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월요일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고등학교 동창들인데 애들이 개학하기전 2월말에 만나고 이제 만나니 100일 가까운 시간이 지난거다. (이 싯점에서 100일이라는 숫자가 별로 좋게 와 닿질 않는다. 누구땜시... -_-+)
오랜만에 만나는 거니 무얼할까 고민하던 우리중 한 친구가 오랜만에 창경궁엘 가보잔다. 워낙엔 창덕궁엘 가보고 싶었는데 창덕궁이 월요일에 휴궁이라서 차선책으로 창경궁엘 갔다. 창경궁에 대한 기억은 아주 어려서 창경원이었던 시절에 가보고 처음 가보는거라 나도 내심 기대했다.
우리가 흔히 다니는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비해 조용하기만 한 창경궁.. 평일 오후시간 한가롭게 창경궁을 돌아보고 나와서 퇴근하고 만나야 하는 나머지 한 친구와 합류하기 위해 인사동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좀 촌스러운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난 인사동 거리를 걷는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종종 말하길 '서울 사대문 안에서 태어났다' 는 무스탕이 40이 넘어서야 인사동 거리를 처음 가 봤다니.. 스스로 왜 이렇게 단순하게 살아왔나 싶기도 하고 슬쩍 억울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다른곳에서 노느라고 인사동엘 안왔냐?! 난 아직 명동길도, 우리동네 뒷길도 잘 모른다..;;)
하여간 인사동에서 저녁먹고 전통차까지 마시고 집엘 오기위해 종각역으로 향하는 시간이 10시가 조금 넘었다. 음.. 이시간이면 잘하면 촛불집회 무리와 만날수도 있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종로 큰 길로 나왔더니.. 어머.. 왜 이렇게 평온한 분위기??
참여는 못하겠지만 멀리서라도 그 느낌을 맛보고 싶었던 나는 촛불 구경도 못하고 그냥 집으로 와야 했다. 시청앞으로 조금 더 나가봤으면 봤을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에 집엘와도 늦은 시간이기에 맘과 반대로 몸은 지하도를 바쁘게 걷고 있었다.
처음 약속장소를 정할때 난 친구들에게 촛불집회가 벌어지는 곳이랑은 좀 먼곳에서 만나자고 권했다. 귀가길을 걱정하는 마음이 아니고 그 행사에 참여하지 못할것은 뻔한데;; 우리는 편안하게 가게에 들어앉아 차나 마시며 밖에서 고생하는 시민들 보기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창경궁에서 한남동쪽으로 (퇴근후 만나야 하는 친구 직장이 한남동이다) 우리가 넘어가자 했더니 뭐 그런거 때문에 장소를 정하냐는 다른 친구의 말에 그냥 내 고집을 꺾었다. 그래.. 이런 생각도 있고 저런 생각도 있는거지.. 내 고집 피워서 네가 불편하다면 내가 그냥 접으마..
그 날 나는 분명히 피곤했다. 궁을 2시간 이상 걸었고 인사동에서도 1시간 이상을 걸었으니 맨날 집에서만 생활하는 나는 분명히 피곤했다. 11시 반이 넘어서 집에 도착하고 씻고 다음날 애들 등교할 가방 확인해 보고 12시가 넘어서 자리에 누웠는데 도대체 잠이 안와서 다시 일어나서 1시가 넘도록 책을 읽다 잠들었다.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잠깐 졸아서 그런걸까 촛불을 못봐서 그런걸까..
요즘 1.. 지난주에 정성이가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반에서 1등을 했다. 오~ 놀라워라!! @.@ 특별히 수학경시 대비용 문제를 다뤄본것도 아니고 나나 정성이가 욕심이 있어서 몰아친것도 아닌데 공부한것에 비해 정말 놀라운 성과다. 정성이는 게임머니를 요구했고 --+ 난 그래도 좋은 기분으로 충전해 줬다 ^^ (게다가 11,000원중 5,500원은 오케이 캐쉬백 포인트로 충전했다. ㅎㅎㅎ)
요즘 2.. 이번 주중에 아버지 생신이 있어서 지난 일요일에 형제들이 모였다. 4남매중 남자형제가 오빠 하나다. 그 이야기는 며느리도 하나라는 것. 친정집은 할머니 돌아가신 뒤로 제사도 안모시고 명절에 특별히 올 손님도 없어서 그저 가족끼리 식사하는게 행사 전부다. 그러니 외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시어버지 생신, 설추석 명절, 여건이 되면 어버이날.. 이렇게 1년에 3~4번정도의 시댁 나들이 밖에 없다. (엄마 생신이 음력 1월 2일이라서 설연휴에 두가지가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 집안)
엄마는 만사가 귀찮으니 삼겹살이나 사다 구워 먹자고 토요일에 미리 다 사다 놓았다. 엄마는 일요일 오전에 잡채까지 만들어 두셨다. 며느리는 와서 상만 차려 먹으면 되는 상황.. 오빠에게 일찍 오라고 토요일에 전화까지 했는데 오빠네 식구가 들어선 시간은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였다.
오빠 얼굴을 보자마자 확- 짜증부터 냈다. 올케언니는 아무말도 안했고 더 떠들었다간 오랜만에 모인 식구들 기분 상할까 싶어 나도 그만뒀다. 올케언니가 토요일까지 다니는 직장에 다니는거 다 이해 한다. 이해는 하는데.. 내가 점점 까칠해 지고 있다. 나도 시집에 가면 며느리고 나도 시누이가 있는 입장이구만..
요즘 3.. 감기에 걸렸다. 신랑이 먼저 걸려와서 약을 먹더니만 내게 옮겨줬다. (신랑 미워!) 편두통이 심하고 목이 많이 아프고 기침이 심하다. 밤마다 나가서 촛불밝히느라 힘빼는 사람도 아니구만 왜 감기엔 걸려서 골골대는지..
요즘 4.. 창경궁에서 친구들과 잠시 옥신각신한게.. 지붕위에 앉아있는 작은 동물들 이름을 나는 '어처구니'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처구니는 맷돌 손잡이라고 알고 있는 친구하고 의견이 충돌됐다. 그래.. 맷돌 손잡이도 어처구니고 저것도 어처구니야.. 라고 말해줬는데 100% 자신이 없어서 끝까지 빡빡(박박이라고 쓰기도 싫다. 요즘 <박>글자 싫다 --+) 우기질 못했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생각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내가 맞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문자 날려줬다. 찾아보면서 한가지 더 알았다. 어처구니가 한자어라는 사실.. 於處軀尼 <어디에다 몸을 둘지 모른다> 불교에서 나온말이란다.
요즘 5.. 인사동 길을 걸으며 걱정아닌 걱정을했다. 기념품이라고 잔뜩 내놓고 파는 간단한 물건들 (파우치 가방이라든지 헝겁으로 만든 필통이라든지 핸드폰 고리라든지 부채라든지..) 이 혹시 중국에서 만들어 와서 우리 전통 물건이라 팔리는 게 아닌가.. 하고..
요즘 6.. 지난주에 나름 좋은 꿈을 꾸고 로또를 샀다. 뻥- 됐다. 좋은 꿈 중 하나라는 똥꿈을 꿨는데 남는게 없다. 내 비자금 1만원... ㅠ.ㅠ 에잇- 모든게 맹바기 탓이라고 미룬다.. 흥!