륭한 대한민국 아줌마니까 이 분위기를 헤쳐나갈수 있어!! ^^;;                                                                         

영화의 시작은 왠지 섬뜩.. 조그만 녀석이 참 분위기 제대로 잡아주네.. 싶게 시작을 해서 그 아이는 짧게 나오는 내내 표정 연기가 끝내줬다.  

(여기서 잠시 잡설을 풀어보자면..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난 애들에게 이런 연기를 하라고 하는게 참 싫다. 연기라지만 애들도 느끼는게 있고 감정에 휘둘릴텐데 이렇게 안좋은 역활을 하라고 하면 나중에까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은데.. 그 대표적인 예가 '식스 센스'였다. 

영화 내내 아이는 즐거운 분위기가 없이 귀신들에게 시달려야 하는 내용이었다. 어른들도 힘든 역활인데 애들에게 그런 음험한 분위기의 역활을 연기시키다니.. 어른들 재미있자고 뭐 모르는 애들에게 그런 연기를 시킨다는건.. 그렇다고 내가 '식스 센스'를 혐오한 나머지 보지 않았다거나 분노만 풀어낸건 아니니 나도 문제는 문제이고..;; 하여간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니라는..)



의미없는 숫자들의 나열인가 싶지만 그 숫자들엔 미래가 예언이 되어 있었고 숫자의 비밀을 풀게 됐지만 사고를 막을수 없었던 케서방이 할수 있었던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지구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것!! 오..!! 이건 여지껏 케서방이 보여줬던 단순한 '내 가족을 지켜라' 내지는 '미국을 지켜라' 의 차원을 넘어선 지구의 인류를 보존해야 한다는 막대한 임무가 주워졌으니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는 사운드로(배경음악이든 효과음이든) 일단 먹고 들어가는군..' 싶었다. 어쩌면 이 부분은 맨날 쬐끔한 동네 극장만 이용하던 촌닭이 제대로 된 극장에 빠방한 음향기기의 효과를 제대로 본 덕분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ㅎㅎ 

영화의 평이 그닥 별밭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비행기 사고나 지하철 사고는 '으아~' 싶게 잘 만들었다. 케서방 연기도 오이당근 좋고. 



요 장면, 그러니까 케서방네 집 주변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난 어쩐지 '트와일라잇' 분위기를 느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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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4-1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케서방 무척이나 좋아해서 케서방 나오는 영화는 다 본답니다.^^
그런데 이 영화 공포영화인가요? 예고편은 봤는데...많이 무섭지 않으면 꼭 보려고요.^^;;
어른인 영화배우들이 공포영화를 찰영하다가도 실제로 무서워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아이들은 어떨까 괜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무스탕 2009-04-20 14:25   좋아요 0 | URL
공포영화는 아니에요. 무서운 장면 같은거 없어요.
어른들하고 달리 애들은 담아두지 않고 어쩌면 그냥 잊어버릴수도 있을텐데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그럴수도 있고요 ^^;;

다락방 2009-04-1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언젠가부터 니콜라스 케이지를 신뢰할 수가 없어져서..orz

그나저나 말씀하신대로 마지막 장면은 트와일라잇이 팍 떠오르는데요. 좋아라 ㅎㅎ

무스탕 2009-04-20 14:27   좋아요 0 | URL
음.. 그 말, 언제부터나.. 그 말이 맞아서 슬퍼요.
예전만큼 니콜라스의 영화가 쌈빡하지 않지만 그래도 옛정이 있어서 니콜라스 영화다 그러면 어지간 하면 보고 있어요.

전 저렇게 외따로이 떨어진 집에 살라그러면 못 살것 같은데 영화에 나오는 가족들 보면 참 잘살아요. 실제로도 저렇게 살까요? +_+

hnine 2009-04-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이 영화 보고 왔어요. 끝나는 부분에서 울고 말았어요 흑 흑...

무스탕 2009-04-23 19:06   좋아요 0 | URL
아우.. 우셨다니요..
아들을 혼자 보내는 부분이셨나요, 니콜라스가 아버지와 화해하고 같이 최후를 맞이하는 부분이셨나요?

hnine 2009-04-23 21:32   좋아요 0 | URL
아들을 혼자 보내는 부분이요. 아빠니까 가능했지 엄마 같으면 그렇게 보낼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무스탕 2009-04-24 18:46   좋아요 0 | URL
근데요, 나인님.
그 우주인들이 아들만 가능하다고, 선택된 자들 아니면 안된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아들만 갔잖아요.
내 새끼가 뽑힌거로 위로삼아야죠 :)

가시장미 2009-04-2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는 다운 받아서 봤는데, 재미있더라구요. ^^
종래의 지구종말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스토리와 구성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저도 리뷰 쓰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네요. 흑

무스탕 2009-04-24 18:49   좋아요 0 | URL
끝에 외계인이 나오는 설정이어서 좀 황당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조금 허리우드적이지 않다 싶었던건 기존의 흐름으로 본다면 뭔가 대따 어려운 구제책을 줘서 니콜라스가 죽을둥살둥 버둥거려서 지구를 구한다.. 이런 흐름이어야 맞는데 곱게 죽어주는;; 스토리여서 김이 새기도 했어요-_-;;
하여간 마무리만 뺀다면 새로운 소재(숫자를 통한 예언 그런거요)는 좋았어요 ^^
 

아침에 우산을 안가지고 간 정성이의 하교시간에 맞춰 우산을 들고 학교로 갔다. 정성이랑 같이 손잡고 돌아오는데.. 

 

정성 ; 엄마. 나 달리기 해서 4등 했다 

무스탕 ; 넷이 뛰었구나 

정성 ; 아니. 다섯이 뛰었어 

무스탕 ; 장하다 -_-  누가 5등 했어? 

정성 ; 구준표가. 구준표는 걸어 

무스탕 ; 손잡고 같이 뛰지 그랬어? 너 그러면 꼴찌 할까봐 그냥 둔거지? 

정성 ; 아냐~ 혼자 뛰게 해야 해

 

 

정성이의 짝꿍 구준표는(물론 가명입니다 ^^) ADHD, 즉 주의력결핍과 행동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다. 3학년때도 같은반이어서 작년부터 봐 온 아이인데 생긴것도 멀끔히 잘생겼고 친구들과도 원만히 지낸다. 

가끔 본인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평범한 아이들 같으면 그저 흘려 지낼수 있는 사소한 일에 과잉 반응을 보일때가 있어서 종종 '엄마. 오늘 구준표가 꼬집었어' 내지는 '엄마. 오늘 구준표가...' 하면서 이야기를 할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같이 싸우면 안된다, 말로 타이르고 제대로 할때까지 이야기 해줘야 한다, 이야기 하지만 사실 그러기가 어린 정성이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난 너무나도 잘 안다. 

그저 우리가 같이 안고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다. 정성이도 구준표 그 아이도 너무도 귀하고 귀한 아이들이다. 조금 더 이해력이 좋은 내 아이에게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도와주는 방법, 같이 잘 지내는 방법, 내가 쬐끔 더 참아야 한다는걸 이해시키고 잊어버리기 전에 반복수업을 해줘서 늘 머릿속에 담아두어 그런 생각을 지닌 어른으로 자라게 하는게 엄마들이 구준표를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구준표도 꽃보다 이쁘고 정성이도 꽃보다 이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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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의 페이퍼에요.
우리 큰딸도 초등 3학년때 짝꿍이 멀끔히 잘생긴 녀석이었는데... 구준표처럼 문제가 있었어요. 6학년에도 같은 반이 되고 중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되고...그러면서 우리 딸이 많이 자랐어요. 엄마들이 짝꿍 바꿔달라고 하지 말고 이해하고 돕는 방향으로 가는게 바람직하지요. 정성이와 엄마에게 박수~~짝짝짝!

Kitty 2009-04-1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한국에서도 ADHD라고 하는군요.
여기서는 ADHD 아동이 굉장히 많아서 약도 많이 먹고 그러더라구요.
어렸을 때 잘 이끌어주면 정상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준표와 정성이에게 모두 화이팅을! ^^

미설 2009-04-16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성이와 무스탕님께 화이팅^^ 제가 학교 보내 보니까(딸랑 한달여 ㅋㅋ) 짝꿍이나 주위에 앉는 아이들 문제가 좀 신경 쓰이더라구요.. 더군다나 알도는 자기표현을 강하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애들한테 치인다고 해야할까요, 너무 기가 약한 편이라 걱정이 더 되네요. 이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일 같아요.

hnine 2009-04-16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사이에 있던 일은 웬만하면 아이들끼리 해결하게 두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엄마들이 개입해서 해결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꽤 많은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어요. 아이들끼리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던 일들도 엄마들끼리 전화해서 해결보려고 하던 엄마들때문에 참 힘들었었는데, 무스탕님은 참 다르시네요.
요즘 한국은 ADHD 과잉 반응 상태라고 어느 분께 들은 적이 있는데, ADHD라고 진단 받은 그 많은 아이들이 정말 다 ADHD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모두 다 내 아이들처럼... 가슴에 담고 가요.

무해한모리군 2009-04-16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가 엄마 닮았군요.
우리 정성군도 훌륭하고 무스탕님도 정말 훌륭하세요..

후애(厚愛) 2009-04-1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그리고 무스탕님을 제가 안아 드리고 싶네요.
정말 훌륭하세요.

프레이야 2009-04-16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구준표도 정성이가 있어 도움이 될거에요.
우리집 작은딸도 작년에 비슷한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왕따를 당하던 아이였지요.
그 아이가 폭력을 쓰고 욕설을 할 때에도 다독이고 감싸주고 그랬다네요.
그 아이가 딸을 어찌나 좋아하고 따르던지요. 아이가 양순해졌더라구요.^^
꽃보다 아이들~ 정성아^^

다락방 2009-04-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세상에 무스탕님 같은 분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부터 개념 없는(?) 글을 읽고 왔더니, 여기 오니 마음이 진정되네요. 역시 세상엔 썩은 사과만 있는게 아니에요.

꽃을 보며 멈춰 서 사진을 찍는 무스탕님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하는 무스탕님도 참 좋아요. 어떤분이실까 점점 더 궁금해져요.

무스탕 2009-04-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응원해 주신 여러 님들도 저와 같은 생각일거라 믿습니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면서 폭력에 노출될까 걱정되고 왕따당하지 않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낼까 하는 걱정, 어느 부모가 벗어날수 있겠어요?
그런데 정작 걱정만 하면서 그렇게 될수 있도록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건 손 안대고 코풀려는 심산이겠죠 ^^;
커서 무엇이 옳은것이고 무엇을 가려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기까지 부모가 좋은 길로 인도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소소한 것들은 부모에게 배운다고 믿고 있습니다.
모두 내 새끼같이 귀하게 생각해야죠 ^^

꿈꾸는섬 2009-04-16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공감요^^
구준표도 정성이도 모두 모두 이쁘게 자라길 바래야죠.
혼자 사는게 아니고 함께 살아가야하는거니까요.


마노아 2009-04-17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얼마나 훌륭한 교육의 장입니까. 감동 주르륵이에요. 정성이는 이 마음으로 더 따스한 어른으로 자랄 거예요.^^

메르헨 2009-04-1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추천에...감동에...암턴 기쁨가득입니다.^^
함께 자라가는 우리 아이들이지요.
어느 누구 하나 함부로 할 수 없는 귀한 아이들이지요.
네...어른들은 가끔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거 같아요.
결국엔 이 다음 세대를 그 아이들이 이끌어 갈 것이라는걸요.^^
아름다운 세상을 어찌 내 아이 혼자만 만들겠습니까...같이 해야지요.
휴...저도 저희 아이가 행복하게 ... 잘 자라면 좋겠습니다. 주변 아이들 모두 다 같이.
정성군은 무스탕님이 엄마라서 참 좋겠어요. ^^그쵸?

가시장미 2009-04-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재미있는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훌륭한 이야기였네요. 내 자식 귀한 줄만 아는 부모만 있는 세상이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
 

1. 지성이는 오늘 수학여행을 떠났다. 2박 3일 일정으로 지리산 일대를 둘러볼 계획이다. 그런데 오늘이 월요일이라 내려가는 길에 들려볼수 있는 박물관이나 기념관들이 휴관하는 곳이 많다고 해서 중간에 내리질 못하고 담양까지 바로 간단다.  

네시간여를 계속 달린다는데 중간에 휴게소를 쉬어줄런지 모르겠다. 담양 관방제림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도식락을 준비하란다. 점심을 먹고 죽녹원을 가고 메타세콰이어길을 구경하고 숙소로 이동을 한 후 저녁을 먹는다는데.. 

 

2. 문제는.. 지성이가 토요일 저녁무렵부터 감기 증세를 보이더니 어제는 감기가 심해졌다. 토요일에 일찍 약을 먹였으면 좀 괜찮았을지 모르겠지만 어제 점심부터 약을 먹였더니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다. 오늘 아침엔 열이 많이 나서 해열제를 먹였다. 갈수 있겠냐니까 선뜻 대답을 못한다. 

하여튼 준비를 다 해서 지성이랑 같이 학교엘 갔다. 선생님을 뵙고 아이가 이런 상태인데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 물으니 선생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지성이는 괜찮다고 가겠단다. 병원에 들러 약을 준비할 시간이 안돼서 종합감기약을 사서 넣어 줬는데 제발 더 아프지 말고 그냥 낫기를 바랄뿐이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멀미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멀미약도 먹였다. 네시간 달리는동안 잠이나 푸~욱 자라고.. 

 

3. 어제는 정성이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서 근처 수리산에 있는 수리사엘 갔다왔다. 집에서 차로 15분정도 가니 산길 입구에 차량진입금지 푯말이 보인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내표지를 보니 절까지 2.8km란다. 가자~ 하고 슬슬 걸어올라가는데 뒤에서 계속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그 좁고(두 대가 엇갈릴수 없을정도) 가파른길을 잘들 올라가더라. 신랑은 우리도 차 가지고 올걸 그랬다고 투덜대고(아침에 4시간 등산을 하고 온 후라서.. ^^;) 정성이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지나가는 차들을 구박해 줬다. 

'차 가지고 올라가지 말라는데 왜 말들을 안듣고 차를 갖고 가는 거야!'  

하여간 30분정도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가서 절을 구경하고 견학 보고서에 적을 자료들을 찍어서 내려와 늦은 점심도 먹고 귀가.  

 

4. 내려오는 길에 길가에 벌통 10여개를 놓고 양봉도 하면서(주변이 다 산이니 꽃은 천지다) 꿀도 파는 가게(?)가 보여서 꿀을 사자고 들어서자 벌들이 덤빈다. 정확히는 덤빈다기 보다 그저 날아다니는데 하도 수가 많아서 내 곁을 스칠 일이 더 많은것이지.. 

개나리꽃 하나를 정성이 머리에 꽂아줬는데 정성이 머리 주변엘 벌들이 좀 더 자주 접근하는 느낌이었다. 정성이는 꽃을 꽂아준걸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는 어쩐지 벌이 자꾸 왔다고 그런다 ^^ 

뭘 살 생각으로 나선게 아니기에 현금을 갖고 나간게 별로 없어서 카드로 살수 없냐 물으니 카드는 안되고 계좌입급을 해 달란다. 그러곤 전화번호랑 이름만 적어놓고 그만이다. 뭘 믿고 그냥 꿀을 내주는건지 참 그 분들.. 집에 와서 바로 입금해 주고 문자도 보내줬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내가 적어놓은 전화번호를 확인도 안하고 그냥 보내니 그저 믿겠다는 건데 참 좋은 분들이다. 꿀도 주인내외(같이 보였다) 처럼 불순물 없이 좋은 꿀이길 바란다. 그럼 또 사먹을테니 :)

 

5. 그 짧은 시간동안 지성이한테 옮았는지 다른데서 옮아온건지 신랑도 어제 오후부터 감기증세를 호소하면서 약을 먹는다. 정성이 감기 나은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 또 걸릴까봐 겁나고 이러다 나도 위협을 당하는거 아닌가 걱정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난 몸을 사려야 한다. 마침 지성이도 집에 없고 하니 신랑이 정성이만 챙겨주면 되니까 일부러 내일로 친구들을 만날 날을 잡은건데 지성이는 아픈 상태로 여행을 떠났고 신랑도 아프다고 하고.. -_- 

 

6. 오늘 아침 지성이 학교에 갔다가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1시간이 더 걸렸다. 집에서 맨날 웅크리고 있다가 어제 산행(이라 하기도 뭣하지만..;;)을 하고 오늘도 아침부터 1시간여를 서 있다 들어오니 다리가 천근만근.. 

그래도 일부러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가까운 이쪽길 말고 조금 먼 저쪽길엔 꽃이 잔뜩 핀걸 알기에 꽃구경좀 하려고 슬슬 걸어 들어왔다.  

집에 오면서 핸펀으로 찍은 꽃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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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4-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아이 여행 보내놓고 엄마 마음이 어떨지 짐작이 가서 저도 마음이 뭉클합니다.
여행 하기 힘들면 선생님께서 조치를 취해 주시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를요.
핸드폰 사진도 매우 훌륭한걸요? 튜율립이 저렇게 무리로 피어있는 것을 보니 외국같아요.

무스탕 2009-04-14 08:30   좋아요 0 | URL
어제부터 몇 번 전화가 왔는데 그럭저럭이라는데 믿을수가(?) 있어야죠..
약기운으로 버티고 있는듯 싶어요. 그래도 나중에 생각하면 '그때 가길 잘했어' 라고 생각할거에요 ^^
저 튤립은 어느 동사무소 앞 커다란 화분에 심겨져 있는거에요. 이쁘더라구요 :)

후애(厚愛) 2009-04-1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감기가 아주 지독하네요. 저는 아직까지 감기에 끙끙 거리고 있답니다ㅠ.ㅠ
지성이 감기는 그저 살짝 왔다가는 감기였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추억에 남는 수학여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활짝 핀 꽃들을 보니 제 마음까지 환해지네요.^^;; 다섯번째 사진은 진달래가 맞는지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제가 진달래 안 본지가 오래 되었거든요.^^*

무스탕 2009-04-14 08:33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기걸렸다고 그런지가 꽤 됐는데 아직도 못떨치셨어요?
오늘 아침에도 전화통화하느 밤에 열이 났다고 그러더라구요. 집이 아니라서 그냥 잤나본데 안쓰럽더라구요..
다섯번째 사진이 진달래가 아니고 철쭉 같아요. 울 동네가 철쭉이 엄청스레 많은 동네라서 아파트 주변 화단조성이 철쭉이 엄청나요.
찍어 놓고도 모르는.. ^^;;

후애(厚愛) 2009-04-14 11:10   좋아요 0 | URL
감기 때문에 양쪽코가 막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ㅠ.ㅠ 그래도 어제부터는 좀 괜찮아지고 있는데 감기는 여전하네요.
그나저나 못된 감기눔이 왜 지성이한테까지 가서 괴롭히는지...어서 나아서 즐겁게 여행을 보내야 할텐데요. 참 걱정이에요.

무스탕 2009-04-14 12:24   좋아요 0 | URL
이 감기라는 불리우는 눔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대륙을 가리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군요 --+
많이 힘들면 전화해서 징징댈텐데 그러지 않는걸 보니 에지간히 견딜만 한가봅니다.
후애님도 어여 완전 떨쳐 버리시고 나들이 나가셔야죠? :)

순오기 2009-04-1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지성이 수학여행 코스에 담양 관방제림, 죽록원, 메타세쿼이어거리가 들었군요.
작년 광주이벤트에 우리가 다 갔던 코스지요.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대나무 기운을 받으면 감기는 거뜬히 물리칠 거 같아요. 아자아자~

심란한 엄마 맘을 봄꽃들의 위로해 줬군요~ 좋아요!

무스탕 2009-04-14 08:34   좋아요 0 | URL
물기운이랑 나무기운 듬뿍 받고 기운 차렸으면 좋겠어요. 여기보다 공기도 좋을테니 좋은 공기 많이 마시고 속 정화도 시키고요 ^^
암만하도 돌아올때까지 맘을 놓진 못할거 같아요. 아침에 춥다고 하길래 점퍼 가지고 간거 입고 나가라고 했는데 말이에요..

조선인 2009-04-1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감기약과 멀미약을 같이 먹으면 위험해요. 정성이가 얼른 훌훌 감기를 털기 바랍니다.

무스탕 2009-04-14 08:36   좋아요 0 | URL
딱히 감기약과 멀미약이라는 조합이라기 보다 약을 많이 먹여서;; 부작용이 있지 않으려나 걱정은 되었다지요..;;
오늘 아침까지 별 일이 없다하니 오늘 내일 잘 버티고 돌아오길 바래야지요 ^^

2009-04-1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4-14 08: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쁜 꽃들이랑 눈인사 나누셨군요. 저렇게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초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이쁜 애들이 많아요.
키가 작은 덕분에 사람들 눈에 띄기가 쉽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있지요.
점심 드시러 나가실때 한 번 더 눈도장 찍어주세요 ^^

마노아 2009-04-13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딩 때 수학여행 가서 배탈 나서 3박 4일을 폐인모드로 있다가 올라온 기억이 나요. 지성이가 감기 떨치고 여행을 맘껏 즐기고 왔으면 좋겠어요. 꿀 파시는 분들 마음이 참 곱네요. 이 험한 세상에 그런 믿음 한자락이 더 고맙고 소중해요. ^^

무스탕 2009-04-14 08:42   좋아요 0 | URL
아무거나도 잘 먹을 나이에^^; 어찌 배탈이 나셨대요. 그것도 수학여행을 가서요. 구경이나 제대로 했겠어요? 갑자기 저 결혼 전날 배탈나서 고생한 생각이 납니다. ㅎㅎㅎ
번화가 길가도 아니고 동네 산자락 초입에 자리한 꿀장사 내외라서 더 믿음으로 장사하시는것 같았어요. 오가는 사람이라기 보다 동네사람이라 생각하고, 또 애도 있고 하니 거짓부렁이야 하겠냐.. 하고요. 하여간 기분 좋은 인연이었어요 ^^

프레이야 2009-04-1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몸으로 가서 어떡하나요..
아휴 하필 고생이겠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다녀 올거에요.
근데 무스탕님 핸펀으로 찍은 꽃사진이 넘넘 예쁘네요. 가지가지 꽃들, 색깔들,
튤립도 참 고와요.^^

무스탕 2009-04-14 08:48   좋아요 0 | URL
요즘 감기 독하다더니 쉽게 떨어져 나가질 않나봐요. 오늘도 목소리엔 기운이 없더라구요. 밤에도 열이나서 추웠다 하고요.. ㅠ.ㅠ
봄엔 이렇게 색색 꽃들이 그득이라서 정말 이뻐요. 겨울의 충충함을 저렇게 보상받으니 봄이 환영받을수 밖에 없지요 ^^
벌써 튤립이 저렇게 피었네? 하고 놀랍고 이뻐서 찍어줬어요. 동사무소 앞 화분에 심겨져 있는 애들인데 오가는 사람들을 얼마나 기분좋게 해주는지 몰라요 ^^

바람돌이 2009-04-1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어딜 가야 할때 아프면 참 난감하죠? 에휴~~ 약 먹고 나면 나아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을거라고 믿자구요.

무스탕 2009-04-14 08:49   좋아요 0 | URL
정말 어이가 없더라구요. 멀쩡히 있다가 수학여행 가기 전날부터 아프다니요 -_- 누구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가기 싫어 꾀병부리는줄 알겠더라구요.
펄펄 날지는 못해도 약 먹고 멍~ 해서 뭘 봤는지 모르겠어.. 이러지나 않았으면 좋겠어요 ^^;

다락방 2009-04-1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감기가 아주 무서운가봐요. 제부가 끙끙 앓아 누웠었는데 다 나을때쯤 제 여동생에게 옮았었대요. 열이 38.5도까지 올라갔었다구요. 어휴. 정말이지 몸조심 해야해요. 무사히 다녀와야 할텐데요. 감기 걸리면-어디든 아프면 마찬가지겠지만-컨디션이 정말 엉망이 되고 만사가 귀찮잖아요. 얼른 나야 할텐데 말여요.


핸드폰으로 주 꽃들을 찍었을 무스탕님을 상상하니, 뒤에서 조용히 무스탕님이 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스탕님이 보는 꽃을 저도 보고, 무스탕님이 사진을 찍을때는 잠시 기다리고. 그러면 어쩐지 제게도 봄이 그렇게 조용히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에요.
:)

무스탕 2009-04-15 14:00   좋아요 0 | URL
조금전에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는 훨씬 좋더라구요. 대전에서 점심먹고 출발한다니 해떨어지기 전에 들어올것 같아요 ^^

제 뒤를 따라오지 마시고 옆에 나란히 서서 걷는건 어떠세요?
그래야 제가 '저것이 진달래냐 철쭉이냐, 너 누구냐?!' 물으면 '쟨 라일락이야' 하고 알려주시죠. ㅎㅎㅎ
오전에 나가보니 철쭉들이 더 난리가 났습니다. 2~3일내로 동네가 철쭉천지가 될거같아요. 군포시 철쭉동산축제 유명해요 :)

메르헨 2009-04-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열감기가 극성이라네요. 저희 아이는 급성 중이염으로 주말 꼼짝도 못했어요.
근데 지금 제 상태가 별로네요.아효...타이레놀 좀 먹고 버티는 중입니다.

그나저나 지성군은 좀 어떨런지....걱정되네요.
차 오래타면 더 늘어지던데...선생님이 잘 챙겨주시면 좋겠는데....

무스탕 2009-04-15 14:02   좋아요 0 | URL
에고.. 아가 괜찮아요? 귀부터 아파오는 아가들 보면 참 안쓰러워요. 다행히 저희 애들은 감기걸릴때 귀도 아픈 증세는 없어요.

출발할때 선생님 직접 뵙고(중2나 되는 녀석 여행간다고 학교 쫒아가는건 쑥쓰럽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교까지 가서 선생님께 부탁드렸죠 ^^;) 상태가 어떤지좀 봐달라 말씀드렸으니 신경 써 주셨을거에요.
보건선생님도 같이 가셨으니 여차하면 병원에 델꼬 가셨을텐데 그런말 없는거 보니 그저그저 약기운으로 괜찮았나 싶기도 하고요 ^^
 

어제 정성이를 데리고 새로 시작하는 수업을 듣는 동사무소로 가려고 집을 나서던 참이었어요. 

지성이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우편함을 털어왔는데 뭔가 낯선것이 눈에 띄었고 지성이도 '이게 뭐야' 묻길래 살펴보니 태평양 건너 턴님의 손에서 출발한 사진이 도착했지 뭐에요. 꺄~~ >0< 

나가던 길이라서 당장 뜯어볼수가 없어 지성이에게 손대지 말고 잘 두라고 일러놓고 외출했다 돌아와 손부터 닦고:) 바로 포장을 뜯어냈습니다. 두근두근.. 



정성이에게 들고 웃으라 시킨 요 사진. 보는 순간부터 마음에 푸른 바람을 살랑살랑 일으킨 사진. 

마노아님의 페이퍼를 보니 같은 사진이시더군요. 턴님께서 인기 좋은 사진이었다더니 그 인기를 실감했어요 ^^  

 

턴님~♡ 정말 감사하게 잘 받았어요.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턴님 생각도 하고 숲 속 바람도 느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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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4-1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 속 집에서 잠들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탄생이에요.(>_<)
정성이가 무스탕님을 많이 닮았어요. 그리고 겨울 지나면서 부쩍 자랐나봐요. 역시 아이들은 쑥쑥 자라요~

무스탕 2009-04-11 23:0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숲 속 미뇨에요~~ ^^;;
정성이뿐 아니라 지성이 자라는 속도는 마하급이에요;;
정성이 신발에 제게 맞는다니까요 @_@

hnine 2009-04-11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은 사람 마음을 화사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아까 마노아님 서재에서 보고도 그랬는데, 지금 보니 또 그런 기분이 드네요. 나무 사이로 햇살 활짝, 정성이도 활짝 ^^

무스탕 2009-04-11 23:08   좋아요 0 | URL
맘이 참 편안해 지는 사진이죠?
기회가 닿는다면 정성이랑 저런 숲 속을 걸어보고 싶어요 :)

turnleft 2009-04-12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성이가 들고 있으니 사진이 더욱 빛이 나는군요 :)
잘 도착했다니 다행이네요. 한국 우편 시스템은 신뢰가 잘 안 가서.. ㅠ_ㅠ

무스탕 2009-04-12 11:39   좋아요 0 | URL
앙~ 턴님♡
정성이가 무슨 사진이야? 묻길래 바다 건너온 푸른 숲 사진이라 말해줬어요 ^^
감사하구요, 오랫동안 잘 간직할께요 :D

후애(厚愛) 2009-04-12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정성이가 무스탕님을 많이 닮았네요.
포동포동하게 살 찐 얼굴이 정말로 귀여워요.^^;;
저 사진을 제 책상에 놓아두면 분위기가 싹 달라질 것 같아요. 아~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정말 제 마음이 편안해져요~~^^

무스탕 2009-04-12 11:41   좋아요 0 | URL
지성이 사진을 보시면 지성이가 절 더 많이 닮았다고 하실거에요 ^^
정성이는 꾸준히(?) 살이 붙고 있는데 조만간 다 키로 갈거야! 믿으며 냅두고 있어요. ㅎㅎㅎ
사진은 말씀대로 맘이 편안해지는 묘한 능력이 있지요?

프레이야 2009-04-12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너무 멋져요.
눈도 마음도 시원해지네요.
사랑스런 아들 정성아, 안녕^^

무스탕 2009-04-12 11:44   좋아요 0 | URL
저 숲에 누워보고 싶어요. 다람쥐랑 나비들만 아는체 하는 조용한 숲일것 같아요. 같이 가실래요? :)

다락방 2009-04-14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무스탕님!!
사진 너무 근사해요!!

:)

무스탕 2009-04-14 08:2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멋지죠?
전 매일매일 이 멋진사진이랑 눈인사 나눠요 ^^
 

 책을 읽어주는 남자.. 책을 읽듯 마음을 읽은 남자..

 개봉한지 꽤 된 영화인데 이제 봤다. 오늘 큰 맘 먹고 나가서 영화를 보고 왔는데 중간중간 눈물 찔끔 흘려가며 안 봤으면 엄청 후회했겠구나 생각을 했다.  

우연찮게 만난 남자와 여자는 평생을 두고 보이지 않는 사슬에 얽혀서 서로를 그리워한다.  

 남자라고 부르기에도 어린 15세에의 소년과 타인이 보기엔 연인이라기보다 엄마에 가까운 나이의 여인은 그래도 둘 만의 사랑은 여느 연인들 못지 않게 진지하다. 

가난하게 사는것도 부모형제없이 혼자라는것도 부끄럽지 않은 한나는 본인이 문맹이라는 것이 최고의 수치이고 누구에게도 심지어 어린 연인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아니.. 연인이기에 더욱 숨기고픈 마음이었을것이다.  

 

몸을 써서 일을 해오던 한나에게 누구나 부러워 하는 사무직이 주어지나 한나는 자신의 최대 약점이 발각될까 연인마저 버리고 사라지지만 마음에서까지 연인을 몰아내진 못했다.  

의외의 장소에서 다시 한나를 보게 된 마이클. 한나는 마이클을 보지 못했지만 왜 한나가 자신에게 책을 읽어줄 것을 부탁했고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지금 한나가 그녀의 남은 인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인지 알게되고 옛 사랑을 더듬어 품기 시작한다. 



(영화가 개봉된지 꽤 됐으니 보실 분은 다 보셨으리라 생각하고 맘 쪼금 놓고 스포를.. ^^) 

감옥에 갖혀있는 한나에게 다시 책을 읽어 녹음을 해 보내주는 마이클의 세심함에 난 감동을 먹었다. 책 한 권이 테이프 한장이 아니고 몇 장으로 녹음이 되어 테이프 옆 면에 순서를 적어줄때 글을 모르는 한나를 생각해서 붉은 점을 찍어준다. 숫자의 갯수대로.. 

좁은 감방의 한쪽 벽이 마이클의 테이프와 책들로 채워져 갈 동안 한번의 만남도 없던 그 둘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것이다.  

최대의 약점인 문맹을 떨친 한나가 선택한 최후는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이 포스터도 느낌이 좋다. 어린 마이클에서 나이든 마이클로.. 

 케이트 윈슬렛의 영화가 이번이 두번째인것 같다(기억에..) 첫 작품은 그 유명한 타이타닉. 어려 보이고 통통한 매력을 가진 케이트가 이렇게 나이들고 보이고 어리숙해 보이는 역활을 연기하는데 둘은 전혀 다른 배우 같았다. 

 여우주연상은 역시 작품만 좋다고, 인기있는 작품이라고 받는게 아니었다.  

 위의 포스터에 보면 남자 주인공을 어른 마이클역을 연기한 랄프 파인즈를 적어놓았다. 

그런데 어린 마이클을 연기한 데이빗 크로스라는 배우의 탄탄한 연기가 없었다면 랄프 파인즈가 돋보일수 있었으려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부분에 남우주연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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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0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정말 좋았죠!
책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약점(?)을 밝혀 그녀의 죄를 좀 더 가볍게 하는것이 옳은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더 상세하게 기술되어있어요. 그리고 한나가 판사에게 "판사님이라면 어떡하셨겠습니까?" 라고 묻는 장면은 책에서 더 압권이구요!
같이 본 동행은 펑펑 울더군요. 저는 성인이 된 남자가 '다시' 책을 읽어주기 위해 녹음을 시작했을 때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정말 좋았어요!

무스탕 2009-04-10 12:51   좋아요 0 | URL
영화 정말 좋았어요!!
법대생일때 교수와 잠깐 의논하는 장면에서 마이클은 끝까지 그녀가 문맹이라는것을 밝히지 않잖아요. 저도 그 장면에서 마이클이 좀 밉기도 하더라구요. 한나의 자존심을 같이 지켜주는거랑 모든걸 밝혀 그녀를 구해주는거, 어느것이 한나의 나머지 생을 위하는 길인가..
한나가 판사에게 되묻는 장면은 정말 한숨이 나왔어요..
다락방님 말씀 듣고보니 책이 더욱 궁금해 졌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9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만 읽어봤는데, 영화할인권이 왔는데도 아직 못보았네요.
꼭 봐야겠다.

무스탕 2009-04-10 12:52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셨다니 이제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가 더해지겠네요 ^^
영화 할인권 이용해서 꼭 보도록 하세요 :)

프레이야 2009-04-0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엄청 빛나는 것이었어요, 제겐.^^
정말 랄프보다 데이빗 크로스의 연기가 더 좋아보였기도 하고요..
케이트 윈슬렛, 최근에 본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그 연기의 힘에
압도당했었는데 여기서도 무척 매력있더군요. 두 영화 모두에서 그녀의
맨발을 클로즈업 해서 보게 되는데, 제겐 그것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무스탕 2009-04-10 12:55   좋아요 0 | URL
어린 마이클의 연기는 정말 그 나이대의 사랑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연상의 첫사랑에 푹~ 빠진 어린 소년의 생활들..
자전거 여행가서 식당주인앞에서 키스하는 치기는 귀여웠죠 ^^
저도 책 쌓아놓고 올라선 두 발이 왜 그렇게 서럽게 보이던지..
레볼루셔너리 로드.. 요것이 레오나르도랑 찍은건가요?
그자나도 보고싶었는데 더 궁금해졌어요 +_+

마노아 2009-04-09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읽지 마세요. 아, 제목도 너무 근사해요. 내 수치심을 읽어내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안타깝고 애절했던 두 사람....ㅜ.ㅜ

무스탕 2009-04-10 12:58   좋아요 0 | URL
한나가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요? 마이클에게 비밀을 들킬까봐요..
끝내 먼저 등돌려 떠나버린 한나의 사정을 많은 시간이 흘러 알아버렸지만 그래도 그녀를 내치지 않고 계속 책을 녹음해 보내주는 마이클을 한나는 죽어도 잊지 못할거에요 ㅠ.ㅠ

뽀송이 2009-04-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좋더군요.^^
한번 보고는 또,,, 다시 봤어요.^^;;
다락방님처럼 저도 성인이 된 남자가 감옥에 있는 그녀를 위해 다시 책을 녹음하는 모습에 울컥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그 녹음 된 걸 들으면서 글을 배우기 위해 책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장면도 좋더군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말이죠.
암튼,,, 조용히 스며들어 마음을 흔드는 영화였어요.^^

무스탕 2009-04-10 13:03   좋아요 0 | URL
전요, 마지막에 유태인의 딸과 마이클이 만나서 깡통을 전해줄때 여자가 깡통만 가졌잖아요. 그 장면도 참 가슴이 먹먹했어요.
유태인으로서 한나의 행동은 어떻게든 변명이 될수 없는 행위였고 어떤 경우라도 용서가 안되는 행위이지만 그 낡고 쓸모 없는(수용소나 감옥이 아닌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보통 사람이라면)깡통만을 받아줌으로써 말 없는 용서를 해줬다고 생각했어요.
글을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한나가 깡통에서 연필을 꺼내려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가지를 꺼내놓을때 같이 나왔던 실뭉치 같은 것들이 유태인 소녀의 추억의 물건들이라는걸 맨 끝에 알고 어디서 그 물건들이 사라졌을까 아쉬웠어요.
유태인 딸이 오랜세월 벼려지지 않은 그 물건들을 봤으면 말로써 한나를 용서했을수도 있었을텐데 싶어서요.

메르헨 2009-04-1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제가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처음부분에...뭐야 이거? 이 책이 왜 인기지?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결국엔....하................하고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영화...보고 싶네요.^^
무스탕님, 넘 오랫만이죵?

무스탕 2009-04-13 11:29   좋아요 0 | URL
저도 곧 읽으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에요 ^^
영화에서 못 보여준 여러가지를 책에서 느낄수 있을거라 생각하거든요.
메르헨님도 기회를 만들어서 영화 보세요 :)

정말 오랜만이세요. 건강하시죠? ^^*

순오기 2009-04-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오늘 책토론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서 이 영화 얘기 오래 했어요.
지난주 월욜 회원들과 같이 보곤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거든요~ 다들 울었거든요.ㅜㅜ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예요.

무스탕 2009-04-14 08:51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보면서 몇 번 코끝이 찡하더라구요. 옆에 여인네는 안경벗고 눈물 닦느라 부스럭 거렸구요.
다시 봐도 가슴 아린건 그대로일것 같아요. 케이트의 연기도 정말 좋았고 어린 마이클도 참 감정 이입되기 좋은 여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